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 쪽 바닷가에 가면 그리 비싸지 않다고 하던데 우리나라에서는 너무 비싸서 서민들이 먹기는 상당한 부담이 됩니다.
벌써 오래 전에 바닷가재를 수입하던 업체에서 문제가 생겨 싸게 판다고 해서 생놈을 사다가 먹어봤는데 솔직히 별다른 맛은 아니었습니다. 물론 제 입에 익숙하지 않은 것도 있었고 요리 방법도 문제가 있었겠지만 저는 그 때 한 번 먹어보고는 바닷가재에 대한 환상은 싹 버렸습니다.
우리 고향은 민물 가재가 아주 흔한 곳입니다.
지금은 가서 잡아본 적이 없지만 어렸을 적에는 냇가 돌만 옮기면 가재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그 가재는 디스토마균이 있다고 먹지 않았습니다. 겨울에서 봄 사이 잠깐만 먹었고 늦은 여름부터 가을까지는 아무도 먹지 않았습니다.
부여 출신인 시인 신동엽 님이 6. 25 때 날 가재를 먹고 디스토마로 별세한 이야기는 널리 알려져 있지 않지만 사실입니다. 그런 얘기를 모르는 사람들도 가재를 잘 먹지 않는 것은 역시 디스토마 충에 대한 염려 때문일 것입니다.
이번에 중국에 갔더니 민물 가재 요리가 많았습니다.
기름 간장에 볶아내는 것인데 너무 짜서 손이 안 갔지만 보기엔 아주 먹음직스러웠고 맛도 괜찮았습니다. 중국에선 민물 가재 인기가 높아 큰 양식장도 여러 곳에 있다고 합니다.
많은 것들이 선입견으로 인해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는데 그 중에 하나가 곤충이 아닐까 싶습니다.
중국에 가면 바퀴벌레 튀김을 판다는 얘기들을 많이 하는데 그거 바퀴벌레가 아니고 귀뚜라미일 것입니다. 근래에 우리나라에서도 귀뚜라미의 식용에 대해서 여러 말들이 나오고 있지만 귀뚜라미도 여러 종류여서 다 먹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어려서 많이 먹었던 메뚜기나 번데기를 요즘 아이들은 먹어 본 적이 없다고들 하는데 안 먹어봤기에 못 먹는다는 말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먹어 본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한두 번 먹다 보면 다 먹게 됩니다.
<무분별한 식습관으로 인한 비만이 감기만큼이나 흔한 질환으로 인식되는 현실이다. 하지만 이미 몇 해 전부터 전문가들은 전 지구에 심각한 식량 부족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유엔경제사회국(UNDESA)이 지난 5월 발표한 ‘2017 세계 인구 전망 보고서’는 2050년 세계 인구가 97억 7182만명으로, 2017년에 비해 약 22억명가량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매년 세계 인구가 약 8300만명이 늘어나고 있으며 이러한 증가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도 예측했다. 이러한 인구 증가 추세가 결국 식량 위기로 이어지는 것이다.
유엔을 포함해 각국 전문가와 관련 단체가 꾸준히 식량위기론을 제기하는 가운데,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바로 식용 곤충이다. 네덜란드 와게닝겐대학 식품연구소에 따르면 200칼로리의 소고기와 귀뚜라미를 비교했을 때, 소고기의 단백질 함유량은 22.4g, 귀뚜라미는 31g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무엇보다도 단백질의 주요 공급원으로서 육류보다 식용 곤충이 더욱 각광을 받는 이유는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생산방식 때문이다. 식용 곤충은 소나 돼지에 비해 적은 물과 적은 사료만 있어도 키울 수 있고,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을 뿐만 아니라 적은 양을 먹고도 많은 양의 단백질을 공급할 수 있다.
식량 위기에 대한 두려움이 커질수록 식용 곤충 시장의 규모는 커지고 있다. 식용 곤충은 전 세계적으로 1900여종에 달하며, 현재는 중국과 아프리카 등지에서 가장 많이 소비된다. 식용 곤충의 원활한 공급과 연구를 위한 아낌없는 투자도 진행 중이다.
현재 중국은 10종의 곤충을 대량 사육하며 미래 식량 위기에 대비하는 한편 전략적인 식용 곤충 사업을 통한 수익화를 노리고 있다. 중국의 전갈, 귀뚜라미, 물방개 등 식용 곤충 시장이 약 10조원에 달하며, 벨기에는 유럽 국가 중 최초로 곤충 10종의 식용 판매를 허용했다. 네덜란드는 육류 대체품으로 곤충을 활용하기 위해 94만 유로(약 13억원)를 곤충산업에 투자하고 있다.
식용 곤충이 미래의 육류 대체 식량으로 주목받고 거대한 자본이 오가는 시장이 형성되면서 관련 직종도 새로 생겨났다. 곤충전문컨설턴트 혹은 곤충식량전문가는 식용과 약용, 학습용과 사료용 등 다양한 곤충을 사육하고 이를 식량으로 전환하는 연구를 한다. 이미 프랑스에서는 식용 곤충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곤충식량전문가가 등장하기도 했다.
국내의 경우 2016년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개정한 ‘식품의 기준 및 규격’에 따라 누에번데기와 벼메뚜기, 쌍별귀뚜라미, 갈색거저리유충 등 총 7종의 식용 곤충을 합법적으로 제조, 가공, 조리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문제는 국내에 현존하는 곤충산업육성법 내에 식용 곤충의 생산이나 가공, 유통에 대한 정의나 품질, 시설에 대한 기준이 명확히 제시되지 않은 데다 여전히 식용 곤충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이라는 사실이다.>서울신문, 차세대 먹거리 '식용곤충' huimin0217@seoul.co.kr
그래서 있는 그대로가 아니라 가공해서 나오는 곤충을 먹게 될 것 같습니다.
사실 우리가 먹는 새우나 가재, 게 같은 것들도 처음엔 손이 선뜻 나가지 않을 생김새들입니다. 그럼에도 먹기 시작한 이후 전 세계적으로 다들 잘 먹고 있지 않습니까?
곤충을 식탁에서 볼 날이 멀지 않았다는 생각입니다.
時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