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제가 모처럼 외출할 일이 있어서 시내를 나가고 있었는데,
막 지하철에서 내리려는 순간 핸드폰이 울렸습니다.
제 제자드라구요.
그래서 전화를 받으려고 핸드폰을 터치했는데, 작동이 되질 않는 것이었습니다.
왜 이렇지? 하면서 계속 파란 점을 밀었는데,(그리고 점점 힘을 주어 세게 눌러댔는데도) '전화받기'가 안 되는 것이었지요.
전화음은 계속 울리는데 터치를 하면 전혀 반응을 안 하니, 그 짧은 순간에도 마음이 바빠져(그래도 전화기는 꿈쩍을 안 하니)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아니, 이게 미쳤나? 도대체 왜 이런다지? 하면서 지하철에서는 내렸는데,
결국은 전화가 끊기고 말았지요.
그러니, 갑자기 울화가 치밀기도 했지만(뭔가 '믿는 도끼에 발등이 찍힌' 기분이었달까요?),
그 상황에서 어쩌겠습니까? 제가 그 쪽으로 전화를 걸 수밖에요.
제자가 전화를 받자마자 저는,
"야, 니 전화음이 울려서 받으려고 했는데도... 왜 터치가 안 되지? 그래서 끝내 못 받고, 내가 다시 건 거야." 하자,
"예에? 무슨 그런 일이... 있을까요?" 하고 녀석도 의아해 하기에,
"있으니까, 나에게 벌어진 거지!" 하면서 통화를 하기는 했는데요,
뭔가 허탈하면서도, 기분 좋은 일일 수는 없었습니다.
참, 별 일이네...... 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그러면서 얼핏 생각이 들긴 했는데, 언젠가도 한 번? 그랬던 적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하드라구요.
그런데 이 전화기가 가끔 이상해지는데,(이미 다른 문제점이 있었던 건데요)
'카톡'이요, 누군가 저에게 문자를 보내면, 어떤 때는 소리가 들리는데, 어떤 때는 아예 소리가 안 들리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거든요? 그건 외국 앱인 '왓츠 앱'도 마찬가지랍니다. 아니, 그건 더하지요. 아예 음이 들리지가 않는 겁니다.
그래서 그 동안에도 늘 이상하다고 생각하긴 했었는데요,
사실 이 전화기(단말기)는, 제 조카 사위가 사용하던 건데,
그가 신형 단말기로 바꾼 뒤, 저에게 물려줬던 거거든요?
작년 가을에 제 조카딸이 저한테 왔는데, 제가 사용하고 있던 전화기가 너무 오래된 사양이어서(용량도 부족하고, 그래서 뭘 하려고 해도 잘 안 되기도 했는데) 불편해 하는 걸 알게 되자,
"삼촌, 죄송하긴 하지만... 우리 애 아빠가, 얼마 전에 전화기를 바꿔서 안 쓰는 핸드폰이 하나 있는데, 그것도 그리 구형은 아니라서, 삼촌 것보다는 훨씬 성능도 좋을 것 같은데... 그거라도 쓰시겠어요?" 하고 조심스럽게 물어왔는데,(그러니까 예의상으론(?) 저에게 선물을 하려면 새 것으로 해야 하는데, 상황이 그러니... 헌 것이라도 쓸 것인지를 저에게 물었던 건데요)
"그래? 그게 어때서! 나는, 니네가 새 걸로 선물한다면 싫다고 하겠지만, 안 쓰는 걸 준다면... 당연히 받아서 쓰지!" 하고 반색을 했거든요.
그러자 그 며칠 뒤, 그 전화기(지금 제가 사용하고 있는)를 가져와서,
지들이 다 제 구형 전화기의 자료 등을 거기로 옮기는 등, 등록절차까지 밟아서 저에게 넘긴 거거든요.
(근데, '카톡' 자료는 옮길 수가 없어서 그대로 날려 보냈고, '왓츠앱'은 그나마 자료를 살릴 수 있었답니다.)
그랬더니 물론, 전화기의 용량도 커지고 해서... 좀 더 폭넓게 사용하게 되었는데요,
그 얼마 뒤부터 뭔가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었던 겁니다.
그러니 저는,
이거, 불량품인가? 하면서도, 그래도 구형 전화기보다는 나은 것이라서 그냥 사용하고 있었던 건데,
결국 이런 사달이 벌어졌던 겁니다.
그래서 오늘은, 귀찮긴 했지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기서 가까운 '삼성 센터'로 자전거를 타고 찾아갔습니다.
전화기를 주면서 제 불편사항을 설명해줬고,
한 수리기사 앞에 앉았는데,
"얘가(이 전화기) 오락가락 해요. 카톡 문자 같은 게 오면, 맘 내키면 소리를 내주고... 그렇잖으면 침묵을 지키고... 그러더니, 어제는... 전화가 왔는데, 아무리 받으려고 해도... 터치 자체가 안 되드라구요." 하면서,
30분 정도 기다린 끝에 그 결과가 나왔는데요,
"아버님, 이거... 고장은 아닌데요, '전원'을 끈지가 75일 이상이 됐드라구요." 하던데,제가 단 번에 이해를 못하자,"이 단말기는요, 적어도 2주에 한 번 정도는 완전히 전원을 꺼줘야 하거든요? 근데, 이 전화기는 75일이나 전원을 꺼주지 않아서 생겼던 오작동이었답니다." 해서야,"그런 건가요?" 하고 고개를 끄덕였는데요,
글쎄요, 전문가가 그렇다고 하니 그런가 보다 하기는 했지만,
(여러분도 참고로 알아두셔도 될 것 같습니다. 핸드폰은 보름 만에는 전원을 완전히 꺼줬다 키는 거라네요.)
그 전의 구형 단말기도 그렇게 사용하지는 않았어도 그런 문제가 없었던 걸 생각해 보면,
신형이라고 다 좋은 것만은 아닌가 보드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