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희수야~~~~~ "
뒤돌아보니 정이누나가 다시 쫄랑쫄랑 뛰어오고 있었다..
열심히 뛰는거 같은데 속도가 굉장히 느리다....^^;
한참을 뛰는거 같았는데 아직 반도 못왔다...
보기 안쓰러워 나도 누나가 뛰어오는 쪽으로 조금씩 걸어갔다...
몇 초후.... 누나는 내 앞에서 얼굴이 벌게져 헥헥 거린다..
"......."
"헥헥헥....."
" 왜?? "
나는 퉁명스럽게 물었다...
"......"
누나는 아무 말없이 날 빤히 쳐다봤다..
"....???.... "
"......"
순간 정이누나 얼굴이 내 얼굴 가까이 오더니... 내 볼에 뽀뽀를 했다... ♥♥
" !!!!!!!!!!! " .
..
..
기분이 째진다는 말은 이럴 때 써라고 있는 것이다..
.
.
글 읽으시는 분들은 유치하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당시의 나로썬 기분이 째지지 않을수 없었다..
.
.
"누.....누나.............."
.
.
"...희수야... 이제 누나라고 부르지마.. 그냥 정이라고 불러.... ^^;."
"응?,........어..어.."
" 이제 진짜 집에 가볼게... 이따 밤에 전화해..~~~ "
" 그래.... 빨리 들어가봐~~ 내가 전화할게.."
정이는 또 쫄랑쫄랑 뛰어간다...
아~~~...이게 꿈인가?? 생신가??
그렇게 우리 사랑은 시작되었다..
.
.
집에와서 전화기를 들었다..
" 여보세요~~`"
" 엉......누나..아니 ..저..정아.. 나야 희수..."
..
.
..
갑자기 정이라고 부를려니까 굉장히 뻘쭘하다......--;
" 그래... 집에 잘들어 갔어? "
"엉..... 넌 몸은 좀 어때??"
"어. 니가 지어준 약먹었더니 금방 다 나았어~~~~^^;"
.......거짓말을해도 어쩜 이렇게 사랑스러울 수가!!!!
" 참... .희수야... 우리 내일 당장 핸드폰 커플 요금으로 바꾸자.. "
"!!"
커플요금이라....그런 요금제도가 있는줄은 알고있었지만.. 나 와는 전혀 무관한 줄 알았다..
내가 정이누나와 진짜 사귄다는게 실감이 난다...
뚜루루루루루~~~~
집 전화로 전화가 왔다....
"누나..... 아니 정아... 집에 전화왔거든.... 내가 이따가 잘 때 전화할게...."
핸펀을 끊고는 집 전화기를 들었다.
"여보세요!!"
"십탱아~~ 왜 핸드폰 안받어..??."
내 친구 길모의 목소리다..
"어디야 ??"
"어디긴 어디야 겜방이지....... 야..!! 너 내한테 뭐 할말없어??"
"엉????..... 음... 뭐.. 없는데?? "
이 자식이 또 무슨 냄새를 맡은거쥐??
불길한 예감이닷..
혹시..
내가 포경수술 했다는걸 알았나??
.
그렇다.... 그 쳐쥑일 넘의 후배녀석이 불었다.. 이런 십탱이.. 걸리면 죽었쓰...
아 쪽팔려 18
" 아.......하.하.. 뭐 그거?? 그게 뭐 자랑이라고.. 동네방네 소문내고 다니냐.. "
"십탱아..그게 자랑이 아니면 뭐가 자랑이냐..."
" 됐어.....그만해.. 길모 너... 소문내면 죽여버린다... "
" 자식..어떻게 꼬셨냐??.... 내가 소개시켜 줬으니 한턱 쏴야지..."
헉!!!! 무슨 소리지??
"머??...뭐라고?? 너 수술 얘기 한거 아니였냐??"
"이 십탱이 자꾸 무슨소릴 하는거야?? 너 오늘부로 정이누님이랑 사귀기로 했다며??"
음...................이거 였구나..
소문 절라 빠르네.... 사귀기로 한지 2시간도 안됐는데.... 역시 영천은 무써버.. 내 친구 길모의 거미줄 같은 정보망에 다시한번 놀랐다..
내 고향 영천..... 좁아서 그런지 소문 엄청나게 빠르다..
" 아.... 니가 그거 어떻게 벌써 알았냐?? 핫핫핫 "
"야...그런 일 있으면 당장 형님께 보고해야쥐..... 희 한테 들었따..."
정이가 동생한테 벌써 얘기 했구나...크크크..귀여븐것^^;
"야~~ 근데 수술 어쩌고저쩌고 한 얘기는 뭐냐"
"아....하하하하하하!! 아무것도 아냐...헛소리였어..."
"야....축하한다... 빨리 나와라~ 조희수 !! 2년만의 솔로탈출 기념으로 한잔 해야지~~"
"크크큭.... 알았다...기달려..."
.
.
.
.
그날 난 친구들과 밤새도록 뽀대지게 마셨다....
..
..
..
..
나의 스무살은 그렇게 사랑이 시작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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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정이와 난 매일 만났다....
정말 행복한 나날들이였다..
만나서 돌아서면 또 보고싶고...집에들어가면 하루종일 같이 있었으면서
무슨 할 얘기가 많은지 밤새도록 통화하고...
정이가 주로 얘기를 하고 난 듣는 편이였다...
커플요금은 밤 12시부터 아침 6시 까지 공짜다..
정이는 항상 얘기하다가 갑자기 잠든다..
"정아~~~ 정아~~~~ "
몇 번 불러보고 대답이 없으면 수화기를 들고 잠든것이다....헷헷
이제 더 이상 누나로 보이지 않는다...전혀..
나에게 정이는 얘교많고 사랑스러운 여자친구일 뿐이였다...
정이가 사는 아파트 복도에서 첫키스도 했다..... ^^;
정이랑 같이 다니면 모르는 사람들은 다들 내가 오빠인줄 안다..^^
내가 좀 삮아보이는 것도 있고... 정이가 동안이라서 그런점도 있다....
정이는 부모님과 떨어져 산다..
부모님은 시골에 사신다..
아버님은 염소농장을 경영하시고..
어머님은 주유소를 경영하신다...
이대로 만약에 정이와 결혼한다면... ....염소농장은 내 차지닷!!! 푸헷헷헷...
동생과 함께 둘이서 큰 아파트에 산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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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정이 학교 친구들을 만나기로 한 날이다...
아침에 전화가 와서 이쁘게 하고오라는 정이의 말을 듣고...
신경써서 옷을 입고 집을 나왔다..
정이에게 전활 걸었다..
" 나 지금 나왔어... 빨리 나와~~ "
" 엉... 우리 희슈 벌써 준비 다했어?? ..나 아직 준비 덜했는데...이제 옷만 입으면 되거덩..
오락실에서 잠깐만 기달려~~~ 금방 나갈께..."
금방 나온다는 말이 거짓인줄 이제 안다..
옷만 입으면 된다는 말은 이제 화장 끝내고 옷을 골라야 한다는 말을 뜻한다..
여자들은 참 이상하다..... 옷고르는 데만 1시간이 넘게 걸린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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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_----^^
난 오락실에 가서 무의식 적으로 틀린그림찾기 쪽으로 갔다..
...
...
...
...
이제 난 틀린 그림찾기의 달인이 되었다...
매일 정이와 하다보니 그림을 몽땅 다 외워버렸다...
마음만 먹으면 하루종일 할 수 있다...
핫핫...
좀 하다가 지겨우면 일부러 모른척 하고 틀리면 된다...크큭
유치원떄 더블드래곤부터 시작해서....스트리트파이터... 철권...각종 비행기 게임등을 모두 섬렵한
나에게 틀린그림찾기같은 오락은 심심풀이 땅콩에 불과하다.....
역시나 1시간을 기다렸지만 정이는 오지않는다..
오락실을 나와 다시 전활걸었다..
" 응... 이제 옷 다입었어??"
" 희슈~~~ 많이 기다렸지?..이제 진짜 다 됐어..신발만 신고 나가면되....2분만 기다려~~~ "
이것도 역시 거짓말이다..
신발 고르고 신다가 신발과 옷이 잘 매치가 안된다면서 다시 옷을 갈아입으러 갈 때가 많다..
" 정아...빨리 좀 나와라... 오락 오래 했더니 머리 아파 죽겠어..."
"그래?...음...그러면 우리 집에 올래?? 지금 희야 학교갔어...우리집으로 와라 그냥..."
"어??...그래.. 지금 갈게.."
집 앞으로는 매일 갔지만 아직 정이 집안으로는 한 번도 들어가본적이 없다...
영천의 모 아파트 14층에 위치한 정이와 희가 사는 아파트...
정이가 사는 곳은 과연 어떨지 궁금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14층에 도착했다..
딩동~~~~~
정이가 웃으면서 문을 열어 주었다..
"희쑤야~~ 미안~~ 옷이 맘에 안들어서 다시 갈아입는 중이야....들어와 어서.."
쳇쳇...그럴줄 알았다니깐..
.
.
신발을 벗고 들어가보니 집안은 예상했던데로 깔끔했다..
"일루와봐~~ 여기가 내 방이야.."
정이방에 들어갔다...
묘한 기분이 들었다...
' 여기가 매일 정이가 자는 곳이구나..... '
옷장하나에 책상하나.... 쬐그만 오디오가 있고...
정이가 누워자는 싱글침대 위에는 고르다 만 옷이 널려져 있었다...
정이 방안에는 정이에게 항상 났던 우유냄새가 났다....
참 신기하다....
" 희슈야~~ 이 옷 어때?.....이건?..... 어휴 이건 너무 야한가?......"
이것저것 옷을 들고 나에게 물어본다...
" 아무거나 입어.... 넌 츄리링을 입어도 예뻐.."
"피~~ 그거야 희슈 눈에 만 그렇지 뭐... .."
"이거 입어야 겠다........음.. 옷 갈아 입어야 되니까 넌 나가있어.."
"싫어... 눈 감고 있을테니까 그냥 갈아 입어~~~..."..... 헤헤
"꿈 깨세요~~ 희수씨.......얼렁 나가있어... 늦었으니까.."
정이방을 나와서 거실을 둘러 봤다..
어릴 때 찍은 가족사진이 있다...
크크큭....정이 어릴때는 더 귀여웠구나..
옆에 정이 어머니로 보이는 여자가 서있었다..
굉장한 미인 이셨다.....볼살이 정이처럼 통통하신게..
아무래도 정이의 볼살은 어머님을 닮을거 같다...
혼자 사진보고 웃고 있는데 ..정이가 나왔다..
"야~~ 가자~ 빨리오라고 전화왔어....오빠들 한테서.."
"오빠?? 무슨 오빠?.... 오늘 정이친구들 만나러 가는거 아니였어??"
" 엉...친구들도 있고.... 복학한 오빠들도 있고... "
복학한 오빠들이라......음... 이거 영 찝찝 한데..
"...음...굉장히 불편할꺼 같은데... 나 그냥 안가면 안될까??"
"안돼~~~~~ 오늘 내가 꼭 너 소개시켜 주기로 했단말이야....우리 멋진 희쑤 자랑을 얼마나 했는데.."
"음....."
" 가자 얼렁~~ "
정이와 팔짱을 끼고 걸어 나오는데... 수위아저씨가 이상한 눈길로 쳐다본다..
어떻게 할까요?? 더 올려드릴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