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본인은 한국의 성우에 대해 자세히 알진 못합니다. 사실은 일본의 성우들도 신경을 쓰게된 건 근래인지라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지도 않죠. 그래서 어중간하고 독단적인 평가가 나올 수 밖에 없는 걸 양해해주시길 바랍니다.
1.도몬(데이먼)-성완경
너무 쿨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썰렁한 3류 무협지 주인공의 인물상을 가진 도몬이 강한 개성을 가질 수 있게된 것은 정신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녀석이기 때문입니다. 후까시는 있는 데로 잡다가도 형 보면 안절부절하고, 사부님을 보면 질질짜고, 레인에겐 퉁명스럽다가도 다급해지면 또 질질짜는 아주 감정이 풍부하다못해 순정만화의 여주인공 같은 성격의 소유자죠.(대부분의 Y계 동인지에서 受역할은 이래서인지도.) 일본의 성우인 세키씨의 도몬도 성우 본인이 Y계에서도 능수능공(?)한 연기로 유명한 덕분에 이런 괴이한 캐릭터를 잘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사실 본인은 도몬을 소리만 빽빽 지르는 열혈바보로 평가하는 걸 매우 싫어합니다.) 그런데 성완경씨의 도몬은 뭐랄까 너무 힘이 들어가 있습니다. 망가지질 못하니 분노하고 폭주하는 장면에서도 전혀 기합이 도드라지지 않지요.(실제로 원작과 비교해서도 엄청난 차이는 안나는 샤우팅입니디만, 이 덕분에 엄청난 차이가 나는 걸로 느껴집니다.) 사실 도몬의 캐릭터가 완성되가는 시점인 10화대 중후반에서도 연기에 별 변화가 없으니 성완경씨의 도몬은 미완의 도몬이라 할 수 밖에 없겠습니다. 성우의 톤은 비슷하기에 미스캐스팅은 아니지만 연기에서 너무 차이가 나니까요.
2.레인-양정화
일단 캐릭터 인식면에서도 목소리 톤에서도 만족스럽습니다.사실 그렇게 굴곡진 캐릭터도 아니니까요. 유사시의 샤우팅이 조금 부족한 건 어쩔 수 없다 봐야겠죠?
3.치보데-김수중
유일하게 일본의 성우분 보다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는 캐릭터입니다. 일본의 치보데가 오도방정 터프가이였다면, 한국의 치보데는 G건담 판 내일의 죠죠.(..그런 의미에서 아예 이규화씨가 치보데였다면?) 사실 일본판에서의 치보데는 기본 설정과는 좀 맞지않은 센스의 인물이었기 때문에 적당하지만 너무 앞서나가지도 않은 김수중씨의 재해석은 맘에 듭니다.(영어도 더 잘해요..^^;;;) 뭐 너무 작위적인 목소리인 감도 있습니다만.(덕분에 제타의 야잔 게이블이나 턴에이의 갸방 구니 -이건 좀 생각해봐야할 듯- 하고는 안맞습니다. 일본에서의 성우는 같죠.)
4.사이시-김장
이쪽은 원작과 전혀 다른 해석을 한 한국판만의 오리지널 사이 사이시입니다. 원작의 사이 사이시가 철없는 어리광쟁이(덕분에 5명 중 도몬을 제외하곤 제일 성장하는 캐릭터이긴 하지만.)였다면 한국의 사이 사이시는 처음부터 캐릭터를 재구성 껄렁껄렁 청소년 사이 사이시가 되었죠. 나이 설정을 감안하면 김장님의 해석이 옳긴하지만, 이래가지곤 후반의 성장이벤트들이 맛이 죽어버리는 감이 있습니다. 이 쪽은 보류하는 수 밖에 없겠군요.
5.아르고-시영준
뭐 원작에서도 말이 없는 전형적인 캐릭터였으니만큼 별 불만은 없습니다. 적당한 캐스팅의 무난한 연기랄까요.
6.나스타샤-주자영
....서브 캐릭터지만 개인적으로 좋아하므로 슥. 주자영님의 목소리는 투니버스 더빙에서 자주 듣는 목소리인데, 주책맞은 아줌마 목소리에서 여왕님 캐릭터 목소리까지 잘 하시더군요. 사실 아르고가 할 말의 80%는 이 분이 대신하기 때문에 중요하다면 중요한 배역입니다. 뭐 이쪽도 무난합니다. 일본판 성우분도 그리 인상깊은 연기는 아니었습니다.
7.죠르쥬-김영선
원작보다 느끼함이 부족합니다. 뭐 이쪽도 보기보다 평면적인 캐릭터라 굳이 할말은 없군요. 단 이래선 마크베나 시바 료는 좀 무리가 아닐지.(일본판 성우인 야마자키 타쿠미씨는 이미 고인이 되신 시오자와 가네토씨의 대역으로 요새 분투중입니다.)
8.채프먼-김수중
뭐 나쁘진 않습니다만... 후반의 치보데 VS 체프먼은 어쩌려고!?
9.쿄우지,슈발츠-김환진
이쪽도 약간 불만이 있군요. 일본판의 경우, 같은 성우임에도 저같은 막귀로는 성우 목록을 보기전에는 동일한 목소리로 판단하기 힘들 정도로 다른 톤의 다른 연기를 보여줬습니다만, 김환진씨의 연기는 너무 슈발츠쪽에 치중되어 있군요. 호탕하게 웃어제끼는 쿄우지를 보고있으면 형 목소리도 못알아보는 도몬은 정말 바보로 보입니다. 슈발츠씨로서의 연기 자체는 나쁘지 않군요. 일단 몇화 안나온 관계로 슈발츠씨에 대해선 보류.
10.동방불패-김기현
능글능글한 유의 동방불패로서의 연기는 좋습니다. 다만 세상에 대해 분노하고 있는 강의 동방불패의 연기는 부족합니다. 원작의 동방불패는 강유합일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매력있는 악역이었는데 말입니다. 김기현님이 동방불패인 것 자체가 좀 미스캐스팅이 아닐까 하는데, 물론 훌륭하신 성우분이 맞긴 합니다만, 여태까지 연기한 캐릭터하곤 맞지가 않습니다. 좀 아쉽군요.
(2003년 11월)
▲ # by RNarsis | 2004-04-05 17:50 | 현대시각문화연구 | 관련글 | 덧글(2)
첫댓글 결론은..... 한국성우들은, 애니 더빙하는데 역시 절대적으로 작품 분석이 부족하다? 정말 서두대로 독단적일 뿐 아니라 다소 편협적이군요...
이런글 보면 항상 느끼는거지만..... 죽어도 '멋진 캐스팅이였어요' 라는 소리는 찾아보기 힘들군요;
글 자체에는 별 문제가 없어보입니다. 나름대로 균형있게 평가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은데요. 뭐 항상 한국성우가 최고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별로 없고 그러는 것도 별로 옳은 것은 아니니까요 -_-y~
혀..현시연 ;;
그래도 이런류의 글들 중 가장 예의바르게 쓴 글이군요.....;;;
"원작", "원작보다"라는 단어들이 눈에 띄는군요-_-;;; 이 성우가 어떻게 캐릭터를 재창조 시켰느냐~라고 보기엔 힘들걸까요..
뭐.. 이정도의 비평이라면 수용할 수 있죠..... 가끔 보이는 원작과의 비교...는 좀 걸리지만... 원작과 다른 해석도 인정하고 있으니.. 무난하다고 해야 할까요.. 개인의 평가이니깐요...... 이게 공식적인 글이라면 다소 문제가 되겠지만요^^
어느정도는 얌전하신 글입니다...;;아브님 말씀처럼 개인적인 평가이기는 어쩔수 없다 할수 있죠;; 문제는 공식적으로 들어간다면..;; 좀...그렇지만 사람마다 맛보는 음식이 다른거와 같다 할수 있겠죠?
이 정도면 꽤 적절하게 평가된 것 같네요^^;사람마다 취향은 다르니까요,약간 아주 약간 일본판과의 비교가 평가의 중심이 되어있는 듯한 느낌이 있긴 하지만요-
나름대로 괜찮은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비난도 아닌 비평이기에 더 괜찮다는 거죠. 저 역시 원작이라는 말이 나와 조금 그랬지만 제가 본 비평글 중에서도 수준이 높은 글로 보이네요.
그나마 나은 글 발견하셨군요..그런데 님에서 씨로 넘어갔네요..^^
갑자기 탐정학원Q 투니판을 본 친구의 말이 생각 나네요. 야~ 진짜 잘했더라. 일판이랑 목소리 진짜 비슷하던걸~ 근데 오프닝은 이상하더라. 일판이랑 목소리가 엄청 달라...// ㅡ ㅡ;; 왜 각각의 작품으로 보지 못하는 걸까요?
아무래도 원판하고 떨어뜨려서 생각하기는 어렵다는...무의식중으로도 계속 원판과 비교비교...;; 잘 쓴 글인거 같은데...야마구치 캇페이상의 허스키한 보이스보다는 김장님의 조금은 더 장난꾸러기스러운 목소리가 좋았다는...(정말 현시연의 압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