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가 처음 나를 찾아온 것은 꼭 1년전 이맘때 쯤이다. 그때도 찬바람이 막 불기 시작했으니까.
목동 스포츠조선 사옥 뒤쪽에 있는 '오동도'란 식당에서 만났다. 저녁을 먹는 둥 마는 둥 그는 무려 3시간 동안이나 자신의 이혼과 관련된'충격적인 사실'을 털어놓았다.
그가 눈물을 흘리며 억울함과 고통스런 기억들을 토해냈을 때 기자와 취재원이 아닌 같은 남자로서 분노가 치밀 정도였다. 이후 만류와 설득을거듭하며 미뤄오던 끝에 최근 또다시 그의 심경을 듣게 됐다.
이 얘기를 칼럼에 소개하면서 독자들에겐 이해 당사자들이 현재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니셜 처리하는데 미리 양해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
A의 얘기를 결론부터 말하면 "내(A)가 아내 B와 이혼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알려진 것처럼 당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도박사건이 아니라유명 가수 C와의 불륜 때문이었다"는 것이었다.
A는 10년전 결혼한 뒤 신혼기간중 해외 원정도박사건에 휘말려 1년만에 B와 이혼한 것으로 세상에 알려져 있는 인물이다.(A는 지난해 가을재혼했다)
하지만 A는 "당시 도박사건으로 해외에 떠돌았던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그 일 때문에 아내와 갈라선 것은 결코 아니다"고 했다.
도박사건이 연예인으로서의 활동은 물론, 삶을 포기할 만큼 무기력하게 했어도 그게 결정적인 이혼사유는 아니었다는 주장이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연예계 대 선배격인 가수 C는 A가 B와 결혼하기 직전부터 부적절한 관계였고, 결혼식을 올린 이후에도 지속돼 결국 A에게들통이 나면서 가정불화로 이어졌다.
A는 "당시 주변의 가까운 지인들과 이 문제를 심각하게 논의했으며, 아내 B가 C와의 관계를 깨끗이 청산하면 없었던 일로 과거를 지우려고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문제로 분란이 계속되면서 외박을 자주하거나 동료들과 해외여행을 다니며 도박을 하게 됐고, 이후 자포자기 상태로 점점 도박의 구렁텅이에빠져들었다고 했다.
A는 "내가 도박사건에 연루된 뒤 빚쟁이들이 무서워 해외를 떠돌고 있을 때 C는 아내 B를 시켜 서울에 있는 내 어머니와 누나 등 가족들에게끈질기게 이혼을 강요했고, 무기력한 상태였던 내가 또한번 자포자기 심정으로 이혼에 합의하게 됐다"고 말했다.(A는 이 대목에서 굵은 눈물을쏟아냈다)
A의 전처였던 B는 현재 경기도 신도시 한 아파트에서 C와의 사이에 자녀 둘을 낳아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는 형식적으로는 B와 떨어져서울에 따로 살고 있는 것처럼 위장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사실혼 관계라는게 A의 주장이다.(C의 본처는 미국에 거주하고 있다)
A는 자신이 해외 도피생활을 끝내고 검찰조사를 받으러 2000년 12월23일 서울로 돌아오게 됐을 때 가진 B와의 국제 전화통화 내용도 공개했다.
A는 "아내에 대한 마지막 배려라고 생각하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귀국사실을 알렸다"면서 "그러나 B는 24일부터 3일간 C의 연말 가요디너쇼가예정돼 있으니 들어오더라도 28일을 넘겨 귀국하라"고 말해 더이상의 미련을 접었다고 말했다. 그런데 A는 왜 10년이 넘은 자신의 아픈 과거를 기자에게 털어놓았을까? 더구나 영원히 덮여져야 할 치부를 세상에 드러낼수 있다는 위험성을 감수하고 말이다.
이런 독자들의 궁금증은 기자에게도 물론 마찬가지다.
A는 뒤늦게 불미스런 과거를 털어놓는 이유에 대해 "7~8년만에 방송국에서 우연히 만난 C의 뻔뻔하고도 후안무치한 태도를 보고 내가 흠집이나더라도 도덕과 정의를 위해 진실을 공개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A는 지난해 9월2일 C와 서울 여의도 MBC 로비에서 딱 마주쳤다.
A에게 C는 자신의 이혼 이후 줄곧 '아내를 뺏어간 파렴치한 선배연예인'이란 악감정이 남아있었지만, 다행히 서로 부딪칠 일이 없어 한동안잊고 지냈던 상대.
하지만 이날 방송스케줄 협의차 MBC에 들렀다가, 역시 라디오 특집방송 게스트로 출연하고 나오던 C와 맞딱뜨렸다. '운명의 외나무다리 조우'가결국 사건의 발단이 된 셈이다.
A는 마주친 C에게 어색한 눈인사를 했으나 C가 자신을 무시하고 돌아서자 '왜 피하느냐'고 따지려고 밖에 대기하고 있던 벤츠승용차까지 따라가문을 열었다.
한데 대뜸 C로부터 심한 욕설과 발길질이 날아오자 분노한 A는 "당신같은 파렴치한 인간은 절대 가만 두지 않겠다"며 언성을 높였고, C의매니저와 방송사 경비가 뜯어말려 간신히 차를 출발시키고 진정이 됐다.
때마침 라디오 녹음을 마치고 나오던 최양락 노사연 등이 이 장면을 목격했다. 이후 '사건전말'이 몇몇 사람에게 알려졌으나 '쉬쉬' 덮는 바람에더이상의 확산으로 번지지는 않았다고 한다.
A는 당시의 상황에 대해 "아무리 원수라도 연예계 대선배라는 점에서 얼떨결에 마주치니 나도 모르게 인사를 하게 됐다"면서 "미안해야할 그가거꾸로 업신여긴다는 생각이 들어 어떻게든 따지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엄연히 결혼까지 하고 사는 후배연예인의 아내를 강취해간 그는 '가정파괴범'이나 마찬가지이며, 당시 내가 문제를 삼았다면 간통사건의주인공이 될 수도 있었다"면서 "뒤늦게라도 반성하고 미안해 하기는 커녕 안하무인의 태도에 분노를 삭힐 수가 없었다"고 털어놨다.
A는 이날 방송사 로비 해프닝을 겪은 뒤 절친한 가수 S, L과 개그맨 주병진, 김정렬, 이영자 등과 진실폭로에 대해 상의했으나 대부분의동료들이 "재혼을 앞두고 있는 마당에 불미스런 뉴스에 연루되서야 되겠느냐" "때가 되면 저절로 용서가 된다"며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견 인기가수인 S는 "C는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훌륭한 가수라고 생각하지만 아쉽게도 처신이 적절하지 못한 것같다"면서 "내가 만약 C라면A를 조용히 불러 '과거의 잘못된 일은 미안하다, 당신도 이미 재혼을 했고 오래전 일이니 그만 용서를 해달라'고 한번쯤 화해시간을 가졌다면더이상 이런 불미스런 얘기가 떠돌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아쉬워 했다.
한편 기자는 A의 고백을 처음 들은 이후 수차례 C의 주변인물들과 접촉을 했으며, 소속사 대표인 D씨의 경우 긍정도 시인도 하지 않은 채줄곧 '노코멘트'로 일관하는 태도를 보였다.< 강일홍 기자 eel@>
첫댓글 글이너무길어 `ㅅ` 안습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