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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합격수기
소개.
저처럼 육아병행 공부를 시작하신 엄마 수험생들께 힘을 드리고 싶어서 이 글을 씁니다.
1년 전 육아하면서 늦은 나이에 합격하신 선생님 수기를 찾아다녔던 기억이 납니다.
다음에 내가 합격하면 '꼭 수기를 쓰리라!' 다짐하였답니다.
저에 대해 간단히 소개드리면 30대 중반의 (공부 당시 4살, 5살) 연년생 아이를 둔 엄마이구요.
육휴 전에는 10년간 대학병원에서 근무했습니다.
공부는 작년 1년동안 김기영교수님, 전태련교수님 인강들으며 혼자 집에서 공부했구요.
제가 이렇게 합격할 수 있었던 건 무엇보다 짝스터디했던 선생님의 도움이 무척 컸습니다.
특별한 전략이나 노하우보다 저의 공부방법에 대한 글입니다.
자칫 주제넘는 글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습니다. 긴 글을 시작하기 전에 미리 양해를 구합니다.
공부 시작하기 전.
신규간호사 시절.. 경력을 좀 쌓고 보건교사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높은 경쟁률과 엄청난 공부양, 모험에 가까운 임용고시에 뛰어들 자신이 없어서 계속 미루었습니다. 결혼 후 아이들을 낳아 키우다보니 정말 임용이란... 젊은 시절의 꿈인 것만 같더군요. 둘째 출산 후 육아휴직동안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복직을 하려니 아이들 키우는 것이 막막했고, 이대로 아이들만 키우다 공부시기를 놓칠 것 같았습니다. 공부 시작하기 전 체험 삼아 시험만 한 번 쳐보았습니다. 그러면서‘1년 후에는 이 시험 꼭 붙는다!’는 각오를 다졌지요. 시험공부를 하면 할수록 알아가는 보건교사의 매력, 되고 싶은 간절함이 점점 커졌습니다. 공부하는 동안 아이들에게 엄마로서 몫을 다 해주지 못하는 미안함, 절박함으로 1년 안에 반드시 붙겠다! 하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공부에 매진한 원동력이 된 것 같습니다.
1월.
‘나도 할 수 있을까.’
의구심이 많이 들었습니다. 올해 합격한다는 보장도 없고, 비싼 강의 수강해서 돈과 시간만 날리는 거 아닌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와 비슷한 처지임에도 합격하신 선생님들의 합격수기만을 골라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수기를 읽으며‘이렇게 열심히 했으니 당연한 결과다.’라고 느껴졌고, 감탄과 존경심에 눈물이 주룩주룩 났습니다. 정말 되고싶은 간절함으로 몸서리가 쳐졌습니다. 나에게도 결코 불가능하지는 않다는 결론과 제일 먼저 <나의 강점을 파악하고, 그것을 최대한 활용하자.> 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줌마인 나에게 무슨 강점이 있을까. 아... 그래도 예전을 떠올리며 몇 개 생각해 보았습니다.
- <집중력이 좋다. 공부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흔들리는 지하철 안에서 공부가 잘 되었던 생각이 나더군요. 그럼 아이들이 옆에서 떠들어도 공부가 되지 않을까?
나의 약점을 어떻게 보완해야 할지 전략 짜기.
1) 절대적으로 부족한 공부시간이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주중에 아이들을 어린이집, 유치원에 보낸 후 6시간이 저에게 주어진 모든 시간이었습니다. 9월까지는 주말에도 아이들과 놀아주었고, 10월부터는 주말에도 6시간씩 공부했습니다.
2) 주변에 도움을 청할 사람이 없다는 것.
시댁과 친정이 너무 멀었습니다. 새로 이사 온 지역에 아는 사람은 어린이집 선생님, 유치원 선생님이 전부였습니다. 신랑도 새벽 7시 출근~저녁 9시,10시 퇴근하니.. 오롯이 육아와 살림은 저의 몫이었습니다. 아이들 방학, 어쩌다 아이 둘이 아프기라도 하면 보름~한 달도 통째 책을 놓아야 했던 적도 있었지요. 나의 거의 모든 것을 포기하고 아이들 돌보기와 공부. 딱 두 가지만 제대로 하자고 마음먹었습니다.
(1) 당연히, 무심코, 한번쯤은 그냥 해왔던 것들 잠시 내려놓기.
카톡, 전화, 문자, 카페활동, TV, 인터넷 검색 모두 끊었습니다. 심지어 뉴스도 보지 않았습니다.
主一無適 (마음을 한 군데 집중하여 잡념을 없앤다)을 외치며, 제 머릿속에는 오로지 책만 생각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2) 단순화하기.
저와 관련된 일은 모두 단순화시키고 노력했습니다. 가능한 새로운 것은 하지 않았지요. 하지만 살림은 그렇게 되지 않았습니다. 공부하기 전과 똑같이 음식도 집안일도 열심히 했습니다.
(3) 아이들이랑 놀아줄 때 시간 활용.
아이들 하원시간과 동시에 저는 책을 놓아야 했습니다. 책에 빠져 하원시간 10분씩 늦어지기라도 하면 냅다 뛰어야했지요. 아이들과 놀아주는 것이 나에게도 휴식시간이라 생각하며, 모든 상황을 즐기려고 노력했습니다. 처음 몇 달간은 ‘아. 이 시간에 다른 수험생들은 얼른 밥 먹고 또 독서실에 앉아있겠구나. 아이들이랑 놀아주고, 집안일 챙기느라 기운빼지 않아도 되고... 정말정말 부럽다.’ 뼈가 녹아내리는 것 같이 부럽고, 제 처지가 한탄스러워 눈물이 날 때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다행이다. 감사하다! 나도 할 수 있다! 내 환경 속에서 최선을 다 하자!’하며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초기에는 포스트잇 온 집에 붙여놓기, 틈틈이 책 들고 곁눈질로 한 장씩 떠올리며 복습했습니다. 아이들 색칠공부 시켜놓고 책을 보기도 했고, 책 한권 읽어주고 엄마책 한바닥 보기. 이런 제안도 해봤습니다. 그리고 아이 앉혀놓고 공부한 거 설명해주기하면 아이들이 엄청 재미있어 합니다. 엄마가 선생님놀이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뒷부분에 언급되지만 8월부터는 녹음파일을 들으며 복습했는데 저에게 제일 효과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틈새시간을 어떻게 활용할지 꼭 궁리해보시기 바랍니다.
(4) 도움을 받으실 수 있다면 정말 적극적으로 요청하세요.
저는 아이돌보미를 시간제로 구할까도 생각했지만, 제 성격상 아이들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공부에 집중할 수 없을 것 같아서 포기했습니다.
2월.
1) 전공, 교육학 강의 정하기. 교재 구입하기.
김기영교수님, 전태련교수님 강의를 듣기로 정하고 전공교재는 합격한 선생님의 중고책을 구입했습니다. 중고책에 중요부분과 메모들이 혼자 공부하는 저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서였습니다. 책에는 매 단원 또는 질환 들어가는 첫 페이지마다 한켠에 기출문제가 간단하게 적혀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년도. 정의, ~년도 간호중재, ~년도 간호중재와 약물, ~년도 병태생리.....
이런 식으로 한눈에 파악되도록 적혀 있었습니다. 그래서 따로 기출정리는 하지 않았습니다.
기출문제를 훑어보고 빠진 부분만 추가로 옆에 적어 넣었습니다. 각 질환, 파트 복습할 때 매번 기출년도와 내용을 훑게 되니 나중에는 ‘이번에는 이 부분이 시험에 나올 것 같다.’ 는 생각이 저절로 들게 되었습니다. 문제유형은 후반기 문풀 때 많이 접하게 되므로 초기에는 기출내용 파악만으로도 충분할 것 같습니다.
2) 강의 따라가기.
2월부터 강의를 듣기 시작했지만 이미 시작된 진도에 뒤쳐져 따라가기가 힘들었습니다. 복습도 해야 했지만 공부시간 대부분을 강의만 듣고 있자니 무기력하게 느껴졌습니다. 강의 들을 때는 아는 것 같았는데, 컴퓨터를 끄는 순간... 오늘 뭘 배웠는지 기억나지 않았습니다. 그냥 동영상 재생만 하고 보고, 듣고 끝이었던 거죠. 무언가 공부 방법에 문제가 있어보였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그때는 잘 몰랐습니다. 학생 때보다 머리가 많이 둔해진 것 같았고, 안구건조증 때문에 책이나 화면을 오랫동안 들여다보고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일단 차근차근 강의를 들었던 것 같습니다. 이때 문제풀이 강의도 있었는데 같이 진도를 나가지 못한 것이 나중에 조금 후회되었습니다. 강의진도는 꼭 미루지 말고 들으시길 바랍니다.
3) 스터디.
2월 말부터 밴드 스터디를 시작했습니다. 타강사님 수강생 4명이서 하루 1문제씩 내고 백지노트 쓴 것을 인증하는 스터디였는데 꾸준히 10월경까지 하면서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긴장을 늦추지 않게 해 주었고, 타강사님의 문제 스타일도 알게 되었습니다. A급은 모든 강사님들이 거의 동일하게 다루시기 때문에 김기영 교수님 위주로 공부하되 내용 확장하는 것으로 의미를 두었습니다.
이 때 ‘포기하지만 않으면 붙는다!’‘이정도 하는 것만도 대단한거다.’ 하며 제 짝스터디 선생님이 많이 격려해주었습니다. 자존감이 매우 낮았던 저에게 희망을 잃지 않게 늘 이끌어준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4) 책과 친해지기.
2월에는 이제 시작이기 때문에 공부스타일을 잡아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생활을 규칙적으로 나의 리듬에 맞게 정하고, 책과 친해지는 과정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싫고 부담스러운 일에 푹 빠지기란 어렵겠지요. 이상하게 들리시겠지만 이론서들을 사랑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가까이 항상 두고, 넘겨보고, 정독해서 읽어보면서 책 속의 용어들에 익숙해지려고 했구요. 필기감이 좋고 잡기 편한 샤프와 샤프심, 지우개를 소중한 친구처럼 생각했습니다. 정말 공부는 재미있고, 책상 앞에 앉으면 행복하다는 생각을 하다보니 점점 그렇게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3월~4월
열심히 하고픈 마음과는 달리, 아이들이 아파서 거의 한 달은 통째 날리고, 저도 공부 스케줄이 뒤엉켜 강의만 따라갈 뿐 복습도 예습도 못했습니다. 이때서야 기본 강의 말고 문제풀이 강의가 있다는 걸 알고 문제도 프린트해서 같이 풀기 시작했습니다. 강의 따라가면서 암기는 다 못하더라도 내용 이해만이라도 잘 하자는 생각으로 열심히 들었습니다.
안구건조증이 심해져 눈을 뜨기가 괴로웠습니다. 건조증과 결막염으로 흰자위가 부풀어 올랐고, 눈이 잘 감기지 않았습니다. 병원에선 눈을 쉬라고 했지만 수험생이 어떻게 눈을 쉴 수 있겠습니까. 인공눈물을 수시고 넣고, 손바닥으로 한쪽 눈씩 가리면서 책을 보았습니다. 2달 넘게 치료를 했지만 자꾸만 악화되었습니다. 나중엔 저에게 림프절에 문제인 것 같다며 암이 의심된다 하더군요.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이제 내 꿈을 위해 달리고 있는데 암이라니요. 설마 하는 마음도 있었고, 마음이 착찹하고 괴로웠습니다. 아무튼 큰병원으로 검사를 받으러 다니면서도 책을 꼭 가지고 다녔습니다. 버스 안에서, 대기실에서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한번 글을 읽고, 눈을 감고 사진처럼 연상하는 연습을 많이 했습니다. 아팠던 기간 동안(약 3개월) 가능한 눈을 쓰지 않고 머릿속으로 연상하는 것이 훈련이 되어 암기에 도움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나중에 오진임이 밝혀졌을 때 정말 새 삶을 얻은 기분이었습니다. 지금 이 글을 보시는 선생님들도 건강하다는 것에 정말 다행이다. 감사하다는 마음을 가지신다면 앞으로 공부하다 어려움이 닥쳐도 잘 극복할 수 있으실 거라 생각합니다.
공부를 제대로 하려면 아이들과 내가 아파서는 안 됩니다. 평소에 건강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음식도 가려 드시고, 운동도 꼭 하십시오. 저는 그렇지 못해서 9월쯤 체력이 엄청 떨어진다는 걸 느꼈습니다. 막판 스퍼트가 중요한 시기에 몸과 마음이 따로따로가 되어 힘들었습니다. 꼭 체력을 키우세요.
5월~6월
다른 강사님들 수험생들은 벌써 기본강의는 다 들었을 시기입니다. 갑자기 조급해지더군요. 김기영 교수님 강의를 잘 따라가고 있었지만 1회독을 다 하려면 아직 2달이나 남았습니다. 그래서 이 때 진도를 따라가되, 이제부터는 제대로 복습을 시작했습니다.
1) 기존 진도대로 강의듣기 -> 1회 복습을 합니다.
저는 따로 이전으로 거슬러, 최근 배웠던 내용부터 2~3일에 1단원씩 복습을 했습니다.
그리고 내가 했던 1일 복습 + 2일 복습 + 3일 복습 ... 이렇게 누적해서 그 날의 복습내용과 앞에 보았던 복습내용을 누적하여 훑어보기 식으로 복습했습니다. 그렇게 앞으로 뒤로 복습을 하니 양은 많았지만 한 번, 두 번, 세 번 보면서 시간은 굉장히 절약되었습니다.
그렇게 7월 초까지 기본강의 1회독 + 5~6월강의 복습 + 1~4월강의 복습이 이루어졌습니다.
저는 시간이 부족하여 문제풀이 답안이나 기본강의 때 올라오는 파일들을 꼼꼼히 보지 못했습니다. 프린트하고 있을 시간도 없었고, 그것을 다 볼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파일을 스캔하듯 훑어만 보기도 했고, 틀린 문제 답만 보기도 했습니다. 저는 오로지 김기영교수님 이론책과 강의 때 올라오는 문제만으로 공부했습니다. 자료가 아무리 많아도 내 것으로 흡수하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단권화, 암기노트, 수첩과 같이 다른 무언가를 만들지 않았습니다. 만들 시간도, 그것을 다시 볼 시간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론강의가 끝날 때쯤, 그동안 배운 내용은 어느 정도 윤곽을 잡게 되었습니다. 무슨 내용이 어디에 있다. A,B,C 라고 하셨지만 C내용까지 A와 똑같이 반복했기 때문에 간단히 목차그리기는 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2) 임상 사례와 엮기.
나중으로 갈수록 봐야하는 내용들이 점점 많아집니다. 내용도 계속 추가되고, 정확하게 암기해야 하기 때문에 압박감 때문에라도 넓게 공부하기가 힘들어집니다. 6월까지 이론강의를 듣는 동안 여유있게 많은 자료를 찾아보고, 사례와 연결지어 공부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저의 임상동안의 환자사례를 기억해내어 이론서 내용과 맞물려놓는 작업을 계속 했습니다. 성인, 아동, 모성, 노인, 응급, 정신과목에 유용하게 활용했습니다. 정신병원 실습 경험부터 내과, 외과, 응급실, 암병원에 근무했던 수많은 케이스들을 기억하려고 애썼습니다. 그 환자의 증상, 오더, 투약, 중재, 경과, 퇴원설명 등... 이런 사례와 경험을 이론서 내용과 엮어 더 쉽게 기억할 수 있게 했고, 제가 겪어보지 못한 질환은 가상으로 사례를 만들어 책에 그림을 그려서 기억에 도움이 되도록 했습니다.
3) 재미있게 공부하기.
단순히 외운 지식은 잊어버립니다. 환자의 증상과 치료에 과학적 근거와 이론들을 체계적으로 엮어 나의 지식으로 만들어가면서 굉장한 쾌감을 느꼈습니다. 모든 증상과 치료에는 이유가 있지요. 저는 그 이유를 파고들었습니다. 그래서 내가 의사라면, 내가 환자라면.. 이런 상상을 계속 하면서 이론서를 읽었습니다.
학교에서 이런 학생을 만났을 때, 내가 모르고 있으면 얼마나 당황할까. 하는 생각이 들고 미리 많이많이 알아두어야겠다는 생각으로 간절했습니다. 학생들에게 보건교육을 한다고 생각하고 내가 조리있게 말하기 위해 알아야 할 것이 무엇인가. 자꾸만 생각이 꼬리를 물게 되었습니다. 암기가 아니라 공부에 재미가 붙어서 한 번 책상에 앉으면 일어날 수가 없게 되었지요.
재미있게 하면 무슨 일이든 잘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외우려고만 하다보면 모르는 부분이 나왔을 때 ‘저번에 봤는데... 내가 왜 이걸 아직도 모르지?’라는 짜증과 막막한 생각이 들지만, 알고싶어서 재미있게 하다보면 ‘내가 모르는게 여기 또 있었네. 잘 만났다! 이걸 몰랐으면 큰일날뻔 했다. 정말 다행이다.’하며 궁금증에 더 집중해서 볼 수 있었습니다. 재미있게 공부하는 방법을 꼭 찾아보시길 권해드립니다.
7월~9월
1) 비교하지 않기.
모의고사 강의가 시작되었습니다.
복습을 했으니 문제가 풀려야 하는데 처음에는 거의 몇 개 밖에 적을 수가 없었습니다. 키워드도 제가 알고 있는 것으로는 부족했습니다. 인강을 들으니 1등 몇점, 2등 몇점.. 말씀하시는데.. ‘아. 지금쯤이면 저 정도는 풀 수 있어야 하구나.’느꼈습니다. 하지만 주눅이 들거나 조바심은 나지 않았습니다. 그 분들은 재수이신 경우도 있을 것이고, 초수라 하더라도 노량진에서 공부만 하는 수험생일 것이다. ‘나는 느리지만 꾸준히 실력이 늘고 있고, 나의 종착점 수준은 훨씬 높아져 있을 것이다!’라고 생각했지요. 무슨 베짱인지 7월이 되자 ‘나는 붙을 수 있다!’는 희망이 보였습니다. 신랑에게 이 말을 했더니 “어떻게 공부할지 감이 오면 절반은 성공한 것이다!”라며 힘을 보태주었습니다. 하지만 결코 자만하지 말라고 덧붙였습니다. 제가 모의고사 문제를 거의 모두 잘 풀었을 때도 신랑은 저에게 “스스로에게 칭찬하지 말라”고 모진 말을 했습니다. 그래서 많이 알고 있다 느껴질 때도 자만하지 않고 아는 문제도 꼼꼼히 보게 되었습니다.
2) 반으로 나눠 이중으로 복습.
지역, 학보+보교, 정신, 모성, 성인(노인,응급 포함), 아동 순으로 모의고사 진도 나갈 때
지역, 학보+보교, 정신 / 모성, 성인 (아동은 일단 제끼고) 이렇게 반으로 나눠서 2개의 진도를 나갔습니다.
(이번에 아동에서 많이 나올거라 예상하고 마지막 10월부터 바짝 복습했습니다.)
예를 들면 지역복습 + 모성복습 -> 지역 모의고사 치기 -> 지역 문풀강의 들으며 지역 2번째 복습. 이렇게 하면 모성은 그냥 저 혼자 복습만 하는 겁니다. 그러면 다음번 모성 복습 때 시간을 아낄 수 있고, 또 지역만 파다가 지역 시험 보면 당연히 지역 모고 점수가 잘 나오겠지요. 그 ‘헛점수’에 저의 자만심만 키울 수 있다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모고는 잘 나오든, 못 나오든 간에... 답안 인출과 쓰는 연습, 내가 모르는 것을 파악하는 정도로 의미를 두었습니다. 이때 책 내용을 완벽히 내 것으로 만든다는 생각으로 철저히 복습했습니다.
처음에 잘 써지지 않던 내용들이 진도가 절반을 넘어가자(모성) 드디어 저의 예상대로 복습이 빨라지고, 쉬워지면서 키워드가 잘 생각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부터 모든 키워드가 생각나지는 않습니다. 1개->2개->3개.. 점점 반복할수록 키워드는 많아집니다. 자연스럽게 키워드에 익숙해진다고 믿으세요. 절망하지 마십시오. 7월. 이제 시작입니다.
3) 8월부터 핸드폰 앱으로 녹음.
무료 앱을 다운받아 복습한 부분을 단원별로 녹음을 하였습니다. 주의할 점은 거의 숙지가 된 상태에서 녹음을 해야 효과가 있습니다. 잘 모르는 내용을 읽고 있으면 괜히 시간만 가고, 나중에 들으면 굉장히 지루합니다. 하지만 알고 있는 내용을 소리 내어 읽으면 속도도 빠를 뿐만 아니라 힘이 실려서 나중에 들으면 ‘흥’이 납니다. 그런 재미로 녹음하면 녹음하는 동안 확실한 복습이 될 뿐만 아니라, 들을 때도 귀에 쏙쏙 들어옵니다. 좋아하는 노래를 계속 듣고 싶듯이, 내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자신감이 넘칠 때 녹음을 해보세요. ‘그래! 그래! 맞어! 이거야!’하면서 리듬을 타며 자꾸만 듣게 됩니다. 저는 아이들이 옆에서 놀면서 종알종알 대는 목소리도 함께 녹음된 파일을 들으면, 없던 힘이 나고 행복하게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시간이 부족해서 모두 하지는 못했지만 잘 외워지지 않는 부분 중심으로 성인, 모성, 정신, 지역, 법 위주로 파트별로 나누어 짧게는 15분, 정말 안 외워지는 것. 정신같은 경우는 책 1권을 통째로 녹음하는데 3시간 30분이 걸렸습니다. 키워드 중심으로 하되, 약간의 저만의 해설을 넣어 녹음을 하면 교수님 강의를 녹음하여 듣는 것 보다 자신의 목소리기 때문에 훨씬 귀에 잘 들어옵니다. 이것을 랜덤으로 하루 종일 듣습니다. 시험 자체가 랜덤이기 때문에 진도 없이 무작위로 복습하는데 효과적이었습니다. A,B,C급 내용들을 골고루 복습하는 데도 아주 효과적입니다. 아이들과 놀아줄 때, 집안일을 할 때, 외출할 때도 항상 블루투스 이어폰을 목에 걸고 한쪽 귀는 녹음을 듣고, 한쪽 귀로는 아이들과 대화하고... 잘 때도 들으며 잠들었습니다. 머리 감을 때 빼고는 계속 들었으니까요.. 이런 식으로 무한반복을 했습니다. (이렇게 한 덕분에 시험장에서 키워드뿐만 아니라 서술형에 갖다 써야할 문구들이 줄줄줄 따라 생각납니다.) 제 귓가에 제가 답을 불러주는 것 같은 현상을 기대하며 정말 열심히 들었습니다. 스피커로도 들었는데 얼마나 많이 들었으면 아이들이“혈소판이 어쩌구 저쩌구...”하면서 병명과 내용들을 말하고 다니더군요.
10월
어린이집에 부탁드려 하원시간을 30분 미루고, 주말에도 신랑에게 아이들을 맡기고 도서관에서 6시간씩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공부시간이 더 확보되니 너무 행복했고,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정말 붙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주중에 공부한 것을 주말에 잊어버리기 일쑤였는데, 이제는 매일 책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감사하게 공부했습니다.
1) 문제 만들어보기.
저는 김기영교수님 암기카드가 있었지만 거의 보지 않고, 대신 책을 중심으로 스스로 문제를 만들어보았습니다. 기입형, 그대로 외워 쓰는 서술형, 구체적 사례에 맞춰 쓰는 서술형, 논술형 등의 문제들을 자꾸만 변형시켜 생각해서 머릿속으로 답을 만들어보았습니다. 절대적인 시간 부족으로 암기노트나 단권화. 이런거 하나도 하지 못하는 대신 그거 만들 시간에 ‘머릿속에 집어넣자!’ 는 심정으로 계속 내용을 굴렸습니다.
예를 들면, 책을 펴서 무조건 읽어가는 게 아니라. 여기서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한 키워드, 진단, 병태생리, 원인, 검사, 중재, 등등 생각나는 대로 막 떠올리며 백지에 적습니다. 목차그리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브레인스토밍처럼 하는거죠. 저는 목차그리기가 잘 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책의 순서를 맞추려는 강박관념 때문에 괴로워서 할 수가 없었습니다. 싫은 건 하지 않게 되기 때문에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막적기. 휘갈겨 머릿속에 있는 거 쏟아내는 작업’을 했습니다. 보존해서 다시 보려는 노트가 아니라 한번 휘갈겨 쓰고 버리는 용도로 쓴 것입니다. 그러면 예쁘게 줄맞춰 쓰지 않아도 되고, 전혀 부담이 없으니까요.
그리고 나서 책을 보고 체크! 내가 떠올렸던 것 / 떠올리지 못한 것. -> 그러면 떠올리지 못한 것 위주로 다시 봅니다. 그 후에 여기서 나올 것 같은 문제를 제멋대로 구상하는 겁니다. ‘대화형식에서 틀린 것 바르게 고쳐쓰기, 빈칸 채워넣기, 중재내용 서술하기, 이 문제와 이 문제 비교하기 등... 이런 문제가 나올까? 이 이론을 적용해서 중재를 쓴다면 어떤 답이 나올까. 시험장에서 줄줄 나오게 하려면 어떤 키워드를 연결해야 할까.’제멋대로 생각합니다. 그런 후 답 또한 휘갈겨 키워드 위주로 써보는 겁니다. 하지만 문제를 구상했다고 해서 또 그것의 증명을 남기지는 않았습니다. 노트로 만들지 않았다는 거지요. 그냥 자연스럽게 내 머릿속에서 흘러나오도록 내버려뒀습니다. 노트를 만들더라도 다시 보지 않을 거면 절대 만들지 말아야 한다고 봅니다. ‘나중에’바짝 보고 암기하면 되지 뭐. 하는 여지를 아예 만들지 않았습니다.
2) 이론서 반복.
이렇게 지역(4일), 학보(2일), 법(2일), 정신(2일), / 모성(2일), 성인(6일), 아동(1일)... 계속 반복하되. 이번에도 오전(10시~1시)과 오후(1시~4시30분)를 나누어 다른 과목을 구성해 이중으로 복습을 돌렸습니다. 1주일 후가 시험이라고 생각하면서 철저히 복습합니다. 막상 11월이 되면 감정변화나 주변상황 때문에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서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10월까지가 마지막 정리시간이고, 남은 한 달은 보너스라고 생각했습니다.
11월
1) 종과 횡으로 복습, 확장공부.
복습시간이 많이 단축되었습니다. 초반기 1달 공부가 이때의 하루와 맞먹는다는 말이 실감이 났습니다. 그런 날이 올까? 싶었는데 정말 현실이 되니 공부가 짜릿했습니다. 하루에 2~3과목씩 골고루 날짜를 분배해서 부지런히 돌렸습니다. 달력의 하루 칸에 과목을 배정하고, 다 못 본 과목은 뒤로 미뤄 다음날 보았습니다. 적어도 복습 간격이 3~4일을 넘기지 않도록 하면서도, 계획대로 못 보았다고 스트레스 받지는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더 자세히 볼 필요가 있었기에 시간이 지체된 것이지. 꼭 빨리 돌리는 것이 목표는 아니었으니까요.
이 시기에는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지, 무엇을 잘못 알고 있는지’를 빨리빨리 찾아내서 올바른 개념을 잡는데 집중했습니다. 종과 횡으로, 빨리 훑으면서 중요내용은 깊이 들어가 확인하는 작업을 했고, 또 한부분에 너무 집중하면 시간낭비이므로 얼른 큰 그림도 잡아가며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예상문제로 가지치기를 하고, 밴드에서 공유했던 타강사님 자료로 확장공부를 했습니다. 이때 주의할 사항은 타강사님 자료에 너무 집중하지 않는 것입니다. 몰랐던 정보가 솔깃할 수 있지만 내 자료도 정리가 안된 상황에서 너무 많은 정보를 접하면 자존감이 낮아집니다. 그래서 저에게 오직 기둥은 김기영 교수님 이론서였고, 나머지는 보충자료로만 활용했습니다.
2) 자동화.
이쯤 되면 몇 번의 복습인지 저도 모릅니다. 그냥 무조건 잊을 만하면 얼른 복습, 복습.. 장기기억으로 집어넣어야 시험 전날의 부담이 줄어든다는 생각으로 툭! 치면 투두두둑 쏟아지게 복습했습니다. 지금 외우지 못한 것들이 많다면, 시험 전날 다 외워질 리가 없겠지요. 이 때 그동안 풀었던 모의고사들도 같이 복습했습니다. 1달을 풀었던 문제들도 복습은 30분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한 번 풀 때 착실히 풀었고, 그 외에도 예상문제를 끊임없이 머릿속으로 생각해왔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특히 계산문제는 따로 핸드폰으로 사진 찍어 화장실에 앉아있을 때 반복해서 보았습니다. 당황하면 아는 공식도 잘 기억나지 않기 때문에 거의 자동화가 될 정도로 반복했습니다.
이 시험은 많이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습니다. 거의 반사적으로 튀어나와야 제시간에 풀 수 있습니다. 이거저거 고민하다가는 오류를 적어내기 쉽습니다. 그래서 아는 것도 무수히 반복하여 자동화가 되어야 합니다.
3) 마음 붙잡기.
11월 불안감에 떨지 않으려고 그동안 더 악착같이 해왔습니다. 11월이 되어도 저의 공부시간과 환경은 바뀌지 않을거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그것을 대비해서 정말 이를 악물고 매진했습니다. 11월이 되어도 아이들에게 짜증내지 않고 공부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고싶어서... 그래서 떨어질까 불안하거나 초조해서 책이 손에 잡히지 않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차분하게 정리하면서 아이 소풍에도 하루 통째로 시간 내서 다녀오고, 유치원 참관수업이나 행사 때도 시간을 쪼개 참석했습니다. 공부도 중요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아이들과 추억도 만들고 싶었고, 사랑할 수 있을 때 마음껏 사랑해주고 싶었습니다.
나는 붙을 수 있다. 가 아니라‘나는 붙는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책을 보고 있지 않아도 머릿속으로 생각하면서 잊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저는 시험이 임박할수록 컨디션 조절은 할 수 없었지만, 감정조절은 잘 되었던 것 같습니다. 항상 평정심을 찾으려고 애썼습니다. 때로는 참을 수 없는 북받침에 눈물이 쏟아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스트레스를 받으면 기억력을 떨어뜨리고, 인출을 어렵게 하기에 명상이나 스트레칭을 하면서 스스로를 위로했습니다. 떨리고 초조한 감정을 잘 다스린다면 마지막까지 편안한 마음으로 정리하실 수 있으실거에요.
12월.
따로 마무리할 시간은 많이 없었습니다. 시험 전날, 응시 지역으로 아이들 데리고 이동하느라 지치기도 했고, 약간 정신없이 멍한 상태가 되었습니다. 점심쯤 되어서 미리 예약해 둔 독서실에 자리를 잡고 김기영교수님 책 쌓아놓고 편안한 마음으로 넘기면서 정리했습니다. A급만 나온다는 보장이 없기에 A급 포함 B,C급이라 하신 것까지 차분히 훑어보면서 그동안 해온 것만이라도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편하게 마무리했습니다. 그리고 시험장에서도 머릿속으로 계속 굴리는 작업을 했구요. 오히려 정신없이 노트 보는 것 보다 차분히 마음 정리하면서.. 시험문제를 꼼꼼히 보고, 해온 대로 쓰자고 마음을 다잡았던 것이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답안 작성 요령
평소에 집에서 혼자 모고 풀 때 90분이 아니라 40분으로 잡고 풀었습니다.
그 이유는 다 쓰고 있을 시간적 여유가 없었고, 서술까지 완벽하게 하지 않아도 키워드 위주로만 쓰는 형식으로 연습한 후에 시험장에서는 서술형식으로 바꾸기만 하면 된다.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시험장에서 어떻게 쓸지 당황하지 않고, 아는 문제부터 쭉쭉 다 쓴 다음 10분정도 남아서 리뷰했습니다. 답안은 일단 문제가 물어보는 것만 정확하게 쓰면 됩니다. 잘 모르는 부연 설명을 하면 답안의 정확도가 흐려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정확히 알고 있는 부연 설명일지라도 답안에서 요구하지 않으면 쓰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잘한건지, 잘못한건지는 모르겠으나. 일단 문제를 잘 파악해서 요구하는 답을 정확히 쓰는 것이 제일 중요하겠지요.
62점.. 받았습니다.
짝스터디
2월부터 타지역 선생님 1명과 전공, 교육학 전화스터디를 했습니다. 공부를 시작할 때 저에게 공부방법과 흐름에 대해 많이 조언해주었습니다. 정말 제가 합격하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이 첫 통화에서부터 느껴졌습니다. (서로 의지하며 1년을 공부할 짝스터디 선생님을 만나셨다면, 서로 존중하고 소중한 동반자로 인연을 만드시길 조심스럽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전공 : 상반기에는 복습차원에서 서로 다른 범위 정해서 공부하고 구두시험보기를 주로 했고, 모르는 문제를 물어보면서 함께 알아나가기도 했습니다. 하반기에는 거의 못했던 것 같고, 시험 2주 정도 앞두고 서로 예상문제 내기로 전화스터디 했습니다.
전공 밴드스터디도 병행했는데 4명이 월화수목 하루씩 맡아 한 문제씩 올리고, 나머지는 답하고, 출제자가 모범답안 올려주는 형식으로 진행한 것도 문제를 두루 접할 수 있었던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하반기에는 서로 모의고사를 공유하였고, 저는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만 발췌식으로 활용하였습니다. 이때 전혀 배우지 않은 부분의 문제는 풀 수 없기 때문에 자존감만 낮아질 수 있습니다. 공통으로 A급이라고 외치는 부분이 뭔지, 풍부하고 정확한 답안을 만드는 용도로 훑어보았습니다.
교육학 : 상반기에는 키워드 백지쓰기와 작년 모고를 3회분씩 풀고 키워드 구두시험보기, 전범위를 8개로 나누어 구두시험보기 1회독하였습니다. 하반기에는 강의 때 올라오는 모고를 키워드 형식으로 풀어서 밴드에 인증샷 올리기를 하였습니다.
교육학
전태련 교수님 1년 패키지 강의를 들었습니다.
강의듣고 톡톡 위주로 공부했고, 다른 교재는 보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교수님 작년, 올해 문풀로만 공부했습니다. 톡톡은 3~4번 돌린 것 같아요.
교육학 지식이 전무하여 강의 듣는 동안 재미는 있었지만 기억나는 건 피아제, 비고츠키밖에 없었어요. 이 상태로 6월까지 갔던 것 같습니다. 7~8월에는 전공 파느라 교육학은 거의 손 놓고 보지 못했구요. 9월부터 격일에 1시간 정도씩 모고 풀면서 중요내용 체크하고, 복습을 했던 것 같습니다. 논술로 쓰는 건 연습 없이 시험장에서 처음 썼습니다. 시험지의 내용을 거의 그대로 활용을 많이 해서 일관성을 유지하려고 했고, 키워드는 반복해서 적었습니다. 13.67.. 중간점수라 교육학 부분에서는 드릴 조언이 많지 않아 죄송합니다.
공부하다 지칠 때와 밥.
하루에 커피 2잔씩 마셨습니다. 보온 컵에 카페라떼를 만들어 홀짝홀짝 마셨지요. 지친 마음을 달래주는 유일한 낙이었습니다. 5~6월부터는 중간에 화장실 가는 시간도 아까워서 물조차 안 마시는 날이 많았습니다. 그렇게 6시간을 줄기차게 했습니다. 점심밥은 오후 4시 아이들 데리러 가기 전에 물에 맨밥을 말아서 거의 마시다싶이 먹고 뛰어나갔습니다. 10월부터는 집에서 하던 공부를 도서관으로 옮겨 하면서 빈 통에 밥 한덩이 넣고 다니면서 정수기 뜨거운 물에 밥 말아 반찬 없이 먹었습니다. 그런데 이 방법은 매우 좋지 못한 방법 같습니다. 시간 아끼려고 이렇게 했지만 체력이 중요하니 잘 드시기를 바랍니다.
취침.
처음에는 5시 30분 기상스터디를 하다가 저의 리듬이랑 맞지 않아 몇 달 후 포기했습니다. 다시 잠들기 일쑤였고, 아이들이 새벽에 같이 깨서 공부할 수가 없었기에 6시 30분에 일어나 1시간정도 책 보는 것으로 만족했습니다. 밤에도 아이들이 10시, 11시까지 자지 않아 실컷 놀고 저도 같이 잠들어버려서 밤에도 공부는 못했습니다.
시간.
시간은 정말 금보다 소중합니다. 주어진 짧은 시간을 단 1%라도 헛되게 보내지 않고 알차게 보낸다고 생각해보세요.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그 시너지는 엄청납니다. 하지만 나에게 시간이 많다고 생각해보세요. 시간을 물처럼 쓰는 것이 습관화되어 책상에 앉는 것도 지루하고, 영혼 없이 책을 보게 됩니다.
2월, 공부 시작할 때 나는 90% 이상 공부에 몰입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60분x6시간=360분. 360x10%=36분.
그러면 36분은 휴식해도 된다는 결론이 나더군요. 그러면 36분을 어떻게 쓸까 생각했습니다.
화장실 10분. 밥먹기 10분. 빨래널기 10분. 커피 6분.
5월. 저는 거의 99%를 공부하고 있더군요.
집 안에서 화장실을 가려고 뛰어갔다 옵니다. 정말 공부가 재미있었거든요. 그리고 6시간이 지나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너무 잘 알기에 너무 절박했습니다. 얼마나 책을 보고있느냐가 아니라, ‘오롯이 집중하는 시간’이 얼마냐인가가 중요합니다.
절박한 심정.
이 시험을 준비하는 선생님들께서는 나름의 사연과 말 못할 상황이 있으시겠지요. 인생에서 내가 수험생이 되었다고 해서 나의 일상을 평탄할 수 있도록 1년간의 유예. 이런 건 없는 것 같습니다. 자신의 몫을 해내는 가운데, 공부를 하는 것이지요.
홀로 공부하면서 정말 절박했습니다. ‘나 너무 힘들어.’라는 말은 제 맘속에서 메아리쳤습니다. 공부를 하다가 갑자기 눈물이 울컥울컥 났던 이유는... 이렇게 절박한 심정으로 처절하게 공부하는 내 자신에게 눈물이 났습니다. 주변에서 ‘아이들은 어린이집, 유치원 보내놓고 집에서 놀고, 먹고, 자고 좋겠네. 집에서 심심한데 뭐하니?’ 라는 말 들을 때도 ‘나 공부한다. 피터지게...’라는 말 끝내 못했습니다. 조심스레 공부한다고 말 꺼냈을 때 주변 반응이, ‘넌 안된다. 애 둘 데리고 무슨 공부냐. 공부시늉만 한다.’하는 말에 상처를 많이 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친정, 시댁에서도 잘 모르셨고, 신랑조차 제가 어떻게 공부하는지 잘 몰랐습니다.
교수님 강의 중에 한번씩 눈물을 보이시는데, 저는 교수님 눈물의 의미를 너무도 잘 알 것 같았습니다. 아마 나와 같은 심정이실 것이다. 하며 잠시 강의를 중단하고 막...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보이기 위한 공부가 아니라, 나를 위한 공부를 하기 위해 절박하게 공부했습니다.
2차준비
1차 시험 후, 6년만에 소주를 마셨습니다. 속상하고 떨어졌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습니다. 1주일 정도 놀았습니다. 그리고 그 때 저를 붙잡아준 사람이 짝스터디 선생님이었습니다. 혹시 결과는 모르니 책이라도 훑어보기를...
집에서 놀기삼아 윤승현 교수님 면접책을 보았고, EBS다큐를 보며 학생들과 학교상황에 대해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밴드에서 문제에 따라 녹음해서 올리기를 했는데, 처음에는 적어놓고 읽는 것조차 잘 되지 않아서, 1문제 말하는데 하루가 걸렸습니다.
1차 발표, 컷보다 많이 높은 점수라 놀랐습니다. 이제 정말 2차 준비를 해야겠다. 싶어서 (제가 사는 곳이 섬이라.. 외부와 단절되어 있기 때문에) 사람을 만나기 위해 친정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내려갔습니다. 오프라인으로 5번 정도 만나 연습했고, 마지막 날은 학교를 빌려 연습했던 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실제로 면접을 준비할 시간은 별로 없었지만, 아이들이랑 놀아주면서도 끊임없이 답변을 생각했습니다. 이때도 면접노트는 별도로 안 만들고 계속 생각하고, 또박또박 말하기 연습을 반복했습니다. 혼자 설거지 하면서도 말하고, 길을 가면서도 중얼거렸던 것 같습니다. 시험이 끝나고 이제 5살이 된 딸이 “구상형 답변드리겠습니다.”하면서 저를 놀리더군요.
이 글을 읽으시는 선생님들께서도... 말 못하고 기가 막히는 상황에서 공부하고 계시는 분들 많으실 줄 압니다. ‘포기하지만 않으면 이 시험은 붙는다.’ 저는 저의 짝스터디 선생님이 해주신 이 말을 꼭 해드리고 싶습니다.
엄마 수험생들께 힘을 드리고 싶은 소박한 마음에 시작한 글이었는데... 너무 길어져서 죄송하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내년에 꼭.. 합격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김기영 교수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첫댓글 어린 아이 둘 데리고 초시로 전공도 62점 고득점 하시고 합격 축하해요. 수기 읽으며 눈물이 났어요. 선생님의 절실함과 긍정으로 이겨내신게 감사했어요. 수기는 저와 수강생에게 큰 도움 되요. 무척 감사합니다~
교수님을 만난 것은 저에게 천운이었다 생각합니다. 비록 가까이 실제로 뵙지 못했지만 인강으로도 교수님의 진솔함과 열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강의들으며 많이 울었습니다. 특히.. 교수님 이론서는 저에게 보물과도 같았습니다. 마르고 닳도록 보았어요.
정말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저도 학생들을 위하는 좋은 교사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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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안녕하세요~
제가 답안 복기는 못했습니다. 1차 치고 모범답안도 보지 않았거든요. 죄송합니다. (그리고 다른 분이 질문주셨던건데 저는 이론서 용어에 입각해서 썼고, 저의 용어로 바꿔쓴건 없습니다.) 실망하셨을텐데 어쩌죠.. 다만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은 키워드를 조리있게 구성해서 읽는 사람이 내 말을 이해하도록 쉽게 썼습니다. 나도 모르는 뒤죽박죽인 글은 당연히 채점관도 읽기 어렵겠죠. 짧고 간단명료하게 끊어쓰고, 키워드 중심으로 문장을 구성했습니다.
선생님도 같은지역 쓰셨다니 너무 반갑네요.
내년에 멋지게 합격해서 카페에 수기도 남기시고, 저와 동료교사로 일하게 되는 날이 오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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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D 면접은 잘 보셨던듯 합니다~ 이제 약점을 파악하셨으니까 보완에 주력하셔야 할 듯 해요! 포기하지 않으면 이 시험은 붙는다는 말을 꼭 해드리고 싶어요. 단, 열---씸히 1년을 매진하시면 결과는 따라올거라 믿어요! 기본이 되시니까 높은 곳에서 다시 시작하시는거잖아요! ^^ 충분히 해내실 수 있다 생각합니다~ 마음 추스리셔서 차근차근 계획을 세워보셔요! 화이팅입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7.02.04 12:12
소중한 수기 정말 감사드립니다. 저도 육아하며 기간제교사 하고 있는데요 선생님의 수기가 힘들때마다 큰 힘이 될것같아요^^
선생님 안녕하세요.
덧글 감사드립니다. 힘내셔서 꼭 합격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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