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한 마음으로 삼보께 귀의합니다
안녕하세요~
어제 연말 인사글을 올렸는데 하루 지나 또 안심 카페에 찾아온 각혜행 법우입니다 ^^
이제 이번 달도 며칠 안남았고... 어느덧 새해가 다가오는데요
이번 년도를 어떻게 살았는지 반추와 회고를 하면서 내년 계획을 생각하는 시기에 들어서
지난 일년 동안 제가 실행에 옮기고 그 과정에서 경험하고 느낀 것 몇 가지를 카페에 적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소소한 글을 쓰려고 합니다
연초에 채식에 대한 가르침의 꿈 이라는 제목의 글을 카페에 쓴 적이 있습니다
비린 개(음식)를 데리고는 앞으로 갈 수 없다
비린 개(음식)를 데리고는 위로 갈 수 없다
는 말을 꿈에서 듣고서 불자가 수행에 진전이 있으려면 채식이 필수라는 가르침을 얻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 꿈의 의미가 너무나 확실히 와닿았기에
올해는 제 식생활에 필연적인 변화가 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작년 이맘때쯤 냉장고 바꾼 것을 계기로 오신채를 끊기로 결심했기 때문에
올해 어느 정도 식생활의 변화가 있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는데
오신채와 별도로... 조금 먹던 가공 육류 들어간 간편식이나
우유, 달걀 등 살생하지 않는 형식의 동물성 식품들은 여전히 먹을 생각이었다가
비린 음식 = 우유 달걀도 포함하는 동물성 식품 전반
이렇게 정리가 되는 바람에
마음의 준비는 되어 있지 않았지만
꿈에서 받은 가르침이 너무도 명확하기에
결국 집에서는 달걀 우유도 먹지 않기로 결심하고
일년을 채식 우선에 무無오신채, 무無달걀 무無유제품 식생활로 살아봤습니다
그렇게 작년과 달라진 식단으로 살아보면서
달걀과 유제품까지 안먹는 식단이 제게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 자연스럽게 관찰하게 되었는데요~
첫째로 달걀을 안먹어보고 느낀 점은!
집 안 공기가 확 달라졌다는 것입니다~
전에는 달걀 요리하고 나서 껍질을 음식물 쓰레기용 비닐백에 넣어두면
아무리 입구를 잘 닫아놔도 꼬릿꼬릿 비릿비릿 ~ 하니
달걀 껍질에 묻어 있는 점액질 냄새가 조금씩 약하게나마 주방 싱크대 근처에서 나곤 했는데요
달걀을 일절 먹지를 않으니까 집에서 음식물 쓰레기 비닐백에서 나는 그 꼬릿한 냄새가 싹 사라졌어요
요리하면서 나오는 채소껍질 같은 것들만 있으니까
며칠을 놔둬도 그 주변에서 퀴퀴한 냄새가 잘 나지 않아 좋았습니다
이전 생활과 비교해서 무언가 한 가지 빠진 것, 마이너스가 된 상황인데 (달걀냄새)
그 빠진 만큼 쾌적한 느낌이 생겨났습니다
단순히 물질적인 음식 냄새만 없어져서 좋았다기보다는...
새벽이나 아침에 독경할 때 어깨와 몸에 와닿는 공기가
예전과는 다르다는 것도 느껴졌습니다
시원하고 선선한 바람 같은 청량감
그런 느낌이 지장경전 독경할 때 제 몸 주위에서 감지되는데
마치 안심정사 논산본찰 설법전에서 느꼈던 그 청정한 공기 같은
그런 맑고 깨끗한 공기질이었습니다
저도 집에 공기청정기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건 공기청정기를 틀었을 때와 같은 게 아니고요...
그것과는 다르게, 집 안을 채우는 기운 같은 것이 통째로 깨끗해진 느낌이었어요
(깨끗함도 깨끗함이지만 어깨에 내려앉는 공기의 무게 또한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달걀을 먹던 때와 비교해보면 그 전의 공기는 좀 더 묵직하니 가라앉은 느낌이고
달걀을 안먹을 때 공기의 느낌은 훨씬 가벼운 느낌으로 확실히 차이가 있었습니다)
그때 알았습니다
불자나 불교 수행자가 철저히 채식을 한다는 것은
지엽적이고 부분적인 작은 계율에 집착하는 태도가 아니라는 것을요.
요즘은 불교계에서 육식 채식에 대한 견해가 분분해서 수행자에게도 어느 정도 용인되는 분위기인 듯도 한데
한 번이라도 저같은 꿈을 받은 적이 있다면
저절로 육식을 멀리하게 될 것 같은데
다들 꿈도 안꾸시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
(재가자의 승가 비방이 될까봐 무척 조심스러움)
꼭 꿈이 아니더라도
달걀을 먹다가 안먹었더니 바로 공기가 확 바뀌는 것을 보면서
이래서 청정도량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순히 먹는 문제, 소소한 계율, 분파마다 조금씩 다른 견해... 등으로 가볍게 취급할 사안이 아니고
실제로 그 공간에 유정 중생의 사체, 유정 중생의 신체, 유정 중생의 물질구성요소가 있는지 없는지에 따라서도
그 공간의 청정함과 법계와의 연결성이 좌우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공간과 아울러서 음식이 직접적으로 들어가는 수행자의 몸과 정신도 그에 반드시 영향받기 때문에
육식과 오신채를 하지 말라는 대승의 가르침이 엄중한 것임을 알았습니다
절대로 부분적이고 지엽적인 것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고
다 그럴 만한 타당한 이유가 있어서 예로부터 대승 스님들께서 금지하신 것이었습니다
제가 작년에 냉장고 바꾸고 오신채를 먹지 않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평소에 불보살님과 선신님들, 정법 수호 용신님들 등등
제 눈에는 보이지 않으셔도 늘 제 신변 가까이서 저를 지켜보시고
항상 보호해주시는 분들의 존재를 언제나 느꼈기 때문에
한 편으로는 감사와 보은의 마음으로
또 한 편으로는 눈치가 계속 보여서
위쪽 깨끗한 세계에서 내려오시는 분들이 싫어하는 건 안하고 싶은 마음에서 오신채를 끊은 것인데
달걀도 오신채와 마찬가지로 청정법계와 긴밀한 감응을 원한다면
공간과 몸과 마음 모두의 청정함 유지를 위해서 안먹어야 되는 것이었습니다
청정도량... 청정도량
불가에서는 장소로서의 사찰 건물 외에도 수행자의 몸과 마음도 도량이라고 표현을 하는데
두 가지 다 해당되는 사안으로
이 먹는 음식 문제가 상당히 큰 영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일년간 달걀을 안먹는다고 해서 건강상 문제가 있지는 않았습니다
문제가 있을 때는 너무 바쁘고 시간없을 때
편하게 먹을 수 있다는 이유로 컵라면이나 패스트푸트점 감자튀김 같은 채식 정크푸드를 먹을 때는
확실히 몸이 부실해지는 느낌이 있었는데
그 외에 집에서 두부, 버섯, 견과류, 채소, 과일 등으로 직접 채식 음식을 차려먹으면
별다른 건강의 문제는 일어나지 않았어요
단지 이렇게 직접 채식음식을 해먹자면
간편하게 나오는 가공식품을 많이 사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시간과 돈이 더 드는 경향은 있어요
채식도 잘 하려면 복력이 따라야 한다는 생각이 들고요
실제로도 인도에서 최상위 계급은 엄격한 채식 식생활을 하고
사회적 지위가 낮고 육체 노동을 주로 하는 하층민일수록 육식 비중이 높다는 것에서
채식도 복력이 많은 사람이어야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 흔한 기본 식재료인 달걀조차 안먹는 생활을 제가 하게 될 줄은 정말 이전에는 상상도 못했는데요
어찌어찌하다 보니 불자로서 여기까지 진도가 나가게 되었고요~
전에는 달걀이 좋아하는 음식 중 한 가지였는데
지금은 안먹어도 그렇게 많이 아쉽지는 않아요
다만 아주 가끔, 달걀 프라이가 올라간 토스트 같은 것을 먹고싶다는 생각이 날 때도 있지만
그것도 몇 번 생각나더니 이젠 아예.
달걀을 먹고 나서 나오는 껍질 냄새가 없는 지금이 훨씬 좋다는 걸 알아서
예전처럼 달걀을 먹는 생활로 돌아갈 생각은 전혀 들지 않습니다
애초 이 글 서두를 쓸 때만 해도 달걀과 유제품을 함께 묶어서 글을 쓰려고 했는데
달걀 이야기만 해도 또 길어져서...
유제품 내용은 다음 글로 넘기기로 하겠습니다
그래서 제목이 채식 식생활 1이예요
채식 식생활 2도 또 이어서 쓰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불자에게 꿈을 내려주시어 수행의 방향을 알려주시는 자비하신 불보살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채식에 대해 늘 강조하시며 바른 길로 교화해주시는 법안큰스님과
소중한 청정도량 안심정사에 감사드립니다
나무아미타불 ()
첫댓글 선재선재 정말잘돼 할수있어 감사감사 나모대은교주시아본사석가모니불!
큰스님 ()
올해 집에서 달걀을 안먹으니까 집안 공기부터 달라지는 걸 보면서
왜 논산본찰 설법전만 가면 그렇게 공기가 맑고 좋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안심정사 공양간에는 오신채와 달걀 등은 절대 엄금이라고 늘 말씀하셨는데
대승의 교의를 철저히 수호하는 청정도량은 공기부터 다르다는 것을 새삼 확인했습니다
왜 요즘 스님들이 육식을 해도 된다는 말이 나오는지 그 맥락은 이해가 가는데요
실전 수행과 삶에서는 자비심의 증장과 수행 진도 나감에 있어 채식해야 하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늘 채식을 강조하시는 큰스님의 법문을 계속해서 들으면서 불자로서 아주 좋은 기초를 쌓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감사합니다
언제나 큰스님의 건강과 행복을 비옵니다
나무아미타불 _()_
합장 올립니다~~
좋아하도 즐겨하지도 않는 음식문제 이지만 육체적 노동울 해야 하니 소소하게 먹기는 합니다만.
항상 미음으로 아미타불로써 정화하려 할뿐. ..
나름 오래도록 먹지 않다가 채력헌계로 소소히 먹다가. 일일 때때로 몸에 반응으로 인한 .섭취와 중지를 할뿐 입니다
하는일과 가족에게 식사를 제공해야 하는 입장이니. .그져 합장으로 아미타불 참회 한답니다.
밥우님 말씀대로 더욱 개선해야겟지요
복받으십시요
아미타불....()()().
법우님, 안녕하세요~
저도 집에서 제가 상차림할 때는 채식을 해도
밖에서는 선택지가 너무 없어서 그냥 육식하는데요...
먹을 때마다 아미타불 명호 열 번 속으로 하고
지장보살님께도 염치없다고 사죄드리고 먹어요
불자 가정이라도, 가족들의 성향과 기호가 있으니까 완전 채식 식단은 재가자에게는 난이도가 높죠
그래도 비불자처럼 거리낌없이 적극적으로 많이 먹는 게 아니고
조심하고 미안해하면서 최소한 필요한 만큼 섭취하는 거니까
탐심으로 먹는 게 아니고 몸을 유지하기 위해 먹는 것이고
재가자에게는 정말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 있으니
각자 형편대로 가장 좋은 방식을 찾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아미타불 ()()()
아미타불....()()()
소중한 긴글 잘보았습니다.
고맙습니다.
불법의 문중에 들어와서 법안대사님의 크신 가르침에 발맞추어 갈수 있어서 감사하는 일상 입니다.
아미타불()~
감사합니다~! 아미타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