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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전통문화 : 하회탈,별신굿 탈놀이
정의
하회[마을](/topic/하회마을)에서 별신굿을 할 때 광대들이 얼굴에 착용하던 탈.
역사
하회탈의 제작과 관련한 설화에는 허도령이 만들었다는 설과 안도령이 만들었다는 전설이 있다. 허도령이나 안도령은 하회[마을](/topic/하회마을) 거주민의 집단적 표상이다. 하회마을에는 “허씨 터전에, 안씨 문전門前에, 류씨 배판(배반杯盤)에”라는 향언鄕言이 전하는데, 이는 하회마을의 지배적 거주민이 허씨에서 안씨를 거쳐, 류씨로 교체되어 온 마을의 역사를 함축적으로 드러낸다. 대체로 고려 중엽까지는 허씨가 마을을 개척하였고, 그 후에 순흥 안씨가 입향하였으며, 류씨는 조선 초기부터 정주하면서 지배 세력으로 성장하여 집성촌을 이룩한 것으로 보인다. 하회탈의 제작자가 허도령이나 안도령이라는 전설은 하회탈의 제작 시기가 고려 중엽이나 말엽까지 소급될 수 있는 방증이 된다. 허씨와 안씨, 류씨의 관계는 선주민과 이주민의 관계로, 허씨나 안씨가 선주민으로서 이주민인 류씨에 대항하여 별신굿과 탈놀이의 주도권을 고수하다가 다른 성씨 집단에게 넘겨준 것으로 보인다.
보통 탈놀이를 하고 나면 정화와 송신送神의 의미로 탈을 소각하기도 하는데, 하회탈은 짚으로 엮은 섬에 담아 동사洞舍의 다락에 보관하다가 탈놀이가 있을 때 고사를 지내고 탈을 꺼냈다. 하회탈은 보수의 흔적이 있고 본래 턱이 없는 이매탈에 턱을 매단 구멍이 있으며, 떡다리나 희광이, 별채라는 이름도 언급된다. 이러한 사실들로 보아 탈의 형태와 명칭에 얼마간 변화가 일어났던 것으로 볼 수 있다. 총각·별채·떡다리의 탈 세 개를 한 일본인이 일본으로 가져갔다는 주장이 있으나, 확인된 바 없다. 하회탈은 각시탈, 주지탈2, 초라니탈, 백정탈, 할미탈, 중탈, 부네탈, 양반탈, 선비탈, 이매탈 등 열한 개 모두가 1964년에 국보 제121호로 지정되면서, 하회마을을 떠나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었다. 이후 2017년 12월 27일, 안동 하회탈 11점 및 병산탈 2점은 안동민속박물관으로 이관되었다.
내용
하회탈은 오리나무를 재료로 하여 만든 국내 최고最古의 나무탈이다. 사자로 보이는 주지만 동물탈이고, 나머지는 모두 인간의 얼굴이다. 그러나 각시탈은 열일곱 살 서낭각시신의 신체가면神體假面으로 볼 수 있는데, 이는 허도령이 금줄을 치고 목욕재계를 하고서 탈을 만들 때 허도령을 사모하던 열일곱 살 처녀가 허도령을 몰래 엿보는 바람에, 허도령이 신벌을 받아 피를 토하며 즉사하고 처녀가 죽어서 서낭신으로 모셔졌다는 전설에 근거한다. 나머지 인물들도 서낭각시의 일행이므로 각시탈처럼 원래는 인태신人態神의 탈이었으나, 점차 신성성이 사라지고 예능탈로 인식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하회 별신굿 탈놀이에서 공연용으로 사용하는 탈은 하회동탈박물관장인 김동표가 만들었다. 제작 과정은 먼저 오리나무를 10㎝ 두께로 잘라 2년 정도 건조하고, 얼굴의 전체적인 윤곽을 잡은 다음에 세부적인 부위(코·눈·입·이마·턱·볼)의 작업으로 들어간다. 코를 먼저 만들고 눈·입·주름살·턱을 만든다. 그리고 한지를 앞면에 바르고 황토와 황색 안료를 섞어 바른다. 그 위에 다시 황토와 적색 안료를 섞어 바르고 먹물을 발라 말린 뒤, 젖은 헝겊으로 먹물을 닦아 내면서 농담을 살려 표정과 분위기를 표현한다. 마지막으로 옻칠을 하여 방수防水와 방부防腐의 효과를 꾀한다.
하회탈은 크게 ①여성탈(각시·부네·할미), ②남성탈(양반·선비·초라니·이매·중·백정), ③동물탈(주지)로 삼분된다. 탈은 각각 인물의 성격과 의미를 나타내며, 인물별 성격에 따른 행동 지침도 구전된다. 탈의 거동은 “주지걸음하듯 한다.”, “사뿐사뿐 각시걸음”, “능청맞다 중의 걸음”, “황새걸음 양반걸음”, “황새걸음 선비걸음”, “방정맞다 초라니걸음”, “비틀비틀 이매걸음”, “맵시 있다 부네걸음”, “심술궂다 백정걸음”, “엉덩이춤 추는 할미걸음” 등이 있다.
각시탈은 살구색 안면 위에 분粉을 칠하고 양 볼에 연지를, 이마에 곤지를 찍고, 입술도 붉게 칠하였다. 콧날은 펑퍼짐하고 광대뼈는 넓으며 입은 굳게 다물어, 생경하고 긴장한 표정을 한 젊은 처녀의 모습이다. 그러나 오른쪽 눈은 내리감고 왼쪽 눈은 치뜨는 모습으로 성性에 대한 처녀의 억압 심리와 호기심이라는 상반된 감정을 형상화하였다. 머리 위에 한일자로 올린 트레머리와 양옆으로 늘어뜨린 머리채도 각시에게 가해지는 사회의 억압적인 성 문화를 상징한다.
부네탈은 살구색의 안면에 분칠을 하고 양 볼과 이마에 연지와 곤지를 찍고 입술도 붉게 칠한 젊은 여성의 얼굴이다. 타원형의 반반한 얼굴에 실눈과 입이 모두 초승달 모양으로 조금 열려 웃는 표정과 중심에서 우뚝 솟은 날씬한 코가 조화를 이루어 요염하고 자신감 넘치는 표정이어서, 여성의 성숙한 육체미와 넘치는 성적 매력을 과시하는 모습이다. 게다가 두발은 얼굴 상반부를 테두리같이 둘러 귀를 덮고 양 볼 끝까지 내려 드리웠다가 다시 위로 올려 쪽을 쪄서 마치 뿔처럼 보이는데, 이는 남성들을 유혹하는 능동적인 성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할미탈은 검붉은 얼굴에 녹색 반점을 찍어 기미를 나타내고, 눈은 둥글게 뚫린 고리눈에 미간은 깊게 파이고, 작은 코가 오뚝하게 솟았다. 양 볼과 눈언저리와 입가에 주름살이 새겨져 있고, 턱은 뾰족하고, 입은 크게 벌려 있다. 늙고 못생기고 박복한 노파의 모습인데, 고리눈과 오뚝한 코와 크게 벌린 입은 오히려 가난과 차별의 세파를 헤치고 살아온 억센 생활력과 끈질긴 생명력을 보여 준다. 순종적이고 체념적이고 허약한 노파가 아니라, 오히려 욕심과 탐심이 많고 입이 거칠고 성깔이 사나운 할미의 모습을 보인다. 이처럼 세 개의 여성탈은 여성의 세 연령층을 대변하도록 제작되었는데, 이는 여성의 본질적 능력과 가정에서의 역할을 자녀 생산으로 인식한 가부장제 사회의 여성관에 근거한다.
남성탈은 이와는 대조적으로 사회적 신분과 역할을 대변하도록 제작하였다. 백정은 도살에 종사하는 천민이고, 중은 종교적 사제이다. 양반과 선비는 사대부이고, 초라니는 양반의 노비이며, 이매는 하급 관원이다. 이매를 별채라고도 부르는데, 별채는 고려시대 관원 별좌別坐의 음이 잘못 전해졌을 개연성이 크다. 이매는 왼쪽 다리를 절룩거리는 점이 왼쪽 다리가 약한 도깨비, 곧 이매魑魅와 비슷하므로 붙여진 이름이다.
백정탈은 안면은 주황색이고 미간에 혹이 있으며, 이마와 미간과 양 볼에 깊은 주름살이 어지럽게 파여 험상궂은 표정이다. 이에 더해 실눈과 약간 미소 짓는 입은 오히려 “심술궂다 백정걸음”이라는 말처럼 심술궂고 잔인한 성격을 드러낸다. 또한 미간의 혹과 넓고 큰 콧방울과 널찍하고 힘센 턱으로 백정이 완력이 대단함을 표현하였다.
중탈은 주홍색 안면에 큰 혹이 미간에 솟아 있으며, 두 개의 실눈을 위로 부릅뜨고 인중과 코끝을 위로 추켜올리며 입을 크게 벌려 웃는 웃음은 교활한 인상을 풍겨 “능청맞다 중의 걸음”이라는 말과 일치한다.
양반탈은 안색이 주황색이고, 굵고 긴 눈썹과 초승달처럼 뜬 실눈이 완만한 곡선미를 이루며, 입을 크게 벌리고 파안대소破顔大笑하는 얼굴이 전체적으로 좌우 대칭을 이룬다. 코는 매부리코이며, 턱도 커서 강한 인상을 준다.
선비탈은 안색은 주홍색 바탕에 갈색을 덮고, 코는 매부리코이다. 눈은 고리눈이면서 눈 끝이 위로 찢어져 사납고 성난 표정이다.
초라니는 중과 선비처럼 주홍색 바탕에 갈색을 덧칠하였다. 두 눈은 눈알이 톡 튀어나온 고리눈인데 돌출 효과를 살리기 위해서 구멍의 테두리를 흰색으로 칠하였다. 코끝은 납작하게 눌렸고 입은 왼쪽으로 약간 올라가서 웃는 입이거나 입비뚤이이며, 위아래 치아가 드러나 있고 턱은 뾰족하다. 조각 기법이 다른 남성탈처럼 사실적이지 않고 동물탈인 주지탈처럼 단순화·양식화되어 있어, 인간이 아니라 동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이매탈은 양반탈·백정탈과 같은 계통으로, 안면 바탕이 주황색이다. 이는 중탈·선비탈·초라니탈의 안색이 주홍색 계통인 것과 대조를 이룬다. 주홍색 계통이 강한 인상을 주며 공격적인 인물들이라면, 주황색 계통은 유순한 인상을 주며 포용적인 인물들이다. 이매탈은 눈이 실눈이고 눈썹도 부드러운 곡선인 점에서 양반탈과 비슷하지만, 코끝이 떨어져 나가고 턱도 분실되어 미완성의 미학을 보여 준다. 앞서 언급한 탈의 제작과 관련한 전설 또한 이매탈의 결손을 설명하는 데에 치중되어 있다. 이매가 “비틀비틀 이매걸음”과 같은 연기 지침에 따라 절름발이가 되어 관객을 웃기는 바보 역할을 하는 것은 유식하고 출중한 사대부와 대조되는 무식하고 어리석고 결함을 지닌 하인상으로 설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동물탈은 주지탈로, 암주지탈과 수주지탈 두 개가 있으며 모두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자의 머리, 즉 눈이 있는 상반부는 반달형의 판자에 눈을 그리고, 위쪽 가장자리에 꿩 털을 꽂아 갈기를 표현한다. 코와 입은 돌출시키고 위턱과 아래턱을 손으로 조종하여 “딱 딱” 소리를 내도록 설계했는데, 이는 북청 사자놀이의 사자처럼 사실적인 기법이 아니라 양식적이고 상징적인 기법이다. 그리고 위턱과 아래턱을 합하였을 때 완전히 포개져서 다문 입이 되는 것이 수사자이고, 불완전하게 포개져서 벌린 입이 되는 것이 암사자인 것으로 암수를 구별하였다.
특징 및 의의
하회탈의 형태 및 모양은 민중의 삶과 사회상을 반영한다. 하회탈은 성별·연령·신분·성격에 따라 안색이 분칠한 살구색, 검붉은 색, 주황색, 주홍색으로 구분하였는데, 후대의 탈에서도 이러한 전통은 계승된다. 형태적으로는 좌우 대칭형과 좌우 비대칭형으로 양분된다. 양반탈과 선비탈은 좌우 대칭형이지만, 하인 초라니의 탈은 입비뚤이로 좌우 비대칭이다. 그러나 민중의식이 성장하면 이 설정이 역전되어 하인 말뚝이의 탈은 정상적인 대칭형이고, 양반의 탈은 비정상적인 비대칭이 된다.
눈은 실눈(각시·부네·양반·이매·중·백정)과 고리눈(선비·초라니·할미)으로 양분되는데, 실눈은 웃는 표정이고 고리눈은 성난 표정이다. 신체적으로 사회적으로 유리하거나 여유가 있는 강자가 실눈을 하고, 불리하거나 불만과 반감이 있는 약자가 고리눈을 하고 있다. 이는 다른 지역에서 성난 눈은 도끼눈을 하고, 웃는 눈은 붕어눈을 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코를 통해서도 사회적 신분과 역학 관계를 나타내는데, 양반과 선비는 매부리코로 콧대가 높고, 초라니와 이매는 콧대가 꺾여 있다. 성적으로 자유분방한 부네의 코는 오뚝하지만, 성적으로 억압 상태인 각시는 콧대가 눌려 있다. 민중의식이 성장한 후 양반의 코는 언청이로 비정상적이고 말뚝이의 코는 정상적이고 실팍하게 변화되었다.
입의 경우, 하회의 양반과 선비는 정상적인데, 신분이 낮은 초라니는 입비뚤이이고 이매는 무턱이다. 다른 지역은 양반이 언청이이거나 입비뚤이이고, 말뚝이는 정상적인 입이다. 그리고 힘을 상징하는 혹이 중과 백정의 미간에 있는데, 다른 지역에서도 노승·취발이·말뚝이·먹중 등의 탈에 혹이 달려 있어 유사성을 지닌다.
이처럼 다른 지역의 민속탈과 비교하다 보면 하회탈이 사회사·의식사와 탈의 역사적 상관성을 반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만 하회의 남성탈 일부(양반·선비·중·백정·이매)의 경우, 다른 지역에서는 보기 드물게 아래턱을 분리하여 위턱에 끈으로 연결하여 고개를 젖히거나 숙임에 따라 표정의 변화를 일으키게 하는 절악切顎의 기법으로 제작하였는데, 후대의 탈에서는 단절되었다.
하회 별신굿 탈놀이 국가무형문화재69호
소 재 지; 경북 안동시
별신굿이란 3년, 5년 혹은 10년마다 마을의 수호신인 성황(서낭)님에게 마을의 평화와 농사의 풍년을 기원하는 굿을 말한다. 경북 안동 하회마을에서는 약 500년 전부터 10년에 한번 섣달 보름날(12월 15일) 내지는 특별한 일이 있을 때 무진생(戊辰生) 성황님에게 별신굿을 해왔으며 굿과 더불어 성황님을 즐겁게 해드리기 위하여 탈놀이를 하였다. 하회별신굿탈놀이는 각시의 무동마당·주지마당·백정마당·할미마당·파계승마당·양반과 선비마당·혼례마당·신방마당의 8마당으로 구성되어 있다. 탈놀이의 첫째마당은 각시의 무동마당 이다. 각시탈을 쓴 각시광대는 무동을 타고 꽹과리를 들고 구경꾼 앞을 돌면서 걸립을 한다. 이렇게 모은 전곡은 모두 별신굿행사에 쓰고, 남으면 다음 행사를 위해 모아둔다. 둘째마당은 주지놀이인데 주지는 곧 사자를 뜻하며, 주지놀이는 개장의 액풀이마당이다. 누런 상포 같은 것을 머리로부터 뒤집어쓰고 두 손으로 꿩털이 꽂힌 주지탈을 쓴 한쌍의 암수 주지가 나와 춤을 춘다. 셋째 백정마당은 백정이 도끼와 칼을 넣은 망태를 메고 나와 소를 잡고, 우랑을 끊어들고 구경꾼들에게 사라고 한다. 구경꾼들은 돈을 건네주고 우랑을 받는 척한다. 이것도 걸립의 일종이다. 넷째마당은 쪽박을 허리에 차고 흰 수건을 머리에 쓰고 허리를 드러낸 할미광대가 나와 살림살이로 베를 짜며 한평생 고달프게 살아온 신세타령을 베틀가에 얹어서 부른다. 이어서 천천히 일어나 춤을 추다가 구경꾼들에게서 쪽박으로 걸립한다. 다섯째 파계승마당은 부네가 나와 오금춤을 추다가 오줌을 눈다. 이때 중이 등장하여 이 광경을 엿보다가 나와 오줌을 눈 자리의 흙을 긁어모아 냄새를 맡고 흥분하여 날렵하게 부네를 옆구리에 차고 도망간다. 이어서 여섯째마당은 양반이 하인 초랭이를 데리고, 선비는 부네가 뒤따르며 등장한다. 양반과 선비는 서로 문자를 써가며 지체와 학식 자랑을 하다가 결국 양반이 선비에게 욕을 먹고 지게 된다. 그러다가 서로 화해를 하고 부네와 초랭이까지 한데 어울려 춤을 추며 논다. 이때 별채 역인 이매가 나와 환재 바치시오라고 외치면 모두 놀라서 허겁지겁 도망을 간다. 여기서 무동마당부터의 여섯마당의 탈놀이는 끝나고, 별신굿의례인 당제를 15일 아침부터 서낭당에 올라가서 지내고 내려오면서 동리 입구에서 혼례마당과 신방마당을 치른다. 놀이를 시작하기 전 대내림을 하는데, 정월 초이튿날 아침 성황당에 올라가 당방울이 달린 내림대를 잡고 성황신을 내리면 당방울을 성황대에 옮겨 달고 산에서 내려온다. 성황대와 내림대를 동사 처마에 기대어 세우고 비로소 놀이가 시작된다. 등장인물로는 주지승·각시·중·양반·선비·초랭이·이매·부네·백정·할미 등이 있다. 파계승에 대한 비웃음과 양반에 대한 신랄한 풍자·해학 등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하회별신굿탈놀이는 제사의식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 특히 각시탈은 성황신을 대신한다고 믿어 별신굿 외에는 볼 수 없고, 부득이 꺼내볼 때는 반드시 제사를 지내야 한다. 또한 탈을 태우며 즐기는 뒷풀이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놀이에 사용되는 탈은 주지탈 등을 포함하여 모두 10종 11개로 오리나무로 만들었으며 옻칠과 안료를 두세겹 칠하여 색조의 강도를 높였는데, 원본은 1964년 하회탈 및 병산탈(국보 제121호)로 지정되었다. 탈놀이의 반주는 꽹과리가 중심이 되는 풍물꾼이 하며 즉흥적이고 일상적인 동작에 약간의 율동을 섞은 춤사위로 이루어진다.
주지마당
하회별신굿탈놀이의 첫 번째 과장인 주지춤은 사자춤이다. 사자춤은 사자의 힘을 통해 탈판을 정화하는 기능을 하는 벽사의 의식무이다. 또한 주지는 신성하고 무서운 상상의 동물을 형상화한 존재 또는 호랑이도 잡아먹는 무서운 귀신이라고도 한다. 이 경우에도 주지를 통해 탈판을 정화한다는 기능은 동일하다. 주지마당에서는 암수 한 쌍의 주지가 삼베 포대기를 뒤집어쓰고 등장하여 서로 마주보며 춤추고 싸우거나, 모의 성행위를 하기도 한다. 암수 주지가 서로 어울려 격렬한 춤을 추는 것은 잡귀와 사악한 것을 쫓아내어 탈판을 정화하기 위한 것이라 믿어진다. 또한 암수의 싸움에서 암컷이 이기는 것으로 끝이 나는데, 이는 다산과 풍농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지신밟기
정월대보름 지신밟기는 마을의 안녕과 풍작 및 가정의 다복을 축원하는 민속놀이로, 음력 정월 대보름 농악대가 집집을 돌며 지신(땅을 맡은 신령)을 달래고 복을 비는 민속놀이입니다.
이 놀이의 선두에는 '지신밟기'라고 쓴 기를 세우고 기 뒤에는 농악대가 악기를 울리고, 농악대 뒤에는 기수(旗手), 사대부(士大夫), 팔대부(八大夫), 포수, 머슴 등으로 분장한 행렬이 따릅니다.
이들은 맨 먼저 마을 주산(主山)을 찾아가 서낭당 앞에서 '주산지신풀이'를 하고, 마을로 들어와서 부유한 사람의 집에 차례로 들어가 집집마다의 지신을 밟아줍니다. 일행이 대문 앞에서 "주인 주인 문여소/나그네 손님 들어가오" 하고, 문안에 들어가 농악에 맞추어 춤을 추고 마당, 뜰, 부엌, 광, 장독을 두루 돌며 지신을 위안합니다. 이때 부르는 노래를 '지신밟기 노래'라고 합니다.
지신을 밟으면 터주가 흡족해 하여 악귀를 물리쳐 주인에게 복을 가져다 주고, 가족의 수명과 건강을 지켜주며, 풍년이 들게 해준다고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