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재(實在)의 실제(實際)
수행자가 대상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릴 때 관념이 아닌 실재를 안다. 이것이 지혜가 나서 알 수 있는 무상, 고, 무아의 깨달음이다. 이때 형식이 제거되고 있는 그대로의 진실이 드러난다. 여기서 형식은 관념이고 진실은 실재다. 수행자가 실재를 보면 내가 있다는 유신견이 사라지고 감각적 욕망이 소멸하며 계율이나 금지조항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자유를 누린다.
하지만 이러한 실재를 알고 있을 때 형식이나 감각적 욕망으로 사는 세상과 접촉하면 갈등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이 순간에 관념적인 형식과 진실한 실재가 부딪치면 실제로 형식이 싫다는 느낌이 일어난다. 이것이 관념적인 세속과 실재하는 출세간의 마찰이다. 예를 들면 내가 실재하는 출세간의 깨달음을 얻었다고 해도 세속의 현실은 관념이 지배하기 때문에 불가피한 갈등이 조성될 수 있다.
그러므로 나의 실재는 세속의 관념을 부정해서는 안 된다. 이때 필요한 것이 중도의 마음가짐이다. 실재가 관념을 부정해버리면 나와 남의 견해의 차이가 생겨 불필요한 마찰이 일어난다. 그러므로 출세간의 실재하는 깨달음은 그대로 두고 세속의 관념도 그대로 존중해야 한다. 이런 갈등은 실재하는 진실이 실제로 겪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