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퀘벡의 창가에서
비가 내리는 날이면 도시는 조금 느려집니다.
퀘벡의 오래된 돌길 위로 빗물이 흐르고, 쁘띠 샹플랭 골목의 불빛은 젖은 거리 위에서 더욱 따뜻하게 번집니다.
서둘러 다음 장소로 갈 필요도 없습니다.
창가에 앉아 따뜻한 커피 한 잔을 앞에 두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봅니다. 작은 케이크 하나에도 여행지의 오후가 달콤하게 담깁니다.
젊은 날의 여행에서는 비가 오면 일정을 걱정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압니다. 햇살이 도시의 얼굴을 보여준다면, 비는 그 도시의 마음을 보여준다는 것을요.
낯선 골목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머무는 시간.
빗소리를 들으며 지나온 삶을 천천히 돌아보는 순간. 어쩌면 우리가 먼 곳까지 여행하는 까닭은 새로운 풍경을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바쁜 일상에서 놓치고 살았던 자신의 마음을 다시 만나기 위해서인지도 모릅니다.
오늘 퀘벡에서는 비가 내렸습니다.
그러나 그 비 덕분에 커피는 더 따뜻했고, 골목은 더 아름다웠으며, 오래 기억될 여행 한 장면이 만들어졌습니다.
첫댓글 사진 한 장을 이렇게 정성스러운 그림으로 담아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제 모습뿐 아니라 그날의 풍경과 시간까지 섬세하게 표현해 주셔서 한참을 바라보았습니다.
한 사람을 위해 오랜 시간 마음을 들여 그린다는 것이 얼마나 귀한 일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제가 전한 글이 작은 여행이 되었다면 이 그림은 오래 간직할 특별한 추억이 되었습니다.
보내주신 따뜻한 마음까지 소중히 간직하겠습니다.
진심으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