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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의 신] 07
1. 복도 (아침)
강 (빠르게 복도를 걸어가며 음악실, 과학실, 등의 문을 휙휙 열어본다)
2. 특별반 (아침)
교실 텅 비어 있다. 칠판에 <특별반 해체!> 써 있다.
3. 복도 (아침)
강 (휘적휘적 걸어가며 교실문 휙휙 열어본다)
마리 (맞은편에서 오며) 애들이 없어져요?!
강 (휙휙 가며 교실들 들여다보는데)
마리 (따라가며) 한수정 샘은 연락 됐어요? 차기봉 샘도 튀었... 가셨
다면서요! 이제 어쩌실 거예요? (강이 우뚝 서자 흠칫)
강 (화난 표정으로 핸드폰 꺼내 전화한다)
4. 체육관 (아침)
특별반 아이들 모여 서성인다.
찬두 (핸폰 벨 울리자 보고) 힉!
현정 (*계속 머리띠 함/찬두 폰 보고) 강석호? (백현을 보면)
백현 (일각에 앉은 채/먼 산 보는)
찬두 (울리는 핸드폰을 꽉 쥐며) 뚝! 에헤이. 뚝! (벨소리 끊기자/안도하는데)
현정 (핸폰 벨 울리자 보고) 어! 어떡해 서방.
풀잎 (못마땅한 표정/백현을 보면)
백현 (창 밖 보는 채 찡그리는)
풀잎 (일각에 앉아 있다가/홱 일어나서 출구 쪽으로 가는)
찬두 풀잎아 어디 가!
풀잎 이런 거 싫어.
백현 개별행동 한다구?
풀잎 이게 뭐야. 초딩도 아니고.
백현 초딩? (피식/애들에게) 내가 떼써서 니들 여기 데려왔냐?
봉구 (고개 젓고)
백현 (풀잎에게) 너 진짜 강석호한테 단단히 넘어갔다? 아님 또 알바중이야?
찬두 (다가서며) 야 황백현. 너 뭐 그따우로 말하냐?
풀잎 (핸드폰 누르고) 풀잎인데요. 저희 체육관에 있어요.
현정 (ol) 길풀잎! 으리 없이 이러기야?
풀잎 (백현에게) 너, 자꾸 강석호한테 넘어갔네, 이용당하네 그런 말
하는데, 우리 그렇게 바보 아냐. 공부 좀 해 보겠다는 게 그렇게 잘못된 거
니? 하기 싫음 너나 하지 마!
백현 누가 공부하지 말래? 강석호 땜에, 되지 못할 착각에 빠져서
끌려 다니니까 답답해서 하는 소리지? 천하대? 허. 우리 같은 꼴통들이
죽어라 공부한다고 갈 수 있는 데야 거기가? 강석호 개구라를 믿어 진짜?!
찬두 왜 소리는 질르고 그래? 풀잎이 말이 뭐 틀렸냐?
백현 넌 빠져.
찬두 뭐? (멱살 확 잡고) 이게 근데. 황백현. 너 뭐야? 하자는 대로 해 주니까 우
리가 다 니 딱까리로 보여? 니가 그렇게 잘났어?!!
백현 하... (피식 웃다가/별안간 턱을 갈긴다)
찬두 (나가떨어지는)
봉구/현정 (ol) 찬두야! /서방!
풀잎 (실망스럽게 백현 보고)
백현 (그 시선에 움찔하는데)
찬두 (나자빠져/기막혀 피식) 이게 씨... (달려드는데)
강(off) 뭐하는 짓들이야!
아이들 (흠칫 보면)
강 (노려보고 서 있는) 다들 교실로 가라. (버럭) 교실로 가!
풀잎 (가고)
찬두/봉구 (가고)
백현 (강을 노려보는)
5. 복도 (아침)
풀잎, 찬두, 봉구, 터덜터덜 걸어간다.
풀잎 괜찮아?
찬두 (맞은 턱을 움직여보며) 어.
풀잎 봐봐. (걱정스레 보는)
찬두 (걱정해 주는 거 좋아서 기분 풀리고)
봉구 이빨 안 흔들려?
찬두 어? (어금니 흔들어보고) 어!
풀잎 (휘둥그레) 흔들려?
찬두 어어. (이빨 뽑는 시늉) 어어어..
풀잎 (놀란)
찬두 (트릭 쓰다가/손가락 보이며) 짠!
봉구 놀랐잖아.
찬두 헤헤헤.
풀잎 (흘기고 웃다가/백현이 신경쓰여서 옥상쪽 보는)
6. 체육관 (아침)
강과 백현, 노려보며 서 있다.
현정 (옆에서 걱정스레 보고)
강 너 이럴 권리 없다고 했지. 누구 맘대로 애들 선동해서 교실 이탈하냐. 니가
언제부터 그렇게 의리 지키는 놈이었냐.
백현 나 도와준 거, 사무실 뺀 돈이었어?
현정 (뭐지?)
강 (무표정)
백현 그렇게까지 해서 내 존심에 똥칠하고 싶었어? 니가 잘난 척 해봤자 내
인질이다?
강 (피식) 너같은 게 똥칠 할 자존심이나 있니.
백현 뭐?!!
강 쥐뿔도 없는 주제에! 공부도 못 하는 주제에! 곧 죽어도 큰소리는 치고 싶어
서 꽥꽥대는 거냐 이 못난 놈아!
현정 (ol) 아저씨!
강 가라. 열심히 하려는 애들 틈에서 분위기 흐릴려거든 당장 나가!
백현 훗... 그래. 바라던 바야. 나가주께. 순진한 애들 데리고 사기나 치면서 잘
해봐.
수정(off) 황백현!
백현 (흠칫)
현정 샘...
수정 (백현을 노려본다)
백현 (시선 피하는)
수정 (백현을 부르르 보다가/강에게 다가가 정중히 고개 숙이고) 죄송합니다 강
변호사님. 제가 생각이 짧았습니다.
백현 (당황) 선생님...
수정 조용히 해! (강에게) 특별반에 복귀할게요. 백현이 한 번만 용서해 주세요.
백현 무슨 말씀 하시는 거예요!
수정 (ol) 황백현! 나 진짜 학교 때려 치는 거 볼래?
백현 샘이 왜 학교를 때려쳐요! 뭘 잘 못했다구!
수정 (ol/버럭) 말 좀 들어 제발!
백현 (흡...)
강 (의외란 듯 수정 보면)
수정 (부릅뜬 채 식식식)
7. 특별반 앞 복도 (아침)
강과 현정, 오다가 보면. 풀잎, 찬두, 봉구, 복도에 서 있다.
강 (오며) 교실 안 들어가고 뭐하냐.
봉구 백현이는요?
강 한수정 선생님과 면담하고 있다.
찬두 수정샘 오셨어요? (환해지고)
풀잎 (안도하다가 현정과 시선 마주치면)
현정 (새침하게 외면하고 가서 교실문 열다가) 누구세요?
일동 ?? (가 보는)
8. 특별반 (아침)
이은유 (단정한 정장 차림/칠판 깨끗이 지우고 있다가 돌아서서) 안녕하세요?
강 오셨군요. (아이들에게) 언어영역을 담당하실 이은유선생님이시다.
아이들 (힘없이) 안녕하세요...
이은유 반갑습니다.
봉구 칠판 다 지우셨네요?
이은유 특별반 해체라고 썼던 거요?
아이들 (마주보며/움찔)
이은유 (미소/강에게) 사소한 사건이 있었나 봅니다? 진압 됐나요?
강 예. (아이들에게) 가서 앉아라.
아이들 (자리로 가는데)
이은유 (아이들 슥 보고) 사건 주동자는 아직 안 들어왔군요.
강 곧 올 겁니다.
이은유 (칠판 다시 깨끗이 지우며/미소)
아이들 (보통 아니군... 시선 교환)
9. 체육관 (아침)
백현과 수정, 마주 서 있다.
수정 못난 놈.
백현 ...
수정 멍청한 놈. 에으... (한대 칠 듯이 손을 확 들었다가.../일각으로 팍팍 가
엎드려 뻗쳐한다)
백현 선생님...
수정 옛날 얘기 알지? 제자가 잘못하니까 스승이 자기 종아리 치는 스토리. 난
그건 못 하겠구, 이걸루 때울란다.
백현 (기막혀)
수정 ... 미안해. 그렇게 도망가는 거 아니었는데. 한번 기가 팍 죽으니까, 못 버
티겠드라.
백현 !!
수정 샘 생각이 짧았어. 참을성도 없었구... 바부팅이였어.
백현 일어나세요.
수정 교실로 돌아간다고 약속해.
백현 일어나세요오!
수정 (입 앙다물기만)
백현 (식식대다가/옆에 가서 엎드려뻗쳐한다)
수정 핫. 해 보자?
백현 ...
수정 너 교실로 안 돌아가면, 나 이 학교 뜬다. 선생 때려 칠 거야.
백현 (엎드려뻗쳐한 채) 샘도 강석호 따라해요? 일단 협박하고 보자예요?
수정 어디 나를 거기다... 쯪. ... (한숨) 실력도 없고, 애들 다룰 줄도 모르는
게 선생은 해서 뭐 하냐. 누굴 가르쳐.
백현 ...
수정 아...
백현 왜요.
수정 슷. (오른쪽 손목 보며) 여기가 좀 약해. 옛날에 다쳐서... 아아아...
백현 그만 해요 그니까!
수정 교실로 가 그니까!
백현 (갈등)
수정 아아아... 으으으. (오른 손목 부르르 떤다)
백현 (갈등하다가) 에이씨! (확 일어나서 간다)
수정 어디 가!
백현 (가며) 교실 가래매요!
수정 진짜야?
백현 (간다)
수정 딴 데로 새라? 그길로 사표 쓴다?
백현 (문 탕 닫고 간다)
수정 (주위를 스윽 둘러보고 일어난다/손목 우두둑 꺾어보며) 똥고집은.
(목도 우두둑 휙휙 돌려보고)
10. 복도 (아침)
백현 (팍팍 오다가 휙 보면 저만치 특별반 교실/망설이다 에잇 도로 가 버리려다
흠칫 서는)
-플래시컷 / 특별반 됐다고 백현이 궁둥이 두드리며 좋아하시던 할머니.
백현 (찡그리고/갈등하는데서)
11. 특별반 (아침)
이은유 (아이들 모의고사 성적표 보고 있다) 길풀잎... 언어 6등급.
풀잎 아... (찡그리고)
이은유 나현정 7등급...
현정 쪽팔려...
이은유 오봉구... 히이. 홍찬두... 핫... 너무한 거 아닙니까?
찬두 (고개 푹)
현정 너무해요, 그런 거 막 공개하구.
이은유 서로 모릅니까? 공부 못 하는 거?
아이들 (서로 보며 찡그리고)
이은유 황백현...
백현 (들어오며) 예.
현정 서방... (환해지고)
이은유 출석 부르는 거 아닙니다.
백현 (머쓱/풀잎과 시선 마주치면)
풀잎 (외면)
이은유 황백현이 제일 못하네? 되게 쪽팔리겠네?
백현 (당황)
이은유 어떻습니까. 공부야... 하면 되지. (피식)
아이들 (엥?)
12. 취침방 (낮)
강 (노트북 펴고 일하는데)
수정 (들어오며) 백현이 교실로 갔어요.
강 차기봉 선생님 왜 안 오십니까.
수정 하... 제가 어떻게 알아요?
강 한수정 선생님 때문에 그만 두고 가셨습니다.
수정 아주 다 내 탓이네. 그게 왜 저 때문이예요? 근본 원인은 강변호사님한테 있
는 거 아니예요?
강 (휙 보면)
수정 (움찔)
강 부담임으로 복귀하겠다고 했죠.
수정 ... 네.
강 부담임 복귀 첫 미션입니다. 차기봉 선생님 모셔 오세요.
수정 미션 방금 해결 했잖아요. 백현이 컴백.
강 (달력 슥 보이며) 중간고사 얼마 안 남았습니다. 애들 내신 어쩔 겁니까.
수정 (퍼부으려다/이 악물고) 모셔오죠. (휙 돌아서서 가고)
강 (후... 한숨 돌리다 !!하는)
13. 복도 (낮)
수정 (투덜투덜 가는데)
마리 (오며) 한수정 선생님?
수정 이사장님...
마리 (눈가 가리키며) 보이지.
수정 에?
마리 잔주름. 하룻밤 새 0.5미리 늘어났어. 한수정샘 땜에. 이렇게 내
속을 썩일 수가 있는 거예요?
수정 죄송합니다.
마리 사람이 어쩜 이렇게 무책임할 수가 있어요? 어려운 일이 생겨도 끝까지 버티
는 게 프로 정신 아니예요?
수정 (하...) 이사장님이 그런 말씀 하실 입장 아니지 않나요?
마리 뭐예요?
수정 이사장님 학교 운영하기 싫으셔서 강변호사 불러들인 거잖아요. 이사장님이
애초에 책임감이 있었으면요 오늘날 사태가 이렇게까지...
마리 (ol) 누가 누구한테 훈계예요 지금?
강 (ol/오며) 이사장님은 점점 나아지고 계십니다. 어제도 특별반 아이들 자습
을 잘 지도해 주셨구요.
마리 (좋아서) 크흠.
수정 (비쭉)
강 (쪽지 주며) 차기봉 선생님 댁 주솝니다.
수정 (홱 뺏아들고 가며) 하루 비웠드니. 둘이 아주 한 패가 됐구만?
마리 (가는 수정을 보며 방긋 웃으며) 강변호사님? 제 방에 가서 따뜻한 커피라
두... (옆을 보면 강, 없다/휙 돌아보면)
강 (이미 저만치 가고 있는)
마리 (이씨...)
14. 특별반 (낮)
이은유 (앞자리 책상에 걸터앉으며) 언어영역 공부하기 깝깝하죠. 범위도 방대하
고. 뭘 해야할지 모르겠고.
아이들 (끄덕이는)
이은유 국어는 참... 재미없어. 그쵸?
현정 (킥 웃으며 끄덕)
이은유 왜 그럴까요.
풀잎 음... 열심히 할려 그래도 집중이 잘 안 돼요. 교과서도 지루하고...
이은유 그렇습니다.
-인서트 / 고등학교 국어 관련 교과서들 후루룩 넘어가는 위로.
이은유(e) 국어 교과서... 훌륭한 작품들 참 많이 들어 있는데...
이은유 너무 건전합니다.
15. 교회 (가상)
(e) 경건한 파이프 오르간 연주 울려퍼지며.
엄숙한 교회 안 제대 위에 국어교과서 성스럽게 올려져 있다.
이은유(e) 어찌나 고상한 명작들이 많으신지...
교회 가는 스타일의 검은 정장을 멋지게 차려입은 특별반 아이들 경건히 걸어와 제대 주위에 둘러선다. 책 후루룩 넘어가며 성령의 오러가 쫙 뿜어져 나온다.
아이들 (과장되게 꿇어앉으며 양팔 벌려 찬양) 오오오!
이은유(e) 닥치고 찬양해 줘야 되는 분위깁니다.
배영숙 (북한 방송 여자앵커같은 개량한복 입고 나타나/교과서 보며 오바하며 감
동) 아! 아름다와라!
이은유(e) 국어샘들도 막 오바합니다! 감동을 연기하는 거죠!
배영숙 (감동에 겨워 오오오~ 빙그르 돌며 난리)
이은유(e) 사실 그 분들도 재미없긴 마찬가질 텐데 말이죠.
아이들 (그 모습 보면서 하품/점점 지쳐가는)
16. 특별반 (낮)
이은유 국어와 친해지는 첫 단계는... 마법에 걸리지 않는 겁니다.
찬두 마법? (!!/여자애들 보며 붉어지며) 엄머...
현정 (째려보고)
이은유 정의, 숭고한 사랑, 양심? 이런 마법들은... (주먹으로 엿먹이는 시늉 팍)
이거나 먹으라 그러십쇼.
아이들 헉!
이은유 증오, 혐오, 분노, 이기주의, 콤플렉스... 생각만 해도 가슴 떨리지 않습니
까?
백현 (하..)
이은유 왜냐. 독. 독이라서 그렇습니다. 착한 거 순한 건 개나 줘 버린 독은, 사람
의 본능을 깔작~깔작 긁어주면서 흥분시키죠.
17. 어떤 거실 (가상)
조명 밝혀져 있고. 찬두와 풀잎, 다정한 연인 분위기.
(여기서는 모두 어른 차림. 막장 들마 주인공들)
이은유(e) 막장드라마가 왜 재밌습니까.
현정 (문 벌컥 열고 들어오자/조명 밝게 확 켜지고)
찬두/풀잎 (화들짝)
현정 납쁜놈. 양다리를 걸쳐? (풀잎에게) 친구의 애인을 뺏어?
이은유(e) 자극적이거든.
현정 니들, 다 죽었어!!! (실내의 물건들 다 집어던지고 난리) 아아아!!! (자기
머리 막 헝클어뜨리며) 아아아!
찬두/풀잎 (겁에 질려 구석에서 벌벌)
이은유(e) 사람을 아주 환장하게 합니다.
18. 특별반 (낮)
이은유 마찬가집니다. (봉구 책상 위의 두꺼운 언어영역 참고서 후루룩 넘기며) 보
기만해도 하품 나는 이 글자들과 친해지기 위해서는... 여러분에게도 독을
주입시켜야 됩니다.
찬두 독?!
이은유 (커다란 가죽가방, 교탁위에 턱 올려놓고 가방 열며/미소)
아이들 (뭐지...?)
19. 기봉 마당 (낮)
수정 (쪽지의 주소 확인하고) 계세요? 차기봉 선생님?
(e) 회초리 찰싹! 으아앙! 아이 울음소리.
수정 (엥?)
아이들 (문 벌컥 열리고 우르르 뛰어나와 도망친다)
차기봉 (회초리 들고 나오며) 거기 못 서냐 이놈들!! (수정 보고) 끙.. (들어가버리
는)
수정 저기... 선생님?
20. 기봉 안방 (낮)
수정 (방문 열고 들여다보며) 선생님?
차기봉 수업 중인 거 안 보여!!
남자 아이 하나 종아리 걷고 울먹이고. 윗목엔 꾀죄죄한 아이 둘 벌서고 있다.
수정 예. (문 닫고)
차기봉 구 단!
남자애 구일은 구, 구이 십팔, 구삼...
21. 기봉 마당 (낮)
수정 아이 참... (두리번대다 마당에 뒹구는 스뎅 대야에 발 걸려 넘어질 뻔)
(e) 깡~~~ 스뎅 소리. 동네 개 짖는 소리 이어서.
차기봉 (안에서) 조용히 못 해!
수정 네!!! (대야 얼른 안는)
22. 특별반 (낮)
자막, 김유정 <소낙비> 중.
찬두 비에 쪼르륵 젖은 치마가...
봉구 몸에 찰싹 휘감기어 허리로... 궁둥이로... 다리로...
찬두 (몽롱해져) 으으으...
봉구 (침 꿀꺽)
이은유 우리 문학 작품에도 인간의 본능, 정욕, 에로틱한 장면들을 아름답게 묘사
한 글들이 많습니다.
아이들 으아... (묘한 표정으로 열심히 보는 위로)
이은유(e) 내가 여러분들에게 나눠준 것은 우리나라의 명작 중, 자극적인 장면,
감각적인 묘사가 쓰인 부분을 발췌한 것입니다.
풀잎(e) (ol/읽는) 혹, 그의 피는 더욱 뜨거웠을는지도 알 수 없었다.
자막, 나도향, <벙어리 삼룡이>.
풀잎(e) 뜨겁다 뜨겁다 못하여 엉기어 버린 엿과 같을런지도...
백현(e) (ol) 주인 색시를 생각하면 공중에 있는 달보다도 더 곱고...
23. 한옥 방 앞 (밤)
휘영청 달 밝고. 주인 아씨 풀잎(머리 쪽지고 한복 입은 새색시 차림/일제시대이므로 개화기 한복 차림 정도), 쪽마루에 앉아 달을 보고 있다.
백현(e) 별들보다도 더 깨끗하였다.
백현 (더벅머리지만 핸섬한 벙어리 삼룡이/ 일각에서 주인 아씨를 훔쳐보는)
백현(e) 주인색시를 생각하면 달이 보이고 별이 보이었다. 삼라만상을...
현정 (삼월이 스타일의 계집종 차림/슥 나타나며) 서방~
백현(e) (헷갈려서) 서방... 엥?
24. 특별반 (낮)
현정 (얼굴 슥 들이밀고 있다)
백현 (퉁명) 왜...
현정 이거... 삼룡이 마음이 딱 내 맘이다? 서방을 생각하면...
풀잎 (쳐다보는)
현정 별이 보이고 달이 보여.
백현 후...
이은유 내용이 쏙쏙 들어오죠?
현정 네. 가슴이 막 뛰어요.
찬두/봉구 저두요./네..
이은유 그겁니다. 읽고 두근거리기. 이런 경험을 건너 뛴 채, 공부라는 생각으로만
교과서를 대했기에, 국어는 그저 더없이 따분하게만 느껴지는 겁니다.
풀잎 (프린트 보며) 표현이 참... 아름다워요.
이은유 맞습니다. 부담없이 읽다보니, 그런 게 보이는 거예요. 찬찬히 살펴보면
우리 문학이 정말 아름답다는 걸 알게 될 겁니다. 아.. (가죽가방에서 다른
프린트들 나눠주며) 이번엔 비문학 분야입니다. 좀더 선정적이고 자극적일
겁니다.
찬두 (보고) 헉!!! (봉구와 마주보며 방긋)
이은유 오늘은 편하게 이걸 읽으세요. 단, 빠르게 읽어야합니다.
아이들 (끄덕이며 프린트 보는 위로)
이은유(e) 짧고 알기 쉬운 글을...
-인서트/화면 가득 자극적인 바탕에 글씨 타이핑 된다. <국어 잘하기 첫 단계-짧고 알기 쉬운 글을 속독하며 내용 파악하기!>
이은유(e) 빠르게 읽으며 내용을 파악하는 것.
이은유 이것이 바로 국어를 잘 하는 첫 단곕니다.
25. 기봉 마당 (낮)
수정 (평상에 앉아 몸 배배틀고 있다)
아이들(e) 이분에 일 더하기 이분에 일은...
수정 (콱 누웠다가/손목시계 보고) 아 증말 너무하시네. (!!해/팍 일어나서 방으
로)
26. 기봉 안방 (낮)
아이들 (방안 가득 앉거나 엎드려 수학 푸는데)
수정 (애들 헤치고 들어와 방 한가운데 벌러덩 눕는다)
차기봉 뭐하는 짓이야!
수정 같이 가실 때까지 저 안 움직여요. (눈 질끈)
아이들 (손가락질하며) 아하하하하.
차기봉 떽!!
아이들 (뚝)
차기봉 (수정을 노려보는)
점프.
차기봉 (한 놈 종아리 치고)
아이들 (여기저기 엎드려 수학 푸는데)
수정 (가운데서 애들한테 이리저리 밟히며 치이며 잔다) 아야... 윽...
차기봉 끙... (노려보는)
27. 학생 식당 앞 (낮)
찬두/봉구 (프린트 한 권을 둘이서 양쪽에서 쥐고 정신없이 읽으며 가고)
풀잎 (뒤따라가며/주머니에서 손 빼다가/종이 툭 떨어트린다)
백현 (뒤에 오다가 주워서 보면/영어구문 외워서 닳은 종이)
-인서트 / 영어구문 프린트 열심히 외우던 풀잎 (6부)
백현 (그 장면 떠올라 찡한/풀잎 부르려는데)
풀잎 (무심코 돌아보다 백현과 시선 마주치는)
백현 (당황/얼결에 영어구문 쪽지를 바지 주머니에 넣으며 딴청)
풀잎 (뭐라 말하려는데)
찬두 풀잎아! 빨리 와!
풀잎 어... (머뭇/가고)
백현 (보는데)
현정 (일각에서 찬합 달랑달랑 들고 달려오며) 서방! 여깄었네? 찾았잖아!
백현 ...
현정 (헥헥) 가자. (방긋)
28. 학생 식당 안 (낮)
풀/찬/봉 (얘기하며 밥 먹는데)
백현/현정 (옆 테이블에 마주 앉는다)
풀잎 (슬쩍 신경 쓰이고)
현정 (칼라풀한 과일 든 도시락 열어 백현 앞에 펼쳐놓으며) 짠~ 요즘 서방 피부
넘 푸석해서.
봉구 (넘겨다보며) 맛있겠다.
현정 (키위 하나 콕 찍어서) 아~~
백현 (밥만 먹고)
현정 먹어라아. 이쁘게 써느라고 새벽 두시에 잤단 말야.
봉구 (계속 보며) 아아... 두시?
찬두 오봉구. 그만 봐라. 우린, (반찬 가리키며) 얘들이 과일인 거야.
풀잎 치... (웃고)
찬두 이건 사과. 이건 키위. 풀잎이 너 과일 뭐 좋아해?
풀잎 나? 음... 딸기?
백현 (묵묵히 밥 먹으며/‘딸기’란 소리 듣고)
풀잎 아... 딸기 먹고 싶다.
찬두 좋아. (김치 꾹 찍어서) 딸기. 아~~
풀잎 됐어.
찬두 아아. (애교)
풀잎 어유. (먹고)
찬두 달지. 달지 응?
풀잎 아니. (눈 찡긋하며) 새콤한데?
찬두 오오! 연기력 짱!
봉구 (웃고)
현정 치... 닭살.
백현 (못마땅해/자기 젓가락으로 과일 콱콱콱 찍어서 먹는다)
현정 (??)
백현 (입 불룩하게 먹는)
29. 기봉 안방 (낮)
아이들 모두 갔고.
차기봉 (큰 양푼에 밥 비빈 거 들고 들어와 앉아 일각 보면)
수정 (구석에서 처량하게 웅크리고 잔다)
차기봉 (찡그리고 크게 한 술 떠서 입에 넣으려는데)
수정 (e. 꼬르륵!)
차기봉 끙... (무시하고 먹으려는)
수정 (e. 천둥처럼 꼬르륵!)
차기봉 (수저 양푼에 홱 던지며) 에잉...
30. 산동네 (낮)
수정 (좋아서 어린아이처럼 팔랑팔랑 가다가 돌아보면)
차기봉 (뒤에서/회초리 등에 꽂고/낡은 보따리 옆구리에 끼고 온다)
수정 (킥킥/뿌듯해서 가다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질 뻔 하는데)
차기봉 어이쿠. (붙들며/순간, 헤어진 딸 생각에 움찔) 큼. 아버님은 연세가 어떻
게 되시나?
수정 음... (하늘 가리키며) 조기 안 가셨으면... 기봉 샘 정도?
차기봉 (!!) 크흠... 양춘삼이랑은 합의 본 게야?
수정 헤헤. 전 그냥 부담임만 할려구요. 한 겹 접으니까 나름 적응 되네요.
차기봉 (비쭉)
수정 쯪. 그니까 샘두 괜히 역정 내고 그러지 마세요 네? 애들 영어에 흥미
붙이기 시작했거든요.
차기봉 내가 괜히 그러나? 양춘삼이가 자꾸 허튼 짓을 하는 걸!
수정 (입 쑥..) 근데... 앤써니 샘이랑은 어쩌다 웬수가 되셨어요?
차기봉 알아 뭐 하게! (서며) 에잉. 이렇게 가는 게 아닌데.
수정 에이... (팔짱 끼며/콧소리) 새앰... 좋은 게 좋은 거잖아요. 애들 생각하
셔성~~~ 에? 에?
차기봉 (그 모습이 이뻐서 못 이기는 척) 크흠.
수정 히이.
31. 자판기 앞 벤치 (셋트/낮)
배영숙/사도철 (점심 먹고/오다가 보면)
찬두/봉구 (열심히 인쇄물 읽고 있다)
사도철 (이쑤시개 물었던 거 툭 떨어트리며) 헉! 쟤들이... 공부를..?
배영숙 (놀람/다가가) 니들 무슨 공부해?
찬두 국어요.
봉구 되게 재밌어요.
배영숙 응? (휙휙 넘겨보고/얼굴 확 붉어져) 이게 국어공부야?
찬두 네. 새로 오신 국어샘이 주셨어요.
봉구 자극적인 걸 왕창 보면서, 빨리 읽는 훈련 하라구요.
배영숙 뭐어? 머 이런... (프린트물 하나 들고/확 돌아서서 가는)
사도철 배샘! (넘겨보며/꿀꺽) 이게 다냐?
찬두 (두툼한 거 보이며) 많아요.
사도철 (방긋/옆에 슥 앉아서 함께 보는)
32. 복도 (낮)
강 (취침방에서 나오는데)
배영숙 (프린트물 들고/화가 나 휘적휘적 오며) 강변호사님! 국어샘 새로 오셨어
요?
강 예.
배영숙 (프린트 홱 보이며) 애들한테 이런 거나 읽히고. 제정신이래요?
강 (보고/당황)
<충격! 사건파일 25시>,<L양의 고백>,<누가 그놈과 잤을까>... 등의 가십글.
이은유 (온다)
강 ... 아. 저기 오시는 군요.
배영숙 (홱 돌아보고) 새로 오신 국어샘이시라구요?
이은유 그런데요?
배영숙 (프린트 보이며) 애들한테 어떻게 이런 걸 읽힐 수가 있어요?
이은유 안 되나요?
배영숙 선생님? 여긴 학굡니다. 뒷골목 만화빵이 아니예요.
이은유 (ol) 그래서 언어 점수가 그 모양입니까?
배영숙 예?!!
이은유 (악수 청하며) 이은유예요. 배영숙 샘이시죠?
배영숙 (흠칫)
이은유 조사해 보니까 내가 장미여고 선배든데. (보다가) 개기지 마라. (슥 간다)
배영숙 하... (혈압...)
33. 취침방 (낮)
강 (언짢고)
이은유 (태연히 커다란 가죽가방 안을 뒤적이고 있다/*이은유샘의 가죽가방은 신비
로운 만물가방)
강 기본이 중요한 건 알지만, 저 애들은 지금 고3입니다. (프린트 보이며) 이런
거나 읽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
이은유 저를 믿는다고 하지 않으셨나요.
강 그랬습니다. 하지만...
이은유 (ol) 그렇다면 믿고 맡겨 주세요. 강변호사님 추진력 인정하지만, 모든 사
람을 자기 입맛대로 휘두르는 거, 좋지 않습니다.
강 (굳는데)
차기봉(off) 맞는 말씀!
차기봉과 수정 들어온다.
이은유 (일어서고)
강 선생님... (수정을 보면)
수정 (차기봉 뒤에서 브이표)
차기봉 강변호사 자네, 너무 제 멋대로야.
수정 (고소해서 히히)
강 ... 다시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차기봉 자네 인사 받자고 온 거 아냐!
이은유 처음 뵙겠습니다. 국어교사 이은윱니다.
차기봉 이은유 선생. 난 차기봉이요. (악수 청해서 하고)
수정 한수정이예요. 특별반 부~~담임이구요.
이은유 (빤히 보며/미소) 아주 좋은 기운이 흐르는 분이군요. (악수 청하며) 반
가워요.
수정 네. 흐흐.
양춘삼 (정부장과 들어오며) 오우 베리베리 쏘리? 좀 늦었죠? (차기봉과 수정
을 보고 흠칫) 오셨네요?
차기봉/수정 (떨떠름하게 보고)
양춘삼 (정부장에게 자켓 벗어 건네며) 차에서 대기해?
정부장 예. (목례하고 가고)
양춘삼 삐져서 가시드니... 댁에 혼자 계셔보니 심심하시죠?
차기봉 (등에서 회초리 뽑아 휘두르며) 뭐야 이눔아?
양춘삼 (물러서며) 오우!
수정 (차기봉 말리며) 샘...
양춘삼 (이은유 보고) 오우 뉴 커멀?
이은유 (빤히 보는)
강 다 모이셨으니 중간고사 대책 회의를 시작하겠습니다.
점프. 폭풍전야의 음악 깔리며. 강과 선생들 둘러앉아 진지하게 회의하는 모습.
양춘삼 오바하고 차기봉 회초리 휘두르자 수정이 말리고 이은유는 담담, 강은 후우...
34. 특별반 (낮)
아이들 (떠드는데)
문 열리고 강과 차기봉, 양춘삼, 이은유, 한수정이 들어온다.
현정/봉구 어? 기봉샘~~/샘~!!
찬두 환영해요 두 분! 기,봉,샘, (애들도 따라하고) 기,봉,샘! 우유빛깔 기봉샘!
차기봉 이눔들!
양춘삼 (샘나서 비쭉)
풀잎/현정 수,정,샘, 수,정,샘!
봉구 들꽃향기 수,정,샘!
수정 오호호호. 고마워요 여러분~
차기봉 계산 3000문제 왜 안 풀어 놨어! 시도 때도 없이 순간적, 자동적, 기계적으
로 계산을 해야 한다고 말 했어 안 했어!
아이들 (급 조용~)
강 두 주 후면 중간고사다. 이번 중간고사의 목표는 하나다.
아이들 (긴장해서 보고)
강 너희들 모두... 전 과목 만점을 받는 것이다!
찬두/현정/봉구 에에?!!/만점?/컥....
백현/풀잎 (기막히고)
차기봉 1, 2학년 때 내신을 생각해 봐! 이번에 만 점 못 받으면 천하대고 나발이고
택도 없어!
양춘삼 수능 아무리 잘 봐 봤자 내신 안 좋으면 꽝꽝꽝이니까요? (방긋)
차기봉 (찌푸리는)
찬두 으으으 불가능해...
이은유 (봉구에게) 만점 받을 수 있겠어요?
봉구 (설레설레)
이은유 큰일이네? 후후.
강 따라서 이제부터, 중간고사 대비 집중 스파르타 훈련에 들어간다.
백현 또 합숙?
강 ... 그렇다.
아이들 (뜨억... 하는데/현정이만 백현을 보며 좋은)
수정 에- 강변호사님은 오늘부터 당장 합숙을 하자고 하셨지만, 안 된다,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은 줘야하지 않겠나, 하고 제가 강력히 주장을 해서..
강 (끙...)
수정 합숙은 내일부텁니다 여러분!!!
아이들 우와!/수정샘 최고!
수정 호호 뭘. (뿌듯뿌듯)
양춘삼 (쌤나서) 저도 강력히 주장했답니다? 호호호.
수정 그래서 오늘은 이번 시간 영어수업까지 하고 귀가하면 되겠어요~
아이들 (힘차게) 네!!!
선생들 (나가는데)
강 잠깐.
일동 (보면)
강 중간고사를 앞두고 각오를 다지기 위해, 특별한 손님들을 초대했다.
수정/아이들 (??)
강 (운동장 쪽 창문을 보면)
봉구 (창문 보고) 어!!
아이들 (보고) 어!!!
35. 교문 + 운동장 (낮)
양손에 커다란 보따리를 잔뜩 든 봉구 부모, 풀잎모와 애인, 백현 할머니가 일렬 횡대로 멋지게 걸어 들어오고 있다. (아이리스 포스터 분위기) 이들을 가르며 찬두모 승용차와 배달용 봉고차 한 대 슝 지나간다. 일동 콜록거리며 승용차 째려보는.
36. 특별반 (낮)
봉구 (창 밖에 대고) 아빠!! 엄마!!
봉구부 (손 흔들며) 아들아!!!
백현 (할머니 보고 반가운)
풀잎 (엄마와 남친 오는 거 보고/기막히고)
수정 학부모님들껜 언제 연락하셨어요?
강 선생님 미션 수행하러 가셨을 때요.
수정 미... 큼...
강 (아이들에게) 너희들의 수업하는 모습을 보여 드리고 협조를 부탁드리기 위
해 부모님들을 모셨다. 믿음을 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수업에 임해라.
37. 특별반 앞 복도 (낮)
봉구부모, 할머니, 풀잎모와 애인 오고.
선생들 (교실에서 나오며 맞이하는) 안녕하십니까./오셨습니까.
부모들 예/안녕하세요. (인사들)
봉구 (달려 나오며) 엄마! 아빠!
봉구모 (안으며) 봉구야!
봉구부 하룻새 또 쑥 빠졌네. 에흐...
백현 할머니!
할머니 백현아...
백현 회사일 어뜩하구.
할머니 (찡긋) 땡땡이.
백현 또?
할머니 (자켓 속 블라우스 보여주며) 브라우쓰도 땡땡이로 입었잖어 그래서. 큭큭.
현정 (손주며느리 자세로 다소곳이) 할머님 오셨어요?
할머니 잉? 넌 여기까지 따라왔냐? 우리 백현이 공부 방해되게.
현정 (비쭉)
풀잎모 (현정에게) 우리 풀잎이 못 봤니?
찬두 (끼어들며) 안녕하세요? 풀잎이 (교실 가리키며) 저기요.
풀잎모 풀잎아! 엄마 왔어! (애인 팔짱 끼며) 아저씨두 오셨다?
애인 풀잎이 안녕?
풀잎 (교실 자리에서/창피해서 외면)
풀잎모 웅 기지배...
배달원 세 명 정도 생수, 식료품, 책 등등을 어깨에 지고 들어오며.
배달원1 비켜주세요.
수정 이게 다 뭐예요 아저씨?
찬두모 (화려하게 등장하며) 빈손으로 오기 그래서요. 좀 샀어요.
수정 (배달원 3인을 보며) 좀이 아니신데...
찬두 (민망하고)
봉구모 즈이두 (큰 보따리 들어 보이며) 고기 좀 재 왔어요.
봉구부 (작게) 우리 가게 특 상등품으루다 싹 쓸어왔습니다.
수정 세상에... (고기냄새 맡으며) 음~~~
풀잎모 (차기봉에게 인삼주 안기며) 제가 담근 술이예요. 잠 안 오실 때 쭉.
차기봉 아 예. 흠흠.
할머니 (뒤에서/빈손인 게 미안한) ...
38. 특별반 (낮)
학부모들 뒷자리 의자에 쪼로록 앉아있고.
신나는 음악과 함께. 양춘삼과 아이들, 에어로빅하며 영어구문 랩으로 한다.
양춘삼 (율동하며) 뒤에 계신 부모님들도 에블바리 스땐 덥! (춤추며 다가가며) 업! 업! 업업업! (영어로 랩)
풀잎모/애인 (젤 먼저 일어나 춤추고)
풀잎 (찡그리고)
봉구부모 (관광버스춤)
풀잎모 (백현 할머니 일어나시게 해서 함께 추는)
할머니 (박수치며 예쁘게 추고)
양춘삼 (찬두모에게) 업업업!
찬두모 (도도하게 다리 꼬고 앉은 채/손으로 튀기며) 됐어요.
양춘삼 (으쓱하고 자리로 가며 율동하는)
39. 특별반 앞 복도
강과 수정, 창문으로 보고 있다.
수정 (저절로 몸 움직이며 리듬 맞추다 보면)
강 (뒷짐 진 부동자세에서 손가락 한개만 까딱까딱)
수정 (에에에 혀 쑥 내미는데)
마리 (와서) 아주 아주... 잔치 열렸네.
교감 (한숨)
수정 (문득 일각 보면)
찬두부 (뒷문 옆에 안 보이게 서서 교실 안을 들여다보고 있다/무표정)
수정 찬두 아버님... (다가가려는데)
찬두부 (수정을 보고는/약간 목례하고 휙 가 버린다)
수정 아니 저기...
강 (보는) ...
40. 특별반 (낮)
모두들 (한바탕 즐거운데)
정부장 (일각에 슥 들어와 그 정경들을 카메라로 찍는다)
41. 특별반 앞 복도 일각 (낮)
풀잎 (하교 차림/풀잎모 거칠게 데리고 온다) 엄마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저 아저
씨랑 온 거야?
풀잎모 너 어떻게 공부하나 아저씨가 보고 싶대서.
풀잎 증말. 창피해 죽겠어.
풀잎모 연하남 애인 있다고 다들 부러워하드만. 혼자 유난이야. 학부모회의 있대. 먼저 가. (들어간다)
풀잎 (속상해서 보는데)
42. 취침방 (낮)
학부모들, 여기저기 둘러본다.
다른부모들 (여기저기 보면서 얘기)
강 앞으로 이 방에서 자주 합숙을 하게 될 겁니다. 집 떠나 있다고 너무 걱정
마시고 세상에 나아가기 위한 준비운동이라고 생각해 주십쇼.
찬두모 세상에... 우리 찬두가 이런 후진 데서... (기막힌)
수정 아니예요 어머니. 애들이 얼마나 재밌어하는데요.
할머니 그럼. 고생해야 얻는 게 있지.
찬두모 (흥)
강 제가 오늘 학부모님들께 당부 드릴 것은 한 가지입니다.
부모들 (주목하는)
강 여러분들의 자녀에게... 합격을 기대하지 마십쇼.
수정/부모들 (엥??)
강 (날카롭게 보는)
43. 특별반 (낮)
학부모들 (애들 앉던 자리에 앉아있다)
찬두모 합격을 기대하지 말라니. 그럼 이 고생을 왜 하고 있는 거예요?
강 그건... 부모만이, 이 세상에서 합격을 기대하지 않을 수 있는, 유일한 사람
이기 때문입니다.
풀잎모 뭔 말이래? (남친과 갸웃)
강 여러분의 자녀가 태어났던 그 순간을 생각해 보십쇼.
풀잎모/찬두모 (숙연해지고)
봉구부모 (서로 손 맞잡고 끄덕이는 위로)
강(e) 내 자식이 이 세상에 숨 쉰다는 자체만으로도 벅찼던 그 순간 말입니다.
수정 (강을 빤히 보는 위로)
강 좋은 결과, 합격에 대한 조바심은 수험생과 교사들에게 맡겨두십쇼.
조급한 마음을 누르고 자식을 묵묵히 지켜보는 것...
학부모들 (열심히 듣는 모습 위로)
강(e) 결과에 상관없이 자식이 오로지 최선을 다하기만을..
강 응원해 주는 것이 부모가 할 일입니다.
할머니 으응. 그 소리시구만. 아휴. 일류대에 붙으라고 성화하지 말어야 겠네.
봉구부 그럼 딱 우리집이네요? 우린 결과 전혀 안 바라거든요.
강 (빤히 보다가) 해 봤자 안 될 거라는 생각을 가지시라는 게 아닙니다.
봉구부 에? 크흠...
강 어느 쪽도 상관없다는 마음! 니가 무엇을 하든, 너만을 믿는다는 마음이 수
험생 부모로서 가져야 할 자세입니다. 따라해 보십쇼. 어느쪽도 상관 없다!
부모들 (중구난방) 어느쪽도 상관없다.... (찬두모만 새침하게 안 하는)
강 크게 외쳐보십쇼. 어느 쪽도 상관 없다!
부모들 어느 쪽도 상관 없다!! (킥킥)
강 (버럭) 어느 쪽도 상관 없다!
44. 병문고 외경 (낮)
부모들(e) (큰 외침) 어느 쪽도 상관 없다!! (에코로...)
45. 병문고 교문 (낮)
불안한 음악 깔리며. 중형 승용차 한 대, 교문을 통과한다.
46. 이사장실 (낮)
마리 (일하다 문득 생각에 잠기는)
-플래시컷.
-비틀, 넘어질 뻔하던 마리를 잡아주던 강. / 마리 손을 홱 잡아 스톱와치 쥐어주던 강(6부)
마리 (신음) 내 스딸도아닌데... 왜 자꾸... 요즘 내가 너무 궁했어. 안돼 장마
리. 안돼 안돼. (양뺨 톡톡 때리는데)
(e) 노크소리.
마리 네~
교감 (노크하고 들어와/떨리는 목소리) 이사장님?
마리 강변호사 뭐 또 사고 쳤어요?
교감 (고개 저으며 방긋) 왔습니다~
마리 네?
교감 왕봉그룹에서 재단 인수 심사팀이 왔습니다~~ 하하하.
마리 그래요?!! (환해졌다가 강변 생각에) ...
47. 특별반 (낮)
학부모들 모두 돌아가 텅 빈 교실.
강 (혼자 책상 정렬하는데/슥 내밀어지는 봉투/굳는)
찬두모 (어느새 옆에 온) 특별반 운영하시는데 써 주세요. 강변호사님 개인 용도로
쓰셔도 상관 없구요.
강 촌집니까.
찬두모 (미소) 생각하시기 나름이겠죠?
강 (봉투 물끄러미 보며) ...
정부장 (뒷문에서 보고 있다)
48. 이사장실 근처 복도 (낮)
강 (찬두모 따라 나오다가) 그럼...
찬두모 뭐 필요한 거 있으심 언제든 연락하시구요.
강 (목례만)
찬두모 (가며/전화하며) 김기사~?
강 (못마땅한 표정으로 돌아서다 휙 보면)
이사장실 앞에서 마리와 교감, 서류가방 든 왕봉 직원 둘, 인사 나누고 있다.
교감/양복들 (먼저 이사장실로 들어가고)
마리 (웃으며 들어가려다/강을 보고/화들짝)
강 (다 안 다는 듯 지그시 보면)
마리 (서둘러 들어가며 문 쾅 닫다가 스커트 자락 끼는)
강 (피식)
49. 음악실 (낮)
양춘삼 (피아노 치며 열정적인 노래 중인데)
정부장 앤써니 사장님...? (카메라 들고 있는)
양춘삼 (보며/방긋)
점프.
양춘삼 (카메라 액정으로 좀 전 영어 시간 사진들 본다) 귿~ 에너제릭!! (다음 장면
클릭해 보고) 오우?
-인서트/<특별반교실> 강이 찬두모에게서 촌지 봉투 받는 장면.
양춘삼 특종인데?
정부장 (끄덕/미소)
양춘삼 흠~ 킵(keep)! (씨익)
50. 복도 일각 (낮)
수정 (걸어오다 멈칫)
양춘삼/정부장 (맞은편에서 밀담 나누며 오다가) 오우! 수정샘?
수정 (억지 미소) 퇴근하세요?
양춘삼 (정부장에게 먼저 가라고 눈짓하고) 큼. 우리 아가들, 또 맘 흔들리겠네?
수정 에?
양춘삼 수정샘 캄백으루 미안해서요?
수정 인제 안 그럴 거예요. 앤써니 샘한테 열심히 배우라고 제가 단단히 말 해 놨
거든요.
양춘삼 그렇담 뭐... 아 그리구, 전에 우리끼리 말했든 건...
수정 아아. 앤써니 샘이 저 알아서 떠나라고 꼬드기신 거요?
양춘삼 (하얘져) 어머머... 내가 언제...
수정 (웃고) 농담이예요. 비밀로 할게요.
양춘삼 (씨익 웃고) 우리 수정샘. 역시 쎈스쟁이? 바이! (휘릭 턴해서 가며 표정 확
굳고)
수정 (가는 거 보며) 기봉샘이 얄미워하는 이유가 있구만. 후... 누굴 탓하냐. 까
인 내가 죄인이지.
(e) 슥삭슥삭 수세미질 소리.
수정 (??/가 보는)
51. 취침방 (낮)
수정 (들어와 보고 휘둥그레) 할머니!
할머니 (쭈그리고 앉아 바닥 수세미질하고 계셨다) 아이구 선생님...
수정 가신 줄 알았는데. 왜 청소를 하고 계세요.
할머니 (웃고) 아까 보니까 고기니 학용품이니 다들 한보따리씩 갖고 왔든데... 저
는 암 것도 못 가져와서요. 배운 게 청소뿐이라... 흐흐...
수정 (찡~~) 할머니...
할머니 어때요. 깨끗해요?
수정 완전 달라졌어요. 호텔 특실이예요 특실!
할머니 흐흐. 지가 청소 경력만 40년이거든요. 이것만 얼른 하고 갈게요. (수세미
질 하고)
수정 저도 할게요 할머니. (같이 하고)
할머니 이쁜 손 상허는데...
수정 안 이뻐요. (손 들어 보이며) 베린 손. 흐흐. (엉덩이 높이 쳐들고 쭉 걸레
질)
할머니 (웃으며 하고)
강 (일각에 슥 와서 보는) ...
52. 게임룸 (밤)
풀잎 (파이터 게임 한다. 혹은 좀비 죽이는 총게임?)
-인서트/학부모회의. 애인이랑 신나서 춤추던 엄마.
풀잎 (잊자고... 입술 앙다물고 열심히 하는)
53. 고시원 건물 외경 (밤)
54. 고시원 복도 (밤)
강 (걸어와 룸 열쇠 꺼내다/자물통 없는 거 보고/!!)
55. 고시원 룸 (밤)
강 (문 천천히 끼익 열고 불 켜는/그럼 그렇지 표정)
백현 (어딘가 멋지게 기대어 선 채/노려보고 있다)
강 (같이 노려보다가/침대 위에 던져진 따진 자물통 집어서 보며) 훗. 꼴통. 제
법 놀았구나.
백현 사무실 왜 뺐어요. 왜 일루 왔어요.
강 (빤히 보고)
백현 말 해 줘요!
강 그게 그렇게 중요하니. 내가 사무실을 팔았든, 안 팔았든, 황백현이
가 진절머리 나게 싫어하는 강석호란 놈 신세를 졌다는 사실이... 없어질 거
같니?
백현 (ol) 이러니까! ... 사사건건, 나한테 알량한 자선 베푼 거 빌미로, 찍어누
르려고 하니까 묻는 거잖아! 치사해서! 다 돌려주려고!!
옆방(off) (톡톡 벽 두드리고) 조용히 합시다!
백현 (흠칫)
강 (피식/노려보다가) 확실하게 돌려 줄 방법이 있는데. 할래.
백현 (번득)
강 ... 이번 중간고사, 만점 받아라.
백현 ... 뭐?
강 만점 받아. 그럼 너 하라는 대로 하겠다. 무슨 돈으로 느이 집을 건진
건지, 내 사무실은 왜 판 건지, 다 말 해 주겠다. 전교생이 보는 데서 니 앞
에 무릎을 꿇라면 꿇겠다. 니가 원하는 거 다~~ 해 주마.
백현 ... 약속해?
강 내가 약속 안 지키는 거 봤니.
백현 정말... 꿇을 수 있어?
강 (피식) 꿇는 조건이 땡기니? ... 얼마든지!
백현 (한동안 노려보다) 좋아. 만점. 받아 주께.
강 (빙그레) 니 주제에. 불가능할 텐데.
백현 (굳는)
강 훗. 특별반 애들 전부 다 만점 받아도, 너는 절대 못받는다. 왜. 넌... 오리
지날 꼴통이니까.
백현 뭐? (소리지르려다 옆방 신경쓰이고/주먹 부르르) 나한테 무릎 꿇을 각오나
해. (팍 나가버린다)
강 (휙 보다가/자물통 집어서 보고) 어떻게 딴 거야. (구멍 들여다보는)
56. 고시원 앞 거리 (밤)
백현 (고시원 건물에서 나와 팍팍 걸어간다/강석호 땜에 약오르고 열받는다/주먹
부르르하다 분에 못 이겨) 에잇! (길거리 아무거나 뻥 차고/숨 가쁘게 헉헉)
57. 찬두집 외경 (밤)
58. 찬두방 (밤)
찬두 (샤워한 차림// 콧노래 부르며 들어온다)
책상 위에 딸기 한 접시와 음료수 놓여있다.
찬두 (딸기 하나 집어서 먹으며 음악 켜다가 !!)
-인서트. / 풀잎 아... 딸기 먹고 싶다.
찬두 (딸기 보며 방긋)
59. 영화루 (밤)
주인과 주방장 등 테이블에 앉아 딸기 먹고 있다.
백현 (카운터에 전대 풀어서 놓고) 아, 잔돈... (주머니에서 지폐 꺼내다가 보
면/풀잎이 영어구문 낡은 종이 있다/!!해서 보다가/도로 넣으며) 가보겠습
니다. (가려는데)
주인 백현아! 딸기 먹고 가.
백현 (딸기 접시 보는)
60. 거리 (밤)
(e) 행복한 음악과 함께.
찬두 (자전거 타며 간다/한쪽 손바닥 위엔 랩 씌운 딸기 접시 그대로. 마치 서빙
하듯/멜로디를 타며 접시 든 팔을 음악에 맞춰 흔들며 기분 좋다)
61. 풀잎 방 (밤)
(e) 홀에서 시끄럽게 노래 소리 들려오고.
풀잎 (헤드폰 끼고 수학 풀다가/핸드폰 램프 반짝이는 거 본다/핸드폰 보고 !!)
62. 카페 뮤즈 앞 (밤)
풀잎 (나와서 두리번대다가 일각 보면)
백현 (발로 전봇대 같은 거 툭툭 치며 있는)
풀잎 황백현...
백현 (보는)
63. 적당한 곳 (밤)
풀잎과 백현, 나란히 앉아있다. 둘 다 어쩐지 머쓱.
백현 ... (!!/주머니에서 풀잎이 영어구문 외던 꾸깃한 종이 꺼내서 주며) 이
거... 아까 주웠는데... 못 줘서.
풀잎 (받고/펴서 보는)
백현 (괜히 훌쩍) 되게 열심히 했드라? 아주 너덜너덜...
풀잎 (쑥쓰/귀엽게 종이로 얼굴 가리며) 으...
백현 쯪. 내가 잠깐... 맛이 갔었나봐.
풀잎 (보면)
백현 열심히 하는 애한테... 그렇게 말하는 거... 아니었는데. ... (머뭇거리다)
미안.
풀잎 (!!)
백현 니가, 강석호 말 잘 듣는 거 같아서... 짜증 났어. ... 다른 애도 아니구..
니가.
풀잎 ... 왜?
백현 ... 몰라.
풀잎 ... (풀어진다) ... 강석호를... 왜 그렇게 싫어해?
백현 싫어 그냥. 내가 뭐... 쥐뿔 잘난 거 없지만... 그런 자식 말 고분고분 듣
는 거... 왠지 굴복하는 거 같애, 이 세상에. ... 훗. 명문대를 가야
사람 구실을 해? 웃기지 말라 그래.
풀잎 꼭 그런 목표 아니더라두... 공부는 해야 하잖아. ... 우리 아직 학생이니
까. 고3, 1년도 안 남았구.. 그 동안 공부 열심히 해 보는 것도 괜찮을 거
같은데.
백현 (사실 이 말이 듣고 싶어서 온 거다. 자신의 열공을 정당화시켜줄..)
풀잎 난... 그냥 니가 강석호 신경 쓰지 말구 열심히 하면 좋겠어. 할 수 있는 데
까진. (진심으로 보고)
백현 (그 시선에 찡) ... 그렇잖아두... 이번 중간고산 박터지게 함 해 볼라구.
풀잎 (환해져) 정말?
백현 (찡그리며 마지못한 척) 치사해서. (머쓱) 기억해 놔라. 나중에 내가 딴 소
리 안 하게.
풀잎 (!!/미소) 좋아. 황백현, 중간고사 공부 열라 열심히 할 것임. (손가락으로
자기 이마 귀엽게 꾹 누르고) 저장.
백현 (살짝 웃고) ... 들어가라. (가려다) 아... (점퍼 주머니에서 호일에 싼 거
꺼내서 준다)
풀잎 (??)
백현 낼 보자. (가고)
풀잎 어. 잘 가. (!!) 백현아...
백현 (보면)
풀잎 찬두하고도 풀어. 응?
백현 ... (보다가/가는)
풀잎 (백현 가는 거 보다가/호일 펴보면 살짝 뭉개진 딸기 두 알) !!! (백현 보
면)
백현 (저만치 간다)
풀잎 고마워!
백현 (쑥쓰/빨리 걸어간다)
풀잎 (미소로 보다가/딸기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소중하게 보는데)
화면 이동하면. 일각 벽에 찬두, 슬픈 미소로 서 있다. 랩으로 덮은 딸기 접시 안은 채.
점프.
풀잎 (쪼그려 앉아 손바닥 위 딸기를 미소로 본다/달빛 어린 딸기처럼 백현이를
좋아하는 마음도 익어가는 느낌인데...)
일각 담벼락 아래... 찬두는 없고. 딸기 접시 놓여 있는 정경.. 풀잎과 함께 보이며...
64. 길 (이른 아침)
비장한 음악. 태양, 이글이글 떠 오르는데. 언덕배기 아래에서 아이들 하나 둘 씩 나타난다.
강(e) 이번 중간고사는...
봉구 (엄청나게 부피 큰 등산용 배낭 맨)
강(e) 너희들이 목숨을 걸고 통과해야할...
찬두 (멋스럽게 작은 배낭 맨)
백현 (스포츠 가방 어깨에 슥 걸친)
강(e) 첫 관문이다.
풀잎 (귀여운 크로스백 정도)
현정 (캐릭터 트렁크 무려 두 세 개, 화장품가방 등을 양손에 끄는)
강(e) 이번 중간고사에서 전 과목 1등급을 받지 못한다면...
비장하면서도 멋지게 걸어오는 외인구단 분위기.
65. 특별반 (아침)
아이들, 모여 있다.
강 수능을 아무리 잘 본다 한 들...
아이들 (걱정하는 모습 위로)
강(e) 천하대 지원은 불가능하다.
강 중간고사 결과가 좋지 못할 경우...
수정 (비장한/침 꼴깍 삼키는 위로)
강(e) 특별반이 일찌감치 해체될 수도 있다.
강 특별반에 불만이 많은 사람에게는...
백현 (노려보는)
강 (백현을 노려보며) 절호의 기회가 되겠지.
백현 (지지 않고 노려보는)
점프.
수정 (아이들 책상에 각자의 수험수첩(예전에 나눠줬든) 놓아주는 위로)
강(e) 지금부터 그 수첩에, 너희들의 목표점수와 각오를 써라.
찬두 만점받으라면서요.
강 라면서요가 아니라, 너의 결심을 써라.
백현 (펼친 수첩 바라보는 위로)
강(e) 자신에 대한 믿음이 있다면 100점을 써라.
풀잎 (수첩 바라보는 위로)
강(e) 자신을 믿을 수 없다면, 가능한 목표 점수를 써라.
강 허나. 실제로는 반드시 만점을 받아야 한다.
현정 어쩌라구요.
수정 (중얼) 그러게나 말이지. (강과 시선 마주치고/시치미)
백현 (수첩을 노려보다가 <목표점수; 100>이라고 북북 쓴다)
봉구 (보고) 으엉?!!
현정 (보고) 힉!! 서방...
백현 (수첩 덮는)
강 각오는 안 쓰니.
백현 (노려보다/수첩 확 펼쳐서 뭐라고 찍찍 쓰고는/들어서 보여준다/‘황백현’
이라고 2페이지에 걸쳐 크게 휘갈겨 쓴)
봉구 이게 각오?
현정 (뿅가) 옹~~~ 멋지다~~
강 (중얼) 훗. 똥폼은.
백현 (당당한데)
풀잎 (보며/어제의 다짐 생각/미소)
66. 병문고 외경 (낮)
차기봉(e) 에이잉!!!
67. 특별반 (낮)
허공에 확 던져지는 문제 푼 프린트.
차기봉 (회초리를 책상마다 내려치며) 왜 자꾸 틀리냐! 정신머리를 어따가들 널어
놨어!!!
아이들 (요리조리 피하며) 아으윽!!
차기봉 (백현에게 프린트 들이대며) 황백현, 넌 이게 뭐야! 이게 글씨냐! 까막눈이
냐 니가!
백현 ...
차기봉 (연습장 흔들어대며) 숫자도 개발괘발, 엉망으로 써 제끼니까 성적이 만날
그 모냥 이지! 꼴통반에서도 제일 꼴찌!
백현 (입술 깨문다)
현정 (백현이 또 대들까 걱정/작게) 서방... 참어.
차기봉 티껍냐. 또 책상 뒤집어엎고 달려 들어봐 이노무 자식!
풀잎 (걱정스레 보는데)
백현 ... 고치겠습니다.
아이들 (헐, 진짜 각오 단단?)
차기봉 계산을 할 땐, (연습장 집어서 반으로 접어 왼쪽부터 가리키며) 여기서부터
세로로 가지런히 풀이를 적어. 줄 간격은 적당히 떼고!
아이들 (연습장 접으며) 네!
차기봉 (백현에게) 숫자 또박또박 적는다고 시간 더 잡아먹는 거 아냐!
백현 예.
풀잎 (백현 보며/!!)
차기봉 큼... 중간고사 범위는 한정 되어 있어. 그 나물에 그 밥! 정신만 똑바로 차
리면 만점은 식은 죽 먹기야!
아이들 (침 꿀꺽)
68. 차기봉 안방 (낮)
방 안 가득 오래된 문제집들 잔뜩 흩어져 있고.
차기봉 (그 한가운데 앉아 돋보기 들이대고 문제들을 분석하는 예리한 모습 위로)
차기봉(e) 이번 중간고사 범위내, 수학 문제들의 유형을 분석한 결과!
69. 특별반 (낮)
차기봉 총 마흔 다섯 개의 유형을 잡아냈다. 지금부터 시험 보는 그날까지 너희들은
이 유형을 무한 반복해 풀어야 해!
풀잎 (각오에 차 끄덕이는)
차기봉 일단 첫 단계로... 문제 한 개 유형당... (아이들 노려보는)
아이들 (긴장해 숨죽이는)
차기봉 삼천 개 씩의 문제를 뽑았다.
아이들 (뜨헉~~~)
찬두 (작게) 워워. (앞 책상 위 프린트 쌓아놓은 거 가리키며) 그래봤자 저만큼이
야. (씨익)
봉구 아아.. (안도하는데)
차기봉 (씨익 웃더니/앞문 향해) 한수정 선생님?
수정(off) 네!
문 열리는 거 두 세 번 정도 반복되며 슬로우로.. 연기도 피어오를 수도?^^
수정 (마트용 카트에 프린트 가득 싣고 나타나며) 미안해 얘들아~~~
아이들 (으헉~~!!!)
수정 (카트 안 밀려서) 누가 이것 좀... 끙. (밀면서 깡충깡충)
백현 (나와서 덜컹 끌고 들어온다)
차기봉 일단계로 이걸 다 풀도록!
남자애들 (산더미만한 프린트를 애들 책상에 올려놓으면)
차기봉 (옛날 탁상시계 꺼내들고) 준비!
아이들 (체념의 경지)
차기봉 시작!!
아이들 (풀기 시작하고)
수정 (나가는데)
차기봉 한수정선생님?
수정 네?
차기봉 (뒷자리 하나 턱짓하며) 격려 차원에서 함께 해 주세요.
수정 (컥)
점프.
아이들 (머리 쥐어뜯으며 풀고)
수정 (뒷자리에서 열심히 푼다)
차기봉 (뭐하나 빼꼼 보면)
수정 (수학 문제를 죄다 영어로 번역하는 중/기봉을 슥 보고 팔로 가리는)
백현 (연습장 반 접은 데에다 제일 열심히 푼다/열심히 움직이는 샤프/빛나는 눈
빛이 번갈아 보이며)
70. 복도 (낮)
아이들 (쉬는 시간이라 오가는)
찬두 (이어폰 꽂고 몸 약간 건들거리며 오는데)
백현 (막아선다)
찬두 (굳어서 보는)
백현 괜찮냐?
찬두 (약간 멍든 턱 보여주며) 이게 괜찮아 보이냐?
백현 (머뭇) 미안하다.
찬두 안 어울리게. (피식 쪼개고 가는데)
백현 야! ... 풀어!
찬두 (!!해서 보면)
백현 (설핏 웃어주고 가는데)
찬두 (!!)
-플래시컷/ 풀잎 찬두하고도 풀어. 응?
찬두 (씁쓸한 피식)
71. 특별반 (밤)
찬두 (pmp로 인강 보고)
봉구 (찬두 옆에 다가와 같이 보며 끄덕)
아이들 (공부하는 모습과/시계 바늘 가는 모습 ol되며 밤이 깊어가고)
점프.
봉구 (바른 자세로 공부하는 뒷모습/앞모습은 그대로 쿨쿨 자는)
찬두 (졸다가/다리 달달 떨며 깨려 애쓰고/손가락으로 눈동자 크게 넓혀보고)
현정 (엎드려서 연습장에 백현 그리는/백현 보면서 행복하고)
백현 (책상에 수학 프린트(약 30센티 높이) 쌓아놓고 푸는 중/휙휙휙 풀고 또 한
장 집어서 열심히 푸는)
풀잎 (그 모습 슬쩍 보며 미소/자세 가다듬고 열심히)
현정 (쇼핑몰 문자 메시지 와서 보고) 어...
문자 (자막: 고객님 예약 주문하신 제품이 입고되었습니다.)
현정 아... 이거 꼭 사야 되는데... (애타는)
72. 취침방 (밤)
강 (일각에서 노트북 펴놓고 일하고)
수정 (애들 수첩검사 중/킥 웃기도 하다가/!!)
풀잎(e) 딸기 두 알... 그 애의 마음?
수정 딸기...? (갸웃/현정이 꺼 보면)
현정(e) 서방은 내 맘 너무 몰라. 미오~~~
수정 (안 됐어서/한숨 폭) 에흐.
강 (노트북 자판 작업하며) 어제 나현정 부모님은 왜 안 오신 겁니까.
수정 두 분 다 굉장히 바쁘시대요. ... 그리구...
강 (수정을 보면)
수정 나중에 말씀드릴게요.
강 지금 얘기하십쇼.
수정 싫은데요?
강 지금...
수정 (ol/시계 보고) 어! 애들 잘 시간이네? (정리하고 나가는)
강 (굉장히 궁금한 표정) 끙...
73. 취침방 앞 복도 (밤)
수정 (나와서) 궁금한 걸 못 참으시는구만? 약점 하나 잡았고오. (히쭉/교실로
가며) 얘들아~ 잘 시간!
봉구 (ol/비틀비틀 몽유병자처럼 걸어 나와 취침방으로 가는)
수정 봉구야! (안 됐어서) 웅~~~.
74. 병문고 외경 (밤)
건물, 모두 불 꺼지고 어두운.
75. 교문 앞 (밤)
현정 (끼이익, 교문 조용히 열고 나온다/*머리띠는 여전히 한/심호흡하고 가려는
데/누군가 어깨 턱 붙들어) 으악!!! (보고) 길풀잎...
풀잎 어디 가...
현정 내가, 전에 신상 예약해 놓은 게 있거든. 오늘 안 가면 또 팔린대서.
풀잎 뭐어? (기막힌)
현정 얼른 갔다 올게. (가며) 택시! (가는데)
풀잎 (붙들며) 같이 가!
현정 (돌아보고) ... 왜?
풀잎 혼자 위험해. 늦었는데.
현정 (의외란 듯/*현정은 누군가의 진심어린 호의가 익숙지 않기에...)
76. 취침방 (밤)
봉구/찬두 (장단 맞춰 코골고)
백현 (귀 막은 채 불편하게 잠든)
카튼 너머로 화면 이동하면. 양쪽에 베개 덮은 이불 봉긋하게 두 개 있고.
수정 (그 가운데서 쿨쿨 달게 자는)
77. 실내 대형 쇼핑 타운 (밤)
풀잎/현정 (걸어오며)
현정 아! 자유의 향기~ 우리 꼭 탈옥한 죄수 같다. 그치.
풀잎 난 떨려. 들킬까봐. (손목시계 보고) 빨리 사갖고 가자.
현정 에으. 알았어. 저기야. (풀잎 이끌고 가는)
78. 중고 명품 가게 앞 (밤)
현정 (쇼윈도 들여다보고) 저깄다! 으아~~ 내 새끼~~ 어딨다 인제 왔쪄~~~
풀잎 (헐...)
현정 들어가자. (문 열려는데)
날티녀들 (안에서 문 열고 나온다)
현정/풀잎 (비켜서는데)
날티녀1 (가려다/현정 휙 보고) 어? 너... 나현정이지.
현정 (휘둥그레 얼어붙는)
날티녀2 맞는데? 나현정 너 씨. 그러고 발르냐?
현정 (당황) 사람... 잘 못 봤어요. (풀잎에게) 가자.
날티녀1 (풀잎 확 붙들며) 얘 나현정 맞지.
풀잎 에? (긴장)
현정 (짱보다가/날티녀들 밀치고 튄다)
날티녀들 야! 나현정! (쫓아가고)
풀잎 현... (!!/쫓아가고)
79. 쇼핑몰 긴 통로 (밤)
현정, 도망치고 날티녀들 쫓고, 그 뒤에 풀잎이 쫓아가고. 열띤 추격전!
80. 쇼핑몰 창고 앞 (밤)
제품 창고 앞 같은 인적 드물면서 넓은 곳.
현정 (열심히 달려와 보면 막혀있다/헉헉) 어뜩해... (우왕좌왕)
날티녀들 (오며) 나현정!
현정 (겁에 질려/뒤로 물러서는)
날티녀1 너 씨... (달려들어/머리채 홱 잡아챈다)
현정 아아! (백현이 준 머리띠 바닥에 떨어지고) 어... (휘둥그레져 저만치 떨어
진 머리띠 보고)
날티녀1 흥. 아무도 모르게 전학을 가?
날티녀2 너땜에 우리가 얼마나 개고생했는지 알어?
현정 에잇! (밀치고 튀지만)
날티녀들 이게! (다시 붙들고) 너 보고 싶어하는 인간들 많거든? (끌며) 일로 와.
현정 놔! 놔!(방어하면서도/저만치 날아간 머리띠만 신경쓰인다/잡으려하다 붙들
리고)
풀잎 (일각/뛰어와서 보고) 어뜩해... (도움 청하려 둘러보지만)
아무도 없다.
풀잎 (!!) 핸드폰... (주머니 뒤지지만/두고 왔다) 아...
현정 (거세게 발버둥치며) 놔! 놔!
날티녀2 이게 근데. (현정 양팔 뒤로 해 고정시키며) 일단 맞아야 말을 듣지?
날티녀1 나현정. 어금니 꽉 물어라? (주먹 후 불고)
현정 (벌벌벌 떠는 얼굴과)
풀잎 현정아... (어쩔 줄 몰라 안타까운 표정이 동시 화면으로 보이면서)
7부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