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저곳 뒤지다 "출조-조황사진" 58번의 이번주....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바로 저의 사진이 올라와 있어서 말입니다.
위에서 4번째 사진(8/15일 출조)이 바로 접니다.
사진을 보니 그날 일들이 뇌리를 스치는 군요.
8월15일 광복절.
새벽 5시가 지나 인원확인을 마친 안흥2호가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하더니, 항구를 막 벗어나자 마자 강렬한 굉음을 내면서 한바다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태풍이 막 지나간 후라서 걱정은 좀 되었는데, 구름이 잔뜩 낀 것을 제외하면 파도와 바람은 예상외로 잠잠했다.
몇년만에 가는 낚시라서 가슴속은 설레임으로 가득차고, 배의 이곳저곳을 돌아 다니다가는 약5시간을 나가야 된다는 선장의 얘기가 떠올라 시계를 보니 이제겨우 30분 경과.
뱃전에서 서성이다 물벼락을 맞고는 나도 잠을 청하기위해 방으로 들어갔다.
붕어로 시작한 낚시가 잉어 릴낚시, 베스, 농어, 감성돔, 돌돔, 우럭배낚시.......
어느것하나 특별히 잘하는 것도 없고, 진득이 하는것도 없고.......
한 3년 낚시를 안하다가 우연히 싱글라인을 알게 됬고, 침선낚시에 대해 대충 알게 되었고 또,
그놈의 병이 도진 것이다. 뭘하면 장비부터 사 나르는 병........
전에 우럭배낚시 때는 우럭 전용대에다 장구통릴(아부10000C)를 사용했지만, 이번엔 그래도 수심이 8~90미터나 되는 침선낚시인데, 그리고 이젠 나이도 제법 먹었는데(?).......
전동릴의 공구가 끝났음을 안타까워하던 내게 어떤 친절한 분의 안내는, 나의 뇌리를 순식간에 먹물로 가득차게 만들어 버렸다.
릴-다이와 600W 전동릴, 낚시대-바낙스 제네시스, 6호줄 300미터, 배터리 등등
장비를 새로 장만하고 나니 머리속엔 온통 침선낚시로만 가득찼고,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다 발견한 곳이 바로 안흥2호 였다.
5시간을 항해한후 도착한 곳엔 시커먼 바닷물과 잿빛구름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선장의 신호에 맞춰 일제히 채비를 내렸다.
봉돌이 바닥에 닿는가 싶었는데 느낌이 심상찮다.
내리자 마자 왕대구인가, 아니면 개우럭인가??
릴을 감아보니 꿈쩍도 않는다.
제기랄.........
바늘이 걸린 것이다.
반팔 티셔츠를 입고간 죄로, 원줄을 팔에다 감질 못하고 장갑낀 손으로 잡아당겼다.
그러나 줄은 꿈쩍도 않느다.
주변 사람들도 안타까운 마음으로 쳐다보는 것 같고, 선장은 그러다가 릴이 상할거라고 한다.
온 몸을 써서 겨우 바늘을 떠뜨리기를 몇번.
남들은 우럭을 낚아 올리느라 정신이 없는데, 나는 계속 낚싯줄과 시름을 하고 있다.
손목에는 낚싯줄에 페인자국에서 피가나고.........
배 바닥에 슬려 낚싯줄도 80미터 정도 끊어 먹었다.
그런데 이젠 전동릴의 수심계도 엉터리(?)다.
모든게 엉망이다.
약 2시간 만에 한마리를 낚았다.
감개무량하다.
선장님이 카메라를 들고 와서는, 우럭을 들고 폼을 잡으란다.
푹 눌러쓴 모자를 위로 들어올리고 멋적은 미소를 짓는다.
침선낚시에서는 쿨러를 체우는것이 기본이라 하여, 좀 작은듯(26L)한 내 아이스박스가 불안하여 접는 예비용 아이스박스까지 가져왔는데.......
니기리-
이 돈으로 공이나 치러 갔었더라면........
아~C, 갈비가 몇댄데......
생일을 맞은 큰년(대학교2학년)을, 사귀는 놈팽이에게 떠넘기고 와서 죄를 받은건가?
별놈의 생각이 다든다.
그래도
횟감은 우럭이 최고 아닌가-. 위안을 삼는다.
이윽고 새끼 한마리 더.
그렇게 두마리가 그날 조과의 전부였다.
선상에서의 점심식사-
밥알이 입안에서 굴러 다닌다.
우럭매운탕도 국인지 찌게인지 제맛을 모르겠다.
모두들 십여수 이상씩 했다는 얘기만이 귓전을 맴돈다.
그래,
마음을 곱게 써야지........
배가 항구에 다 와갈즈음 전화가 왔다.
처남,동서들이 초장 싸들고 집에와서 회를 기다리고 있단다.
아--- 난감하다. 어디가서 횟감을 사가지?
다이와 큰박스에 한가득 낚은 부부조사를 찾아갔다.
몇마리 팔아라고 부탁 했더니, 큰 놈으로 두마리를 그냥주었다.
너무너무 고마웠다.
배안에서 우리회원 한분을 만났다.
내 모자를 보더니 자신도 회원이라면서, 이름도 알려 주었는데 뱃소리가 너무커서 알아듣질 못했다.
안면도에 살면서, 인천에서 회사를 다닌다고 했다.
아재!!
다음에 배에서 만나면 쇠주한잔 하입시데이~~~
*****
"장비.낚시 Q/A"의 74번 우럭님이 쓰신글을 진작 보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많습니다.
이번 출조때는(9/12일) 우럭님의 글 덕분에 엄청 위안이 됩니다.
감쏴 합니다.
첫댓글 조행기 잘보고 갑니다.....다음에는 항상 어복충만하세요.....저도 낚시간다고 하면 기다리는 입이많아서 항상 부담이 되더라고요...그래서 요즘은 조용조용 소문없이 다니고 있읍니다.
아.....^^ 사진발굴은 빨개쥐..전문임돠...울휀님 계신곳이면 어디든 뒤지고다니는..ㅋㅋㅋ^^;;; 그래도 즐낚하시진못하셨지만..다음이라는 단어가 기다리기에....낚시꾼은 늘..바다로 향하자나요..^^ 다음계획있으시면 같이 가시졉..^^ 갈비사주시면 맛나게 먹게뜸다..^0^*(염치9단)반더님하구 같이요..^^늘 행복하세요~
다음주 화요일쯤 주말출조결과를 조사하러 당겨야쥐...휀님들이 어디 숨어계씨나...^^;;
e유성님의 가식없는 조행기가 마음에 와 닿습니다. 나의경우도 침선낚시 출조하면서 채비만 뜯기고 침선 출조비용 본전생각 많이 했습니다. 시행착오끝에 요즘은 조금은 적응이 되는듯 해요. 12일의 출조는 경험이 있으시니 대박할겁니다. 어복이 충만하시길...
이유성님 추카추카 드립니다...고생많이 하셨군요, 그러나 처음 부터 잘하는 사람있겠습니까 자주 하다보면 요령도 생기고 해서 재미를 느끼겠죠... 암튼 항상 즐낚하세요....저도 처음엔 입에서 단네만 나드라고여, 그리고 같다와 집에선 넉다운 됬죠,,,,,,
감사합니다. 아-그리고, 저 지금 합사줄에 열심히 바셀린 먹이고 있습니다. ...........^^
엥???????????우찌 내가 거론 되는 겨? 그럼요...8월 27일 저와 같은 경우도 있는데요... 단 한마리도.........핫팅~~~~~~~~아자~~~~~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