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쉐보레 모델 가운데 판매순위 3위를 기록 중인 인기차 올란도가 2014년형으로 거듭나며 다양한 편의 및
안전장비를 더했다. 특히 기존 올란도 오너의 가장 큰 불만이던 자동변속기를 신형으로 교체해 상품성을 높였으며 쉐보레 모델에 확대
적용되고 있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마이링크를 마련해 스마트폰의 다양한 기능을 차안에서 고스란히 활용할 수 있게 됐다
가히 아웃도어 라이프 붐이다. 야외활동에 컨셉트를 맞춘 다양한 의식주 관련 소비재가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고 이에 힘입어 SUV, 미니밴 등의 RV가 덩달아 인기다. 물론 아직 우리나라의 베스트셀링카는 세단이지만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인산인해를 이룬 오토캠핑장을 방문해보면 이런 저런 RV들이 대세다. 과거처럼 세단을 끌고 온 캠핑족은 찾아보기
힘들다.
올란도는 MPV(Multi Purpose
Vehicle)로 2010년 데뷔 이후 국내 쉐보레 모델 가운데 판매순위 3위를 기록 중인 인기차다. 준중형 세단 크루즈의
플랫폼(GM의 델타2)을 기초로 만든 올란도를 쉐보레는 ALV(Active Life Vehicle)로 정의한다. MPV의
다목적성에 다이내믹한 주행성을 지닌 올란도 고유의 매력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2014
년형 올란도는 주행 때 사이드미러 사각지대에 다른 차가 있는지 경고하는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SBSA, Side Blind
Spot Alert)을 적용했다. 동급 국산차 가운데 처음이다. 또 주차 때 요긴한 주차 보조 시스템에 앞쪽 장애물까지의 거리를
소리로 경고해주는 기능을 추가했다. 게다가 기존 올란도 오너의 가장 큰 불만이던 자동변속기를 신형(GenⅡ)으로 교체하고 2열
시트에 열선 기능을 추가해 상품성을 높였다. 이번에 나온 디젤에 이어 하반기 중에 2014년형 LPGi 모델도 선보일 예정이다.
잔
기교를 부리지 않아 군더더기 없는 2박스형 스타일의 차체는 덩치가 풀사이즈 미니밴 못지않다. 실제로 올란도는 경쟁모델 기아
카렌스보다 차체의 길이, 너비, 높이가 25~140mm 크고 휠베이스도 10mm 길다. 그만큼 실내공간이 여유로워 운전자 저마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활용하기 좋다.
(왼쪽부터) 2014년형은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이 달린다.
경쟁모델 기아 카렌스보다 차체의 길이, 너비, 높이가 25~140mm 크고 휠베이스도 10mm 길다.
열 시트를 접으면 727L의 화물공간이 생긴다.
시
승차는 올란도 디젤 LTZ 프리미엄 모델로 기본 차값은 2,761만원이다. 여기에 옵션으로 전동식 선루프(60만원), 18인치
블랙 포인트 알로이 휠(30만원), 후방카메라가 포함된 마이링크 인포테인먼트 시스템(60만원)이 추가됐다.
시승차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마이링크를 갖췄다
(왼쪽부터) 등받이 기울기를 조절할 수 있는 2열 시트.
2열 열선 기능 스위치.
◈ 개선됐지만 아직 아쉬운 6단 AT
운
전석은 상대적으로 높아 시야가 시원한 SUV를 연상시킨다. 새로 인치업한 광폭 타이어(235/45 R18)가 그런 느낌을 더욱
부추긴다. 차체가 각진 스타일이라 앞뒤 모서리를 예측할 수 있어 좁은 길에서도 운전이 부담스럽지 않다. 2.0L 디젤 VCDi
엔진은 최고출력 163마력(3,800rpm), 최대토크 36.7kg•m(1,750~2,750rpm)를 낸다. 공인연비는 복합
12km/L(도심 10.6km/L, 고속도로 14.2km/L)다.
최고출력 163마력을 내는 2.0L 디젤 엔진.
타
이트한 스티어링 휠 반응을 보이진 못하지만 쭉 뻗은 도로에서는 범프와 바운드 현상을 최소화한 차분한 주행안정성이 만족스럽다. 단,
노면 상태에 따른 스티어링 휠의 흔들림이 조금 껄끄러운 느낌을 주는데 새로 적용된 전자식 파워스티어링의 문제라기보다는 타이어
폭이 넓어지며 일어나는 현상 같다.
새로운 6단
자동변속기는 구형과 비교해 변속충격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신속하고 매끄럽게 기어를 물려 만족감이 크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있다. 오버드라이브 상태인 6단이나 변속비가 1인 5단이나 가속성이 비슷하다. 그렇다고 기어 홀드 상태에서 치고 나가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순간적으로 가속하려면 킥다운 혹은 기어레버를 움직여 수동으로 4단까지 내려야 한다. 차라리 종감속 기어를 키우고
변속기 기어비를 전체적으로 낮춰 5단부터 오버드라이브가 물리게 하면 어떨까? 수치상의 성능을 높이진 못하더라도 드라이빙 필링은
개선될 것 같다.
다른 핸디캡도 있다. 올란도는
경쟁모델보다 185kg이나 무겁다. 엔진 보닛만 열어봐도 묵직하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을 정도다. 따라서 동력성능, 연비 등에서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대신 충돌분야 ‘2011년 올해의 안전한 차’(국토해양부)를 차지했고 유로 NCAP에서 최고 안전등급을
획득했을 정도로 차체가 튼튼하다는 데 위안을 삼아야 할 듯.
쉐보레 올란도는 새차 출고가
적체될 정도로 대박난 차종은 아니다. 하지만 그 가치를 아는 이들에게 꾸준하게 어필해온 진흙 속의 진주다. 최근 일고 있는
아웃도어 라이프 열풍이 수그러들 기미가 안 보이는 만큼 올란도의 인기도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높아질 것이 다. 한국GM이 자만하지
말고 상품성을 계속 업그레이드한다면 말이다.
경쟁모델보다 185kg 무거워 동력성능과 연비에서 손해를 볼 수밖에 없지만 차체가 튼튼하기에 위안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