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R의 이천 주유소 개업 축하 방문하고 인근에 있는 아버지 묘를 찾아 가 보았다.
여주군 가남면 금곡리 산 45-1 소재 남한강 공원묘원
월남한 이북 5도민 군별로 공원이 낮은 구릉지에 넓게 자리잡고 있다.
30여년 전,이북출신 이들이 공동구입하여 저렴하게 공급해 준 지금은 보석같은 자산이다.
나를 열여덟살 까지 키워주신 故人
그 때 까지 친아버지인 줄 알았는데,
어느 날,나를 부르시더니 "얘야,네 친부가 너를 찾으니 따라 가거라."
그렇게 헤어지고 스무살 성년이 되면서 간혹 찾아 보고 소주 한 잔 따라 드리면
발그레 웃으면서 기분 좋아하신 샌님이시었다 .
백두산 언저리인 함경도 혜산진에 태를 묻었고 1923년 오월 오일 생이시니
팔십삼세의 영욕의 세월을 지내셨다.
젊어서 북만주 할빈 계셨고 815해방,625동족상쟁,419혁명,516군사혁명....
대변혁 격동의 시대를 견디고 지내온 고난의 세대이다.
죽어서야 혼백이라도 고향 땅을 찾아 훨훨 날아가 볼 테지..
장례예베때 부르던 찬송가가 귓전에 들리는 듯 하다
나 가난 복지 귀한 성에 들어가려고/ 내 중한 짐을 벗어 버렸네
죄 중에 다시 방황할 일 전혀 없으니 / 저 생명 시냇가에 살겠네
길이 살겟네 나 길이 살겟네 / 저 생명 시냇가에 살겠네
길이 살겠네 나 길이 살겠네 / 저 생명 시냇가에 살겟네 (살 겠네 )
그 불과 구름기둥으로 인도하시니 / 나 가는 길이 형통 하겠네
그 요단강을 내가 지금 건넌 후에는 / 저 생명 시냇가에 살겠네
내 주린 영혼 만나로써 먹여 주시니 / 그양식 내게 생명 되겠네
이 후로생명 양식 주와 함께 먹으니 / 저 생명 시냇가에 살겠네
지금 그 모습은 동생들 얼굴로 오바랩 되는 듯 하다
묘역들이 잘 관리 되어 있어 찾아온 사람들에게 평안한 마음을 가져다 준다
동행한 친구가 자기 아버지 묘역에 들럿다 가자고 하길래 여주에서 안성으로 차를 몰았다 저녁 해거름인 5시가 넘어서..
일죽 IC를 나와 용인 원삼으로 산 속을 달려가 보니 5,6부 능선에 잡초만 무성한 천주교공원묘지가 나타난다.
소주 한 병,비닐 매트 들고 혼자 산 등성이를 오른 친구...
돌아와 손을 보니 흙투성이가 된 것이 손으로 무덤위에 있는 잡초를 뜯었는 가 보다.
전체적으로 묘역 관리가 안되는 게 남한강 공원묘지와 대비되어 입맛 씁슬하다.
어느 듯,그의 눈 가에 축축한 이슬이 글썽인다.
양지까지 나오도록 둘이는 말이 없다.
우리도 어느 새 아버지들 만큼 좌절과 회한의 풍상을 견디고 지나온 세월이 못내 아쉬움만 남았다.
수원에서 손을 잡고 하는 말, "잘 가라,건강하고 행복해라~~~"
첫댓글 에그...... 이렇게 멋진 분도 계시는 군요,,,,, 이 마음 기억하겠습니다
그래서 고운 빛으로 쓰겠습니다.
과분한 칭찬,격려의 말씀으로 새기어 마음판에 간직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 어릴적에 키워주신 아버님...효자이시네요...행복한 하루되세요...^^
원래 아버지 성품이 얌전하시고 말이 없으십니다.
화를 내시는 것을 못 보았지요.
고향을 떠나 돌아가지 못하는 진한 외로움에 얼마나 슬픔이
크게 자리잡고 있었겠습니까?.
월남한 이북오도민 일세들의 슬픈 추억도 이제는 대부분 돌아가셔서
점점 잊혀저만 갑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아버지는 돌아 갔어도 내 가슴에 항상 계심니다.
핏줄로 이어진 부자간이 아니어도 부자의 정이 더 깊었지요
아버지가 너무 얌전해 외할머니는 우리 김서방 하면서 사위 자랑 사랑을..
회자정리 이자정회라고 사람과의 인연이 모였다가 흩어지는 애닲은 숙명이지만
늘 아버지가 생각납니다
일엽편주님
오랜만에 봽는것 같습니다
가내 두루 편안 하시리라 믿겠습니다
누구나 가슴에 묻어둔 이야기가 있는것 같습니다
성년이 되서야 본인에 출생을 아셨으니 혼란 스러울수도 있었겠구요
혹자들은 방황을 하거나..원망도 하였겠지만..쉽지는 않았겠지만 자수성가 한신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선생님 께옵서는 어떤 분인지 조금은 알고있습니다
늘..건강 하시고..
정말 존경 스럽습니다
반갑게 맞아 주시매 고마워요,자랑할 거는 못되지만 숨길 일도 아니지요
주위에 저같은 처지가 같은 사람들이 여럿 있습니다,
625사변의 격동기와 가난에서 벗어 나고자 몸부림 쳤던 경제적 도약기에
이산 가족이 그렇게 많이도 생겨나 모 방송국에서 헤어진 가족찾기로
온 국민의 눈물을 흘리게 한 일도 있었습니다.
저를 알고 계시다니요??
결점많은 나그네 인생!
못 이룬 꿈을 아직도 가슴에 품고 지혜롭지 못한 하루 하루를 지내는 소인입니다
일엽편주님하세요.방네요
건강하시지요
올만이시어 넘
낳은정 보다 기른정이 더 크다지요
친 부모까지 찾아 주시고 고운 인격과 품성을 갖고 계시었군요.
키워주신 은혜와 인연 오래 가슴에 간직하시고
그리움과 사랑 영원하시길요
늦으나마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