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도학교 길잡이 |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기도
안드레아 가스파리노 지음 | 성바오로딸수도회 옮김
8. 즐기기를 배움
기도 안에서 하느님을 즐기도록 배우는 것은 기도의 성장에 중요하다. 이것은 일종의 치료법이라고 할 수 있다. 종종 기도에 대한 애정이 없어지는 이유는 기도를, 마치 납으로 만든 외투를 억지로 입어야 하는 것처럼 무거운 의무로 느끼기 때문이다.
기도는 정신 활동이기 때문에 사고, 반성, 연구처럼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는 종종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의무에 눌려 있다.
그러나 이것은 잘못된 것이다. 기도는 의무가 아니다. 자연스러운 욕구이며 필요이자 기쁨이다. 의무로 숨을 쉬는 사람이 어디 있는가? 기도가 사랑이라면 의무를 강조하기보다는 필요성과 만족과 기쁨에 대해 말해야 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깊은 기도에 이르지 못하고 또 충분히 기도하지 못하는 것은 '기도에 대한 고정관념' 때문이다. 이러한 고정관념을 가진 사람은 결코 기도의 깊은 맛을 보지 못할 것이다. 깊은 기도에 이르기 위해서는 기도가 기쁨이라는 것을 알 필요가 있다.
여기에서 한 가지 중요한 권고를 하고 싶다. 그것은 하느님을 즐기기 위한 기도의 공간을 남겨 두라는 것이다. 그 이유는 선천적이든 후천적이든 잘못된 사고방식을 바로잡아 지속적이고 진심 어린 기도를 하기 위해서이다. 어떤 이유로 의무 때문에 억지로 만난다면 그것은 참으로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기도하는 동안 왜 시간을 계산하는가? 왜 아직도 기도에 대한 열정을 느끼지 못하는가? 만일 열정적으로 음악을 좋아한다면 언제 시간이 지나갔는지도 모를 것이다. 독서를 좋아한다면 휴가 때 다른 모든 것을 뒤로 미루고 책을 읽는 일에 몰두할 것이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 조금도 피곤함을 느끼지 않는다. 오히려 시간 가는 것이 안타깝기만 할 것이다.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은 운동으로 피곤을 풀지 않는가.
그러므로 주님을 즐기기 위한 기도의 공간을 마련하도록 하라. 그렇다면 왜 공간이 필요한가? 그것은 기도 안에서 확고한 기초에 도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자신을 괴롭히는 문제 속으로 들어가 진실을 말하고 가면을 벗어버려라. 사랑은 행동이지 위로가 아니다.
이 모든 것을 해내고 하느님을 즐기는 습관을 들이도록 하라! 어떻게 할 수 있는가? 창조적이고 자유로운 사람이 되라! 계획을 취소하고, 긴장을 풀고 편안하게 있으라. 그렇게 머무는 것으로 충분하다. 말없이 아무 공상도 하지 말며 주님과 함께 그곳에 머물러라. 그것으로 족하다!
주님의 발치에 평화로이 머물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창조적이고 자유로울 것. 그러려면 훈련이 필요하다.
"세속적인 욕구들은 영혼을 피곤케 하고 지치게 한다. 왜냐하면 부산스러운 어린이처럼 엄마에게 이것을 달랬다, 저것을 달랬다 하면서 계속하여 요청하지만 결코 만족할 줄 모르기 때문이다."
-십자가의 성 요한, 「가르멜의 산길」에서
-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기도/ 안드레아 가스파리노 지음/ 성바오로딸수도회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