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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정근
번뇌망상 사라지고 고요함 유지
2013-11-04 안직수 기자
대중과 호흡맞춰 음율 따라해야
가정에선 시간정해 규칙적으로
발원문에 이어 정근 의식이 이어진다. 정근은 불보살님의 명호를 부르면서 기도정진하는 수행이다. 염불기도는 간화선 수행, 절을 올리는 용맹정진 못지 않게 중요한 수행법으로 전해오고 있다. 정근은 법석이 열린 법당의 주불이 어느 분인가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어 석가모니부처님을 모신 대웅전에서 법회를 연 경우, 보통 석가모니불정근을 한다. 또 관세음보살을 모신 관음전에서는 관세음보살정근을, 지장전에서는 지장보살 정근이나 ‘츰부다라니’를 독송한다. 법회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염불하는 정근은 석가모니불 정근과 관세음보살 정근이다.
석가모니불 정근
‘나무 영산불멸 학수쌍존 시아본사 석가모니불 南無 靈山不滅 鶴樹雙尊 是我本師 釋迦牟尼佛
석가모니불 석가모니불…천상천하무여불 시방세계역무비 세간소유아진견 일체무유여불자 天上天下無如佛 十方世界亦無比 世間所有我盡見 一切無有如佛者 고아일심 귀명정례 故我一心 歸命頂禮.’
관세음보살 정근
‘나무 보문시현 원력홍심 대자대비 구고구난 관세음보살 南無 普門示現 願力弘深 大慈大悲 救苦救難 觀世音菩薩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멸업장진언 滅業障眞言 옴 아로늑게 사바하 옴 아로늑게 사바하 옴 아로늑게 사바하 구족신통력 광수지방편 시방제국토 무찰불현신 具足神通力 廣修智方便 十方諸國土 無刹不現身 고아일심 귀명정례 故我一心 歸命頂禮.’
정근의 뜻을 직역하면 이렇다.
‘영축산에서 영원히 머물고, 사라쌍수 나무 아래 존재하시는 우리들의 스승님, 석가모니부처님께 귀의합니다. 세상 어디에도 부처님 같은 분 없으시고, 시상세계 어디와도 견줄이 없으며, 이 세상의 모든 존재를 다 살펴보아도 부처님과 비교되는 이 없으니, 저희들이 지극한 마음으로 귀의하며 예를 올립니다. -석가모니불 정근
중생의 근기에 따라 몸을 나타내시어 중생을 고통과 어려움으로부터 구제해 주시는 원력의 힘 넓으신 관세음보살님께 지극한 마음으로 귀의합니다. 모든 신통력을 갖추고 지혜와 방편을 널리 닦아 어느 곳에서든지 몸을 나투시는 관세음보살님게 지극한 마음으로 귀의합니다. -관세음보살 정근
정근은 ‘쉬지않고 부지런히 힘쓴다’는 의미다. 불보살님의 상호를 반복해 부르면서 찬탄(念佛)하다보면 어느 새 복잡하던 머리가 맑아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번뇌가 사라진 자리에는 깨달음이 일어나게 된다. 정근을 할 때 부처님이나 보살님의 상호를 지속적으로 부르는 것을 염불이라고 한다. 염불 한자를 풀면 “지금(今)의 마음(心)이 바로 부처”라는 의미다. 즉, 염불에 집중할 때 번뇌망상이 사라지고 고요한 마음이 유지되는데, 그 상태가 바로 부처님의 마음인 것이다.
정근을 할 때는 너무 내 목소리를 키우기보다 대중과 호흡을 맞춰 음율을 따라 하는 것이 좋다. 또 정근에만 집중함으로써 일체의 망념을 버리도록 한다. 대중법회에서 정근은 보통 10분에서 15분 정도 진행하는데, 때에 따라 더 오랜 시간동안 하기도 한다. 가정에서 정근을 할 경우에는 나름의 시간을 정해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자신의 호흡과 시간에 맞춰 30분 이상 염불을 하다보면 어느새 마음의 번뇌가 사라지고, 염불에만 집중하게 된다. 염불을 자주 하다보면 일상생활을 할때도 마음이 조금씩 고요해짐을 느끼게 된다.
부처님을 부르면서, 내 자신이 불보살을 닮아가는 수행법이 바로 염불 수행이다.
[불교신문2959호/2013년11월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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