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1월 18일 AM09:30 MBC라디오 여성시대 "윤병대의 맛있는 여행" (FM9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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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인사)
MC> 수능시험이 끝나고 조용히 자녀들과 함께 갈 수 있는 그런 여행지는 없을까요?
윤> 매년 입시추위가 기세를 부리더니 올 해는 포근해져 수험생 자녀를 두신 분들에게는 다소위안이 될 텐데, 지난 한 해 동안 수고도 털어 버리고 자녀들의 미래를 이야기하며 가까우면서 조용한 곳으로 가족여행을 한 번 떠나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그래서 지난주와 예천과 더불어 연속으로 우리지역에서 아주 가까운 상주를 소개 해 드립니다.
겨울이라 자꾸 움추리지만 말고 흙내음의 달콤한 공기와 잘 익어가는 곶감 내음이 전국의 관광객을 유혹하고 있는 삼백의 고장 상주로 가족과 함께 지금 다양한 아름다움을 가진 그런 여행을 떠나 보시죠.
MC> 상주하면 곶감이 아주 유명한데 지금가면 그 맛을 볼 수 있나요?
윤> 경상도의 '상'자는 “상주”를 의미할 정도로 상주는 경상도의 오랜 전통도시이고, 원래 三白의 고장이라 하여 흰 쌀, 누에고치 그리고 곶감이 유명한 곳입니다.
전국 곶감의 60%를 생산하는 상주에는 마을마다 감나무가 즐비하고 집집마다 감나무 한 그루씩은 있을 정도입니다.
감은 토양과 기후 조건에 따라 크기와 맛이 다르고 산지마다 특성이 있는데, 상주는 서쪽이 높고 동남쪽으로 서서히 낮아지는 지형으로 전체가 분지형이라 곶감 건조에 적당하다고 합니다.
감은 종류에 따라 경북 청도의 떫은 맛이 적어 홍시 재료로 사용되는'반시', 경남 진영의 단감은‘고둥시’, 상주 감은 떫은 맛을 내며 곶감 재료로는 최적인‘둥시’로 구분됩니다.
상주에서도 곶감을 특히 많이 생산하는 곶감마을로는 25번 국도로 상주시를 가로질러 보은방면으로 10분 정도 가면 남장동 남장사 가는 곳 일대를 꼽을 수 있습니다.
발갛게 익은 감 때문에 가지가 축축 늘어지는 감나무가 가장 먼저 눈에 띄고, 빨갛게 끝부터 물들어 가는 감나무 잎 사이사이로 익어가는 감들은 보고만 있어도 흐뭇해집니다.
마을 전체가 감나무 숲으로 둘러싸여 있고 감을 건조시키는 시설물들이 이제는 마을의 풍물거리가 되어 많은 관광객을 불러 들이기도 합니다.
대형 물류 창고 위에 주렁주렁 감을 매달아 놓아 말릴 수 있도록 해 놓은 것인데 가을에는 일대 장관을 연출합니다.
지금 이 마을을 가면 감나무마다 온 가족들이 긴 장대를 들고 감을 따거나 수확한 감을 기계나 칼로 깎아 곶감 만들기에 분주합니다.
감 따는 모습이 보기 좋아 곁에서 지켜보고 있으면, 마을 인심이 넉넉해 비록 낯선 사람일지라도 까치밥으로 남겨 둔 감과 손이 모자라 미처 따지 못한 감이 나무 끝에 제법 많이 매달려 있어 홍시 몇 개는 얼마든지 얻을 수 있습니다.
집집마다 곶감이 가득 매달려 있어 그것을 바라보거나 곱게 익은 곶감을 원산지에서 직접 사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입니다.
감 건조대가 곳곳에 있는 이 곳은 10월부터 한창 감 건조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고, 10월초에 건조되기 시작한 반건시가 나오기 시작하므로 이를 맛볼 수 있습니다.
MC> 호랑이도 무서워 한다는 곶감 진짜 맛있는데...또 다른 특별한 맛이 있나요?
윤> 우리 조상들은 기러기를 아주 멋진 새로 여겼던 모양입니다.
그래서인지 두 다리를 바짝 뒤로 모으고 높은 하늘을 줄지어 날아가는 기러기 행렬은 낭만적인 정취가 가득 있어 보입니다.
기러기는 그 우는 소리가 처량한 정을 자아내게 하므로 예로부터 사랑하는 임과 이별의 아픔을 담은 시(詩)와 노래로 많이 읊어져 왔고, 동양화의 소재로도 자주 등장하여 왔습니다.
기러기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겨울 철새로 오리과의 물새로서 주둥이가 넙죽하고 물갈퀴가 달린 것은 오리와 비슷하게 생겼으나 목이 길고 다리가 짧으며 덩치는 오리보다 배 이상 큽니다.
흔히 말하는 「황금알을 낳는」거위는 기러기의 변종인데 영어명(英語名)이 'goose'이고, 야생의 기러기는 ''wild goose'라고 합니다.
이 기러기가 보양식으로 중국의 여러 고전 의서와 동의보감에도 기러기 기름이 신경 및 근육마비에 좋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동의보감에 “기러기기름은 풍미로 쥐가 나거나 야위어 기가 통하지 않는데 사용한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기러기는 닭고기와 오리고기 등 보다 훨씬 맛이 좋고 닭고기와 오리고기 등은 본초 책에서 금기사항이 있으나, 기러기고기는 어떤 본초 책에도 금기 사항이 없다는 점과 집오리의 냄새도 거의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훌륭하고 기러기의 큰 몸집으로 먹을게 많습니다.
또한, 정력과 고혈압 예방 및 치료에 특효가 있다는데, 상주에서 맛 볼수있는 기러기 요리는 수입 종으로서 몇 년 전부터 러시아산 머스코비(muscovy) 기러기 알을 인공 부화하여 길러 맛이 일품입니다.
기러기를 이용한 요리로는 '기러기 로스구이' '기러기 한방탕' '기러기 영양보쌈' 등을 만들어 파는 음식점을 겸한 농원이 상주 근교에 생겨나면서 미식가들의 입맛을 돋구고 있는데, 기러기의 연한 가슴살은 얇게 저며서 회(膾)로 무쳐 먹고, 기러기 로스구이는 다진 마늘과 파즙· 참기름으로 가볍게 양념한 고기를 가스불에 구워서 소스나 소금에 찍어 먹습니다.
소스는 간장에 다진 마늘· 부추· 양파· 식초를 섞어 만들고, 상추나 쑥갓에 싸 먹어도 좋습니다.
고기맛은 담백한 편이며 오리고기보다는 연하고 소고기보다는 약간 질기다는 느낌이 드는데, 기름기가 거의 없고 냄새가 전혀 나지 않아 쉽게 질리지 않습니다.
'기러기 한방탕'은 구기자· 당귀· 녹각· 삼백초· 산마· 행귀· 창출· 어성초· 육종육· 대추· 밤· 감초 등 온갖 한약재를 섞어서 달인 물에 기러기를 넣고 끓 여 냅니다.
그래서 기러기 요리는 음식이라기보다는 보약인 셈이며, '기러기 영양보쌈'은 당귀· 오향· 대추와 인삼을 약간 넣고 삶은 고기를 보쌈김치에 싸 먹습니다. 기러기의 머리와 뼈를 푹 곤 국물에는 밥을 말아 먹거나 칼국수나 수제비를 넣고 끓여 먹기도 합니다.
MC> 기러기 요리는 처음 듣는 생소한 음식인데 어떤 맛일지 정말 궁금하네요
꼭 한 번 먹으러 가 봐야 될 것 같은데 맛있는 것 먹고 건강도 채웠으니 상주서는 뭘 보아야 할까요?
윤>남녀가 혼인을 하는데 궁합이 있다면, 계절에 알맞은 여행 장소도 궁합이 따로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럼 늦가을과 초겨울에 어울리는 여행지로 가족끼리 호젓하게 이 계절을 마음속에 담아 둘 수 있는 상주시 남장동 일대는 늦은 가을이나 초겨울 여행에 궁합이 맞는 여행지 입니다.
이 계절에 상주시 남장동을 찾으면, 호젓한 시골마을에 감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고 낙엽 되어 다 떨어진 빈 나뭇가지에 별처럼 주렁주렁 매달린 붉은 감이 파란 가을하늘에 유난히 빛납니다.
이 마을을 지나면, 산기슭 끝에 상주에서 가장 크다는 사찰 ‘남장사’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상주지역에서 가장 큰 전통사찰이지만 널리 알려진 관광지가 아니기에 어느 때 찾아도 번잡하지 않고 조용합니다.
남장사를 돌아 나오며 잊지 않고 꼭 들러 보아야 할 곳이 있는데, 마을 첫머리에 있는 상주 자전거 박물관입니다.
어린아이 세 발 자전거에서부터 영국신사가 탔음 직한 큰 바퀴의 초창기 자전거하며 여러 종류의 자전거를 전시해두고 있고 박물관 마당에는 누구든지 자전거를 탈수 있도록 빌려 주고 있습니다.
MC> 좀 쌀쌀한 날씨지만 낮에 잠깐 자전거를 타면 시원할 것도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또 다른 곳은?
윤> 남장마을에서 다시 국도 25번으로 상주시 방면을 향하다가 외답삼거리에서 우회전하면 경천대가 나옵니다.
낙동강 1,300리 물길 중 경관이 가장 아름답다는 경천대는 하늘을 떠받들고 있다는 의미이며, 경천대를 중심으로 인공폭포, 전망대, 상도 촬영 세트장, MTB 코스, 출렁다리, 자갈 산책길이 큰 원으로 이어지는 이 곳은 한 시간 반 정도면 모두 둘러볼 수 있어 자녀와 함께 하는 가족 나들이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입니다.
전망대로 올라가는 길은 계단인데 구불구불 계단 양 옆을 돌담으로 잇고 곳곳에 돌탑을 쌓아 그 자체만으로도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전망대에서 굽이굽이 흐르는 낙동강과 추수를 기다리는 노란 논을 감상하면서 경천대로 발걸음을 옮기면 기암괴석과 노송이 자리한 경천대에는 절벽이라는 위치 때문에 안전장치를 설치해 놓았고 작지만 맨발공원이 있어 아이들이 뛰놀아도 걱정 없습니다.
MC> 찾아 가는 길 .
윤> 경부고속국도-구미-아포분기점-중부내륙고속국도-상주IC.
상주 어디를 가든 쉽게 구할 수 있는 감이나 곶감을 간식 삼아 자녀들과 차분히 미래를 설게하며 가을 단풍놀이를 마무리하는 것은 어떨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