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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미국 지휘자 평균연봉 7만여달러', 지금은 삭제된 '단원들이 연주수당 6만원'과 더불어 좀 더 논란거리를 만들고자 한 기자의 트릭이라고 봐요.
지금 저 기사를 다시한번 찬찬히 읽어보니 특별히 심각한 감사였다기보다 그냥 흔히 보는 감사장의 풍경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매년 국공립단체들이 정기감사의 대상이 되고 의원들에게 지적을 받죠. 기사만 봤을 때 가장 큰 문제처럼 보이는 고액연봉이라던지 기타 여비 논란은 정명훈씨측과 서울시의 계약 당시 이미 문서상으로 성립이 되었던 것일테니 그게 공식적인 문제제기 이어질 수는 없는 것이고 확실히 시향측의 책임소지가 있는 건 해외 보좌관 경비 등 일부 예산의 사용처를 명확히 조사해놓지 않았다는 점 등인 것 같네요.
앞으로의 일은 시향측이 어떠한 개선방향을 내놓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 같습니다. 물론 길게 봤을때 시향 운영이 지금까지처럼 평탄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만...
사실 기사 자체를 애매모호하게 쓰긴 했습니다. 충분히 그렇게 느끼실 수도 있다고 봐요. 저는 다만 단순히 돈이 많고 적고의 문제가 아니라 시향 전체 예산을 봤을때 현실적으로 계산이 안맞아버린다고 생각했거든요. 만약 기사 내용을 토대로 지휘수당을 별도로 계산을 하게 된다면 총 액수가 40억원에 육박해버립니다. 거의 뉴욕필이 마젤에게 해준 대우 수준인데 서울시가 정명훈씨에게 아무리 좋은 대우를 해줬다고 해도 악단 운영규모상 현실적으로 많이 무리가 있는 액수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거든요.
물론 앞서 언급한대로 지휘자 평균 연봉이라든지 연주수당 6만원 등의 내용때문에 이것도 일종의 트릭일거라고 생각한 것도 있구요. 뭐 아무튼 저의 생각이었습니다.
보좌관 관련 내용은 저도 동의합니다. 굳이 해외 보좌관 경비까지 줄 필요가 있었나 싶기는 합니다만 이미 양쪽이 도장 다 찍은 걸, 그리고 지난 5~6년간 감사에서 지적하지 않은 내용을 이제와서 계약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식으로 정명훈씨측에게나 시향측에게나 어떠한 책임을 물을 수는 없죠. 결국 중요한건 사후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인데 시향측이 소명자료를 제출하거나 시정조치, 관계자 문책 등 선에서 마무리 될 것 같습니다.
아무튼 이 문제의 본질적 사안인 지금과 같은 규모의 시향이 필요하느냐 아니냐는 시장이나 의회의 생각에 따라 앞으로 결론지어지겠죠.
참 어려운 문제네요. 어찌되었거나 사건이 불거졌으니 논란의 대상에서 피할 수 없게 된 것 같고...진보성향 시장과 의회가 장악한 서울시 행정 여건에서 평소 보수성향으로 분류되어 진보진영으로부터 경원시된 점이 없지 않았던 정명훈씨 운신의 폭이 예전 같이 않을 것이고...자존심 하나 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은 예술인들 특히 정명훈씨의 경우 돈문제가 얽히면 굳이 진흙탕 싸움을 하려하지 않을 겁니다. 그렇다면 선택이야 뻔하지요. 이제 막 DG와 계약을 하고 말러 1번을 출반하는등 입지를 굳혀가던 마당에 어쨌거나 복잡한 문제가 터진 셈입니다. 자체 수익이라는 측면에서는 가야할 길이 멀지만, 정명훈이기에 가능한 일 역시 많거든요. 문화사업이란 것이 꼭 수익이 보장되어야 투자가치가 있는 것도 아니고...연봉은 지금 받는 수준에서 보장하고(아시다시피 20억 전액이 연봉은 아니니까요), 기타 경비에 대해서는 투명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리되었으면 합니다.
노들섬 오페라 하우스도 사실 계속 추진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복지를 강조하는 측에서는 배부른 소리라고 말할 수 있는데, 사람이 빵만으로 사는 존재는 아니니까요. 복지와 시설투자는 병행되어야지 한쪽에만 올인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봐요. 시드니 오패라하우스라는 명물이 창출하는 부가가치도 적지 않을 겁니다. 그거 짓느니 다 먹는데 쓰자고 했다면 남는 건 없었겠지요. 눈에 보이는 하드웨어에 치중하는 것도 문제겠지만, 하드웨어라는 것은 중요한 관광자원이고 문화생활의 기초가 됩니다. 홍콩의 자랑거리 백만불 야경이라는 것도 다 하드웨어거든요. 서울시를 진보진영에서 완전히 장악했다고 해서, 다 바꾸고 갈아엎어야 하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장기적 관섬에서, 한강 르네상스까지는 아니어도 노들섬 오페라하우스 만큼은 건립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물론 정명훈씨가 소프트웨어 영역에서는 중요한 역할을 해줘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정명훈씨보다 더 훌륭한 지휘자는 있겠지만, 우리나라 악단에 그 양반보다 더 기여할 수 있는 지휘자를 찾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여하튼 예술가들도 예술가이기 이전에 시민임을 분명히 자각하고 시민의 도덕률과 규율에 비추어 자신을 돌아볼줄도 알고 사과하고 책임질줄도 알고 고칠 점은 고치고 사회적 발언이 필요하면 할줄도 아는, 그런 모습을 기대합니다. 음악밖에 모르는 사람이 아니라 음악 외에도 아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유능한 사람이라고 해서 범인과 다른(더하거나 덜한) 도덕률의 적용을 받을 수는 없습니다. 레너드 번스타인이 생각나는 일요일입니다.
우리나라가 빵을 못먹을 수준의 나라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소외된 계층의 완전한 해소라는 것은 아무리 재정상태가 좋아도 해결이 불가능할 것이고 또 바람직한지도 의문이지요. 사람들로 하여금 애써 노동할 의욕을 빼앗는 요인도 될 겁니다. 생각은 다양할 수 있지요. 반대하는 측 의견도 일리가 있고 또 존중합니다. 하지만 찬성할 자유 역시 보장되어야겠지요...
저는 노들섬 오페라 하우스 반대합니다. 우선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가 더 활성화 되기를 바랍니다. 심각한, 또는 더 심각해질 경제난과 재정난이 어느 정도 해소되고 나면 그 때 하는 것은 반대하지 않습니다. 저 역시 고전음악을 빵 보다 좋아하는 사람이지만 지금 오페라 하우스는 아닌 것 같습니다.
사람은 빵 만으로 살지 못하는 존재이지만 빵 없이는 존재 자체가 불가능하니까요.
지금 경제 사정을 너무 낙관적으로 보시는 것 같습니다. 빵을 먹고 남기는 사람들과 빵 조차 못 먹는 사람들이 함께 살고 있다는 것, 그리고 빵 못 먹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데 주목을 하여야겠지요.
저 역시 오페라하우스 건립에 찬성할 자유를 당연히 존중합니다. 같은 조건에서 저는 열렬히 반대합니다.
정명훈씨가 돈을 많이 받고 아니고를 떠나 시 재정을 저렇게 불투명하게 집행하는 것은 범죄라는 소견입니다.
(글을 수정하다 보니 덧글 흐름이 바뀌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말러 7번을 번스타인의 구녹음으로 들어보고 싶어집니다. 즐거운 일요일 보내시기 바랍니다.)
일전에 KBS 교향악단 사태가 불거졌을때 단원 선발이나, 수석 임명에도 온갖 곳에서 청탁이 들어와 정명훈 정도의 카리스마가 아니면 견디어내기 힘들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이건 비단 보수정권에서의 일이 아니고 진보정권에서도 마찬가지였다는 것이지요. 그런 점에서 정명훈이라는 존재가 사라지면 우리나라 클래식계는 계속해서 외풍에 시달리게 될 개연성이 높습니다. 이거야말로 문화발전에 큰 장애가 되지요. 시향의 연주력을 높이고 관객을 끌어들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외풍을 막아주는 모범을 보이는 것도 대단히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오케스트라 재정자립의 문제는 세가지 방안이 있지요. (1) 안 팔리는 표를 팔리게 하는 것 (2) 다 팔리는데도 상황이 안 좋다면 표 값을 대폭 올리는 것 (3) 인건비를 낮추는 것...표가 다 매진이 되는 점을 감안하면 일단 (1)은 아닌 것 같고, (3)은 오케스트라의 수준을 낮출 것이고...결국 (2)를 해야 하나요? 당장 여기에 들어는 분들부터 반대가 심할 것 같은데...
말씀 하신 내용은 기사의 본질과는 좀 동떨어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아는 한 저런 문제를 해결할 능력을 가진 지휘자가 정명훈이 유일하지는 않습니다. 오케스트라는 다른 군소 문화 단체들과 마찬가지로, 재정적으로 자립해야 옳은 것은 아닙니다. 재정 지원을 받아야지요. 요는 재정 지원이 적절한 수준에서 합리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른 부문과 균형도 맞아야 하겠고요. 제가 권력자라면 시 재정을 저와 같이 집행한 공무원은 당연히 징계하게 될 것 같습니다. 받는 측에서도 문제가 분명 있고요.
,2,4번의 경우 댓글로 설명이 된 경우도 있고 서울시향 측에서 매년 연차보고서를 통해 지출과 수입 등 재정지표를 홈페이지에 올려놓고 있습니다. 또한 정보공개청구도 가능합니다.
3번의 경우 개인적인 프라이버시도 있고 구체적인 액수는 알 수 없겠습니다만 일단 국내 최고수준의 대우라고 알려져있습니다. 참고로 얼마전 기사에 따르면 역시 국내에서 가장 대우가 좋은 악단중 하나인 kbs 단원들의 평균 연봉이 5300여만원이더군요. 아 그리고 최근 개별 후원 방식으로 서울시향에 입단한 트럼본 수석에게 후원기업인 롯데측이 1억원 정도 지급하는걸로 알고있습니다. 다른 단원들도 대강 이 사이에서 연봉을 받지 않을까 싶네요.정명훈씨가 받는 돈에 대한 시향 단원들이나 직원들 개개인 생각이야 다 알 수 없는 노릇이지만 이런 일로 정명훈씨가 음악감독 직위를 수행하는 것에 차질이 생기는 것 만큼은 대체적으로 원치 않는 분위기인 것 같습니다.
일반적인 단체라면 저 정도 사안이 발생하면 내부에서 객관적인 설문조사 진행도 가능할 것입니다. 한 편 그보다 시민 여론이 더 중요하겠지요. 저소득층 복지의 직접적 수혜자가 아니더라도 이에 대한 발언권이 있듯, 서울시향 연주회에 전혀 가지 않는 시민도 이 문제에 대한 발언권이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