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타고 동대문에 나갔다가 가물치를 보았어요. 제 팔뚝만한 가물치가
어찌나 실한지 사진 한 장 박아왔어요. 민물장어는 사이즈가 마리당 30
만원은 무조건 갈 것 입니다. 자라 역시 무조건 민물 산 이에요. 제가 중
피리 때 가물치를 더듬이로 잡은 적이 있어요. 이놈이 얼마나 힘이 센지
아는 사람만 알 것 입니다.
-
장어는 수로물이 빠졌을 때 맨발로 눌러 잡았는데 그러고 보면 저도
대단한 어부지요? 우리 어렸을 적에는 형들이 도랑에 막대기를 쑤셔서
자라를 움직이게 했고 작살로 등짝을 꽂아 잡던 기억이 또렷합니다.
뚜벅이로 다니면 훨씬 여유가 있는 것 같아요. 당고개역에서 내려 낙지
탕탕이에 맥주 한 병을 비웠어요. 오늘같으면 호랑이라도 때려 잡을
것 같습니다.
-
노자' 강의에 푹 빠져 살고 있습니다. 늘 그러한 모습을 유지하기 위한
피조물의 노력이 얼마나 가상한가? 로마서(8:22)에서도 피조물의 탄식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항상 그러한 모습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란 뭘까?
아이덴티티를 과하지 않고 모자라지 않게 유지하는 것입니다. 예컨대
-
변화하는 세상을 버리고 불변의 천국으로 가려는 서양인의 인식은 현실
도피라네요. 번뇌의 세계가 곧 열반이며 해탈이니 '나'라는 전체에 대한
'대 긍정'이 필요할 것입니다. '불변'이란 변화 속 지속일 뿐 '늘 그러함'속
에는 불변이 아닌 변화가 있고, 시간을 긍정하는 가운데 우주와 합일하는
것이 노자가 말하는 '상'이 아닐까요?
-
톡톡! 거리는 소리에 눈을 떴어요. 톡톡! 소리가 싫지 않네요.
포천 누나가 '밥 한번 산다'고 한 걸 가지고 날짜 정하기 ‘범국민
투표‘를 하자는 것 같아요. 건설적인 방법을 리스펙트합니다.
저도 다수의 의견에 한 표 보태겠습니다.
-
‘도다도비상도’라는 말을 공자 말고 노자가 했다나 봐요. 의미인즉
모든 형이상학적 관념가운데 있는 구속(이념, 종교)으로부터 벗어
나라는 뜻입니다. 적용을 하면 자고로 위대한 사람을 숭배하지 마,
바쁘게 살면서 왜 자꾸 더 열심히 살려 그래, 인생이 고해라고
-
단정 짓지 마, 불혹을 지나 지천명에 종교의 본질을 깨달게 해준
도올 형님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잔나비랑 아침을 먹긴 해야겠는데
일하는 건지, 자는 건지 알 수가 없어 나 홀로 김치찌개를 먹고
있습니다. 사각사각 잘리는 돼지고기가 군침을 돌게 만듭니다.
2023.6.10. sat. 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