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0민주항쟁 충남기념식
이진구 전농충남도 의장 기념사
호헌철폐, 독재타도, 빈주쟁취, 아직도 구호들이 귀에 생생합니다. 6월의 함성이 들려오는 듯한 오늘 뜻깊은 기념식을 갖게 되었습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충남도연맹 의장 이진구 인사드립니다. 반갑습니다.
6월항쟁 당시 저는 남대문과 종로, 연신내 등 주로 서울에 있었습니다. 제 생애 가장 뜨거웠던 순간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87년도 6월에는 탁하고 치니 억하고 죽었다는 거짓말 속에 국가폭력으로 살해당한 박종철 열사가 있었고 6월 9일 연세대 정문에서 최루탄을 직격으로 맞고 쓰러진 이한열 열사가 있었습니다.
그 이전에도 86년도 미제용병 문무대, 전방입소 거부투쟁으로 몸에 불을 붙인 서울대 김세진, 이재호 열사가 있었습니다. 5.3인천항쟁과10.28 건국대 전국반외세반독재 애국학생투쟁연합 항쟁도 있었습니다. 숱한 투쟁을 거쳐 맞이한 87년 6월은 정말 뜨거웠습니다.
용광로가 무쇠를 녹이듯 독재정권에 항거하며 6.29 항복선언으로 이어져 모두의 마음이 뜨겁게 달궈졌던 해였습니다. 그리고 7, 8월 노동자대투쟁과 전국농민운동연합의 창립 등 민중이 투쟁의 주체로 나서기 시작한 역사적인 항쟁이었습니다.
당시 유행했던 단어들을 외쳐봅니다. 호헌철폐, 독재타도, 한사람의 열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걸음, 가자 북으로! 오라 남으로! 만나자 판문점에서! 미국을 비롯한 강대국들로 인해 분단된 조국, 독재정권 하에서 신음한 우리 국민들, 그리고 잘려진 반도의 허리에서 고통받는 민중들, 결국 6월항쟁은 자주, 민주, 통일의 실현을 우리의 과제로 삼는 투쟁의 역사였습니다.
6월 항쟁을 기념한다는 것은 항쟁을 계승, 발전시켜 나가는 것입니다. 36년이 지난 지금도 자주민주통일은 아직 미완의 과제로 남아있습니다. 우리는 아직도 반 자주, 반민주, 반 통일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5월의 첫날 노동조합 활동에 대해 모욕을 당한 건설 노동자의 한이 아직 우리 곁에 남아있습니다.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공산화법이라며 호도하고 시장에 맡겨야 한다며 농민을 절벽에서 밀어제끼고 있습니다.
며칠 뒤 맞이하는 23주년 기념일이 무색하게 615남북공동선언에는 먼지만이 쌓인 채 한반도 전운의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습니다. 고통받는 한반도를 구출합시다. 나라의 민주화, 민족의 자주화, 조국의 평화통일 실현으로 6월항쟁을 계승하고 발전시켜 민중 모두의 대동세상 실현을 위해 달려갑시다. 열사람의 한걸음으로 세상을 바꾸는 길에 함께합시다. 감사합니다.
2023. 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