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 안에서 삼매에 들다
아짠은 방콕과 북동쪽 사이를 여러 번 여행하였다. 이따금씩 그는 기차를 타고 가기도 했다. 그러나 그 당시 기차는 오늘날처럼 먼 거리까지 운행되지 않았다. 기차를 타지 않을 때는 대부분 걸어서 여행을 하였다. 파쑤뫈 사원에서 우기 결제철을 보냈는데, 그곳에서 보롬 니바 사원의 우빨리 존자(그보다 법랍이 많은)와 함께 다르마를 공부하였다. 결제철이 끝나고 건조해졌을 때 우빨리는 치엥마이에 가기로 결정하고서 아짠에게 동행해줄 것을 청했다.
아짠은 도보여행 첫날 잠깐의 수면을 취한 뒤, 기차에서의 대부분의 시간을 명상에 집중하며 보냈다. 치엥마이 근처에 이를 때까지 명상의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 명상에 든 지 20분 정도가 지나자 마음은 매우 평온해져서 확고부동한 일념 정(心一境性)의 상태인 삼매에 이를 수 있었다. 이러한 상태에서는 기차의 덜커덩 소리나 지나다니는 승객들이 내는 소음 등, 기차의 안팎 환경에 대해 전혀 무심하게 된다. 어떤 잡념이나 감정도 일어나지 않았고, 심지어 자신의 몸에 대해서도 무감각 해졌다. 오로지 마음을 외부와 차단시키는 심오한 집중상태에 빠져 있었다. 그들이 치엥마이에 거의 다다랐을 즈음, 그의 마음은 깊은 삼매의 경지에서 벗어났다. 눈을 뜨자 주변의 건물들이 보이고 북적대는 소리가 들렸다.
아짠은 자리에서 일어나 짐을 챙겼다. 짐을 챙기면서 보니 객차안의 승객들이 자신을 호기심에 찬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승무원을 포함한 사람들의 놀란 듯한 시선들이 모두 아짠에게 쏠려 있었다. 바로 그 때, 어디선가 나타난 철도 관리들이 그의 주변에 모여들어 그의 짐을 들어주었다. 승무원과 승객들은 아짠이 그들의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바라보며 서 있었다. 승객들과 철도관리들이 아짠에게 어느 사원에서 왔으며 어디로 가는 길인지를 물었다.
그는 자신은 숲에서 살던 스님이며, 한 사원에 오랫동안 머물지는 않는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읍에서 가까운 산이나 숲에 은둔할 장소를 찾고 싶다고 덧붙였다. 친절하게도 그들은 그가 어느 사원에 머물 것인지, 마중 나올 사람이 있는지 재차 물어왔다. 그는 그들의 호의에 사의를 표하면서, 자신은 그의 선배스님인 우빨리 존자와 동행할 것이며 몇 사람이 마중을 나와 줄 것이라고 대답했다.
우빨리는 그 읍에서 유명한 사람이었다. 정치가에서 사업가, 서민들에 이르기까지 모두들 그를 매우 존경하고 있었다. 그래서 철도역에는 많은 환영객들이 나와 있었다. 심지어 그 당시에는 매우 드물었던 자동차도 많이 눈에 띄었다. 마중 나온 사람들은 아짠에게 우빨리와 함께 체디 루앙 사원으로 갈 것을 요청하였다. 그들은 우빨리의 설법을 듣기 위해 그곳에 모인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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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나무아미타불관세음보살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