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가 내 생일이었다.
아니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꺽쇠와 옆지기.
그리고 나와 울 옆지기의 생일이었다.
왜 그러냐고?
이야기 좀 할란다. 떠들지 말고 좀 들어봐라.
오는 토요일(20일)에 실시되는 호남파와 인천파의 군산 '월명산' 합동훈련을 가장 성공적인 행사로 치루기 위해 나와 꺽쇠는 익산과 군산의 중간지점인 대야(大野)의 모처에서 만났다.
잠시 환담을 나눈 우리 일행은(나와 꺽쇠 수행비서 대동) 눈앞에 보이는 모 식당으로 들어갔다.
좀 늦은 시간 같아서(시골에서는 오후 9시께면 좀 늦은시간이다) 식당에 들어서자 마자 "아줌마 식사 됩니까"
"예 식사는 되는데 술은 안됩니다"
이 아줌마 빨리 하루일과를 마치고 싶어서 술은 안된다고 하는구나 생각하고 순대국밥 4그릇을 주문했다.
이어 꺽쇠와 나는 "그래도 한잔은 해야 하는 것 아니냐" "아줌마 반주로 한잔 하는 것도 안됩니까"
아줌마 아무 말없이 이슬이 한병과 쐬주잔을 식탁위에 놓고 간다. 나와 꺽쇠는 한잔씩 건배한후, 두잔째 마시려는데.....
주인 여자가 옆방의 (우리는 식당 홀에 자리잡았다) 전등을 소등하더니 식당 밖으로 나갔다.
이어 여러사람들이 우왕좌왕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운동으로 무장된(?) 우리들은 대수롭지 않은 상황으로 판단, 그저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그 순간, "식당안에 계시는 분들 빨리 나오세요" 소리가 들린다.
이 소리와 함께 꺽쇠 내외는 "무슨 일인가"하며 밖으로 슬슬 나갔다.
나 또한 느슨하게 술한잔 기울이며 마눌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영 식당 밖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나도 꺽쇠 부부에 이어 식당 밖으로 나갔다.
식당 밖으로 나오는 순간 옆 호프집에서 불꽃이 튄다. 둔탁한 소리와 함께...
전기가 합선돼 화재가 발생한 것이다.
한번 합선된 전기는 걷 잡을 수 없는 속도로 건물 여기저기를 강타하고 있었다.
참고로 우리가 들어간 식당은 조립식이었다.
이후 119와 한전에서 나와 전기를 단선하고 나서야 화재는 일단락 됐다.
근데 왜 우리 생일이 어제였냐고?
아직도 말 뜻을 이해하지 못한 멍들이 있다면 한번 더 생각해봐라.
이넘의 식당 여편네가 밥값과 술값을 챙길려고 옆 건물에 화재가 발생했는데도
손님인 우리한테는 상황도 설명하지 않고 불이 옮겨지는 과정을 지켜보며 식사를 재촉했던 것이다.
실제로 이넘의 여편네는 불 진화상황을 지켜보던 우리한테 다가와 술값과 밥값을 내라고 해 할 수 없이 꺽쇠 옆지기가 계산을 해 주었다.(이대목은 지금도 열 받는다)
더욱이 이때 내 휴대폰이 울린다.
카오스였다.
술한잔 걸치고서는 해병대 운운하며 술이 취한 어떤넘을 바꿔주는데(한마디로 맛이 갔더구만.ㅋㅋ) 그넘은 내 상황도 모르고는 시비를 건다.
할 수 없이 "손님하고 자리하고 있으니 다음날 이야기 하자"며 전화를 끊었다.
이래도 어제밤이 내 생일이 아니냐?
*추신
그래도 우리는 다른 장소로 자리를 옮겨 돼지 족발과 함께 소주와 맥주를 섞어 가면서 멍들 이야기, 달리기 이야기, 오는 20일 합동훈련에 대한 준비 등을 점검하며 무더운 여름밤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겁게 보냈다.
마치 오랫동안 사귀었던 불알 친구들처럼......
글고 카오스야, 술 좀 조금씩 마셔라.
첫댓글 그 아짐씨... 정~말 할말 엄따...
왜 없어? ~직업의식이 투철하니 표창감이네~~
노루야. 더위 먹었냐? 정신 좀 차려라.ㅋㅋ
ㅋㅋ
늦은 밤 시간에 뜀박질 하고 왔드니 전화가 찍혔더군. 시간이 늦어 전화를 못 했네~
다시 살아난 기쁨으로 너한테 1번으로 전화했는데....흑흑
식사하시는데 불편을 끼쳐드려서 죄송합니다 라고 따뜻하게 말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그럼 쌍둥이네
볏짚으로 끄슬려야 제맛인데.... 쩝 !
무엇을?
멍후야 넌 또 뭔소리냐? 웬 볏집?ㅎㅎ
그러게~~ 얼마나 놀랬겠니... 세상 무섭다....
까닥 잘못했으면 제삿날 돨뻠헸네..
청룡이 생일이 16일이구나! 축하혀.. 나는14일인디.ㅎㅎ 온유월 개팔자라는 말있지? 한복더위에 태어나 자네나 나나 부모님은 키우느라 고생했지만 더위는 잘 이겨내리라믿네...오늘하루도 즐겁고 웃는 하루가되길....
야 이사람아. 글 내용을 제대로 파악해봐. ㅋㅋ
ㅋㅋㅋ 와중에도 酒님 꺽는 너희들이나 주인녀나 피장파장이다.
좌우지간 대야인들 대단혀...
너야말로 술 마실 자격이 있다, 그리고 너나 주인장이나 정말로 대단들 하고 한마디로 똑 같다ㅎㅎ.
앞으로는 사업이 불붙듯이 잘 될거다
고맙다. 어제 불난 현장에서 열 받아 가지고 있는데 술 거나하게 취해가지고 전화해서 또 열받게 허냐?ㅋㅋ
니들 너무 순진한거 아이가 그상황에 밥값을 주다니,
게가 설은 아니자? 그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