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래 아기보다 조금 늦된다 싶으면 걱정스럽고 조급해지는 게 엄마들의 마음이다. 그래서 소아과에 자주 물어오는 질문 중 하나가 바로 아기 발달에 관한 것이라는데…. 과연 내 아기가 잘 자라고 있는지, 혹시 아기에게 이상이 있지는 않은지 어떻게 알아볼 수 있을까? 아기의 발달이상을 의심케 하는 주요 증상들을 모아 정리했다.
키와 몸무게 정상이라도 장애 겪을 수 있다 그런데 대관절 발달이란 무엇일까? 키가 크고 몸무게가 잘 늘고 있어도 발달에 이상이 있을 수 있을까? 흔히 엄마들은 발달과 성장을 혼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발달과 성장은 엄연히 다르다. 성장은 키와 몸무게, 머리둘레, 가슴둘레 등 신체적인 크기의 증가를 가리키지만, 발달은 뇌가 성장함에 따라 운동·언어·정서 등이 일정한 순서를 통해 각 기관이 새로운 기능을 획득하는 과정을 말한다. 따라서 아기의 성장이 정상이라 하더라도 발달이 항상 정상인 것은 아니며, 반대로 성장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반드시 발달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의정부 성모병원 소아과 김영훈 교수는 설명한다. 아기 발달은 크게 큰 운동 발달, 소근육 운동 발달, 언어 발달, 개인 및 사회성 발달로 구분하는데, 뇌의 신경 회로망이 급속히 발달하는 영·유아기 때의 발달이 매우 중요하다. 이 시기의 발달이 잘 이루어져야 그 후에 나타나는 발달 과정이 순조롭게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사람마다 생김새와 성격이 다르듯 아기에 따라서 발달 시기에 약간 차이가 날 수 있다. 그러나 발달이 너무 늦을 경우에는 뇌신경에 문제가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므로, 아기에게 나타날 수 있는 발달 지연이나 장애를 조기에 발견해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런 증상 보이면 발달장애 가능성 크다 김영훈 교수에 따르면 전체 영·유아 및 소아 중 5~7%라는 비교적 높은 수치의 아이들이 뇌성마비, 정신지체, 언어장애 등의 발달장애를 겪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발달장애가 문제가 되는 것은 그 시기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학령기에도 나타나며, 심하게는 정상적인 사고와 행동이 어려울 정도의 발달장애를 불러오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아기에게 생길 수 있는 발달장애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아기에게 나타날 수 있는 발달장애와 각 질환별로 관찰될 수 있는 증상에 대해 알아보자.
뇌성마비_ 뇌성마비를 조기에 발견하는 일은 쉽지 않다. 그러나 미숙아나 출생시 질식이 있었던 경우처럼 뇌성마비의 위험이 있는 아기라면 정기적인 발달검사로 뇌성마비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먼저 신생아기에 뇌성마비를 의심할 수 있는 증상으로는 아기가 젖이나 분유를 잘 빨지 못하거나 삼키는 것을 어려워하며, 몸에 힘이 없으며, 심하게 보채는 경우다. 또한 고양이 소리처럼 고성의 울음소리를 내고, 고개 가누는 것이 늦고, 주위에 대한 관심을 거의 보이지 않고, 자세가 비정상적이고, 움직임이 비대칭적인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이후 생후 3개월까지 주먹을 펴지 못하고, 4~5개월까지 뒤집기를 못하며, 7개월까지 혼자 앉지 못하면 뇌성마비를 의심할 수 있다. 12개월 전에 한쪽 손만 사용하는 경향을 보이고, 9개월 이후에 항상 까치발을 해도 의심해 본다.
언어지체_ 대부분의 소아과 전문의나 부모들은 아이가 2세가 지나면서 언어 발달에 대해 관심을 많이 기울이는데, 이는 언어 발달이 빠른 것이 지능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는 지표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영훈 교수는 지능이 평균 또는 우수한 아기에서도 언어지체가 있을 수 있으므로, 언어지체가 있다고 해서 반드시 지능지체가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한다. 언어지체는 생후 4개월까지 전혀 옹알이를 하지 않거나 엄마가 내는 소리를 흉내 내지 않는 경우, 6개월까지 소리 내어 웃지 않는 경우 의심할 수 있다. 또한 돌이 다 되도록 '맘마', '빠빠'와 같은 소리를 한마디도 하지 못하고, 18개월이 되어도 의미 있는 단어를 말하지 않으며, 30개월에 두 단어로 구성된 문장, 예를 들면 '밥 줘', '저기 가자' 식으로 말하지 않는 경우에도 의심해 본다.
정신지체_ 아기가 영아기 초기부터 사회적인 미소(social smile), 낯가림, 호기심, 동작 모방 등 주위에 대한 반응이 둔하고, 손을 뻗어 물건을 잡거나 연필을 손에 쥐고 낙서를 하는 등의 발달이 느리며, 반사 성숙이 지연되는 경우에 정신지체를 의심할 수 있다.
청력장애_ 생후 1개월까지 큰 소리에 반응하지 않고, 2개월까지 엄마 목소리에 미소로 답하지 않고, 4개월까지 소리 나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지 않거나 옹알이를 하지 않고, 8개월까지 주변의 소리에 반응하지 않는다면 청력에 장애가 있지 않은지 의심해 본다. 돌이 다 되도록 한마디도 말하지 않고, 언어 발달이 지연되는 경우, 알아듣기 매우 힘든 발음을 구사하는 경우, 이름을 불렀을 때 반응이 일정하지 않은 경우도 의심해 본다.
도움말 김영훈(의정부 성모병원 소아과 교수) 참고도서 '한국형 영유아 발달검사'(대한소아과학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