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MT 결정 과정
지난 4월 언제쯤 정모 뒷풀이가 무려 밤 2시까지 이어지며 이야기 꽃을 피운 적이 있었답니다. 다들 평탄하게 살아온 것 같은 모습이었지만 얘기를 하다 보니 의외로 인생 험하게 살아온 사람이 많아 다들 많이 놀랐었답니다. 그 때의 분위기가 너무 좋아 이 분위기를 야외에서 한번 더 이어보자라고 의기투합이 되어 바로 MT에 합의…
그러나 얼마 되지도 않는 인원이 어찌나 그리 스케쥴이 복잡한지 결국 숙자만 불가하고 대다수의 나머지 인원은 가능한 5월 20일로 확정했답니다. 이제 문제는 어떻게 하면 숙자를 합류시킬 수 있느냐가 관건... 숙자의 선약은 바로 숙자가 강습하고 있는 라틴댄스아카데미의 MT였답니다. 그래서 짜낸 해법은 바로 우리와 라틴댄스아카데미가 같은 지역으로 MT를 가고 숙자는 왔다 갔다 하면서 두탕 뛰기로 결정^^ 그래서 일영 쪽 펜션을 알아보다 보니 남아있는 펜션은 오직 30인용 펜션 하나. (이 때 고민 정말 많았습니다. 숙자를 포기하고 우리끼리만 가야 돼나?) 이 난관을 해결하기 위해 샤론 누님과 통화하던 중 그럼 그 쪽과 연합으로 가면 모든 게 해결된다는 결론을 내리고 그 쪽 반장인 나쁜여자님과 통화 후 연합 MT 결정했답니다. 이리하여 결국 맘보베이베와 라틴댄스아카데미의 연합MT가 확정되었답니다.
2. 장보기
식품영양학을 전공한 승민의 진두지휘하에 물건 탐색 담당 새벽별, 미처 챙기지 못한 물건 잽싸게 뛰어가서 들고 오기 담당 심바, 카트 운반 담당 나. 이렇게 네명이 월드컵 경기장 까르푸에서 장을 봤답니다.
장을 보던 중 현직 군바리인 에릭에게서 군납 맥주 60병을 확보했다는 낭보를 접하고 다들 얼굴에 희색이 만연^^.
인생 험하게 살아온 사람들이 많은 맘보베이베답게 장보기의 기준은 명확했습니다. 바로 질보다는 양. 우선 유기농 코너에는 얼씬도 안했답니다. 삽겹쌀도 한우보단 수입육. 맛은 약간 떨어지지만 가격이 절반에 불과한 바나나. 50% 할인해서 7000원인 칠레산 와인 등등. (이렇게 알뜰한 맘보베이베사람들도 가끔 럭셔리 정모를 할 정도로 쓸 땐 쓴답니다^^)
3. 요리 준비
장보기 4인조가 선발대 격으로 펜션에 도착해서 짐 정리 후 바로 요리 시작. 역시 승민의 지휘 하에 새벽별, 심바가 열심히 밥도 하도, 상추도 씻고, 부추도 다듬고, 찌개도 끓이고….
그런데 여자 세명이서 큰 상 위에서 상추, 양파, 고추 등을 널어 놓고 요리 준비하는 모습을 보니 어렸을 때 동네 아줌마들이 모여 김장을 하는 모습이 떠오르더라고요^^
이런 와중에 낮술 한잔 하자는 제안에 바로 칠레산 와인 개봉… 방안에 흐르는 재즈, 상위에 널부러져 있는 각종 양념, 야채, 조리기구 등등.. 이런 언밸런스한 분위기에서 마시는 와인이지만 그래도 맛은 죽였답니다.
4. 에릭 도착 후 본진 합류 전까지
에릭 도착 후 바로 군납맥주 60병을 시야시 시키기위해 냉장고에 넣고 난 후 바로 야매 스포츠마사지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심바의 안마 특강이 이어졌답니다. 1번 마루타는 바로 나. 오랜만에 해보는 노가대로 경직된 나의 근육이 순식간에 쫘악 풀리는 느낌이 너무 좋았답니다. 2번 마루타 쿨한걸로 이어지며 순식간에 이곳 펜션이 불법 안마시술소로 업종 변경하게 되었답니다. 이리하여 심바의 닉이 ‘안바’로 바뀌었다는 전설적인 얘기가……
5. 야외 삼겹살 파티
드럼통에 번개탄으로 구워먹는 삼겹살. 어찌나 입에서 살살 녹는지…. 지금까지 먹어본 삼겹살 중 최고가 아닐 듯… 처음에 펜션 주인이 하는 말 “보통 1근에 2~3명이 먹으니까 30명 정도면 10근에서 15근이면 충분할 거에요” 그런데 먹다 보니 어느덧 25근에 이르게 되었답니다. 이런 광경을 흐믓한 미소로 바라보던 펜션 주인 왈 “여자분들이 많아서 별로 안먹을 줄 알았는데…. 원래 춤추는 여자들은 이렇게 많이 먹나요?” 그래서 제가 답하길 “그렇게 많이 먹어도 다들 몸매는 좋잖아요^^ 사장님도 살사 시작해 보세요. 살사가 괜히 살사가 아니라 살을 죽인다고 해서 살사랍니다^^”
여기서 또 하나 빠질 수 없는 것은 바로 승민이 요리한 김치찌개와 부추무침. 어찌나 맛이 좋았던지 찌개와 부추무침으로 만으로도 밥 한공기를 비웠을 정도…. 누군 좋겠어^^
6. 음주 바차타
어느 정도 식사가 마무리 되고 술이 거나해 졌을 무렵 슬슬 춤에 대한 욕구가 꿈틀거리기 시작. 그런데 문제는 바로 오디오. 펜션에서 제공한 포터블 CD플레이어로 야외에서 춤판을 벌이기에는 무리였답니다. 그래서 내린 대안은 바로 내차를 오디오로 활용. ㅎㅎㅎ 기름값 조금 아끼는 것보다는 좋은 음질 하에서 다같이 춤추는 것이 훨씬 좋았답니다.
바닥이 자갈밭인 관계로 바차타 위주로 선곡. 야외에서 기분 좋게 취한상태에서 추는 바차타. 역시 바차타는 음주 바차타가 짱입니다^^. 특히나 내가 좋아하는 Monchy y Alexandra의 바차타 CD를 걸어 놓고 추다보니 더욱 더 좋았답니다.
나에게 있어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Omara Portuondo의 Veinte Años에 맞춰 춘 바차타랍니다. 좋은 음악, 좋은 분위기, 좋은 사람이 어우러진 이 바차타는 진짜 내 생애 최고의 바차타였답니다^^.
7. 한밤의 재즈바
밤이 깊어지자 사람들이 하나 둘 방으로 들어가고 10명 정도의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았답니다. 이에 분위기를 바꿔 심바가 협찬한 스페인산 와인과 치즈를 풀었답니다. 또한 이에 걸맞게 음악도 살사에서 재즈바에 어울리는 Gerry Mulligan의 ‘Night Lights’로 바꿔답니다. 한밤에 별빛이 빛나고, 바람 소리와 개구리 울음소리가 귓가에 스치고, 잔잔히 흐르는 재즈, 은은한 와인의 향… 정말로 이태원의 All That Jazz나 압구정의 Once in a Blue Moon에 못지 않은 훌륭한 재즈바나 다름 없었답니다.
8. 고무줄 놀이
다음날 아침 많은 사람들이 먼저 떠나고 남은 몇 사람. 숙자의 제안으로 다 같이 고무줄 놀이를 했답니다. 난생 처음으로 해보는 고무줄 놀이. 생각보다 재밌더라고요^^. 특히나 고무줄 놀이의 엄청난 운동량에 감탄 했답니다. 계속 뛰다 보니 러닝머신에 버금가는 유산소 운동, 다리를 높이 쳐들다보니 자연스럽게 향상되는 유연성, 중간중간에 들어가는 점프로 근육의 탄력 증가 등등. 앞으로 다이어트 하고 싶다는 사람들에게 저는 고무줄 놀이를 적극 추천할 생각이랍니다^^
글을 쓰다 보니 많이 길어졌네요.
하지만 글을 쓰면서도 그 때 일을 생각하며 글을 쓰다 보니 입가에서 미소가 사라지질 않네요^^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자주 있었으면 좋겠네요.
첫댓글 저도 엠티 생각만 해도 미소가 저절로 나와요. 빨리 후기 써야겠다. 이 날처럼 바차타를 재미있게 췄던 적은 없을 듯 해요. 음악과 와인..환상적이었어요. 이런 엠티 자주 갔음 좋겠어요.
음 이거 심바가 쓴 후긴줄 알았는데, 아니네... 형도 심바처럼 글을 잘 쓰시는 것 같네요.
오~ 나에 대한 격찬!! 이런 글 아주 좋아요 ㅋㅋ 버드오빠 엠티기획(?)에, 운전기사에, DJ까지 하시느라 수고 많으셨어요~ 오빠 없었으면 엠티 갔겠어요? ㅋㅋ 글구 심바랑 새벽별 수고 많이 했다..^^
^^ 고무줄 놀이 하고 싶당~ (~ㅡㅡ)~ ㅎㅎ~
정말 잼난 엠티였어. 한강에서 하는 뒷풀이 계획도 잘~ 추진해보자구여~~ ㅋㅋㅋ 날좋은 주말에 함께 피크닉두 갔으면 좋겠당. *^^*
안바가 그 안바였구나..
오빠다워. 글구 엠티 정말 수고 많이 했어요. 덕분에 즐겁게 놀고 왔네요.^^ 난 언제나 후기 쓸 엄두가 나려나? Muchas gracias!!!