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애니메이션 백과 - 독일의 애니메이션
인기멤버
hanjy9713
2023.09.09. 22:20조회 8
댓글 0URL 복사
세계 애니메이션 백과
독일의 애니메이션
요약 독일의 애니메이션은 초기에 실루엣 애니메이션과 추상 애니메이션을 선도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동·서독 분단 이후 서독에서는 사회비판적이고 실험적인 작품이, 동독에서는 체제선전용 작품이 대세를 이루었다.
■ 시대적 배경
독일은 아그파 필름(AGFA film)과 라이카 카메라 공장으로 인해 영화 산업이 발달하기 좋은 조건을 일찍이 갖추고 있었다. 그러나 미국이나 다른 서유럽 국가에 비해 영화 제작이 활발하게 이루어지지는 못했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의 영화 시장이 미국과 프랑스에 잠식당하면서 독일에서도 영화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인식이 공감대를 이루기 시작했다. 1920년대에 들어 나타난 표현주의 영화는 패전 후 독일 사회의 불안과 신경증을 음울하고 왜곡된 시각적 스타일로 구현하며 뛰어난 미학적 성취를 이루었다.
독일의 초기 애니메이션은 이러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추상적이고 실험적인 성향을 강하게 띠었다. 당시 미국에서 코믹하고 상업적인 애니메이션이 주로 제작되었던 것과는 상당히 대조적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이 동독과 서독으로 분단되자, 지역에 따라 애니메이션의 성향 역시 다르게 나타나는 결과를 낳았다. 서독에서는 사회비판적이고 실험적인 작품들이 주로 제작되었던 반면, 동독에서는 정치체제를 선전하기 위한 작품들이 대세를 이루었다.
■ 실루엣 애니메이션의 탄생
독일 최초의 애니메이션은 1911년 경 율리우스 핀쉐버(Julius Pinschewer)가 인형과 실사를 혼합하여 만든 <수프(Die Suppe)>로 알려져 있다. 핀쉐버에 뒤이어 귀도 제버(Guido Seeber)가 여러 광고에서 애니메이션 기법을 사용하였다. 그러나 초기 독일 애니메이션을 국제적으로 각인시킨 작가는 ‘실루엣 애니메이션(Silhouette Animation)’의 창시자인 로테 라이니거(Lotte Reiniger)이다.
실루엣 애니메이션은 물체와 캐릭터의 형태를 종이로 만든 후, 뒤에서 조명을 비출 때 생기는 실루엣으로 움직임을 표현하는 기법이다. 라이니거는 이 기법으로 <사랑에 빠진 마음의 장식(Das Ornament des Verliebten Herzens)>(1919)을 제작한 후, 65분 길이의 장편 애니메이션 <아흐메드 왕자의 모험(Die Abenteuer des Prinzen Achmed)>(1926)을 만들어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천일야화>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이 작품은 정교한 실루엣과 배경의 농담(濃淡) 처리를 통해 환상적이고 깊이 있는 공간감을 창조한다.
<아흐메드 왕자의 모험>의 포스터와(왼쪽) 작품의 한 장면(오른쪽)
라이니거는 배경에서 공간적 깊이를 만들기 위해 반투명한 파라핀지를 여러 장 겹쳐놓고 촬영했다. 이러한 기법은 디즈니가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Snow White And The Seven Dwarfs)>(1937)에서 사용한 멀티플레인(multiplane) 방식의 원형이라 할 수 있다.
이후, 라이니거는 <닥터 둘리틀과 그의 동물들(Doktor Dolittle und seine Tiere)>(1928), <용감한 재단사(Gallant Little Tailor)>(1954) 등을 만들며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이어갔다. 남편의 사후에는 캐나다로 건너가 NFB에서 <오카신과 니콜레트(Aucassin et Nicolette)>(1975)를 만들어 발표하기도 했다.
■ 추상 애니메이션의 탄생
20세기 초, 미술계에서는 현실을 보이는 대로 재현하는 대신 선, 색채, 질감 등의 조형요소로 회화의 자율성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애니메이션에서도 고정된 캔버스 대신 추상적 이미지를 시간의 흐름 속에서 표현하려는 시도가 나타났는데, 독일에서는 한스 리히터(Hans Richter)와 비킹 에겔링(Viking Eggeling)이 대표적이다.
리히터는 당대의 예술계를 주도했던 독일의 표현주의와 이탈리아의 미래파에 심취해 있었으며, 음악에도 관심이 많았다. 추상미술의 선구자로 불리는 바실리 칸딘스키(Wassily Kandinsky)는 추상미술이 주는 감동을 음악에 비유해 설명한 바 있는데, 흥미롭게도 리히터 역시 초기작인 <서곡(Prelude)>, <푸가(Fuga)>, <오케스트라(Orchestra)>의 제목을 음악 용어에서 빌려왔다. 리히터의 대표작 <리듬 21(Rhythmus 21)>(1921)은 사각형의 비율이나 화면 분할 등의 다양한 움직임을 통해 리듬감을 시각화한 작품이다.
<리듬21>의 장면들
리히터는 이 작품에 대해 “단순한 사각형은 그림에 대한 번잡함을 잊게 해 주고, 동작과 시간 분할의 오케스트레이션에 집중하는 기회를 준다”고 말했다.
리히터의 동료였던 에겔링은 <대각선의 교향곡(Diagonal Symphonie)>(1924)에서 빗살무늬를 중심으로 다양한 화면 구성을 보여주었다. 그밖에 발터 루트만(Walter Ruttmann)의 <빛의 향연 오푸스(Lichtspiel Opus)>(1921), 오스카 피싱거(Oskar Fischinger)의 <원(Kreise)>(1933), <모션 페인팅 1번(Motion Painting No.1)>(1947) 등이 추상 애니메이션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특히 피싱어는 디즈니사가 제작한 <판타지아(Fantasia)>(1940)에서 ‘토카타와 푸가 D단조’ 부분을 맡기도 했다.
<모션 페인팅 1번>의 장면들
브란덴부르크 협주곡에 맞추어 다양한 조형요소의 시각적 향연을 보여준다.
■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전후 독일을 대표하는 작가로 볼프강 울크스(Wolfgang Urchs)를 꼽을 수 있다. 울크스는 전통적 애니메이션 기법에서 벗어나 동판화나 사진을 이용하여 독특한 작품세계를 구축한 작가이다.
독일의 우화를 소재로 한 <마당의 난쟁이 요정(Die Gartenzwerge)>(1962), 폭력에 저항하지 못하는 무기력한 인간상을 표현한 <피스톨(Die Pistole)>(1963), 기계 문명에 대한 비판의식을 담은 <기계(Maschine)>(1966) 등의 작품을 남겼다. 울크스 이후 주목 받은 작가로 헬무트 헬프스트(Helmut Herbst), 요헨 오이셔(Jochen Euscher), 라이문트 크룸(Raimund Krumme), 크리스토프·볼프강 라우엔스타인 형제(Christoph·Wolfgang Lauenstein)가 있다.
크룸이 만든 <줄타기(Seiltänzer)>(1986)의 장면들
인간의 권력 투쟁을 우화적으로 유쾌하게 풀어냈다. 붉은 선과 사각형을 이용하여 화면 공간에 대해 메타적으로 접근한 점이 돋보인다.
길 알카베츠(Gil Alkabetz)는 스토리텔링보다는 애니메이션이라는 예술 형식의 독창적 표현 방식을 중시하는 작가이다. 전쟁의 어리석음을 다룬 <늪(Swamp)>(1991), 어른이 된다는 것의 의미를 묻는 <얀케일(Yankale)>(1995), 계절의 순환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한 <나무 손질하기(Trim Time)>(2002)가 대표작으로 손꼽힌다.
왼쪽부터 차례로 <늪>, <얀케일>, <나무 손질하기>
참고문헌 및 사이트
배상준. 2006.『유럽 애니메이션 대표작가 24인』. 쿠북.
한창완. 1998. 『애니메이션 영상미학』. 한울.
황선길. 1998. 『애니메이션 영화사』. 범우사.
Bendazzi, Giannalberto. Cartoons : One Hundred Years of Cinema Animation / by Giannalberto Bendazzi ; [translated by Anna Taraboletti-Segre]. Bloomington, Ind.: Indiana University Press, 1996.
연관목차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독일의 애니메이션 (세계 애니메이션 백과, 신홍주, 한창완)
hanjy9713님의 게시글 더보기
좋아요0
이 글을 '좋아요'한 멤버 리스트
댓글0
블로그/카페 공유수0
공유
클린봇이 악성 댓글을 감지합니다.설정
댓글
댓글을 입력하세요hanjy9713
등록
글쓰기답글수정삭제
목록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