그는 부산대 기계공학과 겸임교수다. 말하자면 강사인데, 일단 강사를 하는 것으로 보아 65세 이전 나이인 것같다. 그러면 치매가 발병할 나이는 되지 않은 듯하다.
그는 '부산47'이라는 필명으로 그간 투병기를 SNS에 올려왔다고 한다.
완치 판정을 받은 지 165일(5개월 반)째라는 그는 후유증 5가지를 정리해 알려주었다.
- 코로나 완치 뒤에도 남는 무서운 후유증 5가지
1. 머리가 안개 낀 것처럼 멍하면서 기억하기 힘들고 집중하기 힘들다(Brain Fog)
2. 가슴 통증이 심해 앉아 있기도 힘들어 누워야만 한다.
3. 속쓰림, 위장 통증, 복부 통증이 거듭 온다.
4. 피부가 검붉은 색으로 변했다가 나았는데, 여전히 보라색으로 변하거나 점이 나타나기도 한다.
5. 만성피로가 온다. 좋았다 나빴다를 반복한다.
이게 그가 적은 후유증 5가지다.
이 정도면 완치라는 표현은 맞지 않는다. 그는 회복이라고 부르라고 권하는데, 그렇다면 회복이란 단어도 맞지 않는다. 그냥 '급한 고비는 넘기다'란 표현이 맞다. 이 증상이 이대로 있는 한 그는 여전히 환자다. 다만 코로나 환자라고는 특정하지 못해도, 코로나로 인한 후유증이 진행되는 환자다.
나는 바이오코드 발명가로서 그의 증언 중 <브레인 포그(brain fog·뇌 안개)에 주목한다.
한자로는 섬망(譫妄), 의학용어로는 delirium 또는 acute confusional state라고 한다.
섬(譫) - 헛소리. 실없는 소리를 하다. 해마가 통제력을 잃어 여러 뇌(기억)들이 각자 떠드는 상황이다. 시냅스 통신이 마비되어 지역 뇌세포들이 각자 두런거리는 현상이다. 뇌들은 소통이 되든 안되든 늘 시끄럽다.
망(妄) ; 망녕되다. 잊어버리다. 妄은 '집 나간 여자 정도의 뜻이다. 한번 집나간 여자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뜻에서 아주 사라지다, 없어지다는 뜻이 되었다. 말을 해놓고도 곧 까마득히 잊어버린다.
인지장애의 하나로서, 증상은 이렇다. 치매와 같은 증상을 일으킨다.
- 의식 장애(意識障礙)의 하나. 정도가 가볍거나 중(中) 정도의 의식 혼탁이 있고, 착각·환각과 정신적인 흥분을 수반하는 상태. 만성 알코올·모르핀의 중독, 노인성 치매(老人性癡呆), 대사(代謝) 장애 등에서 볼 수 있으며, 때로는 심한 불안 등을 수반한다.
브레인 포그는 질병을 치료한 뒤에 나타나는 흔한 후유증이다.
대개 두뇌에 안개가 낀 듯 의식이 흐리고, 뇌가 맑지 못하다는 자각 증상을 보인다.
호흡을 세라고 시키면 열까지 세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조현병, 조울병, 뇌전증, 자폐증 등 편도체 질환자 중 대부분이 이 증상이 있어 집중력이 떨어진다.
의사들은 섬망이 곧 치매로 가지는 않는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아니다.
인지장애가 진행 중인 사람에게서 수술 뒤 이런 증상이 갑자기 나타난다.
만일 수술이나 질병 치료 뒤에 섬망이 나타나면 매우 적극적인 인지장애, 치매 예방에 나서야 한다.
젊은 사람의 경우 일시적인 현상으로 지나가지만, 결국 나이가 들면 인지장애를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
만일 섬망이 느껴지만 이때부터는 인지장애 치료에 들어가야 한다.
위 환자가 느끼는 증세 역시 인지장애다.
두뇌는 해마에 충격을 받으면 일시적인 섬망이 일어나기도 한다.
혈관성 섬망은 괜찮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것이라면 치매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부산 47번째 확진자였던 박현 부산대 기계공학과 겸임교수가 지난 3월 코로나 바이러스 완치 판정을 받은 뒤 5개월 넘게 코로나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박 교수는 퇴원 후 소셜미디어에서 '부산47'라는 필명으로 자신의 투병기를 올리며 코로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박 교수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 '부산47'에서 "(코로나)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한 지 165일째"라며 "요즘도 계속되는 후유증 증상은 크게 5가지"라고 썼다. 그는 "머리가 안개 낀 것처럼 멍하면서 기억하기 힘들고 집중하기도 힘든 브레인 포그(brain fog·뇌 안개)가 계속되고 있다"며 "가슴 통증이 심해지면 앉아 있을 때 불편해지고 누워서 쉬어야 한다. 하지만 누우면 또 다른 불편함이 생긴다"고 했다.
그러면서 "속쓰림 증상, 위장 통증 등 배의 통증도 여전히 생겼다 말았다 한다"며 "피부가 검붉은 색으로 변했던 건 많이 나아졌지만, 요즘도 피부가 갑자기 보라색으로 변하기도 하고 보라색 점이 생기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만성피로가 좋았다가 나빴다를 반복한다. 아침에 좋았다가도 갑자기 오후에 나빠지기도 하면서 예측 불가"라고도 했다.
박 교수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라몬유 대학에서 마케팅 전공교수로 활동하다 지난 2월 미국을 거쳐 귀국했다. 이어 코로나 확진 판정이 나와 부산시 47번째 확진자로 분류됐다. 이후 완치 판정을 받았으나 국내에 코로나 관련 정보가 부족하단 것을 느끼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본인의 투병기를 영어와 한국어로 써서 공유하고 있다. 19일 현재 그의 팔로워 수는 2500명을 넘는다.
그는 "완치 판정을 받은 지 다섯 달 반이 지났지만 전혀 완치되지 않았다”며 “미국·중국 발표나 미국·영국·이탈리아 등 언론을 보면 후유증 환자 관련 글이 계속 나오는데 한국은 그렇지 못하다”고 했다.
그는 일부 용어들이 편견을 양산한다며 '확진자'라는 용어 대신 '환자'를, '완치자'라는 용어 대신 '회복자'라는 용어를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확진자라는 단어는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부정적인 어감을 주고, 완치자라는 표현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후유증이 없는 감염병처럼 보일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