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5일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인단 수에서는 58%:42%로 월등하게 앞섰으나 유권자 투표에서는 49.8%: 48.3%로 불과 1.5% 박빙의 차이로 대선에 승리하였습니다.
한편 2025년 6월 3일 실시된 한국 대통령 선거에서 이재명 후보는 김문수 후보를 49.4%: 41.2%로 누르고 당선 되여 득표율의 차이는 8.2%에 불과했습니다.
미국과 한국 대선에서 눈 여겨 봐야 할 부분은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나 한국의 이재명 대통령이 획득한 총 투표자수에서 차지하는 지지자의 비중이 각각 49.8%와 49.4%로 50% 즉 과반에도 못 미친다는 점입니다.
한국의 경우 2022년 20대 대선에서 48.56%:47.83%로 윤석열 후보가 이재명 후보를 누르고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당시 양 후보 간의 표차이는 0.73% 였습니다. 20대 당시 총유권자 대비 윤석열 대통령의 득표율은 37.1% 였습니다. 반면 이재명 대통령은 총유권자 대비 득표율은 38.8% 입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경우 30% 후반대의 지지로 당선된 후 60%를 상회하는 유권자를 배려하는 협치의 의지를 전혀 표명하지 않은 채로 야당과 맞서며 무모한 대결정치를 시도했습니다. 그 결과 임기중 실적 평가가 반영된 총선에서 과반의 의석을 야당에게 내주면서 여당은 이빨 빠진 호랑이의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자신을 야당의 횡포에 무자비하게 시달리는 가련한 희생자로 자처하면서 그에 맞서 스스로를 방어한다는 명분 하에 비상 계엄을 선포하여 헌법재판소로부터 파면을 당하는 엄청난 정치적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정치적 모험에 비판 없이 동조하던 국민의 힘 의원들은 은 대선패배에도 불구하고 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하고 ‘윤 어게인’의 망상에 빠져 혼미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6월3일 21대 대선에서 김문수 후보가 41.2%를 득표한 이후 실시한 한국 갤럽의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힘의 정당 지지율은 21%로 급격하게 추락했다는 충격적인 보도가 나왔습니다.
6.3대선에서 김문수 후보가 획득한 득표율은 유권자들이 이재명 후보를 경계하여 보수가 집결하여 김문수후보에게 전략적으로 동정투표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30%대 후반의 득표율로 100%의 대통령직을 수행해야 하는 이재명 대통령의 변신을 시민들이 주목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소위 말하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주의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루소의 사회계약론 제1권 제3장 첫머리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아무리 강한 자라 할지라도 힘을 권리로, 그리고 복종을 의무로 바꾸지 않고 서는 항상 지배자의 자리를 지킬 수 없다.” 이 말의 뜻은 피지배자의 동의와 자발성이 있어야만 지배자와 피지배자의 관계가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을 말 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제2기 행정부에 대한 시위가 미국 전역에서 들불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이번 시위는 6월14일(현지시간)에 미국전역에서 열렸습니다. 노 킹스 (No Kings, 왕은 필요 없다)로 명명된 이번 시위는 워싱톤 D.C를 포함한 미국 50개 주 전역에서 열렸습니다. 미국 50개주 주요 도시 곳곳에서 최소 40만명이 트럼프의 권위주의를 비판하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노킹스 (No Kings,왕은 필요 없다)의 의미는 미국은 왕의 소유가 아니고 왕이 국민위에 군림하는 나라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무례하고 무모하게 나대는 트럼프에 대한 미국국민의 check and balance의 몸짓이라고 생각합니다.
6월 14일은 트럼프 대통령의 79번째 생일이자 미국 육군 탄생 250 주년 기념일입니다. 이날 육군은 대규모 퍼레이더를 진 했습니다. 약 7000명의 군인과 50여대의 항공기 그리고 탱크를 포함하여 150여대의 차량이 수도 워싱톤 DC에서 행진했습니다. NBC 뉴스가 국방부관계자와 인터뷰한 바에 따르면 이날 하루 축제에 드는 비용이 최대 4500만달러(약619억원)에 달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14일 공개된 NBC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4%가 열병식에 자금을 투입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했습니다. 뉴욕 타임즈는 ‘개개인의 희생을 기리는 행사가 아닌 국가수반의 영광을 위한 열병식에서 군복은 제복이 아니라 ‘코스튬(costume 즉 캐릭터 등을 흉내내는 의상)이 됐다’고 비판했습니다.
러시아 중국 북한 등 권위주의 국가에서 정권선전과 군사력 과시 목적으로 하는 열병식은 지난 34년간 미국에서 볼 수 없었는데 34년 만에 열병식이 부활되었습니다. 트럼프대통령은 열병식에서 군인들 경례에 답하며 ‘미국을 위협하면 몰락을 맛보게 될 것’이라고 공언했습니다.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미국 미네소타주에서 14일 멀리서 호트먼 미네소타주 하원의원 부부가 각각 자택에서 총을 맞은 채 발견됐습니다. 호트맨 부부는 사망했습니다. 두사람은 모두 민주당 미내소타 지부소속이라고 합니다. 주당국에 따르면 용의자는 밴스 보엘터(57)로 알려졌습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용의자는 평소 근본주의 성향 기독교인으로 낙태에 반대해 왔고 지난해 미국대선에서 트럼프에게 투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끔찍한 폭력은 미국에서 용납되지 않는다고 규탄했습니다. 팀 월즈 미네소타주지사는 ‘정치적인 표적 범죄’ 라며 ‘평화로운 대화는 우리 민주주의 토대이며 총으로 의견차이를 해결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아무튼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이후 계속되는 반 트럼프 시위에 참여하고 있는 많은 미국 시민들은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된 것을 두고 ‘국민이 이루어 낸 민주주의 승리’ 라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어떤 사람도 왕권신수설과 같은 절대적 권력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은 없다는 사실은 자명 합니다.
루소의 사회계약론 (제3권 ‘좋은 정부의 특징’)에서 통치를 당하는 신민(臣民)과 정치 체재의 구성원으로서 주권을 가지고 정치에 참여하는 시민(市民)이 바라는 이상적인 정부의 조건은 서로 상반됩니다. 루소는 그 내용을 아래와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군주국가의 신민은 국가의 평온 함을 찬양하지만, 민주국가의 시민은 개인의 자유를 찬양한다. 군주국가의 신민은 재산의 안전을 선호하지만, 민주국가의 시민은 개인의 안전을 더 선호한다. 또 군주 국가의 신민은 가장 엄격한 정부를 가장 좋은 정부라고 생각하지만, 민주국가의 시민은 가장 관용적인 정부를 가장 좋은 정부라고 생각한다. 군주국가의 신민은 범죄를 처벌할 것을 요구하는 반면, 민주국가의 시민은 범죄를 사전에 방지 하기를 원한다. 군주국가의 신민은 이웃국가들이 두려워하는 국가가 되기를 바라는 반면, 민주 국가의 시민들은 오히려 이웃국가들의 주목을 받지 않는 국가를 원한다. 군주국가의 신민들은 화폐가 유통되는 것을 만족하는 반면, 민주국가의 시민들은 빵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신민(臣民)과 시민의 정의는 아래와 같습니다.
●신민. 신민은 군주국가에서 통치 당하는 대상이다. 군주국가의 인민은 군주에 의해 통치 당하는 피지배자인 신민이라고 부른다. No Kings 즉 왕이 없으면 왕의 피지배대상인 신민도 없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시민. 시민은 정치적 구성원으로서 주권을 가지고 있고 정치에 참여한다. 고대 그리스나 로마에서는 국정에 참여할 수 있는 자유민들을 시민이라고 하였다.
루소의 사회계약론 제3부 소제목 대의원 또는 대표자 항목에서 민주국가에서도 선거만 끝나면 유권자들이 노예가 된다고 다음과 같이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영국의 인민들은 스스로 자유롭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은 대단히 큰 오해이다. 그들이 자유로운 것은 단지 의회의 의원을 선거하는 기간에 한정될 뿐이다. 선거가 끝나는 순간부터 그들은 다시 노예가 되고, 아무런 가치도 없는 존재가 된다. 자유를 누리는 짧은 기간 동안 영국 인민들이 어떻게 자유를 사용하는지를 살펴보면 그들이 자유를 상실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자중심의 당파성과 이분법적인 자기 확신에 입각한 배제와 편가르기는 제삼자 입장에서 봐도 균형을 잃고 치우친 느낌을 받습니다. 다음 의회 선거에서 유권자들의 준엄한 심판이 뒤따를 것으로 추측해 봅니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 1항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입니다. 그리고 제 2항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 부터 나온다” 라고 명시적으로 선언하고 있습니다. 왕이 없는 공화국이라도 일당 독재로서 시민의 자유가 제한된 중화인민공화국은 주권 재민의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아닌 것은 분명 합니다.
상대적 다수이지만 절대 기준에 미흡하는 시민의 지지로 출범한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한국의 이재명 대통령은 절제와 포용으로 국민통합에 기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민주 공화국의 시민은 입법, 사법 그리고 행정 등 3권을 초월하는 주권자입니다. 미국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No Kings(왕은 필요 없다) 시위는 권위주의를 표방하는 트럼프에 보내는 시민들의 엄중한 경고로 보입니다. 미국과 한국에서 단지 상대적 우위로 정권을 장악한 책임 권력이 지지자들의 충정을 일정 수준 수용하면서도 반대 입장을 포용하는 양면성의 모순을 어떻게 조화롭게 극복할 것인지 세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미국과 한국에서 절대 기준에 미흡한 지지로 출범한 트럼프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은 반대자를 이해하고 비판을 경청하는 열린 리더십의 실천에 더욱 매진 해 주시기를 바라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