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석의 기술
어떤 제국의 대왕이 이빨이 다 빠지고 어금니만 남는 꿈을 꾸었습니다.
꿈에서 깨어난 대왕은 왠지 불길한 마음이 들어 지혜롭다는 대신을
불러 물었습니다. 대신은 이렇게 해석했습니다.
“아뢰옵기 황송하오나 꿈에서 이빨은 가족을 뜻하옵니다. 어금니는
폐하이온데 어금니만 남고 다른 이는 다 빠졌으니 이 꿈은 폐하의
가족들은 모두 죽고 폐하만 살아남는다는 꿈이옵니다.”
대왕은 불같이 화를 냈습니다. “뭐라고, 내 가족이 모두 죽는다고?
이 발칙한 놈 같으니, 당장 끌어내 목을 베어라.”
대신은 꿈 해몽 한 번 하고 목숨을 잃었습니다.
대왕은 다시 백성들 가운데 현명하다고 알려진 사람을 왕궁으로
불러 꿈을 해몽하도록 했습니다. “아뢰옵기 황송하오나 꿈속에서
이빨은 가족을 뜻하옵니다. 이 꿈은 폐하께서 가족 중 가장 장수하실
것이라는 꿈이옵니다.” 대왕은 기분이 좋아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습니다.
“내가 그렇게 장수한다고? 이 현자(賢者)에게 후한 상을 내리도록 하라.”
같은 꿈이라도 해석하기 나름입니다. 대신은 가족을 잃은 대왕을
불행한 사람으로 생각했고 후자는 대왕을 천수를 누리는 행복한
사람으로 보았습니다. 문제를 만났을 때 어떤 관점으로 해석하느냐에
따라 불행하다고 느낄 수도 있고 행복해지기도 합니다.
우리가 잘 아는 요셉은 이집트에 노예로 팔려갔을 때 절망에 빠져 극단의
선택을 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는 형들이 자기를 미워해서 팔았다고
생각하지 않고 하나님이 보내셨다고 해석하여 자신이 맡은 일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 결과 시위대장 보디발 집에서는 가정총무가 되었고,
억울하게 감옥에 들어갔을 때에도 교도소장이 감옥의 모든 사무를
그에게 맡길 정도로 신임을 받았으며, 마침내 파라오가 인정하는
총리가 되어 많은 백성들을 살렸습니다.
요셉 같은 생각을 구속사적 해석이라고 합니다. 뜻하지 않은 일이
닥치거나 사람을 만났을 때 요셉처럼 주어를 바꾸어 생각해보면
하나님의 뜻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세상으로 보냄을 받은 사브낫바네아(세상의 구원자)들입니다.
가정과 직장, 이 나라가 우리를 통해 살아나고 회복되는 생
명의 부양자 역할을 잘 감당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