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ture
by 이현근 : Raysoda
자정무렵 나는 도망중
#1 목숨의 원형을 기억해, 온몸에 풀 돋아, 영원과 불멸에 맞서 하루를 살아낸 기억들은 사납다 잡은 너의 손들은 사랑이어야 한다고 울부짖고, 읽은 이 땅의 시선들은 무언가 되고자 발버둥거린다 그러나 날마다 피워문 담배같은 날들, 매케한 진이 박힌 습관들이 혈관을 타고 돌 때마다 몽롱한 내가, 고꾸라지고 있다 나는
자정무렵 이 기억의 범위를 찢어버렸다 어둡고 너무나 침침해, 내가 배운 독백은, 아름다워, 아름다워, 수없이 중얼거린 빈집, 육신이 두려워 문 열고 나간다 굿바이 미스터 박, 굿바이 솔로, 나는 피 흘리며 도망중이다 평화를 갈망한다는 것은 이미 파괴를 알고있었다는 슬픈 사실
#2 에덴엔 아무것도 입지않아요 덧 댄 것 없는 바람이 분다 아흐, 아흐라, 모든 소리가 방언인 채 놓여있는 아카시아 숲, 두발 달린 짐승, 서성거린다 그가 걸어간 자리는 풀잎 하나 부러진 것 없고, 풀들은 몸을 일으켜 길을 지운다 하늘에 걸린 붉은 달, 내려와 물위에 머물고, 아무도 무덤을 만들지 않았고, 죽음을 추억하지 않는다 아, 아 아슬한 가지끝 위태롭게 매달린 잉태, 욕망이 아름다운 꽃이 된다는 사실, 아카시아 향기 온 숲에 흐르고 있다 그러나 이상도 하지, 이상도 하지
나에게서 떠나가지 않은 채 여전히 남아있는 눈물,
Werewolf : Cat Power |
출처: 푸른 목숨 원문보기 글쓴이: 박철수
첫댓글 오랜만에 담배연기를 깊숙히 들이마신 때처럼 전신을 나른~하게 합니다. 글도 음악도 멋져부네요. 나처럼 가끔 [공황 장애]를 즐기는 분이신가, 무상님은...?
운주사님~안녕하셨어요..동안..//공황장애?아마도 그렇다고 봐야지요~즐기는 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