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은 한마디로 난장판에 아수라장! 준이의 주기적인 경기모드가 심하게 올라오는 날, 그걸 예측하기가 어려우니 참으로 힘들어지는 때가 갑자기 들이닥치곤 합니다. 살다보면 별 잘못 한 것도 없이 갑자기 한 대 얻어맞거나 불이익을 당할 때가 꽤 있지요. 바로 그 시간 그 자리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사태의 악화에 기여한 바도 전혀 없는데도, 악화된 사태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때가 있습니다.
참으로 유익하고 운전 때의 주의점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한문철변호사의 블랙박스 리뷰 영상들을 보면 몇몇 사례들은 참으로 억울한 건들입니다. 운전하고가다 날벼락, 잘못한 거 없는데도 여러가지 피해를 입게되는 사례가 빈번해 보입니다. 마치 그런 것처럼 혹시라도 잘못한 무언가가 있었나 열심히 생각해봐도 결론은 좀 억울하고 화가 난다... 라는 것입니다.
오늘 결국 회초리까지 들었지만 이런 조치가 전혀 효과도 없을 뿐더러 사태를 더 악화시킨다는 것을 알면서도 별다른 방법도 없었습니다. 안 일어나겠다, 밥도 안 먹겠다, 그저 아니야 싫어의 연발에다 못된 버릇 퉤퉤의 연속... 제 시간에 밥상에 오지않는 준이가 태균이의 강박을 자극하고야 말았으니 이 사태를 해결하라고 엄마를 물리적으로 압박해대니 미칠 노릇입니다.
태균이가 준이식판을 들고 주저앉아 버티고 있는 준이에게 들이밀지만 그래도 요지부동... 그렇게 그렇게 속도 타고 애간장을 녹이면서 겨우 밥은 먹었건만 그 다음 절차, 샤워는 아예 포기했지만 옷입기는 계속 거부... 도예수업 때문에 모든 준비를 마치고 기다리는 태균이의 짜증과 성화는 모두 엄마를 향해 옥죄어오니 그 중간에서 빨리 빠져나오는 게 상책입니다.
양말도 못신고 가방만 들처매고 지옥의 순간에서 빠져나오니 태균이도 포기한 채 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차에 오릅니다. 하는 수 없이 태균이만 도예수업... 태균이 지금 단계가 사회적 강박이 한창일 때라 계속 준이를 찾는 제스츄어를 하지만 예전과 달리 해야할 일들은 다 수행을 하니 다행입니다.
언제 끝나나싶은 태균이의 경기 전조현상을 과거 수 년간 겪었기에 받아들일 수 있다 생각하곤 했지만 막상 닥치니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태균이는 부모가 멀쩡하니 세월만 잘 흐르면 이겨낼 것으로 확신했지만 준이는 갈 곳도 없으니 안타까움이 극에 달할 수 밖에 없습니다. 나이때문인가 준이의 무정한 경기전조 행동들이 점점 견디기 쉽지않은 것으로 다가옵니다. 정신적 탄력대가 예전보다 약해진 것은 사실입니다.
6월 초에 톡으로 보내준, 준이 사진이 들어간 메시지조차 확인하지 않는 유일한 가족 누나... 이렇게 가족들에게조차 외면당하는 준이가 너무 불쌍한데도 오늘은 좀 많이 밉습니다. 준이 집사정을 알 길이 없어 준이집 도우미쌤하고 통화를 했더니 다소 우려되는 일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철저한 외부인인 제가 뭘 할 수 있겠습니까? 그저 평화롭게 잘 지내고 싶은데 제 마음이 더 걱정입니다. 준이에게는 무슨 걱정이 있겠습니까? 하고싶은대로 하면 그 뿐...
한달 전인가? ADHD아들을 두고 집을 나간 엄마를 절대 용서할 수 없노라고 아이아빠가 제게 하소연을 했지만 멀쩡한 아이들도 버려지곤 하는데 우리 아이들은 얼마나 버림의 욕구 대상이 될까요? 준이를 키워보니 저도 마음 속으로는 버림이란 욕구의 연속이긴 합니다. 준이가 저를 그저 밥주는 사람으로 여기는 한 이런 욕구는 더 강하게 빧칠텐데, 싸우고 갈등해야 한다면 과연 견딜 수 있을까? 오늘 저의 숙제입니다.
태균이 도예수업 중에 꼭 들르게되는 과거 직장선배의 민속촌 내 영업장. 좀 답답한 마음으로 아침사건을 이야기했더니 핏대까지 올려가며 뭣하러 그렇게 사냐고 흥분까지 합니다.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은 충분히 그리 생각할 수 있습니다.
어떠한 상태이든 잘못한 것은 잘못한 것이니 종일 준이를 혼자 두었습니다. 그러다가 저녁무렵 집엘 들어오니 종일 잔 듯하고 역시 저를 보더니 밥 안주나 하고 밥상주변만 맴돕니다. 밥 다 먹고나면 자기방으로 들어가서 문 닫아버리겠죠. 하루 이틀 이렇게 산 것도 아니고 10년 가까운 세월이라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데 오늘은 지치게 되는 요소입니다.
속이 상한 나머지 태균이랑 먹을 것으로 풀어보는 시간... 준이의 거부가 원인이지만 둘이만 하는 것이 영 마음에 걸려 집에 오면서 고기를 바리바리 싸가지고 오면서... 준이의 전두엽이 제발 깨어나기를 바라고 또 바래봅니다. 사방에 수국은 미치도록 타오르고 드넓은 메밀밭은 잔잔하기 이를데 없는데 우리네 심사는 언제 평화를 찾을까요?
첫댓글 준이는 답이 없네요.ㅜ.ㅜ
대표님도 지치고도 남을 일인데,
전에 배변도 안되는 꼬맹이들 데리고 계실 때
어디서 저 에너지가 나올까?
신앙의 힘도 아닌듯한디
정말 신기 신비했고 놀랄 뿐이었습니다.
책도 내셔야 하고
일정을 곰곰 고민하셔야겠습니다.
준이의 경기파가 길지 않길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