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 (3강)에 우리는, 공변 벡터 (1-form)와 반변 벡터 (일반적인 벡터) 개념을 배우면서, 아래의 수식을 다루었습니다.
위 식은 벡터의 내적과 비슷해 보이지만, 엄밀히 말하면 벡터와 1-form의 내적입니다.
벡터와 벡터를 내적하기 위해서는, 아래와 같이 인덱스를 아래로 내리는 변환이 필요합니다.
즉, 벡터를 1-form으로 바꾸는 변환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처럼, 벡터를 1-form으로 변환하는 텐서를, "메트릭 텐서 (metric tensor)"라고 부릅니다.
메트릭 텐서는 (0,2) 텐서이며, 아래와 같이 "소문자 g"로 표기합니다.
벡터 V에 대해서, 메트릭 텐서로 벡터를 변환할 때에는 아래와 같이 변환합니다.
즉, 벡터 V를 1-form으로 변환한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문제 2차원 공간에서, 메트릭 텐서가 다음과 같이 주어졌다.
벡터 "V=(2,1)"을 1-form으로 변환하라.
답 아래와 같이 행렬 형태로 계산하면 간단합니다.
따라서, 변환된 1-form은 (9,6)입니다.
우리가 기존에 다루었던 3차원 공간에서는, 메트릭 텐서가 아래와 같이 주어집니다.
이는 단위 행렬이므로, 벡터를 1-form으로 변환해도 동일한 결과가 나옵니다.
즉, 기존의 3차원 공간에서는 1-form을 따로 다룰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공간이 휘어지는 경우에는 메트릭 텐서가 복잡하게 주어지는데요, 이 경우에는 벡터와 1-form을 엄밀히 구분해야만 합니다.
자, 본론으로 돌아갑시다.
메트릭 텐서를 사용하면, 벡터를 1-form으로 변환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아래와 같이 벡터와 벡터를 내적할 수 있습니다.
위 식을 아래와 같이 표현할 수도 있겠습니다.
이처럼, 메트릭 텐서를 사용하여 벡터의 내적을 하는 행위를, 아래와 같은 기호로 표기합니다.
이로써, 우리는 다음의 결론을 얻습니다.
" 벡터의 내적을 하기 위해서는, 메트릭 텐서가 필요하다. "
다음으로 넘어가기에 앞서, 문제를 하나 풀어 봅시다.
문제 다음과 같은 벡터 A의 성분은, "A^μ"이다:
이때, 아래와 같은 기저 (basis) 벡터 "∂_α"의 성분은 무엇인가?
답 주어진 기저 벡터를 아래와 같은 형태로 나타냅니다.
따라서, 주어진 기저 벡터의 성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제 우리는, 메트릭 텐서의 물리적 의미에 대해 알아 볼 것입니다.
2차원 평면에 주어진, 아래 그림과 같은 좌표계를 생각합시다.
보시다시피, 좌표축 방향의 기저 벡터 ("∂_1"과 "∂_2")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기저 벡터 "∂_1"을 내적해 볼까요?
따라서, 다음의 결론을 얻습니다.
" 메트릭 텐서의 성분 g_11은, 기저 벡터 ∂_1의 길이를 의미한다. "
(정확히는 "길이"가 아니라, "길이의 제곱"이 맞습니다.)
임의의 기저 벡터를 내적하면, 다음의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 메트릭 텐서의 성분 g_ij는, 기저 벡터들의 내적값을 의미한다. "
이것이 바로, 메트릭 텐서의 물리적 의미가 되겠습니다.
이를 확장하여, 우리는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리겠습니다.
" 메트릭 텐서의 값이 주어지면, 주어진 좌표계를 완벽하게 그려낼 수 있다. "
문제를 풀면서 확인해 봅시다.
문제 2차원 평면의 메트릭 텐서가 다음과 같다.
주어진 좌표계를 그려 보아라.
답 "g_11=1"이므로, 첫 번째 좌표축의 기저 (basis) 벡터의 길이는 "1"입니다.
즉, 첫 번째 좌표축으로 한 칸 전진하는 벡터의 길이는 "1"입니다. 이는 아래와 같이 그리면 되겠군요.
"g_12=0"이므로, 첫 번째 좌표축과 두 번째 좌표축은 수직합니다.
또한, "g_22=1"이므로, 두 번째 좌표축의 기저 벡터의 길이 또한 "1"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아래와 같이 좌표축을 그려낼 수 있습니다.
문제 2차원 평면의 메트릭 텐서가 다음과 같다.
주어진 좌표계를 그려 보아라.
답 첫 번째 좌표축은 앞서의 문제와 동일합니다:
두 번째 좌표축의 경우, 길이가 "x^1"이군요. 즉, 첫 번째 좌표축 값이 커질수록 (2차원 평면에서 오른쪽으로 갈수록), 두 번째 좌표축의 기저 (basis) 벡터의 길이가 길어집니다:
이를 바탕으로 좌표축을 그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문제 2차원 평면의 메트릭 텐서가 다음과 같다.
주어진 좌표계를 그려 보아라.
답 첫 번째 좌표축은 앞서의 문제와 동일합니다:
두 번째 좌표축의 길이는 "x^2"이므로, 두 번째 좌표축의 값이 커질수록 (2차원 평면에서 위로 갈수록), 좌표축의 기저 (basis) 벡터의 길이가 길어집니다:
이를 바탕으로 좌표축을 그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즉, 메트릭 텐서를 알면 주어진 시공간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상대론이란 "메트릭 텐서"를 구하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1) 고전역학은 위치 x(t)를 구하는 학문이다.
(2) 전자기학은 전기장 E(x,y,z)를 구하는 학문이다.
(3) 양자역학은 파동함수 ψ(x,y,z)를 구하는 학문이다.
(4) 상대론은 메트릭 텐서 g_μν(t,x,y,z)를 구하는 학문이다.
본론으로 돌아가서, 메트릭 텐서에 대해 계속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메트릭 텐서의 성분이 아래와 같다고 해 보겠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메트릭 "텐서"를 표기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마지막 줄에서는, 편의상 다음과 같이 정의하였습니다.
이때, 메트릭 텐서를 아래와 같이 축약하여 쓰기도 합니다.
다만, 위와 같이 텐서 프로덕트 (⊗)를 생략하고 기술하는 건, 메트릭 텐서에만 해당하는 것이며, 다른 텐서는 위와 같이 축약하지 않습니다.
이처럼 텐서 프로덕트를 생략하고 기술해 놓은 것을 "메트릭 (metric)"이라고 부르며, 아래와 같이 표기하기도 합니다.
문제 2차원 평면의 xy좌표계는, 다음과 같은 메트릭 텐서를 가진다:
이때, 극 좌표계 (r,θ)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자.
극 좌표계의 메트릭 텐서를 구하여라.
답 주어진 식을 미분하겠습니다:
이를 대입하여 다음을 얻습니다.
위 식으로부터, 메트릭 텐서의 성분을 읽어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극 좌표계의 메트릭 텐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참고로, "4강"에서 배운 좌표 변환식을 사용해도 됩니다. 예컨대,
물론, 이렇게 풀면 훨씬 어렵습니다...
문제 3차원 공간의 xyz좌표계는, 다음과 같은 메트릭 텐서를 가진다:
이때, 구면좌표계 (r,θ,φ)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자.
구면좌표계의 메트릭 텐서를 구하여라.
답 마찬가지로, 주어진 식을 미분하겠습니다:
이를 대입하여 다음을 구합니다.
따라서,
메트릭 텐서의 역행렬은 아래와 같이 표기합니다.
즉, 메트릭 텐서의 역행렬을 표기할 때에는 (-1) 기호를 붙이지 않고, 소문자 g에 인덱스를 윗첨자로 올려서 표기합니다.
또한, 메트릭 텐서의 역행렬을 일컬어 "인버스 메트릭 (inverse metric)"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메트릭 텐서는 벡터를 1-form으로 변환하는 역할을 하였습니다:
따라서, 인버스 메트릭은 1-form을 벡터로 변환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역행렬의 성질에 의해 다음이 성립합니다.
또한, 메트릭 텐서는 매우 중요한 성질을 두 가지 가지고 있습니다:
(1) 메트릭 텐서의 성분은, 대칭 행렬입니다.
(2) 메트릭 텐서의 판별식은 "0"이 아니어야 합니다.
일단 두 번째 성질은, 메트릭 텐서의 역행렬이 존재해야 하므로, 자명해 보입니다.
다만, 첫 번째 성질은 조금 낯설게 느껴지는군요. 일단 관련된 문제를 하나 풀어 봅시다.
문제 대칭 행렬은, 대각화를 했을 때 고유값이 "실수 (real number)"임을 증명하라.
답 상황을 간단하게 하기 위해, 2×2 행렬 A의 고유값을 아래와 같이 잡겠습니다.
고전역학 "23강) 행렬의 대각화" 시간에 배운 바에 의하면, 행렬 A를 대각화하면 아래와 같이 고유값을 대각 성분으로 가지게 됩니다.
또한, 양자역학 "11강) 에르미트 연산자" 강의의 맨 마지막에서, 우리는 허미시안 행렬의 고유값이 실수임을 배웠습니다.
이때, 행렬의 "대거"는 아래와 같이 트랜스포즈와 켤레복소수로 나타납니다 (양자역학 "29강" 참조):
상대론에서 다루는 행렬은 "실수 (real number)" 행렬이므로, 허미시안 행렬은 곧 대칭 행렬입니다.
따라서, 대칭 행렬의 고유값은 실수입니다.
(QED)
자, 이제 우리는, 메트릭 텐서를 대각화하는 상황을 생각해 볼 것입니다.
아래 그림과 같은, 이상한 좌표계를 고려해 봅시다.
이를 적절히 좌표 변환하면, 아래와 같이 두 좌표축이 "직교"하도록 만들 수 있습니다.
메트릭 텐서의 성분은 기저 (basis) 벡터의 내적이므로, 직교 좌표계에서는 메트릭 텐서의 off-diagonal 성분이 "0"입니다:
(고전역학 "23강"에서 "대각 성분 (diagonal component)"라는 용어를 배웠습니다만,
off-diagonal (오프 다이애거날)이라고 함은, 대각 성분을 제외한 나머지 성분을 말합니다.)
또한, 메트릭 텐서의 대각 성분은, 당연히 실수이어야 합니다.
따라서, 메트릭 텐서의 고유값은 실수입니다.
즉, 메트릭 텐서의 성분이 대칭 행렬이면, 대각화했을 때의 고유값이 실수가 나오게 되는데요,
메트릭 텐서의 물리적 의미는 "기저 (basis) 벡터의 내적"이므로, 고유값은 당연히 실수가 나와야만 합니다.
(동일한 두 벡터를 내적했는데 허수가 나오는 것은, 말이 안 되니까요.)
따라서, 메트릭 텐서의 성분은 대칭 행렬이어야만 합니다.
이것으로 우리는 메트릭 텐서에 대해 공부하였습니다.
오늘 배운 내용을 요약하면서 강의를 마치겠습니다.
(1) 벡터를 내적하기 위해서는, 메트릭 텐서가 정의되어야만 한다.
(2) 메트릭 텐서의 의미는, 기저 (basis) 벡터의 내적 값이다.
(3) 메트릭 텐서를 구하면, 주어진 시공간을 완벽히 이해할 수 있다.
(4) 메트릭 텐서의 성분은 대칭 행렬이다.
(사족) 깜빡하고 본문에 안 썼습니다만, 보충해야 하는 내용이 있습니다.
이번 강의에서 배웠듯이, 메트릭 텐서를 사용하여 벡터를 1-form으로 변환할 수 있습니다:
즉, 반변 벡터 (인덱스가 윗첨자)를 공변 벡터 (인덱스가 아랫첨자)로 변환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마찬가지로, 반변 텐서 (인덱스가 윗첨자)를 공변 텐서 (인덱스가 아랫첨자)로 변환할 수 있는데요,
예컨대 아래와 같은 (2,0) 텐서 T에 대해, 메트릭 텐서를 사용하여 이를 (1,1) 텐서로 변환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메트릭 텐서를 한 번 더 곱함으로서, (2,0) 텐서를 (0,2) 텐서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