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종(禪宗)"이라는 말은 사기꾼들이 만들어낸 말이다.

[조성래]

  중국 선불교의 역사는 믿을만한 것이 못 된다. 근래 학술 연구에 의해 선종(禪宗)의 거짓된 역사의 껍질이 하나하나 벗겨지기에 이르렀다. 그것이 결정적으로 이루어지게 된 것은 돈황석굴에서 나온 당나라 때의 선(禪)에 대한 서적이 계속 발견된 데 있다. 이런 것들에 의해 당나라 때의 선종의 실태가 밝혀지면서 선종의 법맥계승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경덕전등록(景德傳燈錄)>과 같은 선종의 역사서들이 얼마나 허구적이고, 거짓말로 가득한 것인지가 입증됐다. 그리하여 달마대사의 전기나 선종의 역사가 완전히 새로 정리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다. 종래 <전등록> 유의 선종의 거짓된 역사에서 벗어나, 선종의 진실한 역사를 생각해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지표가 되는 것은 13세기 초반에 일본 조동종을 연 도오겐(道元, 1200-1253)선사의 <정법안장(正法眼藏)>의 다음과 같은 논평이다.

    서천(西天)과 동지(東地)에서 옛날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선종(禪宗)”이라고 부른 적이 없다. 그런데 망령되이 “선종”이라고 자칭함은 불법을 파괴하는 마구니들이다. 이들은 부처님과 조사들이 초대하지 않은 원수의 집단이다. 어느 누가 “선종”이라고 부르는가? 제불조사(諸佛祖師)가 “선종”이라고 부른 적이 없음을 알아야 한다. “선종”이라는 이름은 마왕파순이 붙인 것이다. 마왕파순이 붙인 이름을 사용하는 자들은 마구니의 무리[魔黨마당]이다. 그들은 부처와 조사의 자손이 아니다.

초조 달마와 2조의 만남에서 “선종”이라는 칭호는 듣지 못 했고, 5조와 6조의 만남에서도 “선종”이라는 칭호는 듣지 못 했다. 또 청원과 남악의 만남에서도 “선종”이라는 칭호는 듣지 못 했다. 누가 언제 처음 “선종”이라고 칭했는지 모르겠다. 학자 가운데 그 쪽 학자가 없다하여, 비밀리에 법을 파괴하고, 법을 훔치는[壞法盜法괴법도법]자들이 칭하게 되었도다. 근래 송대(宋代)에 천하에 어리석은 자들이 이 “선종”이라는 거짓 명칭을 처음 사용하게 되었고, 세속의 무리들도 “선종”이라고 부른다.

  위와 같이 말한 도오겐 선사는 1224-1228년간중국에 유학 가서 중국 선종인 임제종에서 2년, 조동종에서 2년, 총4년을 중국에 머물면서 중국 선불교를 공부한 후 일본으로 돌아와서 일본인들이 선(禪)을 잘 닦아갈 수 있도록 <정법안장>을 저술한 일본 황실 출신의 스님이다. 그는 선불교가 스스로 “선종”이라는 명칭을 갖다 붙여, 석가부처님과 거리를 두기 위해 경전을 읽지 못 하게 했을 뿐만 아니라 그 이전의 조사들과 다른 가르침을 펴는 것에 대해 위와 같이 “그런 짓을 하는 자들은 마구니의 무리이지 부처와 조사의 자손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선종”이라는 명칭은 도오겐 선사가 살았던 송대(宋代, 1127-1276)에 들어서 법을 파괴하고, 법을 도둑질해 가는 무리에 의해 처음 사용됐다고 말하고 있다. 도오겐 선사의 이러한 말은 선종이 6세기 초엽 양위(梁魏)시대의 달마대사에서 시작됐다고 알고 있는 우리들로서는 놀라지 않을 수 없는단언이다. 선종이라는 명칭은 당말(唐末)이나 송대(宋代)에 처음 사용된 것이다. 따라서 그 이전에는 “선종”이라는 명칭도 없었고, 경전을 무시하고 선만을 널리 펴는 종지(宗旨)도 없었다. 송대에 들어서 인도불교를 인도로 돌려보내고, 중국의 독자적인 불교를 확립하기 위해 만들어낸 것이 중국 선불교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중국 선불교에서는 과거칠불에서 시작해서 석가부처님을 거쳐서 달마, 혜가, 승찬, 도신, 홍인, 혜능 등으로 비밀스럽게 이어져 내려오는 불립문자(不立文字) 교외별전(敎外別傳)의 법이 따로 있다고 말한다. 그들은 이와 같이 중국 선종의 역사를 날조함으로써 중국 선불교의 정통성과 역사성을 확보하였다.  예나 지금이나 석가부처님의 가르침을 부정하고 다른 가르침을 펴는 자들은 악마파순의 자손들이다. 그들이 그렇게 사기를 치는 이유는 부처님 정법을 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람들을 자기 쪽으로 많이 끌어 모아서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기 위해서라고 본다.

  * 이 글은 다음카페 <위빠사나금정선원>에 있는 것입니다. 이 글을 주변 분들께 전해주시기 바랍니다. 부처님 정법을 이 땅에 전하여, 중생들의 이익을 챙기기 위해 노력해야 겠습니다. 석가부처님 법은 정말 위대한 법인데, 안타깝게도 우리는 이 법을 잘 모르고, 앵무새 처럼 중국인들이 만들어 놓은 이상한 말을 많이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