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앞으로 다가온 가을. 남아있는 더위가 물러나고 조금씩 선선해지는 9월에는 어디로 떠나볼까?
흔히들 녹차의 시초와 고장이 전라남도 보성이라고 많이 생각하지만, 사실 녹차의 시배지는 다름 아닌 경상남도 하동이다. 이곳은 처음으로 녹차가 심어지고 가꿔져 조선시대 때는 임금에게 올리기까지 한 곳이다. 그래서 하동의 한쪽은 섬진강변, 다른 한쪽은 푸르디푸른 녹차 밭으로 채워져 있다.
녹차 밭에서 차 한 잔의 여유를 느끼며 옛 정취도 느낄 수 있는 국내 여행! 가을 분위기 제대로 만끽할 수 있는 경남 하동 여행 코스를 소개한다.

<매암제다원 & 매암차문화박물관>
평사리공원을 지나 최참판댁을 지나면 만날 수 있는 곳, 매암제다원. 이곳은 박물관, 찻집과 녹차 밭이 한곳에 자리해 있다. 푸르른 녹차 밭의 싱그러움과 청명함으로 눈 호강도 제대로 하며, 내가 직접 우려낸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겨볼 수 있는 곳이다.
찻집에서는 1인당 3천 원을 지불하면 셀프로 즐길 수 있는 차 세트를 제공된다. 직접 차(茶)도 내려 마셔보고, 차와 관련한 130여 점의 전시품들을 무료로 둘러보면서 차의 역사를 만나볼 수 있다.
차를 마시지 않을 경우 다원만 둘러보아도 된다.

한켠에 있는 매암차문화박물관은 1926년에 지었다. 일본 강점기에 만들어진 건물이지만 그때의 모습을 거의 그대로 보존되어 있으며, 그 속에는 오래전부터 사용해오던 차와 관련된 물건인 주전자, 찻잔, 호리병 등이 전시되어 있다. 거친 면은 있지만 독특한 디자인의 옛 전시품들을 보면서 새삼 신기함을 느낄 수 있으며, 저렴한 가격으로 이 세 가지를 모두 누려볼 수 있는 이곳, 첫 여행지로 참 좋을 듯하다.
□주소 : 경남 하동군 약양면 악양서로 346-1
운영시간 : 10시 -18시(월요일휴무)
이용요금 : 박물관 입장료 무료, 매암제다원 1인 3,000원(찻값)

<문화탐방로 걷기 상신마을>
매암제다원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오랜 세월 동안 한 자리를 지키고 있는 마을이 있다. 바로 상신마을. 전해지는 이야기로 이곳은 400여 년 전에 개척되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고즈넉한 시골 마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이곳에서 꼭 가보아야 할 곳은 마을의 대표적인 문화유적인 ‘조씨 고가’이다. 조씨 고가는 조선개국공신 조준의 직계손인 조재희 님이 낙향하여 지은 고택인데, 박경리 님의 소설 ‘토지’ 최참판댁의 실제 모델이기도 하다. 짓는 데 16년이나 걸린 이곳은 일명 ‘조부자집’으로도 불리고 있다.

대부분 오래된 한옥 고택을 방문하고자 할 때면 대문이 닫혀 있거나 외부인 출입은 금지하는 곳이 더러 있는데 이곳의 후손분들은 둘러보고 싶어 하는 여행객이 있다면 언제든지 반갑게 맞아주신다. 역사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고택의 가치를 느낄 수 있어 더욱 좋은 공간! 조씨 고가를 둘러보고 마을 길을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거닐어보자. 시골의 풍경을 그대로 느껴볼 수 있다.
□주소 : 경남 하동군 악양면 정동상신길 73-13
문의 : 055-880-2369

<최참판댁 세트장 & 박경리문학관>
하동의 여행지들은 어딜 가든 입장료들이 비싸지 않다.
1인 2천 원의 입장료로 드라마촬영지 최참판댁 세트장과 박경리문학관도 모두 둘러볼 수 있다. 최참판댁은 동학혁명에서 근대사까지 우리 한민족의 대서사시를 담은 대하소설 ‘토지’의 배경이다. 앞서 설명한 상신마을의 조씨 고가를 모티브로 하여 세트장을 만들었고, 현재까지도 많은 드라마 촬영이 이어지고 있는 곳이다.

가을이면 최참판댁에서는 매주 주말마다 판소리 공연을 진행한다. 옛날 놀이도구인 굴렁쇠, 제기차기, 팽이치기 등도 비치되어 있어 누구나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어릴 적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 신나게 제기차기도 해보고 딱지치기도 하면서 웃음꽃을 피울 수 있다.
몇 년 전에는 토지의 저자인 박경리 님의 유품들을 전시한 ‘박경리문학관’도 세워졌는데 박경리 님이 사용했던 독특한 돋보기, 글을 쓰다가 마셨을 드립 커피 세트, 출간한 책 등까지 모두 만나볼 수 있다. 슬로우 시티 하동에서 천천히 즐겨보자.
□주소 : 경남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
운영시간 : 9시 -18시 , 연중무효
입장료 : 성인 2,000원
무료주차 가능

<가을을 품은 곳 쌍계사>
하동에서 가을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을 꼽자면 쌍계사를 꼽고 싶다. 쌍계사는 신라 성덕왕 이후의 기록이 있는 오랜 역사를 가진 사찰로, 국보와 보물 등을 보유하고 있는 곳이다. 긴 세월 동안 자리 잡고 있던 터라 산세가 수려하고 멋져서 올라가는 길이 참 곱고, 가을 햇살을 받아 곳곳의 단풍나무와 사찰의 조화가 참으로 아름다운 곳이다.

쌍계사는 통일신라 때 의상의 제자인 삼법(三法)화상과 대비(大悲)화상이 창건했다고 한다. 삼법은 의상대사의 제자로 당나라에서 혜능대사의 머리를 모셔다가 지금의 금당자리에 모시고 절을 세우면서 옥천사(玉泉寺)라 이름 지었다. 통일신라 말 진감(眞鑑)선사가 이곳에 머무르면서 절을 크게 중창하고 후학을 양성하면서 지리산을 대표하는 큰 사찰로 자리잡았다. 진감선사는 중국에서 차를 들여와 절 주위에 심었으며, 당나라에서 불교음악인 범패를 가려쳤다고 한다. 이후 정강왕 때 두개의 계곡이 만나는 자리라 하여 쌍계사(雙磎寺)로 이름을 바꾸었다.

쌍게사의 조용하면서도 단아한 자태에 많은 분들이 찾는 대표 하동 여행지 중 한 곳이다. 쌍계사에 도달하면 제일 먼저 옆에 개울물이 흐르고 있는 일주문을 만나는데 금강문, 천왕문이 일직선으로 놓여있는 형태가 다른 사찰에서는 보기 드문 독특한 풍경이다. 다가오는 가을, 단풍으로 물들 온화한 쌍계사를 둘러보며 마음의 여유를 느껴보자.
□주소 : 경남 하동군 화개면 쌍계사길 59
입장료 : 성인 2,500원
무료주차장 있음(장소 협소)

<하동북천 코스모스 메밀꽃 축제>
가을 하동의 주인공은 단연 코스모스다. 북천역과 북천초등학교 주변의 넓은 대지에 코스모스가 가득하다. 소담스럽게 핀 메밀꽃의 세(勢)도 코스모스 못지않지만, 수더분한 메밀꽃은 북천면 가을의 히로인 자리를 코스모스에게 양보했다. 북천면 코스모스 단지는 새로 지은 북천역 주변에 조성되었다. 북천면사무소와 옛북천역(하동레일파크)에서 하동 방향으로 1km를 가면 새로 지은 북천역이 나오고, 북천역을 지나면 좌우로 넓은 코스모스 단지가 펼쳐져 있다.
북천면사무소 맞은편 옛 북천역에 하동레일파크가 있다. 2016년 7월 북천역이 지금의 자리로 옮겨가면서 옛 북천역사를 레일바이크 시설로 새롭게 단장했다. 하동레일파크의 콘셉트는 코스모스다. 5.3km 구간 내내 만발한 코스모스를 바라보며 시원하게 철길을 내달릴 수 있다.

수줍은 메밀꽃은 코스모스 단지 구석께 자리를 잡았다. 넓은 밭을 가득 메운 흰 꽃이 단편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묘사대로 하얀 소금을 솔솔 뿌려놓은 듯하다. 이효석은 그 모습을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붓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라고 묘사했다. 읽으면 읽을수록 질박하면서도 아름다운 표현이다. 멀리 서 있는 정자 한 채가 메밀밭의 정취를 더욱 풍부하게 살린다. 그 옛날 장돌뱅이 보부상들도 밤새 메밀꽃밭을 걷다가 저런 정자에서 쉬어 갔을 것만 같다.
□주소 : 하동군 북천면 직전리 570-3번지
입장료 : 2,000원

□박경리 토지길 코스
- 제1코스는 최참판댁 입구-최참판댁-조씨고가-취간림-평사리 들판으로하는 10km 구간
- 제2코스는 최참판댁 입구-동정호-평사리 공원-화개장터를 잇는 11km 구간
- 제3코스는 화개장터-십리벚꽃길-차시배지-쌍계사-불일폭포로 가는 13km 구간
□주변맛집
- 단야식당(사찰국수,더덕구이)
경남 하동군 화개면 석문길2 (055-883-1167)
- 부부식당(다슬기회무침,수제비)
전남 구례군 구례읍 구례2길30 (061-782-9113)
- 화개장터(재첩국,참계탕,수수부꾸미,시장먹거리)
경남 하동군 화개면 답리 (1,6일 5일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