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재, 주거 22-6, 내가 달았어요
샤워기 한쪽에 틈이 생겨 물이 샌다는 아저씨.
그 샤워기를 사용해보려고 테이프로 감아보았지만 소용이 없었나 보다.
"쌤, 샤워기가 이래요. 물이 새니까 불편해. 새 샤워기로 바꿔야 한대요."
마트에 들러 샤워기 헤드와 호스가 일체형인 제품을 샀다.
샤워기 정도는 뚝딱 해결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아저씨는 공구가 없으면 힘들다고 했다.
아저씨 말씀이 옳았다.
연결하는 나사가 꽤 크고 단단해 손의 힘으로는 꿈쩍 않는다.
서랍장 속에 새 샤워기를 넣으면서 누군가에게 자신이 부탁한단다.
아저씨 댁을 나서면서 내일이라도 공구를 챙겨와 도와야겠다고 생각했다.
다음날 다시 아저씨 댁에 들렀다.
출발하기 전에 혹시나 하고 전화드렸더니 "쌤, 샤워기 내가 갈았어요." 하신다.
아저씨는 현관문을 열기 무섭게 화장실 쪽을 가리킨다.
말끔하게 새것으로 걸린 샤워기가 눈에 들어온다.
"와! 아저씨가 정말 갈았어요? 어떻게 하셨어요?"
"아, 어제 쌤 가고 나서 자전거방 장로님한테 갔었어요. 공구 빌려 가지고 와서 갈았어요.
한 손으로 하니까 힘은 드는데, 그래도 내 혼자서 해도 되더라꼬요. 공구는 쓰고 바로 갖다줬어요."
와! 정말 멋지고 부지런한 박상재 아저씨다.
내일은 공구 빌려주신 김태준 장로님께 감사 인사드려야겠다.
2022년 2월 8일 화요일, 김향
도움 청할 곳 알고 아저씨가 불편한 일 해결해서 집 가꾸어 가시니 감사합니다. 신아름
"자전거방 장로님한테 갔었어요. 공구 빌려 가지고 와서 갈았어요.
한 손으로 하니까 힘은 드는데, 그래도 내 혼자서 해도 되더라꼬요."
'독립, 핵심은 사람'이라 했는데, 역시 그렇군요. 월평
첫댓글 물이 새는 샤워기가 불편함을 느끼고,
이리저리 방법을 생각해서 테이프로 붙여 고정해보고,
그도 잘 안 되니 도움을 줄 수 있는 이웃을 떠올려 직접 부탁해보겠다고 하고,
알고있는 지인에게 공구를 빌려 직접 수리한 박상재 아저씨.
김향 선생님의 기록, 마치 사회사업 교본을 보는 듯해요.
당사자와 지역사회가 드러나는 사회사업이란 이런 것이군요.
보고 배울 수 있어 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