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멈추고 바라보기”
진리를 실천한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오늘 복음은 바리사이이며 최고의회 의원인 니고데모와의 대화 중의 한부분입니다.
그는 밤에 몰래 찾아와 예수님의 가르침을청하고 예수님께서는 그를 꾸짖으며 그의 무지를 일깨워줍니다.
예수님께서는 모세가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모형 구리뱀을 들어 올린 것처럼 당신도 들어 올려져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구리 뱀 이야기'는 이집트를 탈출해서 모세의 지도하에 약속의 땅을 향하던 중에 일어난 일을 말합니다.
불뱀에 물려 많은 이들이 죽게 되자 모세는 다시 주님께 백성을 위해 기도하고 주님께서는 구명의 길을 일러주십니다.
곧 뱀에 물린 이는 모세가 만들어 '기둥에 매달아 놓은 구리뱀을 쳐다보면 살게 된다'(민수기 21,8 참조)는 것이지요.
예수님께서는 이 구리뱀 일화를 통해 당신이 세 상구원을 위해 어떻게 돌아가시게 될 것인지를 암시하신 것입니다.
들어 올려진 당신을 보는 이들은 죽을 위험속에서도 살아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오늘도 들어 올려진 예수님을 십자가에 매달리신 예수님을 바라봅니다. 그래서 또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분을 바라보며 위로를 얻고 마음의 평화를 얻습니다. 그리고 다시금 일어서고, 걸어갈 수 있는 힘을 얻습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전쟁, 기상이변으로 인한 세계 곳곳의 인명피해와 경제적 손실...
우리 주변을 둘러보아도 출산율 하락, 의사들의 파업과 부동산 폭락, 가계부채의 증가, 청소년 마약, 등등등.
우리를 기쁘게 해주는 것들은 없고 슬프고 고통스럽게 만드는 것들만 점점 증가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요?
일상 안에서, 때로 고달프고 슬픈 세상살이 속에서 올해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사순 담화에서
"사순시기에 행동한다는 것은 또한 멈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이기 위해
기도 안에서 멈추고, 사마리아인처럼 다친 형제나 자매가 있는 곳에서 멈추는 것" 이라며
"하느님 사랑과 이웃사랑은 하나의 사랑"이라고 강조하셨습니다.
벌써 사순 제4주일입니다. 우리는 이 사순시기에 얼마나 멈추고 매달리신 예수님을 바라보았는지요?
우리는 이웃 사랑을 위해 걷던 걸음을 얼마나 멈추었는지요?
멈추면 보입니다. 십자가에 매달리신 예수님도 보이고,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이웃도 보입니다.
교황님의 말씀처럼 사순시기는 다른 어느 때보다도 멈추는 시간입니다.
오랜 교회의 권고처럼 자선과 기도와 단식의 시간입니다. 멈추고 쉼을 필요로 하는 시간입니다.
이 사순시기가 앞으로 걸어야 할 인생길을 위해, 저마다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르는
신앙의 길에 충분한 휴식과 위로가 되는 시간이 되어야겠습니다.
20240310
남성동 본당 주임
양호준 델피노 신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