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40: 흔적
고정현
누구나 한 생을 살아가노라면 수많은 흔적을 남기게 됩니다.
흔히 그것을 추억이라 말하기도 하지만
때론 잊고 싶은 아픔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흔적.
사랑 때문에, 직업 때문에, 또는 여러 가지 사유이겠지만
그 흔적은 그 사람이 살아있는 동안은 지워지지 않습니다.
다만 잠시, 기억의 한 구석으로 밀어 넣었을 뿐이지요.
그 흔적들이 시가 되고 수필이 되며 소설이 되기도 합니다.
흔적,
희랍어로는 스티그마라고 하는 말로 표현되는데
스티커라는 말의 어원인 말이기도 합니다.
곧 스티커란 흔적을 남겨 놓는 방식이지요.
이 말은 문신이라는 말로도 표현됩니다.
자신의 육체에 깊이 새겨 넣는 것.
아무리 지우려고 해도 지워지지 않는 것.
이것이 문신이고 흔적이며 스티커인 것입니다.
살아가면서 자신의 삶을 다듬기 위해 애를 쓰는 것,
그것은 그 삶의 흔적이 자신의 존재감이기 때문입니다.
‘나’를 어떤 모습의 인생으로 남게 할 것인가?
늘 조심스럽게 관리해야 할 자세일 것입니다.
특히 지도자의 위치에 있는 자라면 더욱 그러할 것입니다.
* “문득” 시리즈는 잠시의 시간에, 또는 대화 속에서,
또는 뉴스나 신문 속에서 만나는 작은 낱말 하나를
마음에 담아두고 묵상하여 얻어지는 지혜를
나누고자 하여 쓰는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