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에 이어 》》
까칠한 그녀가 어딘가 전화를 걸었는데 두 사람이 이야기 나누는 소리가 나에게 다 들렸다. 나를 지칭하며 젊다고 하면서 인물평을 한다. 수화기 속의 인물은 그 말을 듣더니 "얘! 데리고 살 것도 아닌데 왜 그런 게 필요하니?"라고 한다. 그 말을 받은 그녀 "언니! 그게 아니고 늘씬해! 그러니 선수로 써먹기 좋다는 말이지!"라고 한다.ㅡ,ㅡ
써먹는다는 말을 당사자인 나 듣는데서 서슴없이 하는 그녀가 무섭다. 도중에 만난 황 프로라는 파크골프를 가르치는 강사가 그녀를 일러서 내기도 잘 한다고 나에게 귀띔을 해 준다.
나는 멋모르고 여의도를 주름잡고 있는 쎈 여자에게 라인딩을 나가자고 했던 것이다.
아무튼 그렇게 18홀 두 바퀴를 돌고 아직도 호기심으로 나를 바라보는 시누이올케 사이인 그녀들을 간신히 떼어냈다.
그리고 라인딩 하는 사람들이 많이 줄어들어서 어쩔 수 없이 나 혼자 나갔다. 갑자기 예전에 봤던 목발을 짚고 걸어 다니면서 왼쪽으로 치는 사람이 생각이 났다. 그는 혼자였다. 쓸쓸히 혼자 치는 모습에 다음에 그분을 만나면 함께 쳐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두 홀인가 갔을 때 앞에 가는 여성이 내가 안 돼 보였는지 자기 팀 중에 부부를 떼어내 앞으로 보내고 나를 자기들에게 끼워주었다.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니 조금 전에 그녀들에게 시달렸던 생각이 났다. 그녀들은 엄처시하, 이번에 그녀들은 현모양처다...
그렇게 한 바퀴를 돌았을 때였다. 그때 어디선가 "MK 님~!"하는 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들어 보니 서남 골프장에 갔었던 환우님들이다. 너무 너무 반가웠다. 그 환우님의 푸근함이 성모마리아 같은 느낌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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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넘어지는 환우를 조금 더 상태가 나은 환우가 일으켜 세워주면서 공이 잘 안 보일 정도로 돌았다. 집으로 돌아오면서는 얼음땡에 시달리는 환우를 끌어당기며 걸었다.
삶은 리얼리즘 이라는 사실주의 디테일에 있다던가 그래서 그런가 매일매일 책을 보면서 수형 생활을 하던 어느 소설가는 자신의 관념에 회의를 느꼈다고 한다.
사랑을 글로 배웠냐는 이야기처럼 관념은 말 그대로 생각이라는 것이다. 스킨십이 없이 말로 하는 이야기는 커다란 괴리가 있음을 의미하는 말이다. 현실과 동떨어저 있기 때문에 작은 일에도 한순간에 오해가 생기기 쉬워 관계가 파탄에 이르기 쉽다는 뜻도 담겨 있으리라.
우리 대한파킨슨병협회 회원 환우 여러분들과 파크골프 통해서 또는 그 어떤 방법으로든 자주 만났으면 좋겠다.
우리가 앓고 있는 병 특성상 즐거워도 깔깔 웃지는 못 하지만, 서로의 모습에서 진정으로 동병상련을 느낄 것이다.
홀인원을 한 환우님랑 그 증인이 되어서 찰칵!
홀인원 뒤풀이로 감자탕 ^^
첫댓글 전 요즘 우리 환우들이 정말 아름다워 보입니다 비에 흠뻑 젖어 있는 생쥐 꼴인대도 아름다운 모습들 가슴이 울컥 합니다
파킨슨 이라는
친구때문에 모든것 포기 하고
하루라도 운동 하지 안음 그대로 주저 앉을것 같아 나온다는 우리
환우들 ....
자꾸 넘어지는 환우들 챙기면서
사랑을 실천하는 그녀들 ... 부디 그대로ㅈ 멈추어 오래 오래 사랑을 실천 할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네, 동의합니다. 단톡방에서 이야기를 나누면서 톡톡 갈구는데도(말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투정 내지는 건의) 더 이상 시비가 안 붙더군요. 제가 다른 곳에서 그 장면을 봤다면 여태까지 관계는 온데간데없이 서로 안면 몰수하고 악화일로로 끝판을 향해서 싸우는 장면을 결국 보고야 말았을 겁니다.
그렇게까지 가지 않는 이유는 늘 보기 때문에 서로에 대한 연민이 있어서 그런 것 같았습니다.
네, 파크골프에 자신이 그렇게 빠진 것을 빗대어서 남편이라도 자기를 그렇게 부려먹으면 당장 이혼이라는 그 환우님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그 사랑은 멈추지 않을 듯합니다.^^♡
참으로 보기 좋~~~~습니다.
파크골프가 이렇게 멋진
운동 인줄 저도 몰랐네요!!
👍👍👍
우리 열씨미 해봅시다!
네, 그리운 산님! 우리가 하루에 최소한 15,000보를 걸을 수 있는 것은 파크 골프 때문입니다. 거기다가 집에 있지 않고 다른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보고 느낄 수 있는 지하철 버스 등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은 매일매일 또 하나의 여행이죠. ^^그렇기 때문에 편협한 생각이 많이 없어진 것 같습니다.
안 간다고 떼를 쓰는 저를 끋내 파크 골프장으로 인도해 주신 그리운 산님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몇년전에 파크골프를 처음접했을때멋모르고 따라다니다가 힘에갸워 내일은 쉬어야겠다면서고개를 살래살래저어가며
저 내일못나갑니다 죽겠어요하던내가 아침에베낭을메고나가게되더군요.지금까지 그것의 반복아었는데 요즈ㅡ음은 힘이딸리네요
어르신앞에서 죄송합니다 mk1000님 고생이많습니다 사실고생은아니죠 내좋으라한일인데
두서없이쓰게되었습니다
늦게 배운 도둑질 날 새는 줄 모른다고 하잖아요. 그리고 제 살 깎아먹을 정도로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디빌딩 하는 사람들 술 잔뜩 먹고 가끔 한 번씩 쉽니다. 그것은 쉴 때 근육이 자라기 때문입니다. 푹 쉬세요~
새로운 운동의 즐거움을 찾으신거 축하드려요! 좋아보여요
감사합니다. 파크골프가 이렇게 재미난 운동인지 몰랐습니다. 자꾸만 도전의식이 생깁니다 기쁨가득 님도 한번 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