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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8일 국회 운영위원회 대통령실 국정감사 도중 옆자리에 있던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의 노트에 써내려간 메모 “웃기고 있네”/ 이데일리 제공
대통령실 강승규 시민사회수석과 김은혜 홍보수석이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웃기고 있네’라는 메모를 주고받는 모습이 언론 카메라에 포착됐다. 두 수석은 “국감과 관련한 것이 아니라 사적인 대화였다”며 사과했지만, 대화 맥락은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 야당 의원들은 “국회 모독”이라고 반발했고 여당 소속 위원장이 두 수석에게 퇴장을 명령했다. 이날 국정감사는 이태원 참사 관련 질의와 답변이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오해를 살 만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사적 대화가 맞는다고 해도 대통령실 고위 공직자가 국감장에서 개인적으로 잡담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
대통령실과 정부 여당에서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다.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보낸 문자를 열어 보다 카메라에 찍혔다. 이 일로 이준석 전 대표와 갈등의 골은 더 깊어졌고 수개월간 국정 운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비대위원장도 당 윤리위원을 맡은 의원과 이 전 대표 징계 관련 문자를 주고받다가 카메라에 찍혔다. 감사원 사무총장은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에게 “오늘 또 해명자료가 나갈 겁니다. 무식한 소리 말라는 취지입니다”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가 노출됐다. 대통령실 교육비서관도 국회에서 출석한 교육부 차관에게 “학제 개편은 언급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메모를 보냈다가 카메라에 찍혔다.
세상 어느 조직이든 문제 되는 일이 한 번 벌어지면 모두가 조심하는 것이 상례다. 그런데 정부 여당에선 ‘잘못을 교훈 삼아 재발을 막는다’는 기본 원칙 자체가 없는 것 같다. 노출된 내용의 적절, 부적절 여부를 떠나서 국가 중책을 맡은 사람들이 어떻게 이렇게 부주의한지 의아할 지경이다. 대통령부터 진중해져야 한다. 대통령은 유엔 방문 중 수행원들에게 불필요한 말을 부주의하게 했다가 카메라에 찍혀 비속어 논란에 휘말렸다. 이런 일이 계속 쌓이니 국정도 이렇게 부주의하게 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마저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