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물
지은이 : 김경덕, 남정덕, 손성미, 이용균, 이신남
페이지 : 100
판형 : A4
출판사 : 한비
값 : 10,000
주문 문의 : 053)252-0155
[작품해설]_장윤익/문학평론가 동리목월문학관 관장
“왜 시를 쓰느냐?”고 하는 말을 자주 듣는다. 그것은 시를 써서 생활하는 것은 지극히 어렵다는 생각을 밑바탕에 깔고 있는 물음이다. 유산을 많이 받거나 남편이나 아내의 벌이로 생계를 걱정하지 않고 사는 시인도 있다. 그러나 대다수의 시인들은 다른 직업을 가지면서 시인이라는 이름을 붙이면서 살아간다. 그들은 시를 쓰는 작업에서 즐거움과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시를 쓴다.
시를 쓰는 사람들은 자연과 인간을 사랑하고, 언어로써 새로운 세계를 형상화 한다. 사물을 마음의 눈으로 느끼는 시인의 감수성은 독자들을 감동시키는 언어미학을 창조한다.
합동시집 『물』은 ‘물’을 중심으로 ‘자연’을 테마로 한 시의 세계를 전개한다. 어찌 보면 이 시집은 ‘물과 자연’의 테마 시집이라고 말할 수 있다. ‘물’이라는 공동 테마를 둔 시작(詩作)은 바람직한 시 작업이다. 이 작업은 《진단시》동인회가 시도해서 문단의 주목을 받으며, 지속적으로 시집을 발간하여 문단의 큰 업적으로 평가되기도 했다.
시집 『물』에는 김경덕의 「가을정원에서」, 남정덕의「눈빛」, 손성미의 「두물머리 연가」, 이신남의「엄마의 샘」, 이용균의 「물을 놓치다」등 ‘자연’ 과 관련된 시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가을정원에서 /김경덕
참으로 오랜만에 정원에 나왔더니 나무의자 두 개가 자빠진 체 서로 팔을 꼬고 있다
꼭 애기를 만들고 있는 신혼부부처럼, 끈적끈적하다
하나는 하늘을 보고 하나는 땅을 본다
사람은 죽으면 하늘로 가야 할까, 땅으로 가야 할까
작은 나뭇가지에도 강물이 흐른다는 걸
눈도 없고 귀도 없고 코도 없는 바람이
작은 나뭇가지에서 놀다가 떠나면서 일러주는데
잘 여문 낱곡도 슬프다는 것과
흐르는 것은 모두
슬프다는 것을
똥/남정덕
ㅡ 똥이나 처먹어라
이런!
제 몸의 알곡을 남김없이 내주었다는 사실,이 곧 욕이 될 수 있다니
비슷한 처지의 '개'가 똥에게로 와서 똥의 상처를 정성껏 핥아주기도 한다마는
빛도 없는 속, 사람의 긴 비리를 죄다 훔쳐보았다는 죄로
눈의 제일 반대편 구멍으로, 도망치듯 뒷문으로 나가는 똥을,
그 황금빛 똥을 사랑하지 않고서
나, 세상을 사랑하였노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선착장에서 /손성미
멈춤 끝,
까치발로 서서 떨고 있는 낡은 깃발
겨울 바다보다 차갑다
머리 위를 맴도는 갈매기의 유혹,
오며 가며 수작 걸던 칼바람이 못내 무안하다
언제쯤이면 바다로 나갈 수 있을까
한쪽 귀퉁이 부식腐蝕되어 녹아내린 지 제법 긴 시간
이제 그런 통증쯤은 견딜 수 있지만
기약 없이 접혀진 꿈,
만선滿船앞에 처참하다
지난밤에도 등대 불빛 쫓아 꼴딱 지샜건만
행여 먼 바다 나갈 수 있을까 잠시도 졸지 못하는
눈부신 아침, 폐선廢船 머리에 떠오르는 태양
오늘도 하염없이 슬프다
그리움도 이제는/이신남
글자를 배우기 시작했단다.
하얀 종이 위에 까만 점 하나 찍을 줄 모르던 그녀가
눈만 뜨면 자음과 모음을 서툴게 끼워 맞추더니
노을이 햇살보다 아름다웠던 어느 날
사과 꽃이 예쁜 작은 마을에서
‘까글래, 뽀글래’란 미용실 간판을
배꼽을 잡고 웃으며 술술 읽어 내려갔다
순수한 입김을 묻힌 연필 한 자루가 탄력을 받았나 보다
원고지를 펼쳐놓고 또박또박 눌러서
그.리.움.을 이제는 쓰고 있었다
탈곡 /이용균
벼의
영혼은 털려나가고
생기가 빠져나간 어둔 뼈들이
고단한 듯, 들판에 팽개쳐져 있다
두들겨 맞을수록
거침없이 쏟아내는
소보록한 참회의 변명들
이제 아무 욕심 없이 살겠단다
알갱이 한 톨
쭉정이 한 톨
제 몸에 간직하지 않으리라 한다
나는 더 두들겨 맞아야겠다
욕정의 숭어리가 한껏 다보록하다
첫댓글 합동 시집 발간을 축하드립니다^^독자들에게 사랑 받는 시집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여독도 안 풀렸으련만 이리 우렁찬 축하까지 주시다니 감사합니다
5인의 멋진 하모니...축하드립니다..많은 독자들에게 읽혀지는 시집이 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너무 조급하게 서둘렀다는 후회와 두려움이 큽니다
시집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근사한 시집일거 같네요
박시인님 시집만 하겠습니까, 감사합니다
합동 시집 발간을 축하 드립니다.
김시인님의 축하메시지 감사합니다
축하드립니다
연꽃마냥 마음도 고우셔라,
축하드립니다
한밭의 기 팍팍 받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결과 기대됩니다 축하드립니다
단행본을 두 권씩이나 출간한 정광일 시인님에 비견되겠습니까, 감사합니다
아...제목이 멋집니다...축하합니다...
감사합니다, 홍미영 시인님의 시집이 또 기다려집니다
축하드립니다.(꾸벅)
축하 감사합니다, 저 뿐만이 아니라 일동이 꾸벅 ~~입니다
우와... 마니마니 축하 드립니다...
마니마니가 머니머니로 뵐라카니 이를 우짠다요, 한비에 부응해야 하는데 걱정입니다.
축하드립니다....기대 됩니다......
감사합니다. 무소의 뿔처럼 아직 가야할 길이 구만리입니다. 채찍 휘둘러 주세요
축하드립니다..^^*
저희도 조만간 축하드릴 기회를 주셔야죠, 감사합니다
합동시집이라니, 또다른 의미를 부여 받네요! 축하 드립니다. ^^*
각양을 한데 어울렀으니 물처럼 장정이 거침없으면 좋으련만, 최시인님의 축하에 힘 얻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분들의 좋은 시집 대박 한 번 나시기를...
순후한 마음에서 우러나는 축하 메시지 감사합니다, 고금에 빛날 부자시집 출간 꼭 이루시길,,
소중한 책이 나왔군요 기쁘시겠어요 축하합니다
시집발간을 축하합니다. 계속하여 귀하고 값진 시집이 발간되기를 기대합니다.
많은 분들 주시는 축하인사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축하해 주시고 격려해 주시니.... 깊이 감사드립니다
합동시집 축하합니다. 시집에 5 인의 색다른 혼이 담겨있을 것 같습니다.
다섯 시인님의 '물' 이 한 접시에 오색으로 담겼을 것 같습니다. 그 색 조화로운 무지개 빛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