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 제 딸이 지금 서른 아홉인데요, 결혼해서 아이도 낳고 잘 살았는데 지난 4월에 사위가 축구를 하다가 심장마비로 저세상으로 갔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을 저희 집 근처로 이사를 오게 해서 살고 있는데 아이들이 자꾸 아빠를 찾아요.. 아빠 언제 오느냐고.. 그런데 그냥 우리가 흔히 하는 말로 '미국에 돈 벌러 가셨다' '너 열 살 돼야 오실 거니까 그때까지 묻지 마라' 그래도 애들은 '아빠가 빨리 왔으면 좋겠다' 그러고.. 소꿉장난 할 때도 '이거 아빠 자리, 이거 아빠 꺼' 이렇게 얘기를 하거든요. 그래서 그 모습을 보면서 애들이 너무 불쌍해 보이고요.. 어느 때에 애들한테 얘기를 해줘야 상처를 적게 받을 것인지 걱정입니다.
▒ 답 애들이 몇 살이에요? (3살, 5살 그렇습니다) 언제나 진실을 말하는 게 근본입니다. 그러나 어리다는 것은 어리석다는 것이기 때문에 어리면 진실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세 살 짜리가 '엄마, 나 어디로 낳았어?' 그런다고 옷 벗고 얘기할 순 없잖아요? 그러면 뭐라고 그래요? '배꼽으로 낳았다..' 탯줄이 붙어 있었으니까.. 그러다가 자라면서 알게 되는 것처럼.. 그러니까 이걸 '거짓말이다' 이렇게 생각할 필요는 없어요. 그래서 '아빠 미국 가 계신다. 네가 공부 열심히 하고 있으면 오실 거다' 그러면 되지..
그런데 지금 애가 힘들어서 문제가 되는 겁니까? 아니면 자꾸 그렇게 묻는 것을 듣는 엄마나 할머니가 힘들어서 문제가 되는 겁니까? (어른이 힘든 거죠) 그래.. 애도 잘 참는데 어른이 그것도 못 참고 그래요? 그런 문제는 다 자기 문제지 애 문제는 아녜요. 아이들이 소꿉장난 하면서 이런 말, 저런 말 할 수 있지. 그거 그냥 들으면 되지, 그걸 듣고 한쪽에 가서 울고, 또 와서 보고 그러면 이제 애들이 정신적으로 불안해져요. 자라면서 '아, 이게 무슨 문제가 있구나' 눈치를 채고 상처가 되기 시작합니다. 지금 엄마나 할머니가 이 문제를 슬퍼하고 전전긍긍하고 있다는 것은 벌써 아이에게 정신적으로 안좋은 영향을 주고 성격적 결함을 만들고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이건 손주 문제가 아니라 자기 문제예요. 자기가 지금 생각을 잘못하고 있는 겁니다.
딸은.. 이제 뭐 혼자 살고 싶으면 혼자 살고, 재혼하고 싶으면 재혼하고.. 길은 많고.. 엄마가 주어진 상황을 받아들이고 기쁘게 살면 아이들도 다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그런데 자꾸 죽은 남편 생각하고 울고 그러면 애들 심성에 우울증 기초가 형성됩니다. 그래서 딸이 기쁘게 살아야 하는데.. 그렇게 엄마가 자꾸 울면 딸이 어떻게 기쁘게 살아요? 딸이 울더라도 엄마가 기쁘게 해야 하는데 거꾸로 하고 있어요.. '스님 말은 맞는데 그게 안 됩니다' 그래 말하고 싶죠? (ㅎㅎ) 그래.. 그게 다 자기 무덤 파는 일이에요.
담배 피는 사람.. '끊으면 좋은데 그게 안 되네요' 화내는 사람.. '화내면 안 되지만 화가 나네요' 그래. 그러면 뭐 그렇게 살아라.. 그러면 뭐 여기 와서 공부할 게 뭐가 있어?
그래서 '아, 이게 손주를 위하는 게 아니라 해치는 거로구나' 알았으면.. 웃어야지. 웃어야 한다고 억지로 웃으면 안 되고 진짜로 웃어야 하고 진짜 웃으려면 '잘됐다~' 이렇게 생각돼야 진짜 웃을 수 있어요. '잘됐다~'
(네.. 스님 말씀 대로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아니, 잘됐다고 알면 노력할 것도 없어요. 잘못됐다고 생각되는데 스님말 듣고 억지로 하려니까 엄청나게 힘든 거예요. 안 돼요. 죽는 건 잘된 것도 아니고 잘못된 것도 아니고.. 그냥 자연의 현상일 뿐예요. 잘되고 잘못된 건 우리 생각이지..
낙엽이 떨어지는 건 잘된 거예요? 잘못된 거예요? 꽃이 피는 건 잘된 거예요? 잘못된 거예요? 그냥 하나의 현상이에요. 우리는 꽃이 피면 잘됐다 그러고, 낙엽 떨어지는 건 잘못됐다 그러는데 떨어져야 피고, 피어야 떨어지고.. 그런 거예요. 자연의 이치가.. 잘되고 잘못된 건 없어요. 그런데 그걸 잘못됐다고 받아들이기 때문에 자기 인생이 슬퍼지는 겁니다.
스님이 '잘됐다' 그러는 것은, 그 일 자체는 잘된 것도 아니고 잘못된 것도 아닌데 당신이 '잘못됐다'고 하니까.. 잘못됐다고 할 게 하나도 없지 않느냐.. 잘된 것도 아니고 잘못된 것도 아니라면서 왜 잘됐다고 하느냐.. 잘됐다고 생각하면 누가 좋다? 내가 좋다.. 그래서 잘된 거다.. 이렇게 말하는 겁니다.
내가 이렇게 괴로워하면 그거 보면서 딸도 더 괴로워할 것이고 그 엄마를 보는 애들도 또 괴로울 것이고.. 이렇게 괴로움이 전염이 됩니다. 계속.. 그런데 애가 어리석어서 울더라도 엄마가 기뻐하면 슬픔이 빨리 없어지고 또 딸이 어리석어서 슬퍼하더라도 엄마라도 기뻐하면 딸이 엄마 볼 때라도 웃을 것이고.. 그런데 지금 거꾸로 하고 있다.. 이 말입니다.
우리가 어떤 일이 있을 때 '아, 잘못됐다' 하고 되돌릴 수 있는 일도 있지만, 고칠 수 있는 일도 있지만 이렇게 '사위가 죽었다' 이것은 고칠 수 있는 일이에요 아니에요? (못 고치죠) 못 고치는 걸 가지고 계속 붙들고 있으면 이건 어리석은 거지 아무것도 아녜요. 이건 내 아들이 죽어도, 내 손주가 죽어도 마찬가지에요.
죽은 사람 입장에서도.. 영혼이 있는지는 몰라도 만약 있다면 이렇게 살아있는 사람들이 다 괴로워하면 그 영혼이 좋아할까 싫어할까? 싫어하겠지.. 그 영혼도 또 따라 울 거 아녜요? 아무런 이익이 없어요.
그러니까 웃으세요. 남들이 오해할 만큼 웃으세요. '아이구, 저 할머니 미쳤다~ 사위 죽었는데 뭐 좋다고 저래 웃을까? 자기 딸 시집 한 번 더 보내려고 저래 웃나?' (ㅎㅎ) 이런 소리 들을 정도로 웃으세요. 그래야 기쁨의 에너지기 퍼져나가고..
그러면 아이들도 아무 문제 없을 것이고..
언제 얘기해줄 거냐 하는 문제는 걱정거리가 안 돼요. 그게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하니까 그걸 언제 얘기해줄까 고민이 되지 그게 뭐 그리 잘못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언제 얘기해줘도 괜찮아요. 자연스런 일이라고 생각하고 얘기하면 언제 얘기해도 괜찮고 무슨 <중차대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얘기하면 언제 얘기해줘도 충격이 돼요. 커서 얘기해주면 커서 충격이 오고, 어려서 얘기해주면 어려서 충격이 오고.. 그러니까 내 생각부터 바로잡아야 합니다.
첫댓글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