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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분 / 15세 이상 관람가>
=== 프로덕션 노트 ===
감독 : 안드레스 우드
출연 : 프란시스카 가빌란
2011,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 초청작
칠레 출신의 비올레타 파라는 작곡가, 민속음악학자, 비주얼아티스트 등으로 다방면에서 활동한 라틴아메리카 포크의 어머니이다. 영화는 그녀의 가난했던 어린 시절에서부터 출발하여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세계적인 팝 아이콘으로 등극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다. 라틴아메리카인으로서의 긍지를 끝까지 지켜가며 서구와 타협하지 않았던 말기 인생까지, 그녀의 감동적인 예술혼이 펼쳐진다.
올해 전 세계에서 가장 큰 화제를 불러일으킨 음악영화를 꼽으라면 단연 <천국에 간 비올레타>일 것이다. 비올레타 파라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다룬 이 영화가 선사하는 가장 큰 기쁨은 무엇보다 그녀의 아름다운 노래들로, 영화 전체를 감싸는 라틴 포크의 선율은 이국적인 감동으로 다가온다. 제3세계 여성이 선진국들의 땅 유럽에 가서도 기죽지 않고 오직 음악만을 추구하는 모습과, 자신의 대륙으로 돌아온 후 시련 속에서도 꿋꿋이 독립적인 예술가의 길을 걷는 여정 또한 고전적인 예술혼의 절정을 보여준다. 동행하면서도 갈라질 운명인 예술과 사랑의 모습도 애잔하다.
=== 줄거리 ===
유럽이 러시아혁명과 제1차 세계대전의 포화로 자욱했던 1917년, 가난하지만 평온했던 칠레 남부 시골, 마을의 음악교사인 아버지와 아홉 아이를 기르며 틈틈이 기타 반주에 맞춰 노래하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비올레타 파라는 열두살에 작곡을 시작해 동네 아이들 앞에서 들려주고, 산티아고 국립음악원에 들어가면서부터는 작곡한 노래들을 동네 술집과 서커스, 마을 축제 등에서 연주하고 다녔다.
세살 터울의 오빠 니카노르 파라는 피노체트 군부 독재를 마감시키기까지 거리의 언어와 비속한 표현, 법률 용어, 장례식 조문, 정치 연설에 사용되는 진부한 표현을 자기 시에 구겨넣으며 부적절한 조합을 통해 유머와 풍자를 끌어냈던 반(反)시 운동의 기수로, 군사정권에 의해 살해된 살바도르 아옌데, 파블로 네루다 등과 뜻을 함께하며 중남미 현대시를 주도한 대표 시인인데, 영혼의 교감을 나누었던 오빠의 독려와 지원에 힘입어 그녀는 1952년부터 전국을 돌며 구전민요와 노랫가락을 수집한다. 이 여행에서 남미의 다양한 소리와 문화에 눈을 뜨고, 정형화된 외래 음악을 극복하는 민속음악의 뿌리 찾기와 보존에 열정을 바쳐 전통음악을 대중가요로 새로 빚은 이른바 '누에바 칸시온'(새 노래) 운동을 일으켰다. 사회비판과 저항정신으로 빛나는 이 노래들은 1973년 쿠데타 이후 악랄한 군사독재 치하에서 고통받던 칠레 민중에게 희망과 위로의 원천이었다.
=== 참고자료 === <2013년 11월 28일 네이버캐스트 / 음악칼럼니스트 황윤기 글>
월드 뮤직
라틴 아메리카의 희망을 노래하다
누에바 칸시온 Nueva Cancion
세계 각 지역의 정서를 만날 수 있는 월드 뮤직은 역사와 문화적인 요인들을 반영하는 중요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 안데스의 음악처럼 삶의 터전을 빼앗긴 아픔이 표현되기도 하고, 스페인의 플라멩코처럼 억압받는 삶의 설움이 음악으로 승화되기도 한다. 또한 월드 뮤직은 시대적인 배경과 그 현실 속의 아픔과도 밀접한 관계를 지니고 다분히 정치적인 성향을 띠기도 한다.
이는 식민지배나 독재를 겪었던 많은 나라에서 저항의 메시지를 담아 표현한 음악으로 만날 수 있는데, 동시대의 아픔을 호흡했던 음악가들이 들려주는 현실참여의 메시지와 함께 그 시대가 필요로 하는 생생한 생명력을 이러한 음악에서 느낄 수 있다. 특히 어두운 현대사를 겪어 온 라틴 아메리카에서는 시대의 아픔과 동시에 새로운 미래에 대한 희망을 담은 많은 음악들이 민중들의 정서를 대변하며 그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전했다.
중남미의 현대사를 음악을 통해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반드시 만나게 되는 이름인 아르헨티나의 메르세데스 소사ercedes Sosa)나 칠레의 빅토르 하라(Victor Jara)와 같은 인물들이 그 대표적인 음악가들이다. 또한 이들을 비롯한 깨어 있는 음악가들의 노력은 라틴 아메리카 사람들의 정체성을 일깨우며 누에바 칸시온(Nueva Cancion)이라는 이름의 노래운동으로 이어져 중남미 대부분의 나라에 확산되었고, 단순한 음악적 흐름 이상의 의미와 가치로 기록되고 있다.
새로운 노래 누에바 칸시온
60년대에서 70년대를 넘어가던 시기의 라틴 아메리카는 정치적인 혼란과 더불어 외국 거대 자본의 막강한 힘에 휘둘리며 경제적, 문화적인 종속이 심한 상태에 빠져 있었다. 또한 빈부의 격차를 비롯해 굳어져가는 사회적 모순과 여러 나라에 난립했던 군부 독재정권의 횡포로 인해 힘없는 민중들은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권리마저 지니지 못한 채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고초를 겪어야만 했다. ‘새로운 노래’라는 뜻을 지닌 누에바 칸시온(Nueva Cancion)은 라틴 아메리카 사람으로서의 정체성을 노래를 통해 되찾자는 기치를 내걸고, 강대국들의 착취와 독재정권의 탄압으로 얼룩진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의식 있는 음악가들에 의해 시작된 노래운동이자 민중을 대변하는 저항의 물결이었다.
누에바 칸시온은 이미 50년대부터 그 음악적인 자양분과 의식적인 기초가 마련되고 있었다. 피델 카스트로(Fidel Castro)와 체 게바라(Che Guevara)가 이룬 쿠바 혁명이 누에바 칸시온의 정신적인 원동력이 된 것으로 평가되며, 음악적으로는 안데스 음악의 전통을 비롯한 민속 음악의 수집과 연구가 그 바탕이 되었다. 그 음악적인 초석을 마련한 인물로 아르헨티나의 아타왈파 유팡키(Atahualpa Yupanqui)와 칠레의 비올레타 파라(Violeta Parra)가 손꼽힌다. 이들은 민속음악의 발굴과 함께 전통에 기초를 둔 새로운 소재의 노래들을 만들었고, 그 노래들은 자신들의 목소리를 통해서뿐만 아니라 누에바 칸시온 세대의 가수들에 의해 라틴 아메리카 민중들에게 알려졌다.
안데스 인디오의 혈통을 이어받고, 안데스 지역 민속음악을 발굴하는데 평생을 바친 아타왈파 유팡키는 가수이자 시인, 클래식 기타리스트였다. 척박한 현실을 살아가는 라틴 아메리카 사람들의 소박하고 아름다운 정서를 노래했던 그는 여러 권의 시집과 책을 발표하기도 했고, 발굴해 낸 민요들과 함께 수많은 곡을 만들어 직접 노래하기도 했다. 아르헨티나 전통문화의 중심지인 투쿠만(Tucuman) 지역에서 태어난 그는 인디오의 전통을 직접 경험하며 자랐고, 안데스의 전통음악에서 자신의 음악적 뿌리를 확인했다. 그의 이름 아타왈파는 잉카제국 왕의 이름이며, ‘멀리서 와서 노래하는 사람’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아타왈파 유팡키는 ‘아르헨티나 음악의 대모’, ‘누에바 칸시온의 진정한 거장’으로 불리는 메르세데스 소사에게 커다란 영향을 준 인물로 알려져 있으며, 70년대 라틴 아메리카의 현실을 노래했던 많은 가수들의 정신적 지주이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독재정권에 시달렸던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의 음악가들을 비롯해 저항과 진실의 메시지를 담아 노래했던 세계 각국의 아티스트들로부터 커다란 존경을 받았다.
‘칠레 민속음악의 어머니’로 불리는 비올레타 파라(Violeta Parra)는 메르세데스 소사의 목소리로 전 세계에 감동을 전했던 명곡 ‘Gracias a la Vida(생에 감사해)’의 원곡 가수이다. 메르세데스 소사와 함께 누에바 칸시온을 대표하는 칠레의 저항시인 빅토르 하라에게 음악적 자양분을 공급한 인물이며, 자녀들인 이사벨 파라(Isabel Parra)와 앙헬 파라(Angel Parra)는 빅토르 하라의 음악 동료이자 칠레의 누에바 칸시온을 대표하는 인물들이다.
라틴 아메리카 전체에 확산되었던 누에바 칸시온의 물결은 쿠바 혁명 이후 쿠바의 새로운 노래운동으로 자리 잡았던 누에바 뜨로바(Nueva Trova-새로운 음유시 운동)와도 연대감을 형성하며 지금도 라틴 아메리카 음악의 커다란 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70년대 이후 남미 곳곳에서 열린 수많은 페스티벌에서 각국의 뮤지션들이 만나 노래를 바꿔 부르며 교류했고, 다음 세대의 음악가들에게도 그 정신과 가치를 고스란히 물려주었다.
빅토르 하라의 죽음을 비롯해 수많은 음악가들이 망명의 길에 오르는 등 투쟁의 역사를 지닌 노래 운동 누에바 칸시온의 이야기 속에는 음악가들이 남긴 유명한 말들도 많다. 빅토르 하라는 “진정한 혁명은 기타와 떼어놓을 수 없다.”라고 말하면서 “기타는 총, 노래는 총알”이라는 말을 남겼다. 이 말은 누에바 칸시온의 구호처럼 퍼져나가기도 했다. 우루과이의 누에바 칸시온을 대표하는 다니엘 비글리에티(Daniel Viglietti)는 “라틴 아메리카의 기타는 투쟁에 의해 노래를 배웠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그는 소작농에게 땅을 재분배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A Desalambrar(장막을 걷어라)’라는 노래를 발표하면서 투옥되었다가 프랑스의 철학자 사르트르(Jean Paul Sartre)가 우루과이 정부에 보낸 전보를 포함해 세계 각국의 저명한 예술인들이 성명서를 보내며 항의한 덕택에 풀려나기도 했던 인물이었다. 특히 그가 남긴 ‘Cancion para Mi America(나의 아메리카를 위한 노래)’는 원주민 인디오와의 연대를 내용으로 하는 초기 누에바 칸시온의 감동적인 명곡으로 남아 있다.
순수한 꿈을 노래한 저항시인 빅토르 하라
누에바 칸시온이 라틴 아메리카 전역으로 확산되는 가장 직접적인 계기는 칠레 민중 정부의 붕괴와 빅토르 하라의 죽음이라 할 수 있다. 60년대 칠레의 경제 상황은 풍부한 지하자원을 통한 이익 대부분이 외국의 대기업들에게 돌아갔고, 스페인 식민시대의 상위계층들이 전체 경작지의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었다. 때문에 대다수의 칠레 사람들은 소작농으로 일하거나 빈곤한 도시의 노동자일 수밖에 없었다.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가속화되는 상황 속에서 칠레의 진보세력들은 인민연합을 형성했고, 마침내 1970년 살바도르 아옌데(Salvador Allende)가 대통령이 되면서 라틴 아메리카 최초로 선거를 통한 사회주의 정부를 세우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1973년 피노체트(Augusto Pinochet)의 쿠데타로 인해 민중 정부의 꿈은 깨어지고, 아옌데 대통령은 군부의 망명 권유를 거절하고 대통령 집무실인 모네다 궁을 지키다 칠레 공군의 폭격에 사망하고 말았다.
빅토르 하라는 이러한 칠레 현대사의 격동 속에서 음악과 연극 등 예술을 통해 민중의 편에 서 있었고, 피노체트의 군대에 짓밟혀 목숨을 잃었던 인물이다. 산티아고의 빈민지역에서 소작농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연극을 공부하면서 안데스 음악의 전통을 바탕으로 하는 민속음악에 관심을 가지다 노래를 통해 세상을 바꾸겠다는 꿈을 품게 되었다. 누에바 칸시온의 가장 아름다운 노래인 ‘Te Recuerdo Amanda(너를 기억해 아만다여)’에도 등장하는 그의 어머니 아만다로부터 기타와 칠레 민요를 배웠고, 비올레타 파라를 만나 진정한 라틴 아메리카의 음악을 가슴 깊이 받아들였다.
1969년 제1회 누에바 칸시온 페스티벌에서 1위를 차지한 노래가 바로 그의 대표곡 중의 하나인 ‘La Plegaria a un Labrador(한 노동자에게 바치는 기도)’이며, 정치적인 메시지를 담은 노래에서부터 개인적인 서정을 담은 노래들로 칠레 민중들의 가슴에 감동을 전했다. 또한 빅토르 하라는 아옌데 정권의 음악대사 역할도 했다. 라틴 아메리카 여러 나라를 방문하며 노래를 통해 칠레의 현실과 아옌데 정권의 정책을 알렸다. 하지만 칠레 민중들과 함께 새로운 세상을 꿈꾸던 빅토르 하라는 피노체트의 군대에 끌려가 모진 고문 끝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한편, 아옌데 정부의 종말과 빅토르 하라의 죽음으로 인해 칠레의 많은 음악가들은 국외로 도피하거나 해외 순회공연 중에 망명의 길에 오를 수밖에 없었다. 빅토르 하라와 함께 칠레의 누에바 칸시온을 이끌었던 그룹 퀼라파윤(Quilapayun), 인티 이이마니(Inti-Illimani), 그리고 비올레타 파라의 자녀들인 앙헬 파라와 이사벨 파라도 그 대열에 있었다. 이들은 유럽의 저항음악인들과 함께 콘서트 무대에 올라 칠레의 현실을 알리고 빅토르 하라의 죽음을 추모하는 공연을 열기도 했다.
라틴 아메리카 희망의 전령사 메르세데스 소사
칠레에서 아옌데 정권이 무너지고 빅토르 하라가 죽음을 당해 누에바 칸시온의 물결이 전 라틴 아메리카로 퍼져 나가기 이전, 아르헨티나에서도 이미 새로운 의미를 담은 음악에 대한 결의가 있었다. 1962년 한 저널리스트들의 모임에서 메르세데스 소사를 비롯한 의식 있는 음악가들은 전통음악의 계승을 통해 라틴 아메리카 노래의 정체성을 회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누에바 칸시오네로(Nueva Cancionero)’라는 음악 선언서를 발표했다.
‘라틴 아메리카 희망의 전령사’, ‘침묵하는 다수의 목소리’ 등의 찬사를 받았던 메르세데스 소사는 누에바 칸시온은 물론 현대 라틴 아메리카 음악의 상징적인 인물로 전 세계의 존경과 사랑을 받았던 인물이다. 당시 누에바 칸시온을 주도했던 다른 음악가들처럼 직접 노래를 만들어 부르는 싱어송라이터는 아니었지만, 아타왈파 유팡키의 음악 속에 담긴 라틴 아메리카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을 비롯한 다른 음악가들의 노래에 담긴 메시지들을 깊이 있는 감동을 담아 노래했다.
겉으로는 포근하고 부드럽지만 안으로는 대지를 연상케 하는 강인한 힘을 지닌 목소리로 부른 소사의 노래들은 정치적으로, 또 경제적으로 너무나 혼란스러웠던 70년대를 힘겹게 살아가던 민중들에게 라틴 아메리카 사람으로서의 자부심을 일깨워주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게 해 주었다.
1976년 극도의 혼란 속에서 아르헨티나에도 호르헤 비델라(Jorge Videla)의 군부정권이 들어섰고, 공포정치를 펼치던 군부로부터 소사 역시 자유로울 수 없었다. 1979년 한 공연에서 관객들과 함께 체포되어 유럽으로 망명의 길에 오를 수밖에 없었던 소사는 군부정권이 그 종말을 바라보고 있던 1982년, 아직 신변의 안전을 보장받기 힘든 상황에서 목숨을 건 귀국 길에 올랐다. 그리고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콜론(Colon) 극장에서 조국의 청중들에게 커다란 감동과 희망을 전했다.
이 11일 간의 무대를 담은 앨범이 누에바 칸시온 최고의 실황 앨범으로 손꼽히는 [En Argentina] 앨범이다. 이 무대에서 노래한 ‘Gracias a la Vida(생에 감사해)’, ‘Solo le Pido a Dios(신께 오직 바라네)’, ‘Cancion con Todos(모두를 위한 노래)’ 등은 지금도 많은 사람들에게 각인되어 있다. ‘Gracias a la Vida’는 세상을 볼 수 있는 빛나는 두 눈과 자연과 연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귀, 어머니와 형제를 부를 수 있는 소리와 문자,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발, 뛰는 심장, 그리고 웃음과 울음을 준 생명에 대한 깊은 감사를 노랫말로 담고 있는 곡이다.
‘Solo le Pido a Dios’는 고통과, 불의와, 전쟁과, 속임수와, 미래에 둔감한 사람이 되지 않기를 신에게 바라는 겸허한 마음을 담고 있는 노래다. 자신이 불렀던 곡 속의 의미심장한 노랫말들처럼 생명과, 세상과, 라틴 아메리카를 사랑하는 삶을 살다 지난 2009년 세상을 떠났지만, 메르세데스 소사에 대한 라틴 아메리카 사람들의 존경과 사랑은 변함없이 계속되고 있다.
끝없이 이어지는 노래 누에바 칸시온
라틴 아메리카의 정체성 회복과 세상에 대한 올바른 시선을 강조했던 누에바 칸시온은 단순한 노래운동으로 그치지 않고 하나의 정치적, 문화적인 현상으로 이해되어야 할 현대 라틴 아메리카 역사의 일부분이다. 또한 누에바 칸시온의 물결 속에 담겼던 정치적, 사회적 메시지와 함께 절대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은 음악적으로도 라틴 아메리카의 전통과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다. 민속음악에 대한 수집과 연구가 기반이 되었고, 이 노래운동의 주된 가치 속에 민속음악 회복에 대한 필요성이 크게 자리하고 있다. 비슷한 시대에 비슷한 역사를 걸어왔던 우리나라의 의미 있는 메시지를 담은 노래들과는 다른 점이기도 하다.
한편 누에바 칸시온은 그 격동의 세월을 먼 과거로 보낸 지금도 다양한 기념행사로 그 정신을 이어오고 있으며, 아직 활동하고 있는 그 시대의 주역들이 남아 있기에 음악적으로도 맥을 잇고 있다. 누에바 칸시온의 노래들은 끝나지 않는 노래처럼 라틴 아메리카 사람들의 가슴에, 또 세계의 지성들의 뇌리에 올바른 세상을 꿈꾸는 순수한 열망으로 새겨져 있다.
황윤기 음악칼럼니스트
국내 독립 음반사 Ales Music에 재직하며 월드뮤직 음반을 기획, 제작했고, 다수의 음악 전문지에서 필자로 활동했다. KBS Classic FM, PBC, CBS, TBN, TBS 등 다수의 라디오 방송 음악 프로그램에서 진행, 출연, 작가로 활동하면서 월드뮤직을 전문적으로 소개해 왔다. 현재 국악방송 "황윤기의 세계음악 여행" DJ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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