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방은 창조의 어미니’라는 말이 있다. 한때 일본 전자제품 업계가 미국을 넘어선 원동력 중의 하나가 바로 계속된 모방을 통한 학습과정을 거쳐 창조의 힘을 길러낸것에 있다고 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UCC(사용자 제작 콘텐츠) 덕분에 하루아침에 온라인 스타가 된 사람들이 생겨나면서 UCC를 활용한 새로운 형태의 따라하기(모방?) 열풍이 불고 있다. 개그 프로그램에서 시작돼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마빡이, 바느질, 요리, 재테크 등을 소재로 한 UCC등 그 소재의 폭도 넓고 수준도 상당한 수준에 이른 따라하기 UCC 들로 인해 온라인은 물론 오프라인까지 시끌벅적 하다. 우리가 미처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어느덧 UCC는 우리 생활의 중심에 진입한 것 같다.
그러나 이와 같은 UCC열풍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혹자는 자기 생각은 없고 무작정 따라하는 것을 즐기는 세태가 자칫 창의성을 짓밟는 것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을 한다. 그저 시대의 유행만을 따라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지 않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지적은 인터넷에 자기만의 독특한 아이디어를 가미하지 않은채 무작정 따라하기에 그칠 경우 금새 사그라들고마는 냉엄한 지기자정기능이 있다는 것을 간과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따라하기도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원천이 될 수 있는 것이다.
UCC열풍에서 볼 수 있듯이 이제 인터넷은 생필품화 되었다. 인터넷이 생필품화 되면서 각종 뉴스나 이슈, 정보 등의 전달속도가 엄청난 속도로 빨라졌고 그 덕분에 공유되어 지는 정보의 양이나 질 또한 큰 폭으로 늘어나게 되었다.
부동산 분야 역시 예외가 아니다. 우리 집 아파트 시세가 얼마나 되는지 궁금하다면 예전처럼 굳이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들르지 않아도 클릭 한번으로 인터넷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사이트를 방문하기만 하면 손쉽게 알 수 있다.
그 뿐만이 아니다.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사이트, 인터넷 포털에 존재하는 수많은 부동산 재테크 카페, 블로그 등은 지금 이 시간도 엄청난 양의 정보를 생산해 내고 있고 부동산 재테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손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재건축 APT를 구입해서 1억을 벌었다더라...’,
‘APT 분양권에 투자해서 큰 돈을 벌었다더라...’, ‘요즘처럼 아파트 시장에 대한 규제가 심할 때는 토지를 구입하는 것이 현명하다더라...우리 카페 필명 하늘님도 미리 토지를 구입해뒀는데 가격이 너무 올라 그것도 걱정이라고 하더라...’이런 소문들이 발빠르게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으로 퍼져나가는 것이다.
여기에 언론에서 구체적인 개발가능성 까지 보도하게 되면 그야말로 난리가 난다. 검단신도시, 분당급 신도시 관련 보도가 있고 난후 예정지로 지목되었던 곳의 부동산 가격이 큰폭으로 상승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부동산 재테크에도 따라하기 현상이 종종 나타나곤 한다. 개발열풍, 떳다방, 복부인, 철새부대와 같은 단어들은 모두 부동산 따라하기 열풍을 지칭하는 말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런데 부동산 따라하기는 일상의 그것과는 두 가지 측면에서 큰 차이가 있다.
첫 번째로, 부동산 따라하기의 경우 동시다발적으로 따라하기 열풍이 일어나는 과정에는 시차의 법칙과 단계의 법칙이 작용하게 된다.
즉, 소위 말하는 큰손들이 먼저 행동개시를 하면 큰손 보다 조금 작은 중규모의 큰손들이 뒤이어 행동에 나서게 되고 마지막으로 철새부대가 행동에 나서는 단계로 따라하기가 전개되는 것이다.
일례로 최근 ‘검단신도시 개발 발표’를 전후로 나타났던 인천지역의 부동산 가격급등현상 역시 이러한 시차의 법칙과 단계의 법칙이 극명하게 드러난 경우라 할 수 있다. ‘검단신도시’가 발표되기 이미 몇 년 전부터 검단지역은 인천시에서 적극적인 개발의지를 갖고 있던 지역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큰 손들은 ‘검단 신도시’발표와 관련 없이 장기적인 안목으로 검단 지역의 부동산을 선 매수 했던 상태였다.
그 후 인천 부동산 가격의 역사를 바꾼 송도신도시와 영종도, 청라지구 개발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자 2006년 초부터 중간 규모의 큰손들이 적극적으로 부동산 구입 행렬에 동참하게 된다. 그리고 ‘검단 신도시’가 확정되기 직전 및 직후단계에서 드디어 철새부대가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검단지역 뿐만 아니라 인천 전 지역의 부동산 시장을 한바탕 뒤흔들었던 것이다.
미분양으로 적지 않은 기간 힘들어하던 검단지역 아파트 물량이 순식간에 동이 난 것이나 분양 후에도 좀처럼 프리미엄이 상승하지 못하고 약세를 면치 못하던 구월동 퍼스트 시티의 분양권이 강세를 보였던 배경에는 철새부대의 부동산 구입행렬 동참이 있었다.
두 번째로, 부동산 재테크 따라하기에는 큰 돈이 소요된다. 따라서 한번만 실수해도 커다란 경제적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재테크 따라하기’에 나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주로 철새부대)은 심각한 고민도 없이 그저 막연하게 ‘돈이 되겠지, 00이도 돈좀 벌었다고 하는데 ..., 밑져야 본전이지. 부동산이 하늘로 솟아나겠어? 아니면 땅속으로 꺼지겠어?“와 같은 생각으로 투자에 나서곤 한다.
그러나 큰손 → 중간규모 큰손 →철 새부대로 이어지는 부동산 재테크 따라하기는 특히 철새부애에게는 엄청난 경제적 타격을 줄 수있다는 점에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철새부대는 투자자금의 절대적 규모가 큰손이나 중간규모 큰손에 비해 월등히 작고 투자 기간 역시 큰손이나 중간규모 큰손에 비해 단기적 투자를 선호하며, 주로 대출등을 투자자금 조달에 활용하는 특징을 보인다는 점에서 서민들인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철새부대는 투자자금의 성격 자체가 단기성 자금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매수후 가격이 즉시 상승하지 않거나 상승했더라도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처분하지 못하하게 되면 자금이 묶이거나 손해를 보고 처분을 해야하는 상황에 놓일 수밖에 없다.
여기에 시차의 법칙이 적용되어 큰손 → 중간규모 큰손 → 철새부대의 순서를 거치는 동안 부동산 가격의 상승을 견인할 만한 재료가 이미 시장에 노출된 경우가 대부분이고, 단계의 법칙이 적용되어 이익측면에서도 큰손, 중간규모 큰손이 적정규모의 이익을 실현한 뒤이기 때문에 철새부대가 취할 수 있는 이익은 극히 작거나 이익은커녕 손실을 감수해야만 하는 상황에 처하는 경우도 종종 있게된다.
이처럼 ‘부동산 재테크 따라하기’는 많은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서 금과옥조(金科玉條)로 받아들이는 명언이 있다.
“남들이 사려고 할때 팔고, 팔려고 할때 사라!”
물론 모든 상황에 항상 적용될수 있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최소한 부동산 가격이 상승세를 넘어 급등세를 보이고 있을때 덩달아 구입행렬에 동참하고 싶은 의욕이 솟구칠때 마다 한번쯤 되새겨 보아야할 말인 것은 분명하다. 부동산 재테크에 성공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따라쟁이가 되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