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야말로 자신의 주인으로
어떤 주인이 따로 있을까.
그러므로 자신을 잘 다룰 때
세상에서 얻기 힘든 주인을 얻게 된다.
<법구경>
*참회진언(懺悔眞言)
옴 살바 못자 모지 사다야 사바하(3번 )
*소원성취진언(所願成就眞言)
옴 아모카 살바다라 사다야 시베훔 (3번)
*광명진언(光明眞言)
옴 아모카 바이로차나 마하무드라 마니 파드마 즈바라 프라바릍 타야훔(3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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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고통이 오늘의 행복입니다*
- 운명개조론 1 -
저는 스님이라는 호칭 외에 원예사라는 호칭도 가지고 있습니다. 출가 전의 업이 원예라서 이 두 가지를 잘 활용하며 살고 있습니다. 잠시 객승으로 살아도 도량에 꽃나무 심으며 텃밭 일구고, 염불하며 정진하고 지내면 도량도 마음도 윤택해집니다. 태안사 시절에는 능소화를 심었는데 언젠가 잡지에서 '태안사에 흐드러지게 핀 능소화' 기사를 보고는 대견하게 생각했습니다.
경험으로 살펴보면 사람이나 식물이나 짐승이나 똑같은 생명의 원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인연과 업(보신)에 의해서 보이는 모습(화신)이 다를 뿐입니다. 율장에 보면 과분한 공양을 받은 사미승이 그 과보로 공양 받은 집의 정원에 버섯으로 몇 번을 태어나 빚을 갚았다는 글이 있습니다. 인연과 업에 따라 식물의 몸도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처사 시절에는 노심초사하며 '어떻게 하면 꽃을 잘 기를까?' 생각했고 지금은 '어떻게 하면 도를 이룰까?' 생각합니다. 그러나 작물의 우열은 종자(운명론)가 우선 결정하고 다음이 관리(인연이나 노력)입니다. 다시 말하면 15센티미터 자라는 당근 씨앗이 있고 30센티미터 자라는 당근 씨앗이 있습니다. 15센티미터 자라는 씨앗을 심고 최적의 환경(노력)을 조성해 주어도 30센티미터로는 자랄 수가 없습니다. 반면에 30센티미터 자라는 씨앗을 심고 대충 관리해도 20센티미터는 자랍니다. 그렇다면 15센티미터 자라는 당근의 씨앗을 심고 최적의 환경을 조성해 주면 얼마나 더 자랄 수 있을까요? 정확한 과학적 통계는 없지만 경험상 대충 20~30퍼센트, 그러니까 20센티미터 정도는 자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출가하기 전에 제가 꽃을 팔기 위해 서초동 꽃 시장에 나가면 다들 우리 집 꽃만 쳐다보며 "저 집 꽃은 종자가 다른가?" 하며 감탄했습니다. 왜냐하면 상품의 질이 차이가 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같은 종묘 회사에서 나온 같은 씨앗입니다. 같은 종자의 꽃이라도 관리에 따라 그 질이 20~30퍼센트 정도 차이가 납니다.
사바세계의 대세도 운명론입니다. 소위 역학易學이라는 것은 운명론運命論을 바탕에 둔 이론입니다. 운명은 이미 정해졌고 태어난 시時라든가 얼굴 생김새라든가 손에 난 금을 보고 인생의 길흉吉凶의 시간표를 추정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공부하는 부처님의 가르침은
운명개조론運命改造論입니다. 수행을 통해 업을 녹이고(운명을 개조하고) 더 나아가 성불한다는, 누구나 성불할 수 있는 절대 긍정의 세계를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수행해서 성취하는 데에는 경험으로 볼 때 종자(운명론), 즉 선근이 가장 중요한 것이며 그 다음이 정진입니다. 수행도 이미 선근에서 결정된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옛글에서도 알고 태어난 사람, 배워서 아는 사람, 배워도 모르는 사람 등으로 분류했습니다.
사바세계에서 소위 명인이나 달인 소리를 듣는 사람들은 노력도 했지만 이미 알고 태어난 사람들입니다.
ㅡ본연 스님의 <미타행자의 편지> ㅡ
<사진: 나무아미타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