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튼 하나로 모두가 바라는 내가 될 수 있다면
- 모두가 원하는 아이, 위해준 글 · 하루치 그림, 웅진주니어, 2021
은행나무어린이도서관 정선화
“수줍음이 많고 쉽게 상처 받나요?
집중력과 끈기가 부족해서 고민인가요?
정신성형으로 새로운 당신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런 광고 문구를 보게 된다면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버튼 하나로 사람의 성격과 기질을 바꿔주는 곳이 있다. 새미래 정신성형 연구소. 수줍음 많고 자신감 없는 아이도 연구소에서 개발한 레드버튼을 가지면 적극적이고 추진력 있는 아이가 된다.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아이라면 블루버튼만 있으면 된다. 목표를 향해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언제나 생글생글 웃는 얼굴로 사람들과 잘 어울리게 하는 옐로버튼과 남다른 끼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게 하는 매력의 핑크버튼도 있다. 개인의 능력과 요구에 알맞은 맞춤 버튼도 있다. 누구든지 돈만 있다면 버튼 하나로 자신이 원하는 새로운 사람이 될 수 있다.
부모의 강요든 자신의 의지든 정신성형을 받고 더 나은 자신이 되기를 꿈꾸는 어린이들이 정신성형 연구소에 모였다. 이 버튼이 가장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어린이들을 선발해 무료로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주인공 재희 역시 새미래 정신성형 연구소 성형지원을 신청했다. 하지만 재희가 연구소에 온 이유는 성형을 받고 싶어서가 아니다. 친하다고 믿었던 친구 때문에 따돌림을 당하고 말도 잃었지만, 정신성형을 받아야 할 만큼 자신에게 문제가 있지 않다는 것을 부모님에게 증명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원 대상자 발표 중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다. 대상자 선정이 연기되고 며칠 연구소에 더 머무는 동안 재희는 연구소 생활 규칙을 어기게 되었다. 연구소장은 다른 아이들과 달리 성형에 대한 거부반응이 심한 재희에게 뉴캐릭터를 받을 것인지 벌점을 받을 것인지 선택을 강요한다. 뉴캐릭터 체험을 해봐도 별다른 변화를 느끼지 못했고 모두와 잘 어울리는 삶 역시 자신이 아닌 것 같았던 재희는 성형을 원하지 않는다. 자신을 걱정하는 부모에게 규칙위반이 알려지는 것은 더욱 싫다. 그러자 소장은 최고로 비싼 맞춤성형을 제안하고 재희를 설득하기 위해 부모님은 어떤 딸을 바라는지 전화로 확인하게 한다. 재희는 ‘우리 재희는 이대로도 충분해요. 우리는 재희가 정신성형 받는 것을 원치 않아요’ 라고 부모님이 대답하길 기대했다. 그러나 아버지는 ‘정신성형을 받으면 우리 아이도 남들처럼 살 수 있나요?’ 라고 되물어 딸이 성형받기를 원한다는 의사를 표시한다. 재희는 갈등한다. 엄마 아빠가 원하는 대로 모두에게 자랑스럽게 내보일 수 있는 아이가 될 것인가 지금 그대로의 내가 될 것인가? 당신이 재희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이 책은 읽는 이가 어린이라면 나는 성형을 원하는가, 부모님도 내가 변하길 바랄까 그런 질문을 하게 될 것 같다. 이제 아이들이 커서 성인이 되었고 아직도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바라는 엄마인 나는 내 어리석음을 한탄할 뿐이다. 아이들을 그냥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때늦은 후회를 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동물의 세계에서 한 생명체가 잘 보이고 싶어 하는 대상은 주로 짝짓기 상대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조금 다르다. 한 이성에게 잘 보이고 싶은 욕망도 있지만, 그 이전에 세상 누구보다 부모에게 잘 보이려는 욕망이 있다. 성인이 되기까지 부모에게 양육되는 기간이 길기에 더욱 그런지 모르겠다. 자신을 낳아주고 키워주는 부모가 자신을 인정해주지 않는다면 아이들은 얼마나 힘들까? 내 아이들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여러 생각이 드는 책이다. 어린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라면 아이와 함께 이 책을 읽고 자신을 돌아보길, 어린이라면 스스로 자신이 원하는 모습을 만들어갈 힘을 얻길 기대하며 이 책을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