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시와 시향노조, 합의점 찾지 못해
'멋과 낭만의 도시, 예향(藝鄕)'이라는 목포시의 시립교향악단(이하 시향)이 사실상 존폐위기에 놓이게 됐다.
지난해부터 시향의 상임지휘자 교체를 놓고 시향 단원들과 목포시는 극심한 대립을 이어왔다. 단원들은 노조를 결성해 '지휘자의 상습적인 폭언과 성희롱이 있었다'며 지휘자의 자질에 대한 강한 불만을 드러냈고 심지어 단무장의 외부공연비 횡령의혹까지 제기하며 연임을 반대했다. 하지만 일부 시민단체에서 연임을 가능케하는 조례개정에 나서고, 목포시에서도 계약이 만료된 ㅈ씨를 대행지휘자로 앉히자 많은 논란이 일었다.
올 1월, 목포시가 예산을 이유로 들어 25명의 단원에게 '정리해고'를 통보한 후 양측의 갈등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었다. '시의회에서 예산이 삭감되었기때문에 정리해고가 불가피하다'는 목포시의 주장에 노조는 '지난해 시향 지휘자 교체와 관련한 일련의 과정에서 노조를 길들이려는 보복성 조치'라며 강하게 반발해왔다.
시향노조는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는 항의집회를 잇따라 열었고 5,7일에 열린 '주민과의대화'에서 시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다 급기야 폭행시비까지 일어났다. 현재 폭행당한 여성 단원과 공무원 모두 치료 중이라 주장하고 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고용노동부 목포지청에서는 양측의 중재를 시도한다며 10일 오후 4시 목포시청에서 시향 단장인 윤진보 목포부시장과 시향 노조 대표의 면담을 주선했다.
목포시는 '(예산 삭감으로 인해)7월부터 단원들에게 임금을 지급할 수 없다'며 이날 자리에서 △예산 삭감분만큼의 근로시간 단축 △비공연 월 무급휴가 실시 △희망퇴직 등의 기존 요구안을 그대로 제시했고 정리해고 항의집회를 중단할 것을 주문했다. 반면, 노조는 '정리해고를 철회하고 추가예산편성을 통해 (예산삭감에 따른) 급여 미지급분을 추후에 보전해 달라'는 의견을 전했으나 양측의 팽팽한 대립으로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민주노총 소속 목포시립예술단지회 함인호 지회장은 '일단 만나서 대화를 가졌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본다. 이른 시일 내에 다시 자리를 갖고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전하며 '서로의 요구사항을 확인한 것 외에 진전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목포시는 보도자료를 통해 시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정리해고를 단행한다는 방침을 밝혀 정리해고를 놓고 양측의 갈등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목포시향의 정리해고 문제를 놓고 지역에서도 이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정리해고가 진행되어 부족한 인원을 객원 단원으로 충원해 공연이 이루어질 경우 '공연의 질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는 반응이 지배적이고 이후 '사실상 시향의 해체 수순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회의적인 시각도 많다.
지역 예술계 관계자는 '일차적으로 시의회에서 어떤 이유로 예산이 삭감됐는지가 의아스럽다. 방만한 운영으로 체질을 개선해야한다는 논리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시향의 운용예산이 그리 넉넉한 것은 아니다'며 시의회를 비판했고 '비단 이 문제의 파장은 목포시향에 국한되지 않는다. 목포시와 노조 모두 현명하게 이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고 전했다.
11일 목포시청에서는 시향 노조의 정리해고 항의집회가 이어졌고 200여 명의 경찰병력이 시청 곳곳을 통제했다. 현재 목포시청 홈페이지 '시장에게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