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간지 벌써 4반세기(26년)란 긴 세월이 흘렀지만 세상의 기억은 여전하다. 1990년 8월 28세의 나이로 요절한 소련(러시아) '록의 전설' 고려인 3세 빅토르 초이(최)이야기다. 그는 러시아 로커들에게는 '영원한 불꽃'으로, 러시아 모스크바의 '젊음의 거리'인 아르바트 에는 추모의 벽으로 남아 있다. 그를 기리는 아르바트의 벽은 러시아 록의 상징과도 같다.
지난 15일 빅토르 최 사망 26주기를 맞아 아르바트 거리의 빅토르 최의 벽 앞에서 공연하는 러시아 젊은이들/사진:김원일
지난해 6월 훼손된 빅토르 최의 벽을 복원하는 모습. 지금도 전체 분위기는 달라진 게 없다/사진출처:현지 매체 rbc
세월은 그의 기억을 가끔 훼손한다. 지난해(2025년) 4월 러시아 유명 래퍼 '파샤 테흐니크'(테크닉, 이하 파샤)가 약물 중독으로 갑작스레 사망하자, 그의 팬들이 빅토르 초이 얼굴 위에 파샤의 얼굴을 덧칠하고 테흐니크라는 낙서를 남겼다. 유명 공간(빅토르 최의 벽)을 빌려 파샤의 죽음을 추모하고 그의 존재 가치를 드러내려는 팬덤의 욕구로 해석됐다.
지난해 유명 래퍼 파샤 테흐니크가 갑작스레 사망한 뒤 그의 얼굴과 이름으로 훼손된 빅토르 최의 벽/사진출처:현지매체 78.ru
하지만 두 달쯤 뒤(6월)에 아르바트 거리의 빅토르 최 벽에는 다시 그의 새로운 얼굴이 등장했다.
그의 사망 26주기를 맞은 지난 15일, 빅토르 최의 벽 앞에는 여전히 많은 팬들이 찾아 추모하고 그의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그가 불의의 자동차 사고로 사망했다는 소식에 누군가가 아르바트 거리의 벽에 "초이는 살아 있다"고 낙서한 26년 전과 마찬가지로, 러시아 젊은이들은 그가 지켜보는(?) 가운데, 거리 공연을 펼치고 있었다.
또 그를 추모하는 이들은 누구나, 젊은이든, 중년이든, 몇 사람씩 삼삼오오 둘러앉아 자신들이 좋아하는 빅토르 최 노래들을 부르기도 했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러시아 젊은 세대들은 이제 현장에서 빅토르 최의 노래뿐만 아니라 최근 인기를 끄는 노래들도 부른다는 점이다. 세월이 바꿔놓은 새로운 풍경이다.
빅토르 최 26주기를 맞은 아르바트 거리의 빅토르 최 추모 현장을 화보로 살핀다.
글·사진:김원일 러시아국립인문대학 교수·정치학 박사
아르바트 거리 빅토르 최의 벽 앞에서 공연하는 사람들과 몰려든 젊은이들/사진:김원일
빅토르 초이를 추모하는 온갖 그림과 낙서, 글로 도배된 벽
아르바트 빅토르 최의 벽과 공연을 지켜보는 사람들/사진:김원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