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차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제는 국내 승용차의 70%정도가 오토라고 합니다. 그런데 오토차를 운전하시는 분들중 연비가 너무 형편없다고 불평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오토차의 운전법을 잘 모르시는 운전자 분들도 많습니다.
먼저 오토차의 연비에 대하여 생각해 봅니다.
오토차가 대부분 운전자가 생각하는 것처럼 기름을 그렇게 많이 먹는 게 아닙니다. 지금 운전하고 계신 오토차가 기름을 지나치게 많이 먹는 다고 생각된다면, 그것은 오토차라서 그런 게 아니고 지금 그차의 상태가 문제 있거나, 오토차의 운전법을 잘 모르시거나, 운전습성 문제일 가능성이 보다 큰 겁니다.
물론 오토미션의 기계적인 특성상 연비가 다소 떨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유압으로 작동되는 토크컨버터(클러치)의 슬립 때문이죠. 그러나 그 정도가 운전자가 느낄 그 정도는 아닙니다. 메이커에서는 평균적으로 -10%를 말하고 있습니만, 저의 경우는 -10% 미만으로 봅니다. 연비를 결정하는 요인에 워낙 다른 요인이 많기 때문입니다.
오토차의 연비에 가장 큰 영항을 주는 그 유압클러치의 슬립도 고속에서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는 않으나 최고단의 속도에 도달하면(대략 60-70km/h) 엔진과 미션을 기계적으로 직결시키는 댐퍼클러치가 작동하여 오토미션이라고 해도 슬립이 전혀 없게 됩니다. 이를 록업장치라고도 합니다. 따라서 고속에서는 오토차라고 해도 연비가 스틱과 별반 차이가 없게 됩니다. 좀더 정확히 말하면 고속에서는 슬립이 없을 뿐만 아니라 기어비등 오토미션의 구조상 오히려 스틱보다 다소 연비가 높게 나온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오토차는 스틱차와는 운전법이 상당히 다릅니다. 간혹 그런 특성을 모르고 스틱처럼 운전하면서 연비에 대하여 불평하는 분이 많습니다. 특히 스틱을 운전하시던 분들이 오토로 차를 바꾼 경우 그런 불평을 많이 합니다.
오토차는 특성상 급출발하는 경우 스틱과는 다르게 속도도 증가시키지 못하면서 기름만 엄청 소비합니다. 급가속의 경우에도 그렇습니다. 물론 스틱의 경우에도 그런 운전은 연비를 나쁘게 하지만 오토의 경우는 좀 더 심합니다. 따라서 오토차를 제대로 운전하려면 출발시나 운행시에도 가속기 조작을 아주 세심하게 해야 합니다. 그래야 출력손실이 없게 됩니다. 그래야 연비도 상승되고..
예를 들면,
오토차량은 출발시 계속 가속기를 힘껏 밟아 속도를 급격하게 높이려고 하면 기어가 고단으로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그 상태로는 기름드는 것에 비례하여 속도가 증가되지 않습니다.
이는 최근에 주로 채택되고 있는 전자제어 오토미션의 제어방식 때문에 그렇습니다. 만일 급격히 속력을 높이려고 계속 가속기를 밟고 있으면 ECU(차의 주컴퓨터)는 운전자가 파워를 필요로 하는 운전을 하고자 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기어변속 시점을 늦추게 됩니다. 이런 경우 스틱의 경우 기어를 변속하지 않고 저단기어로 속력을 내고 있는 것과 같은 상황이 되어 기름이 과다 소모되는 겁니다.
스틱의 경우는 출발시 빨리 속도를 올리고 기어를 고단으로 변속해야 연비가 향상되지만 오토인 경우는 영 다릅니다. 오토에서 그리 운전했다가는 정말 기름을 길거리에 뿌리고 다니게 됩니다. 주행중 급가속해도 마찬가집니다. 이는 언덕을 올라갈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즉, 속도에 맞추어 서서히 기어변속을 몸으로 느끼며 점진적으로 속도를 높여야 하는 겁니다.
출발시에도 가속기를 밟다가 다시 70%쯤 놓았다가 다시 밟는 동작을 하면 기어가 상단으로 변환되죠. 즉 오토미션이라고 해도 가속기의 조작에 의하여 어느 정도는 운전자 의지로 기어를 변속시킬 수 있다는 말입니다.
다시 정리하면, 오토차의 연비 저하는 대부분 출발시나 저속운전시 일어나게 되는데, 급출발하면 클러치의 슬립뿐만 아니라 기어변속의 지연으로 불필요하게 기름이 과다 소모된다는 겁니다. 만일 그렇게 운전하면 답답하여 못참겠다고 하시는 운전자 분이 있다면 그 분은 오토차를 운전하실 기본적인 자질이 안 되는 분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겁니다.
다시 말합니다.
오토차라고 해서 D로만 놓고 아무렇게나 달린다고 되는 게 아닙니다. 오토차도 경제적이고 보다 안전하게 운전하려면 스틱 못지 않게 많은 주의와 운전테크닉이 필요합니다.
오토차라고 해도 초기 오토와는 다르게 지금은 기어 변속에 대한 여러 보완장치가 있어 속도와 파워에 대한 운전자의 욕구를 어느정도 만족시켜 주고 있습니다. O/D, power, quick down, 기어1,2단등 말입니다. 이런 기능들을 상황에 맞게 적절히 쓰면 연비향상 뿐만 아니라 경주용차 만은 못해도 어느 정도는 오토차도 스틱차 못지 않은 다이나믹한 운전을 하실 수 있을 겁니다.
특히, 오토차의 가속기 조작은 아주 세심하게, 아주 예민하게, 아주 조심스럽게 해야 합니다.
일단 출발하면 기어를 "D"에서 별로 움직여 본적이 없다거나 그렇게는 답답해서 운전할 수 없다는 분이시라면, 어쩌면 오토차를 운전할 기본적인 자질이 안되는 분이거나 "초보운전" 표시를 너무 일찍 떼신 분일지도 모릅니다.
긴글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