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나에게 퀸이란
중학교 때 사촌형들의 영향으로 그때 처음으로 퀸이란 그룹이 있다는 것을 알았던 것 같다.
그때는 이미 퀸의 전성기는 지나 있을 때였다.
하지만, 퀸의 음악은 그때는 그 이전이나 지금이나 전성기이다.
암튼, 그들의 음악에 홀리고,
그들의 음악을 즐기면서 학창시절을 보냈다.
음치였던 나에게 퀸의 리드 싱어 프레디 머큐리의 목소리는 경이로웠다.
나중에 커서 우리나라에 공연을 하러 오면 꼭 보러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사촌형들집에 가면 퀸의 LP 앨범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상상했던 프레드 머큐리와 조금은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약간은 괴팍하게 생긴 모습..
편견이지만, 저런 모습에서 저런 목소리가 나오다니..
하지만, 나중에 공연실황을 보고 났더니,
프레디 머큐리가 그 목소리에 완벽한 주인임을 의심치 않았다.
대학학력고사를 얼마 안남긴 고3 시절...
친구가 가지고 온 스포츠 신문에 난 프레디 머큐리의 커밍아웃.
에이즈에 걸렸다는 소식이었다.
그 이전까지 에이즈에 걸렸다고 하면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프레디 머큐리가 걸렸다고 하니,
에이즈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사라지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사람을 사랑을 해서 생기는 병이다.
그것이 단지 남들과 조금은 다른 사랑이라는 이유로 너무 큰 병이 걸린 것이다.
그 기사가 나고 얼마뒤,
청천벽력같은 기사를 다시 접했다.
프레디 머큐리의 죽음이었다.
그렇게 허망하게 가다니...
너무 슬펐다.
비록 그는 갔지만, 그의 음악은 영원했다.
나는 퀸을 알고 난 뒤로 지금까지도 퀸을 즐겨듣는다.
퀸의 음악은 나에게 충전이고, 휴식처이다.
1. 재회
어느날, 인터넷 서점 초기화면에
멋들어지게 마이크를 잡고 있는 프레디 머큐리의 사진이 올라와 있었다.
그에 관한 책이었다.
바로 구입했다.
오랜 친구를 다시 만난 기분이었다.
책상 위 컴퓨터 옆에 책받침에 걸쳐 놓았다.
아내가 보더니 멋지다고 한마디 했다.
나보고 멋지다는 그러는 줄 알고, "이제 그만좀 해라"고 했다가
프레디 머큐리 보고 한 소리란다.
이 넘의 왕자병.
이 책을 읽는 동안 퀸의 음악을 들으면서 듣곤 했다.
그리고 지난 주말에는 퀸의 공연 실황도 다시 한번 봤다.
실제로는 못보고 공연실황을 본 것이지만,
그들의 열정을 느끼는 데는 부족하지 않았다.
이 책을 읽고 나서
그들의 음악을 들으니 그 전에 들었던 것과는 또다른 느낌이었다.
책에 노래에 대한 사연이나, 공연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있다.
보헤미안 랩소디가 원래 3곡이었는데,
하나로 합쳤다는 이야기도 처음 알게 되었다.
책을 읽고나니
프레디 머큐리가 그 전부터 서로 알고 지낸 사람인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2. 퀸의 탄생
프레디 머큐리는 예술을 전공했고,
나머지 브라이언 메이, 로저 테일러, 존 디콘은 공학도였다고 한다.
그들이 함께 모인 이유는 음악이다.
그저 그런 음악이 아니다.
그들에게는 욕심이 많고, 최고를 꿈꾸었다.
그들은 최고를 꿈꾼 만큼 노력도 멈추지 안핬다.
그룹 이름은 퀸으로 하였다.
프레디 머큐리가 오래전부터 생각해 둔 것이라고 한다.
굉장이 위엄 있으면서 듣기도 근사하다고 생각했다.
'퀸'이라는 그룹명을
강하기도 하고, 보편적이기도 하고, 직접적이라고 그들은 평가했다.
시각적인 잠재력이 커서 어떤 해석도 가능하고,
마치 연극 무대처럼 많은 것들을 포괄하는 장대한 이름이라고 프레디 머큐리는 이야기한다.
갖가지 함축적 의미가 담긴 상당히 화려한 이름으로,
아주 많은 뜻을 품고 있는 퀸.
프레디 머큐리는 음악에 대한 욕심이 많았다.
하지만, 때를 기다릴 줄도 알았다.
앨범 하나에 모든 걸 다 쑤셔 넣을 순 없으니까,
때를 기다리기도 한다.
3. 진정한 프로
늘 최고를 지향하고,
늘 변화를 노력하는 그들의 철학이 맘에 든다.
그들은 프로다.
진정한 프로가 무엇인지 보여주었다.
그들과 나의 차이는 프로와 아마의 차이다.
...
책을 읽는 것보다 더 잘근잘근 먹는 법은
따라 적어 보는 것이다.
펜으로 쓰는 것은 시간이 오래 걸리니, 자판을 따라 두들기면서
프레디 머큐리와 퀸을 다시한번 느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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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꼬집어 말하긴 힘들지만 우리 넷 사이에는 분명 어떤 특별한 요소가 있다.
우린 각자 역할이 있다.
퀸은 사두마차와도 같아서 어떤 때는 따라 고삐를 쥐고 방향을 돌리기도 한다.
네 사람의 개성이 다 다른데, 어쩌면 그래서 제대로 돌아가는 것 같기도 하다.
똑같은 사람은 하나도 없다.
좋아하는 것이 완전히 다른데도 한데 모이면 제대로 작용하는 화학물질 같다.
그게 뭔지 콘 집어 말하기는 힘들지만, 그냥 뭔가 잘 맞는 것 같다.
그거야말로 좋은 밴드를 이류는 성분이고...., 우린 정말 좋은 밴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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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할 건 인정하자. 우린 역대 최고의 황당한 밴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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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무대에만 서면 믿을 수 없을 만큼 기운이 넘치고 음악에 흠뻑 빠져든다.
그 많은 사람들을 손아귀에 넣고 쥐락펴락한다는 건 경탄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아무리 내가 막강한 힘이 있다 해도 사람들에게 정치적인 주장을 펼칠 생각은 전혀 없다.
난 구세주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니까.
난 사람들에게 설교할 생각이 없다.
사람들에게 연설 따위를 해서 수렁에 빠지고 싶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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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이란 분별력이 부족한 사람에게 주어지면 위태로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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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말은 파란 지붕에 살고 있는 이에게 들으라는 하는 소리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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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 앞에서 연주하고 싶다.
많을수록 좋다.
성공하고 싶은 사람이나 이미 성공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럴 것이다.
그래서 나는 거리낌 없이 그렇게 말하고 그 사실을 인정한다.
내 힘이 닿는 한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싶다.
다다익선이라지 않은가.
난 온 세상이 내 음악을 들었으면 좋겠고,
내가 무대에 서 있을 때는 모든 이들이 내 노래를 듣도 날 바라봐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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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헤미안 랩소디>는 정말이지 내가 오랫동안 하고 싶었던 것이었다.
이전 앨범에서는 그다지 깊이 생각해 보지 못했지만 네 번째
앨범쯤 되자 꼭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는 세 곡이었던 것을 내가 한데 묶은 것이다.
난 항상 오페라풍의 곡을, 도입부에서는 감미롭게 시작해서 점점 록으로 진행되다가
갑자기 뚝 끊겼다가 오페라 파트로 이어져서 놀라운 급진전이 있는
그리고 나선 다시 테아로 돌아가는 곳을 만들고 싶었다.
그 노래가 진짜 오페라곡이라고 말할 생각은 없다.
분명 그건 아니니까.
내가 오페라 광신자라는 말도 아니다.
내가 원했던 건 그저 로큰롤 감각을 지닌 오페라였다.
못할 것도 없는 일 아닌가?
다소 부족하더라도 능력만 따라 준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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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노래를 분석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차라리 사람들이 각자 나름의 해석을 붙이는 것,
자신들이 좋아하는 식으로 읽어내는 편이 낫다.
난 그저 노래를 부를 뿐이다.
난 단지 노래를 만들고 녹음하고 제작할 뿐,
느끼는대로 곡을 해석하는 건 판매자의 몫이다.
하나의 상품을 고안해서 거기에 무어라 딱지를 붙이는 건 우리가 할 일이 아니다.
모든 것이 일일이 설계되어 있고,
무슨 일이 일어날지 누구나 다 정확히 알고 있다면 얼마나 따분하겠는가.
난 사람들이 스스로 결정 내리기를 바란다.
내가 단어 하나하나를 일일이 분석한다면 듣는 사람도
무척 따분할 테고 환상도 깨질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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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 음반을 사는 사람들은 퀸의 변화에 관심을 갖는 것 같다.
그들은 매번 뭔가 다른 것을 내놓은 우리에게 익숙해졌다.
우리가 그렇게 하지 않으면 가끔 실망했겠지.
난 똑같은 형식을 되풀이하고 싶진 않다.
내가 지루하니까.
항상 뭔가 다른 걸 추구한다.
그게 좋은 것 같다.
그런 게 바로 도전이니까.
그건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거다.
우리 노래는 각각 종류가 다르다.
우린 분위기를 바꾸는 융통성을 갖고 있는데,
상당 부분은 자발적으로 이루어져서 힘들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그게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다.
지나치게 많은 계획을 세워 놓으면 너무 딱딱해져서 우리답지 않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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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난 불꽃 같은 사람이고, 삶을 사는 게 좋다.
그래서 열심히 일하는 것이고, 즐겁게 지내고 싶다.
다신 오지 않을 인생인 만큼 즐기고 싶다.
요즘은 내가 원하는 일을 하는 것이 두렵지 않고,
설령 바보 같은 짓을 한다 해도 걱정하지 않는다.
시궁창에 처박혀도, 실제로 그런 때가 많이 있었지만,
나만 즐겁다면 걱정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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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항상 나 자신의 주인이 되고 싶었고,
내가 날 제일 잘 안다고 생각했다.
성급하게 들리겠지만 내가 뭘 원하는지를 알았다.
내일 당장 모든 것이 끝난다 해도,
내 식으로 처음부터 다시 할 거다.
언제가는 모두 끝난다는 걸 알지만,
그렇다고 매일 밤잠을 설치진 않을거다.
난 도전을 좋아한다.
너무 쉬운 것도 싫고 누가 거들어 주는 것도 질색이다.
어떤 식으로든 사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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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돈에 지배당하고 싶진 않다.
그렇다고 내가 쉽게 넘어가는 사람이라는 건 아니다.
알다시피 그건 분명 다른 거다.
돈은 날 통제하지 못한다.
나에게 필요한 건 오로지 퀸으로서 노래하는 그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고,
여전히 즐긴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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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들은 어떤지 모르지만 난 나이 걱정을 전혀 하지 않는다.
어떻게 해도 내가 멋지게 보인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왜 나이 걱정을 하는 걸까?
전혀 그럴 필요가 없는데.
그런다고 더 젊어지는 것도 아니니까.
난 젋어 보이든 늙어 보이든 걱정하지 않는다.
그저 충만한 삶을 살고 근사한 일을 하면서 인생을 보내고 싶을 뿐.
걱정을 안 하면 된다.
내 생각에 나이란 경험과 같은 것이어서 오히려 훌륭한 장점이 될 수도 있다.
난 그렇게 지난 세월 동안 내가 쌓아 온 모든 경험을 활용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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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신의 축복을 받으시고 달콤한 꿈 꾸시길...
책제목 : 프레디 머큐리
편집 : 그레그 브룩스,사이먼 럽턴
펴낸곳 : 뮤진트리
페이지: 343 page
펴낸날 : 2009년 7월 14일
정가 : 15,000원
독서기간: 2009.08.14 - 2009.08.18
글쓴날 : 2009.08.22
첫댓글 보해미안 랩소디...어지간히 좋아하는 노래랍니다..퀸의 공연실황 DVD도 있는데 정말 멋집니다..세상에 없어도 없는 게 아닌 사람. 궁금하군요^^
동감입니다.^^
동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