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만에 사라니골에서 잤습니다.
내 침대에서 푹 자고나니 몸이 개운하네요.
안개가 껴서 눈앞 풍경은 흐릿합니다.
가까운 앞산만 보이고
먼 산은 자취 없어요.
귤껍질 버리러 마당에 나갔더니
고요한 숲에서 간헐적으로 둔탁한 마찰음..
귀 기울여보니 딱따구리 소리네요.
반갑고 신기해서 잠시 멈춰 들어보았죠.
커피 한잔 내려서 멍하니 창밖을보다가 …
오호!
나를 둘러싼,
시야에 들어온 모든 것들을
하늘이 포근히 감싸고 있습니다.
틈새 없이 꽉 찬 하늘을
다 함께 숨 쉬고 있어요.
땅속, 지렁이 땅강아지…
겨울잠자는 개구리 뱀 조차도
하늘을 숨쉬고 있겠지요.
돌멩이와 흙.
부러진 나뭇가지,
쌓여있는 낙엽들,
얼어붙은 고라니 똥, 고양이 똥 …
세상 모든 것을
하늘이 감싸고 있고
그 모든 것들이
하늘을 숨쉬고 있어요.
때마침 살랑바람이
마른꽃나무를 흔들고
풍경은 딩동~ 짤랑~
존재를 들어냅니다.
뜰 앞에 잣나무,
키작은 꽃나무들 사이로
작은 새들이 포로롱 포로롱 날아다닙니다.
멀리서 개 짓는소리,
실내에선 벽시계 초침소리…
마룻바닥에선 난방작동소리 툭 툭 탁탁…
냉장고소리….
어젯밤
목말랐던 화분에 듬뿍 물을 주었는데
화초들이 물 빨아 올리는 소리 조차 들릴 듯 고요한 순간입니다.
나를 포함한 모든 것이 잠시도 멈추지 않습니다.
세상속에서
세상을 나름대로 바라보며
변해 가고있어요.
모든 것을 품고 있는
하늘~~~
허공~~~
한마음~~~
단일의식~~~
보조스님의 수심결 머릿글이 떠오르네요.
“마음이 하늘과 땅을 뒤덮고있다”
진정 그러합니다 .
_()_
경애하올 스피커님
도반 벗님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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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이님의 글을 읽으며 하루 업무를 시작합니다.
화면속 집앞 풍경이 너무 멋져 잠시 부러운 마음이 올라 오는 것을 알아챠려봅니다.
부러운 것은 어쩔 수 없지요~
그냥 잠시 머물다 가겠지요^^~
저는 오늘까지 작성해야 하는 보고서와 레포트속에 하루를 보내야 할 것 같습니다^^~
글속에 아이님의 삶이 느껴집니다. 이심전심 단일의식 하나라고 하였지요~
그러하고 그러하니 그럴뿐이다~
삶은 덤이고 선물이라는 가리킴을 아이님의 글속에서 발견해 봅니다.
좋은 음악과 글 항상 감사드립니다.
항상 건강하시길 기도 드리겠습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