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대 출신들이 경찰 내의 하나회가 되려는 것이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그러나 언론이 경찰대 동문들이 발표한 성명 내용을 다르게 보도한 것이 드러나면서 이런 비판은 고개를 숙였다.
그 며칠 뒤에는 현직 경감(警監)인 4기 졸업생이 ‘경찰은 시위현장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내용의 공개 서한을 경찰청장 앞으로 보내 또 한 번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러한 몇 가지 돌출행동, 그리고 다른 경찰간부들보다 더 강하고 공공연히 경찰수사권의 독립을 주장하여 온 것을 제외한다면, 지금까지 경찰대 졸업생들에 대한 일반적 평가는 ‘썩 좋음’ 혹은 ‘특이사항 없음’이라고 할 수 있다.
경찰대학 입학 때부터 수재(秀才)였던 경찰대 졸업자들은 경찰 일선에 나가서도 발군의 실력을 과시했다. 경찰간부의 승진은 경정까지는 시험과 심사로, 총경 이상은 심사만으로 이루어진다. 승진이 능력을 온전히 비춰주는 가늠자는 아니지만, 20대의 경찰대 출신들은 40~50대와 함께 치른 승진시험에서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 그리하여 30대 초반에 경감, 30대 중반에 경정으로 초고속 승진을 계속했다.
경찰 내에는 간부후보나 순경 출신 간부 경찰의 텃세가 강하게 남아 있다. 그래서 경찰대 출신들이 총경 계급을 다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다. 그러나 경찰대 출신은 1기생인 윤재옥 경정이 1998년 처음으로 ‘경찰의 꽃’이라는 총경 반열에 오름으로써 이러한 예측을 여지없이 깨뜨렸다. 윤총경이 대구 달서경찰서장으로 부임한 이래, 모두 16명의 경찰대학 졸업생이 총경으로 진급했다. 이들이 군대의 별에 해당하는 경무관, 치안감 등 최고위급 경찰간부로 성장할 날이 머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